<와글와글NET세상> 도 넘은 ‘성형방송’ 논란

일단 멋있고 예뻐야 사람 노릇?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Story on과 tvN의 <Let미인> 프로그램을 둘러싼 ‘성형광고’ ‘성형조장’ 논란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여전히 뜨겁다. 지원자의 성형 후 외모에 대한 지나친 ‘미’ 추구, 성형외과 의사 출연 등을 문제로 삼은 것이다. <Let미인>을 둘러싼 누리꾼들의 방송 평가를 살펴봤다.


지난 2011년 12월 첫 방송을 시작한 <Let미인>은 외모 콤플렉스로 정신적·기능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에게 성형을 해줌으로써 자존감을 회복시켜주고자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성형광고’ ‘성형조장’ 논란과 함께 시청자들로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은 이 프로그램은 ‘논란을 넘어 감동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워 매 시즌 시청자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논란 넘어 감동?

<Let미인>은 그동안 ‘쿤타키테녀’(기형적 앞니), ‘두 얼굴의 외계인녀’(안면비대칭&노안), ‘프랑켄슈타인녀’(돌출입&부정교합), ‘가슴 없는 엄마’(절벽가슴), ‘렛미인인차이나’(주걱턱), ‘20대할머니’(노안) 등의 방송을 통해 매 시즌 20여명의 성형 전후 모습을 선보였다.

이번 시즌5의 첫 방송에서는 ‘60대로 보이는 20살’ 고수빈 씨와 ‘가려야 사는 딸’ 김성민 씨의 여성 탈모 문제를 해결해줬다. 두 번째 방송 ‘가족에게 미움 받는 아들’ 편에서는 이태범 씨의 안면비대칭을 성형해줘 역대급 꽃미남이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여성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Let미인>의 미모 순위가 가장 뜨거운 화제다. ‘소중한 일상’ 블로그 운영자 토순순이(rkdskr****)는 “방송을 통해 새로운 삶을 찾은 사람들이 많다”며 역대급 미녀로 박동희(거구의잇몸녀편), 허예은(주걱턱효녀편), 윤단비(표정없는미용사편), 김호정(거대한i컵녀) 지원자를 가장 성형이 잘됐다고 평가했다. 허예은이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의 모델녀로 발탁된 박동희의 근황 소식을 전하는 블로그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웰두잉 놀이터’ 티스토리 운영자 사랑방삼촌은 시즌1부터 시즌3까지의 <Let미인>의 성형비용 순위를 공개했다. 방미정(쌍둥이울상언니편)은 4130만원, 정영광(딸이되고싶은아들편)은 4830만원, 황신혜(마스크녀) 4930만원, 김미영(털많은여자편)은 8115만원, 문선영(20대할머니편)은 9477만원이다.


외모 콤플렉스로 고통 받는 지원자들의 사연에 감동을 받았다는 누리꾼들도 있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시래깅(s01****)은 ‘Let미인 시즌5 첫 방송부터 감동 쓰나미’라는 글을 통해 감동 사연을 적었다. 시래깅은 “26살인 여자가 터너증후군에 여성 탈모까지 겪고 있어 얼마나 힘들었을지 얼굴만 봐도 삶의 무게가 느껴지더라”며 “아픈 사연을 간직한 사람들은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덧붙여 “성형 후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탄성이 나왔다”며 “새로운 인생의 막을 열어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80도 이미지 개선을 확연하게 만들어줘 첫 방부터 감동 쓰나미를 안겨줬다”고 설명했다.

레이라(stra****)는 시즌3에 출연한 김미영(털많은여자편)의 감동스토리를 공개했다. 레이나는 “남자 중에서도 상남자로 보였던 여성 김씨가 성형외과 의사들의 협진으로 충격 대반전의 미녀로 새롭게 탄생했다”며 “성형 후 모습을 보며 진행자 황신혜와 함께 눈물을 흘렸다”고 고백했다. 이어 “꼭꼭 숨어있던 여성미까지 발산하고 있는 털 많던 여자 김미영 씨가 잃어버린 30년의 여성성을 되찾은 것 같아 행복했다”고 전했다.

