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NET세상> 막가는 걸그룹 논란

“뜨려고 발버둥…별짓을 다하네”

[일요시사 경제1팀] 한종해 기자 = 대한민국은 걸그룹 풍년이다. 매일매일 신곡들이 쏟아지고 '듣보잡' 신인그룹들이 가요계를 노크한다. 빼어난 미모와 실력을 기본으로 갖춘 걸그룹들이 난무하다보니 이름을 알리고 신곡을 홍보하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그래서 그들은 '논란'을 선택한다. 역효과는 있다.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하지만 홍보에는 논란을 따라올 만한 게 없다. 최근 '나치'를 연상케하는 의상을 입고 나온 걸그룹 '프리츠'가 대표적이다.

지난 10월9일 천안에서 열린 야외 콘서트, 3년차 걸그룹 치어콕의 축하 공연이 시작됐다. 이날 새로운 멤버 한나는 배꼽이 드러난 티셔츠와 초미니 스커트를 입고 무대에 섰다. 한나는 '미스 섹시백 대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어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다.

속바지도 벗었다

노래가 흐르고 한나의 춤이 이어졌다. 파격적인 의상에도 과감한 안무를 선보이면서 속살이 노출됐다. 그런데 걸그룹의 필수품 '속바지'가 조금 달랐다. '바지'라고 부르기 민망할 정도의 길이,'팬티'에 가까웠다. 공연 모습을 촬영한 사진은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라 많은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하지만 조회수는 폭발적이었다.

8월 데뷔한 걸그룹 포엘은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뮤직비디오를 만들어 뭇매를 맞았다. 선배 가수인 김태우는 포엘의 뮤직비디오를 '에로영화'에 빗대기도 했다. 지난 2월 걸그룹 스텔라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파격적인 안무로 속옷을 노출했다. 소속사는 '속바지'라고 해명했지만 소용없었다. 지난해에는 걸그룹 크레용팝이 '일베'에서 쓰이는 은어를 사용하면서 논란이 됐다. 하지만 크레용팝, 스텔라, 포엘은 화제를 모았고 이름을 알렸다.

나치를 연상케하는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른 신인 걸그룹도 등장했다.

지난 2일 부산경마공원, 이날 열린 '렛츠런파크부산경남'에서 독일 나치즘의 상징인 '하켄크로이츠'를 연상케 하는 완장을 찬 4인조 신인 걸그룹 프리츠(아리, 유나, 슈아, 하나)가 무대에 등장했다. 흰 원이 그려진 완장에는 X문양의 검은색 십자가가 새겨져 있었다. 이는 나치에 협력했던 헝가리 화살십자가당의 상징과 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연을 캡쳐한 사진은 지난 1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재됐다. '나치즘' 논란이 불거졌고 전세계에서 한국의 신인 걸그룹을 주목했다. 지난 1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한국의 한 신인 걸그룹이 독일 나치즘을 연상시키는 붉은 완장을 차고 무대에 올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보도했다.


프리츠의 소속사는 "행사 무대에 어울리는 콘셉트를 찾다 검은색 의상에 붉은 장식을 했을 뿐"이라며 "오해를 불러일으킬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소속사는 "속도 제한 교통 표지판에서 착안해 만들었다"는 설명도 내놨다.

프리츠 나치 연상 완장 착용해 비난
노출은 기본…도 넘은 '노이즈' 도마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지난 18일 동영상 전문 사이트 유튜브에 공개된 프리츠의 신곡 '솔아솔아' 뮤직비디오에서 문제의 완장을 찬 프리츠 멤버들의 모습이 수정되지 않고 그대로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프리츠는 뮤직비디오 공개에 이어 활동을 이어 갈 예정이다. 다음 달에는 일본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소속사는 원래 콘셉대로 완장을 차고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라는 입장.

소속사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프리츠의 이번 '나치 논란'이 의도적인 노이즈마케팅의 일환이라는 점에 입을 모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인 걸그룹 프리츠가 논란의 대상이 되면서 국제적인 망신을 사긴 했지만 어찌 됐든 사람들의 머릿 속에 '프리츠'라는 단어가 각인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관심도 끌고, 신곡도 알리고 일거양득의 효과를 올렸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누리꾼들의 의견도 일치한다. 고의성이 다분하다는 것.

아이디 ch69****은 프리츠 '나치 논란'을 전하는 뉴스에 "이딴 저급하고 대한민국 망신시키는 XX 소속사와 그걸 그냥 따르는 걸그룹들은 쌍욕을 쳐먹고 묻히는 게 답이다. 이걸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이라 생각했다면 정말 XX놈 수준이다. 일제 강점기를 겪었던 대한민국에서 어떻게 저런 상상을 할 수가 있는가"라는 댓글을 달았다.

아이디 seos****도 댓글을 통해 "주변에 세계사 배운 애들 없냐. 수능 정도 개념만 알아도 저런 짓 절대 못한다. 지금 속으로 '역시 이렇게 자극적일수록 사람들 관심을 받는다니까' 이런 쓰레기 같은 생각 하는 거 아니겠지? 저런 저급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눈길을 끌려고 하지 말고 노래부터 연습시켜라. 그리고 혹시 몰라 얘기하는데 절대 유럽 나가지 마라. 특히 프랑스, 총 맞기 딱이다"고 밝혔다.


실명을 공개한 고춘길은 "XX 년놈들, 그깟 돈이, 돈이 뭐라고, 이런 쓰레기들. 왜? 외국은 일본 전범기 신경 안 쓰니까 우리도 같은 짓 하자고? 왜 할머님들이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위는 하는지 아니? 정말 일본이 사과해 줄 것 같아서? 박정희가 팔아버린 보상금을 받을 수 있을까 싶어서? 잊지 말라는 거다. 일본이 한 짓을, 그리고 아직 우리는 용서하지 않았다는 것이고, 외국 역시 아직 독일의 만행을 다 용서 한 것은 아니다. 외국에서 인종차별 중 동양인이나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보다 백인이 인종차별에 대해 더 심각하게 받아드린다. 왜? 세계 경제를 유대인이 잡고 있으니깐. 할 짓이냐. 뭐 일본에서 지원이라도 받니. 숨 쉬는 것도 창피하게 여겨라"라고 토로했다.

프리츠의 신곡 '솔아솔아'가 화제가 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뿐일 것이라는 의견도 잇달았다. 실패한 노이즈 마케팅이라는 것. 도를 넘었다는 게 이유다.

글로벌 나라망신

아이디 cksd****은 "그래봤자 안 뜬다. 이렇게 노이즈 마케팅으로 가끔 기사 올라오는 것이 너희의 정점을 찍은 걸테니 기대마시길. 망신도 이런 망신이 다 있냐"고 말했다. 아이디 ckmc****도 "소속사 가수나 소속사 대표나 저렇게 까지 해서 뜨고 싶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쯧쯧. 당신들 어차피 뜬다 해도 그건 노이즈 마케팅에 의한 아주 금방 지나갈 눈총일 뿐. 절대 뜰일 없을 듯"이라고 전했다.

 

<han102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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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