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14주년특별기획<5>대한민국 연예계 ‘파워피플 14인’

“옷 주름은 세탁소 사장이 연예계 주름은 우리가…”

일요시사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연예관계자의 조언을 토대로 국내 연예계를 이끌어 가는 ‘파워피플 14인’을 선정했다. 방송, 영화, 가요 등 연예 각 분야에서 남녀 연기자 및 가수, 영화감독, 드라마 제작자, 음반 제작자 등 연예인에 한정짓지 않고 연예계를 실질적으로 이끄는 영향력 있는 인물을 뽑았다.

대한민국 ‘MC 최고의 라이벌’ 강호동-유재석
배용준·이병헌·비… “우리들은 한류스타”


강호동(39·방송인)
강호동은 지난해 <KBS 연예대상>에서 영광의 대상을 거머쥐며 KBS 사상 최초로 연예대상 2연패라는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천하장사 출신의 씨름 선수로 1993년 MBC를 통해 개그맨으로 데뷔한 강호동이 모래판을 떠나 연예계에 입문할 때만 해도 그의 성공을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수많은 스포츠 스타가 그러했듯 강호동도 천하장사 유명세로 반짝 활동을 하다가 그만둘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MBC <소나기>를 통해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천생연분>을 시작으로 MC 전성시대를 열었다.
 
강호동의 가장 큰 매력은 힘있는 리더십이다. 방송계에서는 강호동의 리더십은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두 얼굴의 카리스마’에 있다고 분석한다. 리더로서의 역할이 빛을 발한 프로그램은 역시 KBS 2TV <1박2일>. <1박2일>에서의 강호동은 나머지 멤버들을 이끄는 ‘맏형’ 역할을 하는 것과 동시에 스토리를 이끌어 가는 ‘작가’의 역할을 해내는 등 프로그램 제작진으로서도 ‘의지력 100%’의 대상이다. MBC <무릎팍도사>와 SBS <스타킹> <강심장> 등의 진행자로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는 강호동이 앞으로 어떤 노력으로 지금의 인기를 지속해 나아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광수(49·코어콘텐츠미디어 제작이사)
김광수 이사는 80년대 초 TV 쇼프로그램 ‘젊음의 행진’에서 활동하던 댄스그룹 ‘짝꿍’ 멤버로 연예계와 인연을 맺은 뒤 김완선, 김종찬, 윤상, 김민우, 노영심, 손무현 등의 매니저를 하며 가요계에서 잔뼈가 굵었다. 이후 발라드 가요 장르의 확립, 뮤직비디오의 선풍, 기업형 연예인 모델의 성공, 컴필레이션 앨범 히트 등 손대는 분야마다 성공신화를 일구며 ‘타고난 기획자’ ‘황금알을 낳는 미다스 손’이란 별칭을 얻었다.

엠넷미디어 콘텐츠제작 본부장을 지낸 그는 자신이 사장으로 있던 GM기획을 엠넷미디어와 합병하면서 자회사 개념으로 코어콘텐츠미디어를 만들었다. 엠넷미디어를 그만 둔 뒤엔 코어콘텐츠미디어를 통해 가수 발굴 및 드라마, 영화 제작 등을 하고 있다. 씨야, 다비치, 티아라, 초신성, 양파, 이효리, 김종욱, 블랙펄 등 음반 보단 음원 쪽에 강한 가수들이 많았다는 점에서 음반제작에 대한 그의 역량과 안목을 확인할 수 있다. 김광수 이사는 최근 10여 년 전 자신이 밀리언셀러 스타가수로 띄운 조성모와 재회한데 이어 가수 아이비의 프로듀싱을 맡기로 하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이 가수 이효리의 경우처럼 그의 손을 통해 다시 정상정복에 나설 수 있을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김태희(30·탤런트 겸 영화배우)
김태희는 아름다운 외모와는 달리 성공의 기쁨을 누리지는 못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에서 신인으로서 ‘악역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가를 받은 후 계속 답보의 연속이었다. 연기력의 상승곡선이 보이지 않았다. 지난 2006년 말 개봉한 <중천>은 정우성과 김태희의 캐스팅, 막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무협영화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화려한 CG와 액션은 좋았지만 극을 이끌어 가는 멜로라인을 형성하기엔 정우성과 김태희 모두 역부족이었다.

특히 김태희는 너무나도 아름답기만 했다. ‘첫 작품이라서’라는 위로 후 두 번째로 도전한 작품은 2007년 개봉한 영화 <싸움>. 독특한 연출력으로 주목받던 한지승 감독과 연기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배우 설경구까지 가세했음에도 영화는 조용히 막을 내려야 했다. 그러던 김태희가 드라마 한 편으로 그동안 제기됐던 연기력 논란을 불식시켰다. <아이리스>로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중편드라마 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한 것. 그동안 높은 인기만큼 신인상과 인기상, 커플상 등을 수상해왔지만 매번 연기력 논란에 휩싸이며 연기상을 수상하지 못했던 그에게 우수연기상 수상은 그 무엇보다 값진 것이었다. 이후 김태희는 여기 저기서 쏟아지는 러브콜에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안방극장을 점령한 김태희는 양윤호 감독의 영화 <그랑프리>로 이번에는 스크린 점령에 나선다.