케이블 프로그램 둘러싸고 갑론을박
분위기 조장…병원 간접광고도 도마

<Let미인>의 성형 조장이 심각한 수준으로 평가하는 누리꾼도 적지 않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epsnu1는 “껍데기를 까보면 아주 최악의 쓰레기얼굴도 성형하면 여신으로 재탄생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핫팩(gkt****)은 시즌5 출연자 김성민씨의 성형에 대한 성형조장 의혹을 내세웠다. 블로그에서 핫팩은 “탈모가 문제였는데 콧대가 높아지고 가발을 씌워 성형 후 모습을 공개했다”며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은 좋지만 다른 부분까지 손을 대는 건 당연히 성형을 조장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덧붙여 “시즌5 제작발표회에서 제작진이 밝힌 기회의도는 수술 부위 이외에는 터치하지 않겠다는 거였는데 상반된 태도를 보여줬다”고도 지적했다.

탈모 관련 카페의 suho0733(suho****)도 “탈모 치료보다는 성형에 초점을 두고 있어 아쉬웠다”며 “대놓고 병원정보까지 공개돼 불편했다”고 전했다.

태즈(ruPinki****)는 “고통 속에서 살던 출연자들이 성형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 반해 성형조장 비난 여론이 나와 아쉽다”며 “외모가 아름다운 Let 미인(美人)이 아닌 세상 속에 어울릴 수 있도록 돕는 ‘Let Me In(the ordinary world)’으로 방송 기획을 바꾼다면 어떨까”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인터넷커뮤니티 ‘오늘의유머’의 바른생활女는 “워낙 드라마틱하게 변하니까 나도 저렇게 될 거라는 환상에 젖는 시청자들이 많다”며 “방송에서 성형을 단순히 외모의 부족한 부분을 메우지 않고 전신을 성형함으로써 환골탈태 형식으로 보여주다 보니 성형을 부추긴다는 의혹에서 벗어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고 꼬집었다.

탈모자에 코수술

이 방송이 ‘1시간짜리 성형 광고’가 아니냐는 의혹도 거세다. 개인블로그 운영자 핵토르J는 “친절하게도 방송에서는 어떤 수술과 시술이 이뤄졌는지, 그 비용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며 “출연 의사들은 실력을 자랑하고 간접 광고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핵토르J와 같은 성형 광고 의혹에 <Let미인> 제작진이 시즌5부터 수술명 및 수술 견적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포털사이트의 블로그 및 카페를 통한 성형외과의 <Let미인> 광고는 여전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사 속 기사> ‘성형 고백’ 연예인은?

[남] 황광희, 박효신, 이종현, 김현중, 백재현, 박태준, 종현, 김일중, 이수 등

[여] 이지혜, 김예분, 곽정은, 박한별, 예원, 신은경, 윤현숙, 한그루, 양다솜, 강수지, 제시, 사유리, 김부선, 거미, 강유미, 옥주현, 민효린, 이아현, 백지영, 나비, 유승옥, 양미라, 서우, 홍진영, 김서형, 남규리, 리지, 신이, 린, 맹승지, 신봉선, 홍진경 등

