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화제의 책 <공직자노트3.0> 저자 강요식

공직사회에 불어 닥친 새로운 바람 ‘공직자 3.0’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공공기관에 대한 개혁이 시대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뉴스를 통해 매일 같이 전해지는 공공기관의 방만경영과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는 이미 임계치를 넘어섰다. 이러한 때에 ‘공직자3.0’이란 전혀 새로운 개념으로 올바른 공직자상의 기준을 제시해 화제가 되고 있는 책이 있다.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를 만나봤다.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는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을 지냈으며, 현재 공기업인 한국동서발전(주)의 상임감사직을 맡고 있는 인물이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온 그가 <공직자노트3.0>을 통해 전하는 공직생활 노하우는 그만큼 생생하고 실용적일 수밖에 없다.

특히 저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23일 퇴임하는 이주영 전 해수부장관에 대해 ‘세월호 사고 수습에 헌신하는 모습에 유가족과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는데, 책을 통해 제가 새롭게 제시한 공직자3.0 개념과 가장 가까운 인물이 바로 이 전 장관이다. 많은 공직자들이 이 책을 읽고 이 전 장관과 같이 국민에게 감동을 주는 공직자로 거듭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공직생활을 해왔던 저자가 펴낸 <공직자노트3.0>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을까? 그가 주장하는 창조경제시대에 걸맞는 공직자상이란 무엇일까? <일요시사>가 <공직자노트3.0>의 저자 강요식씨를 만나봤다. 다음은 강씨와의 일문일답.

- 우선 책의 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해 달라.

▲ 이 책은 제가 에너지 공기업 한국동서발전(주)의 상임감사위원으로 근무 중에 실천했던 열정과 감성의 활동사항을 ‘트윗텔링’ 방식으로 기술한 책이다. 현장에서 직접 소통하고 경험하며 느낀 점들을 정리한 책으로 공직자들 뿐 만아니라 창조경제시대를 이끌어가는 리더들에게도 좋은 교훈이 될 것이라고 본다.

- 저서에서 트윗텔링이란 낯선 서술 방식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트윗텔링이란 무엇이고, 그 같은 서술 방식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 ‘트윗텔링(Tweettelling)’이란 트위터에 올리는 글 ‘트윗(Tweet)’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의 합성어로 제가 처음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저술 방식이다. 140자 이내로 쓰여진 완성된 글이 간결하고 연속적으로 이어져 주제를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 2012년에 제가 출간한 <박근혜, 한국 최초 여성대통령>이 트윗텔링 기법으로 저술된 최초의 책이다.


- 이 책은 모두 100개의 트윗텔링으로 이뤄져 있는데 독자에게 가장 추천하고 싶은 트윗텔링은 무엇인가?

▲ 두 가지 트윗텔링을 독자들이 꼭 읽어봤으면 한다. 첫 번째는 공직은 신성(神聖)한 것이다. 공직자는 뚜렷한 국가관을 갖고 맡은 바 임무를 신독(愼獨)의 자세로 수행해야 한다. 공직은 내 것이 아니라, 국가가 준 위임된 일시적 권력이다. 이 권력을 착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나라와 국민이 불행해진다. 두 번째는 “국가와 개인의 부와 행복을 결정짓는 것은 창의성 격차(Creative Divide)에 있다. 창조는 조합하는 능력이다. 즉 ‘연결과 융합’하는 생각의 근육을 길러야 한다. 창조를 한다는 것은 경쟁력 있는 조직과 나를 만들어 내는 중요한 성장엔진이다.”

- 책을 쓰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는 무엇인가?

▲ 저는 지금까지 총 8권의 책을 출간했고, 그중 3권은 시집이었다. 육사신보 편집부 기자생도(41기) 시절 글을 쓰기 시작했고, 메모하는 습관이 큰 힘이 된 것 같다. 그중 <공직자 노트 3.0>을 쓰게 된 동기는 공공기관과 임원들의 실상을 잘 알려서 ‘낙하산’의 오명을 씻고, 공직사회에 새로운 기풍을 불어넣어 국가혁신을 위해 다같이 솔선수범하자는 모티브를 제안하기 위해서였다. 이제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형태가 아닌 자발적인 공직기강 정상화가 더욱 절실한 때이다.

국가혁신 위한 올바른 공직자상은?
똑바로, 올바로, 법대로, 제대로

- 시인, 교수, 박사, 강사, 칼럼리스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다.

▲ 저에게는 끝없이 불타오르는 ‘열정’이 살아 있다. 공직자로서 골프 안 치고, 술을 절제하고, 밤잠을 줄여가며 ‘아름다운 꿈’의 비타민을 먹고 동력을 받고 있다. 행복이란 다른 데 있지 않고 스스로 ‘재미, 의미, 몰입’을 찾아가는 것이다. 한스 모어는 ‘목표가 뚜렷한 사람은 장애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했다.
 