박진영(38·JYP 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제작자로 god, 비, 박지윤, 원더걸스, 2AM, 2PM 등의 스타가수를 프로듀스 한 박진영은 작곡가 겸 가수로 활동중이다.

JYP 엔터테인먼트의 창립자이자 대표이사인 그는 2003년 작곡가 겸 프로듀서로 미국 음반 시장에 진출했다. 그가 작곡한 Mase의 ‘The Love You Need’, 윌 스미스의 ‘I Wish I Made That’ 등이 실린 음반은 모두 ‘빌보드 200’ 10위 안에 들었다.

1992년 그룹 ‘박진영과 신세대’로 데뷔한 뒤 1994년 앨범 ‘Blue City’로 솔로로 변신, ‘날 떠나지 마’ ‘엘리베이터’ ‘그녀는 예뻤다’ ‘Honey’ 등을 불렀다.
 

배용준(37·탤런트 겸 영화배우)
1994년 데뷔이후 2000년대 초반까지는 브라운관 스타로 불리다 2002년 출연작 <겨울연가>가 일본 NHK를 통해 방영되면서 일본 팬들 사이에서 ‘욘사마’라는 존칭으로 불릴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일본의 한국문화 붐을 이끌었다.

2003년 데뷔 10년차에 영화 <스캔들>을 통해 뒤늦게 스크린에 데뷔하여 녹슬지 않은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또한 2008년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브라운관에 복귀하여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였다. BOF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였으며 키이스트의 실제 최대주주이다. 2010년 ‘2010-2012년 한국방문의 해’를 맞아 대한민국 홍보대사로 위촉되어 아시아를 넘어 전세계에 한국을 알리는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다.

비(27·가수)
비는 대한민국의 댄스가수 겸 연기자 겸 소속사 사장이다. 비라는 예명은 가수로 활동시 사용하고, 연기자로 활동할 때에는 정지훈이라는 본명을 공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2002년 5월 ‘나쁜남자’로 데뷔해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뒤 2집 ‘태양을 피하는 방법’의 카리스마 넘치는 무대로 스타덤에 올랐다.

184㎝의 큰 키로 보여주는 화려한 춤과 허스키 보이스, 천진한 웃음이 매력. TV드라마, 영화에도 진출해 연기자·가수 겸업시대를 성공적으로 열었다. 그리고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힙 코리아> 다큐멘터리에도 출연을 한 적이 있다.
 

송강호(37·영화배우)
연기력과 흥행력을 모두 갖춘 국내에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으로 항상 충무로 캐스팅 일순위로 꼽힌다. 1995년 홍상수 감독의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에 단역으로 출연, 영화배우로 데뷔했고, 송능한 감독의 <넘버3>에서 불사파 두목이면서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 조필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반칙왕>에서 처음으로 주연으로 발탁이 되었고, <괴물>은 1300만여 명을 기록, 한국 영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넘버3> <조용한 가족> <쉬리>, <공동경비구역 JSA> <반칙왕> <살인의 추억> <괴물> <밀양> <박쥐> 등 출연작마다 흥행에 크게 성공하면서 톱스타 자리를 굳혔다.

‘칸의 여왕’ 전도연·송강호 ‘출연하면 흥행 자신’
김광수 대표·정태원 대표  “문화 흐름은 우리가”

유재석(37·개그맨)
‘뚝사마’ 유재석은 2005년 <KBS 연예대상>, 2006년 <MBC 연예대상>, 2008년 <SBS 연예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면서 연예대상 그랜드슬램 달성한 최초의 연예인이다.

방송계에서는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두 얼굴의 카리스마’로 대변되는 강호동과 달리 유재석의 리더십은 ‘부드러운 리더십’으로 분석한다.

유재석과 방송을 함께 해본 동료 연예인들은 그의 성실함과 타인을 배려하는 자세를 높게 평가한다. 유재석 전성시대를 이끈 또 하나의 요인으로 그의 망가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프로 정신을 꼽을 수 있다. 프로그램의 재미를 위해 스스로를 던진다. 겸손함과 친화적인 성격 등 인간적인 면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이병헌(39·탤런트 겸 영화배우)
1991년 KBS 14기 공채 탤런트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다. 잘 생긴 외모, 그윽한 목소리, 뛰어난 연기력으로 단숨에 청춘 스타 대열에 올라선 그는 1995년 <누가 나를 미치게 하는가>로 스크린에 데뷔해 2000년 600만 관객을 동원한 <공동경비구역 JSA> <내 마음의 풍경> <번지점프를 하다>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치며 국민배우로 성장했다.

그리고 거칠고도 고독한 연기로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했던 <달콤한 인생>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세계 영화인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후 영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지.아이.조:전쟁의 서막> <나는 비와 함께 간다>와 KBS 드라마 <아이리스>에 출연하며 대한민국과 일본 그리고 할리우드를 종횡무진하며 맹활약 중이다.