[시술 고백]구하라, 장도연, 전현무, 신동엽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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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본에 번진 핵잠 나비효과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한미 정상회담 팩트시트가 공개되자, 가장 큰 화제가 된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대해 “문구가 추상적이어서 모호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자극 받은 일본도 핵잠수함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를 현실화하지 않으면 “일본에 핵 보유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의 국내 정치용으로 활용하게 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지난달 29일 진행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타결된 한미 관세·안보 협상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가 지난 14일 공개됐다. 가장 큰 논란은 핵 추진 잠수함(이하 핵잠수함) 관련 합의 문구였다. 산 너머 산 구체성 없다 팩트시트를 통해 확인되는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선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팩트시트에 따르면, 미국은 ▲한국 민간·해군의 원자력 프로그램 ▲한미 원자력 협정에 부합하고 미국의 법적 요건을 준수하는 범위 내에서 한국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로 귀결될 절차 등을 지지한다. 이어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고, 한국과 조선 사업 요건 진전·연료 조달 방안 등을 포함해 긴밀히 협력한다. 미국은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와 관련해 지지·승인·협력할 뿐이다. 이를 두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같은 날 브리핑에서 “한미 정상의 논의는 처음부터 끝까지 한국에서 건조하는 게 전제였다”며 “우리 핵잠수함을 미국에서 건조하는 방안은 거론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같은 날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며 “국내 건조 장소 합의는 팩트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기자들 앞에서 한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발표하면서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며 “미국 조선업이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잠수함이 건조되려면, 산적한 현안을 모두 해결해야 한다. 팩트시트엔 건조 장소가 적시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명시해 발표했기 때문에, 미국이 순순히 양보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같은 회담 결과를 두고 양국의 주장이 엇갈리는 자체가 논란이 되고 있다. 민간 우라늄 농축·사용 및 핵연료 재처리엔 ▲한미 원자력 협정 부합 ▲미국의 법적 요건 준수 ▲한국의 평화적 이용 등 단서가 붙는다. 기술 이전 과정에도 많은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 핵잠수함 보유국은 미국·영국·프랑스·러시아·중국·인도 등 6개국이다. <로이터통신>은 지난달 30일 “미국이 핵잠수함 기술을 공유한 사례는 1950년대 최우방국 영국과 협력한 사례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미국의 핵잠수함 기술은 미군이 보유한 가장 민감하고 철저히 보호돼온 기술”이라며 “가까운 동맹인 영국·호주와 체결한 핵잠수함 협정에서도 직접 기술 관련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우리에겐 우라늄 농축·재처리 기술이 없어서 미국으로부터 핵연료를 공급받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하지만 연료 공급 장소·방식은 팩트시트에 명시되지 않았다. 연료 공급 방법을 확보하지 못하면, 핵잠수함을 만드는 의미가 없다. 핵잠 건조 추상적인데 “고정밀지도 내놔” 발 빠르게 비핵 3원칙 수정하려는 일본 미국의 법률 개정 절차도 거쳐야 한다. 미국 원자력법은 ‘미국이 다른 나라와 군사적 목적의 원자력 협력을 하려면, 원자력 협정을 체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한 후 미국 상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국제 무기 거래 규정도 상원의 동의를 얻어 개정해야 한다. 원자력 협정 개정이 팩트시트에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해선 “미국 에너지부의 반대 때문”이란 지적도 있다. 미국 일각에서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우려를 한단 것이다.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 여부는 확정되지 않았는데, 우리는 미국에 고정밀지도를 넘겨야 하는 상황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팩트시트엔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를 포함한 디지털 서비스 관련 법·정책에 있어 미국 기업이 차별당하거나 불필요한 장벽에 직면하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이 있다. 또 “위치·재보험·개인정보에 대한 것을 포함해 정보의 국경 간 이전을 원활하게 할 것을 약속한다”는 내용도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은 온라인플랫폼의 ▲자사 우대 ▲끼워팔기 ▲멀티호밍 제한 등을 막는 내용이 담긴 우리의 온플법 제정을 반대했다. 