살아가다보면 자신의 뜻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지만 결코 좌절하지 않고 열정을 살린다면 언젠가는 멋진 꿈에 도달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공직자에게는 스스로 정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는 시를 통해서 내 자신을 순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순신 장군은 전쟁터에서도 일기를 썼다. 감성 관리는 열정과 더불어 공직자에게 꼭 필요한 덕목이라고 본다.

- 저서를 통해 공직자 3.0이란 개념을 최초로 제시했다. 공직자 3.0이란 무엇인가?

▲ ‘공직자 3.0’은 공직사회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지표다. 과거 공직자들은 대국민 서비스 차원에서 ‘갑’으로 군림하는 존재였고 공직을 권력으로 알고 탐욕스러운 일까지 일삼았다. 그런 시대를 공직자 1.0으로, 근래에 오면서 공직자의 윤리가 강조되고 개선된 시기를 공직자 2.0으로 규정했다. 공직자 3.0은 소속기관의 가치와 이익을 창조하고 청렴한 생활과 국가혁신을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바람직한 공직자상을 말한다.

- 저서를 통해 국가혁신을 위해서는 공직사회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 했다. 현재 공직사회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나?

▲ 공직은 ‘철밥통’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야한다. 또한 적당주의, 복지부동의 관행을 버려야 한다. ‘내가 아니면 누가하느냐’ 하는 책임감과 소명감을 갖고 솔선수범해야만 한다. 다행히 최근 정부의 공공기관의 정상화 노력에 부응하여 공직사회가 방만경영 개선과 부채감축 등으로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다. 공직사회는 지금 기존에 누렸던 복지혜택도 반납하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 애를 쓰고 있다.

- 그런데 이 책의 내용은 국가 혁신의 과제를 공직자 개인에게만 떠넘기려는 듯한 인상을 준다. 공직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 불투명한 행정 개선 등 제도개선이 먼저 선행되거나 최소한 병행되어야 하지 않나?

▲ <제2의 정부 공공기업 변화의 조건>의 저자 박개성은 “공공기업은 우리의 일상적인 생활을 가능하게 하고 정부보다 무려 1.8배나 되는 예산을 쓴다. 위상과 역할이 중요한 만큼 쏟아지는 비난의 강도도 높다. 그러나 공공기업의 문제를 공공기업의 탓으로만 돌려서는 해답을 찾을 수 없다”고 했다. 정부와 국민은 공직자들에게 보다 엄정한 요구를 하고 있지만 반면 ‘왜 공기업이 이렇게 지탄을 받느냐’고 반문할 때 공동의 책임이 있다고 본다.

정부에서는 공기업에 많은 사람을 채용하라 하고, 요금은 싸게 하라고 하지만 또 적자를 보면 안 된다는 상충된 주문을 하고 있다. 공기업이 잘못되면 결국 국민이 피해를 보게 된다. 공기업이 건전하게 대국민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과 국민의 신뢰가 필요하다.

- 저자께선 정치인 출신으로 공기업의 상임감사를 맡고 있다. 스스로를 낙하산 인사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진짜 낙하산이 희망이라고 역설했는데 이유가 무엇인가?

▲ 공공기관의 임원은 다양한 경험과 전문성을 갖고 창조적 미래 비전을 제시할 능력 있는 사람이 적임자이다. ‘낙하산이다, 아니다’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창조경제시대에는 열정도 없고 게으른 전문가보다 열정 있고 부지런한 융합적 비전문가가 훨씬 낫다. 진짜 낙하산이란, 소속기관 출신은 아니지만 타 전문성을 갖고 공익적 사고, 정부정책 수렴, 도덕성 구비와 열정을 가진 사람을 진짜 낙하산이라고 정의한다.

정치인이면 무조건 비전문가로 분류하는 것은 오류다. 정치인은 대부분 전문성을 갖고 있다. 법조인, 금융인, 군인 등 선출직 공무원이 되기까지 많은 사회경험을 겸비하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정무적인 감각을 갖고 공공기관의 임원직을 원활히 수행할 장점이 더 많다고 본다. 세종대왕은 열정을 가지고 부지런하며 삼가는 마음을 가진 사람을, 재주 있고 명성 높은 사람보다 높이 평가했다고 한다.

-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경제가 어렵다. 나랏일도 순탄치만은 않다. 창조경제시대를 이끌어가는 정부는 국민의 신뢰와 지지가 더욱 절실하다. 특히 공직자는 나라의 근간으로 제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최근 공공기관의 비정상의 정상화를 통해서 조금은 개선되었지만 아직도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배가의 노력을 해야만 한다. 국민도 공직자가 올바로 일할 수 있도록 다함께 깨끗하고 투명한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대한민국은 질곡의 역사를 넘어 세계 속에 존재감과 위상을 제고하고 있다. 우리에게 한계는 없다. 창조라는 무한한 자원이 있다. 2015년 을미년 청양의 새해에 건강하시고 소원성취하시길 기대한다.

 


<mi737@ilyosisa.co.kr>

 

[저자 강요식 프로필]


▲ 육군사관학교 졸업(41기)
▲ 정치학 박사, 시인 
▲ 국방부장관 정책보좌관
▲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
▲ 동국대학교 겸임교수
▲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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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