이병훈(65·연출가)
이병훈 PD는 한국 사극의 산 증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70년에 MBC에 입사하여 1974년에 <113 수사본부>로 데뷔, 2002년 정년 퇴임했다.

<제3교실>(1975), <남강의 이승훈>(1982), MBC 대하드라마 <조선왕조 500년>(1990). MBC 드라마 <허준>(1999), MBC 드라마 <상도>(2001), MBC 드라마 <대장금>(2003), SBS 드라마 <서동요>(2006), MBC 드라마 <이산>(2008) 등을 연출했고, 현재 MBC에서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동이>의 연출도 맡고 있다. 이병훈 PD의 작품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정받는다.

중동지역까지 수출된 <대장금>은 한류열풍을 이끌었고, <허준>은 2000년 이후 방송된 드라마 중 회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 현재 일본에서 방영 중인 <이산> 역시 또 다른 한류 붐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효리(31·가수)
1998년 5월 여성 아이돌 그룹인 핑클의 리더로 가요계에 데뷔했다. 4집 이후 활동을 중단한 핑클의 멤버들은 팀을 해체하지 않은 상태로 개인 활동을 시작했으며 이효리는 2003년 8월 첫 번째 솔로 앨범 <STYLISH>를 발표했다.

많은 사람들은 2003년은 ‘이효리의 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효리의 말과 패션이 거리에 쏟아지는 이른바 ‘효리 신드롬’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이 앨범으로 이효리는 그 해 <M-NET 뮤직비디오> 시상식, <KMTV 가요대전>, <KBS 가요대상>, <SBS 가요대전>, <서울가요대상>의 대상을 수상했다. 이후 2006년 2월 두 번째 솔로 앨범 <Dark Angel>, 2008년 7월 세 번째 솔로 앨범 <It’s Hyorish>, 2010년 네 번째 솔로 앨범 <H-Logic>을 발표했다. 이효리는 음반을 발표할 때마다 음악, 패션 등으로 화제를 불러모으며 이슈가 되고 있다. 이효리는 2006년 이후에는 MC로서의 활동도 보여줬다.

2006년에는 KBS <해피투게더 시즌2-프렌즈>, 2008년 상반기 SBS <일요일이 좋다-체인지>, KBS 2TV <상상플러스 시즌2>를 진행했다. 2009 <SBS 연예대상>에서는 <패밀리가 떴다>로 유재석과 함께 대상을 수상하면서 예능인이 아닌 가수가 연예대상을 처음으로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임권택(74·영화감독)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거장. 17세에 소품보조로 영화계에 발을 들인 임권택 감독은 1962년 영화 <두만강아 잘 있거라>의 감독으로 데뷔했다.

조선후기 화가 장승업의 생애를 그린 <취화선>을 통해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으며 현재까지 100여 편의 영화를 연출했다.

2002년 금관문화훈장을, 2005년 베를린 영화제에서 명예황금곰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에는 동서대학교에서 2008학년도 수시2학기 모집부터 전국최초로 임권택 감독의 이름을 붙인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이 신설되었다. 임권택 영화예술대학은 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아카데미와 공동으로 아시안필름 아카데미를 추진하고 있다.

전도연(37·영화배우)
데뷔 초에는 드라마 배우, 광고모델로 활동했다. 1993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이 연기 데뷔작이다. 본격적으로 대중적인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1997년 영화 <접속>으로 여주인공을 맡으며 영화 배우로 데뷔해 그 해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뒤 <내 마음의 풍금> <인어공주> <너는 내 운명> <별을 쏘다> <프라하의 연인> 등 여러 드라마, 영화에 출연했고 대종상 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다수의 국내 영화상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휩쓸며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2007년 5월27일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07년 3월 9살 연상의 사업가와 결혼을 발표, 비밀리에 결혼식을 올렸으며 2009년 1월22일에는 첫 딸을 출산해 현재 육아에 전념하고 있다.

정태원(46·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드라마 <아이리스>의 제작자이자 글로벌 프로젝트가 포함된 30여 편의 국내외 영화 제작 및 700여 편이 넘는 외화를 수입, 명실공히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가장 강력한 파워와 노하우를 보유한 최정상 제작자이다. <가문의 영광> 시리즈로 한국 코미디 영화의 황금기를 주도, <반지의 제왕> 시리즈 및 <황금나침반> 등 다수의 흥행 영화를 수입했다. 2008년 <삼국지:용의 부활>로 글로벌 프로젝트 제작을 주도하며 국내를 뛰어 넘어 세계로 발돋움한 굴지의 제작자이다. 의욕적이고 탄탄한 토대 위에 할리우드 메이저사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통해 수준 높은 외화들을 지속적으로 수입, 국내 관객들의 지적 욕구 충족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창의성을 기본으로 한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제작 시스템 노하우로 꾸준히 한국 영화를 제작, 다양한 장르와 독창적인 소재 개발을 통해 한국 영화 발전에 기여하는 굳건한 제작자로 자리매김했다.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전쟁 블록버스터 <포화속으로>를 제작,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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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