팩트시트를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가 어려워진다. 아울러 우리는 구글·애플이 요청하는 1:5000 축척 고정밀지도 국외 반출 요청을 수용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정부는 애플이 요청한 지도 반출 여부를 다음 달에, 구글의 요청은 내년 2월 결정할 예정이다. 팩트시트에 게재된 합의 사항대로라면, 애플·구글의 요청을 수용해야 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5일 논평을 통해 팩트시트 속 위험요소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정부는 ‘농·축산물 개방은 없다’고 말해 왔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농·축산물 개방 문구가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망 사용료·온라인 플랫폼 규제·고정밀 지도 반출 등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직결된 사안까지 미국의 요구를 반영해 슬그머니 끼워 넣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반도체 관세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보다 불리하지 않게 한다’는 모호한 문구만 있다”며 “경쟁국 대만과 비교해 어떻게 적용할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팩트 시트에 담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50억달러(약 36조7183억원) 규모의 미국산 군사 장비를 5년 동안 구매하고, 주한미군에 대해 330억달러(약 48조4682억원)를 포괄적으로 지원하면, 천문학적인 재정 부담을 떠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핵잠수함 건조 과정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라서 장밋빛 전망만 내세울 때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고정밀지도 반출 가능성 실제로 일각에선 “핵잠수함 건조가 실현되기까지 많은 과정을 거쳐야 해서 실질은 아직 불투명하다”며 “선언이 지나치게 앞섰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핵잠수함 나비효과가 일본으로 번졌단 점이다.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하자, 일본 정치권도 크게 술렁였다. 고이즈미 신지로 방위상은 지난 12일, 참의원 예산위원회에서 “미국·중국은 이미 핵잠수함을 갖고 있고, 지금은 핵잠수함을 보유하지 않은 한국·호주가 앞으로 보유하게 된다”며 “일본의 억지력·대응력을 강화하려면, 전고체·연료전지·원자력 등 다양한 동력원에 대해 폭넓게 논의하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일본은 1967년 사토 에이사쿠 당시 총리가 선언했던 비핵 3원칙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비핵 3원칙은 “핵무기를 만들지도, 가지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선언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일찍부터 핵무기 반입 금지 방침 완화를 주장했다.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도 같은 날 “현 시점에선 재검토 여부를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다카이치 총리는 국회 연설에서 “내년 중 3대 안보 문서 개정을 위해 검토를 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3대 안보 문서는 ▲국가안보 전략 ▲국가방위 전략 ▲방위력 정비 계획 등을 말한다. 여기엔 비핵 3원칙이 모두 포함돼있다. 일본은 이미 지난 2022년 “반격 능력을 보유하고, 장거리 미사일 전력을 향상한다”는 내용을 3대 안보 문서에 포함했다. 묘한 것은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이 일본 국내 정치구도까지 뒤흔들 가능성이 있단 것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카이치 총리가 선출될 당시 라이벌이었다. 지난달 4일 진행된 자민당 총재 선거 1차 투표에서 다카이치 총리는 183표(31.1%)를 얻었고, 고이즈미 방위상은 164표(27.8%)를 얻었다. 결선투표에선 다카이치 총리가 185표(54.3%)를, 고이즈미 방위상은 156표(45.7%)에 머물렀다. 하마터면 다카이치 총리는 자민당 총재·총리로 선출되지 못할 뻔했다.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통하는 다카이치 총리에 반발한 공명당이 지난달 10일 자민당과의 연정에서 탈퇴했기 때문이다. 당시 공명당 사이토 데쓰오 대표는 고이즈미 방위상에 대해선 “정치자금 규제와 관련된 공명당의 처지를 이해하고 있었다”면서 호평했다. 고이즈미 방위상도 “지금까지 정책 실현에 대해 힘써 주신 것에 대해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화답했다. 미일 협력 중국 견제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0일 기적적으로 일본유신회와의 각외 협력 형태의 연립 정권 구성에 합의했다. 각외 협력은 연립 정권 구성엔 합의하지만, 내각엔 참여하지 않는 형태를 말한다. 일본유신회가 제시한 조건은 ▲오사카 부수도 지정 구상 수용 ▲국회의원 정원 10% 감축 ▲기업·단체 후원 폐지 ▲평화 헌법 개정 ▲방위력 강화 등이었다. 자민당과 다카이치 총리는 이를 모두 수용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1일 내각을 출범시키면서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했다. 가장 큰 정치적 의미는 ‘당내 정적 포용’이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전혀 없는 고이즈미 방위상을 임명해 기회를 제공한다’는 의미가 있다. 정반대의 의미를 강조하는 해석도 있다. “방위 관련 경력·경험이 없는 고이즈미를 현안이 산적한 방위성 장관으로 임명해 자멸을 유도한다”는 취지의 해석이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주어진 현안은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 ▲자주적 방위력 강화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 ▲방위 장비 수출 운용지침 폐지 등이다. 