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토막살인 풀스토리

팔·다리·머리…돼지고기 썰듯 쓱싹쓱싹

[일요시사 사회2팀] 유시혁 기자 = 시화호 토막살인사건의 범인 김하일(47ㆍ중국 국적) 씨가 사체를 유기하다 경찰에 의해 현장 체포됐다. 김씨는 지난 1일 부부 싸움에 우발적으로 아내를 망치로 때린 후 목 졸라 살해했다. 이후 아내의 사체를 부엌칼로 토막 낸 후 시화호와 조카의 집 등 4곳에 사체를 유기해왔다. 극악무도한 시화호 토막살인 사건의 전말을 살펴보자.

지난 5일, 시화호에서 낚시 중이던 김모(25)씨가 경찰에 전화를 걸었다. “돼지 사체인 줄 알았는데, 사람 사체로 보인다”는 제보였다. 경찰은 곧바로 현장에 출동해 팔, 다리, 머리 등이 없는 토막 난 사체를 수습했다.

토막 사체 발견
중국 국적 여성

당시 수습된 사체는 거의 부패되지 않은 상태로 사망 시점은 최소 2∼3일, 길게는 일주일 이내 사망한 20∼50대의 여성으로 추측했다. 이에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사체 부검을 의뢰하고, 388명의 경찰을 동원해 반경 5km 이내 9개 지점을 중심으로 사건 발생 장소 일대를 수색했다. 하지만 경찰은 이날 추가 사체를 발견하지 못했으며, 시화방조제 전체 12.6km 구간에 CCTV가 없어 수사의 차질이 예상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몸통은 쉽게 발견돼도 신원 파악이 어렵고, 머리와 손, 발을 따로 버린 것은 범죄 발각을 방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해 미제사건으로 남을 가능성을 내비쳤다. 또 다른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 연루, 장기 적출 등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혀 원한 및 우발적인 살해 가능성에 수사 범위를 좁혔다.

또한 사체 발견 장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살인 및 사체 훼손, 유기가 있을 것으로 보고 시민 제보와 함께 피해자의 신원 파악에 주력했다. 이날 경찰은 부검을 통해 동맥관개존증과 맹장 수술자국을 토대로 진료기록을 조사했지만 신원은 쉽사리 드러나지 않았다.


6일, 시화호 일대에서 사체의 머리 부위가 추가로 발견됐다. 하지만 수사에는 진척이 없었다. 다음 날인 7일 오전 10시20분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손목 2개와 발목 2개를 바위 틈에서 추가로 수습했다. 이에 경찰은 손목에서 지문을 채취해 지문수사를 벌인 결과, 법무부 기록에서 한모씨의 사체임을 밝혀냈다. 외국인의 경우 90일 이상 장기 체류 시 열 손가락의 지문을 모두 등록해야 한다.

범인은 남편 “화나서 죽였다”
부부싸움 홧김에 목졸라 살해

중국 국적인 한모씨는 지난 2009년 입국한 이후 국내에 머물며 근로자로 활동하고 있었으며, 한모씨가 입국 당시 기록한 입국신고서를 토대로 남편의 행방을 쫓았다. 한모씨의 남편 김모씨는 경찰서에 아내의 미귀가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미루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다.

한모씨 부부의 거주지인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자택에 형사 5명이 잠복 근무를 실시, 7일 오후 7시30분 무렵 퇴근한 김씨의 동태를 살폈다. 김씨는 9시30분 무렵 잠자리에 들었으며, 다음날인 8일 오전 7시30분 큰 가방을 멘 채 건물을 빠져나왔다. 수상한 낌새를 눈치 챈 형사는 5명을 추가 배치한 후 형사 5명이 김씨의 뒤를 미행했다.
 

김씨는 거주지에서 300m 떨어진 조카가 거주하는 건물로 들어갔고 잠시 후 빈손으로 건물을 나왔다. 김씨는 집으로 다시 귀가한 후 자전거로 5km 떨어진 공장에 출근했다. 이에 경찰은 김씨 조카가 거주하는 건물을 수색했으며 옥상에서 한모씨의 양팔과 양다리 사체 일부가 담긴 가방을 발견했다. 공장 주변에 잠복해 있던 형사 10명은 살인 및 사체유기 혐의로 김씨를 현장 체포했다.

6000만원 도박탕진
돈 행방 묻자 살해

경찰은 이날 김씨의 모습이 담긴 CCTV 화면을 공개했다. 화면 속에서 김씨는 시체 일부가 담긴 가방을 무거운 듯 어깨에 짊어지고 골목길을 통해 조카의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또한 경찰은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을 근거로 흉악범죄 피의자 김하일 씨의 실명을 공개했다.


김씨는 9일 오전 10시부터 수원지법 안산지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가졌으며, 경찰은 이날 오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한 김씨에 대해 범죄심리분석관을 투입해 심리 감정도 진행했으며 결과는 아직 미공개 상태다. 13일 오전에는 살해 및 시신훼손 현장인 김씨의 자택과 사체 유기 현장 시화방조제 일원에서 현장 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김씨는 경찰 진술에서 아내 한모씨를 우발적으로 살해했다고 밝혔다. 진술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일 거주지인 빌라 원룸에서 부인 한모씨와 한 시간 가량 말다툼을 벌였다. 한모씨가 중국 거주지 매입을 위해 돈을 자신의 계좌로 송부하라고 강요하자, 카지노에서 탕진해 보낼 돈이 없었던 김씨가 한모씨를 망치로 때린 후 목 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증거 인멸을 위해 부엌칼을 다듬은 후 화장실에서 사체를 훼손 및 토막 내 사체 일부를 하나씩 유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매일 출퇴근 시간대를 이용해 토막 시신을 시화호와 거주지 주변 4곳에 유기한 것이다.