이중 미일 방위 협력 재조정은 ‘중국 견제’라는 미국·일본의 공통 이해관계로부터 시작됐다. 일본은 군사력을 강화해 더 광범위한 지역에서 역할을 맡으려고 한다. 미국은 일본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더 효율적으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다. 문제는 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방위비를 GDP(국내총생산)의 3.5%로 증액하라”고 요구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28일 진행된 미일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증액·방위력 강화 방침을 설명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다음 날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을 만나 “방위비를 올리겠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오는 2028년 3월까지 방위비를 GDP의 2%까지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일본에서 방위 정책과 관련해 국내 정세와 가장 민감하게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을 곤란하게 할 사안이 있다. 바로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이다. 일본 오키나와현 소재 후텐마 기지는 기나완시 시가지 한복판에서 시 면적의 1/4을 차지하고 있다. 후텐마 기지는 1945년 건설됐고, 일본에서 크고 작은 논란을 일으켰다. 오키나와현의 주민 중 상당수는 미군의 범죄와 소음 피해 등을 이유로 기지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팩트시트’ 고이즈미 날개 다나 견제 압박 와중에 뜻밖의 호재 지난 2004년엔 후텐마 기지 소속 헬리콥터가 오키나와국제대학에 추락하는 등 사고도 여러 번 발생했다. 오키나와가 일본에 편입된 시점은 1879년이었다. 1945년부터 1972년까진 미국의 지배를 받았다. 따라서 오키나와에선 반미 감정이 강하고, 자민당 지지율이 낮은 편이다. 후텐마 기지와 관련해서도 일본 정부는 오키나와섬 내 나고시 헤노코 이전을 추진했지만, 오키나와 현·주민의 반대가 강해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3년엔 다마키 데니 현지사가 방위성이 신청한 비행장 설계 변경 신청을 승인하지 않고 공사 중단을 요구했다. 후텐마 미군 기지 이전은 일본의 역사적 맥락과 맞물려 수십년 넘게 해결되지 못한 사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국 견제를 위한 새 안보 질서와 맞물려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정치적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지난 2019년 고이즈미 방위상을 환경상으로 발탁했다. 이 임명에 대해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무게를 키우면서도, 문제가 발생하면 그를 정치적으로 낙마시킬 수도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의 아버지인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는 퇴임 이후 강력한 원자력 발전소 폐지론자가 됐다. “아버지의 활동이 아들의 정치적 미래를 흐리게 할 수 있어 고이즈미 방위상을 견제하는 묘수”란 평가도 있었다. 고이즈미 방위상은 “기후 변화 문제는 펀하고, 쿨하고, 섹시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등 적당히 괴상한 발언을 하는 등 바보 행세를 하면서 견제를 피했다. 한동안 일본에선 고이즈미 방위상이 진짜로 바보인지, 바보인 척 연기를 하는지 장난 섞인 논쟁이 오랫동안 이어졌다. 이후 고이즈미 방위상은 이시바 시게루 전 총리·고노 다로 전 외상과 연합해 이시바 내각 탄생에 큰 공을 세웠다. 이어 농림수산상으로서 쌀값 폭등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지난 2023년엔 자민당 내 정치자금 문제가 불거지자, 조기 의회 해산 및 총선거 진행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후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자민당은 중의원 과반에 미달하는 의석을 얻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더 큰 패배를 당하기 전에 적절한 시점에서 중의원 해산을 건의했다”며 긍정적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방위상 취임 이후엔 어떻게 구 아베파·아소파의 견제를 피할 것인지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미국이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사안은 고이즈미 방위상에게 견제 수위를 낮추면서 자민당·내각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뜻밖의 호재로 다가왔다. 고이즈미 방위상이 일본의 핵잠수함 도입을 주도한다면,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가 될 수도 있다. 견제 회피 일거양득 우리의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일본 정치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사안이 된 것이다. 만약 핵잠수함 도입 추진이 불확실해지면, 이재명정부는 이 때문에 더욱 큰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군비 증강에 빌미를 제공하고, 고이즈미 방위상의 정치적 미래를 위한 발판을 제공한 것”이란 비판이 따라올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의 핵잠수함 나비효과는 이렇게 일본으로 번졌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