출근길 사체 유기
잠복 형사에 체포

최초 발견된 사체 일부는 김씨의 거주지에서 8km 떨어진 시화방조제 시작부 시화멀티테크노밸리(MTV) 공사장 인근에 버려졌으나 물살에 휩쓸려 오이선착장까지 떠내려 간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김씨는 “나도 모르게 우발적으로 그랬다. 집사람에게 죽을 죄를 지었다”며 “야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자신의 계좌로 돈을 부치라는 아내의 잔소리에 화가 나서 홧김에 살해했다”며 “아내의 계좌에 돈을 모아서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는 중국 길림성에 집을 사자고 약속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할 말 없다”고 짧게 대답했다.

화장실서 부엌칼로 토막
시화호 인근 4곳에 유기

김씨 부부는 1996년 중국에서 결혼했으며 2009년 김씨가 먼저 한국에 입국해 시화공단에서 근로자로 일해 왔다. 이어 2009년 한모씨가 중국에 아들(19)을 남겨두고 뒤늦게 입국했다. 김씨는 야간근무를 선 다음날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 몰래 정선카지노를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이 모아온 4000만원과 부인이 입국한 후 모은 2000만원 등 총 6000여만원을 카지노에서 모두 탕진해 아내와 잦은 부부싸움을 벌였다고 진술했다.

경기도 시화공단 내 한 철근 자재업체에서 근무한 김씨는 재직 4년간 단 한 번도 지각이나 무단결근을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내 살해 다음 날인 2일에도 아무 일이 없었던 것처럼 출퇴근 도장을 찍었다. 검거 당시에도 김씨는 평소처럼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길이었다. 이에 김씨의 살해 소식을 접한 직장 동료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이다.

지각·결근 없는 착실한 직장인이…

한 직장동료는 “내성적이어서 친구도 없고 그냥 조용하게 자기 일 하던 사람이었다”며 “전혀 그럴 줄 몰랐다”고 전했다.

법무법인 이인의 김경진 변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김씨가) 한국의 수사 능력을 상당히 우습게 봤다”며 “시신을 토막 내 넓은 지역 여기저기에 유기해서 버리면 시신이 누군지도 모를 것이라 생각했고, 자신이 잡힐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어 “사람 한 명 죽인 것으로는 사형 판결이 나진 않는다”며 “살인 이후 사체 처리 과정이 상당히 잔혹하므로 무기징역 선고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evernur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시체 유기, 시화호는?
살인사건 사체가 자주 유기되는 시화호, 그 이유는?

2014년 3월 시화호의 인근 섬에서 4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사체는 머리가 잘려나간 상태였으며 이 사건은 현재 미제 사건으로 남았다. 2011년 7월 시화호 갈대 습지 공원에서 백골이 발견, 가출 신고된 50대 여성으로 추정된다.

2008년에는 시화호 인근 군자천에서 안양 초등학생 살인사건의 사체 일부가 발견됐으며 살해범은 정모(46)씨로 밝혀졌다. 당시 정모씨는 크리스마스에 이혜진(당시 11세)양과 우예슬(당시 9세)양을 납치 살해했으며, 이양의 시신은 수원시 호매실나들목 인근 야산에 유기했다. 2005년에는 시화호에 버려진 여행가방 속에서 군인이 살해한 아내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경찰은 국민들의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 서남부와 충남 북부지역을 대상으로 10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한달 동안 특별치안활동을 전개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해당 지역의 지구대 및 파출소에 경찰관 기동대가 고정 배치해 치안력을 높일 예정이다.

외국인 밀집지역과 유흥가, 여성 1인 가구 밀집지역 등을 집중 순찰할 계획이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지난달 15일 외국인 범죄 발생지역 30곳(시화호 포함)을 대상으로 종합치안대책을 발표한 바 있으나 한 달만에 강력 범죄가 발생돼 경찰의 체면이 구겨졌다. <혁>

'중국동포 살인' 사체 토막 내는 이유는?


오원춘, 박춘봉에 이어 김하일까지 중국 동포들의 무작위한 살인에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다. 오원춘은 지난 2012년 귀가하던 20대 여성을 집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려다 실패하자 여성을 살해했다. 이후 오원춘은 살해 여성의 시신을 385점으로 조각낸 후 14개 봉지에 나눠 담아 수원시 팔달산 입구에 버렸다.

지난해 11월 수원 팔달산 토막 살인 사건의 주인공 박춘봉은 동거녀 김씨를 살해한 후 시신을 토막, 팔달산 5곳에 사체를 유기했다. 당시 팔달산 등산로를 산책하던 한 시민의 제보에 의해 박춘봉이 검거됐다.

그렇다면 중국 동포들이 살해 후 시신을 토막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로 네 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첫 번째 추측은 중국의 한 지역에서 성인식의 일환으로 양을 해체하는 의식을 치른다는 점이다. 두 번째 추측은 중국 내륙 일부에서 여전히 개인 도축이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건국대 이웅혁 교수(경찰학과)는 “농경 문화에 가깝기 때문에 칼을 친숙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고, 한국의 과학수사 수준을 간과한 탓에 완전범죄를 생각해서 시신을 반복적으로 훼손하고 유기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동국대 곽대경 교수는 중국 동포의 타지생활에서의 외로움과 저임금 고노동의 무력감을 이유로 제시했다. <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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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