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의리의 정치인’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

"지금까지의 시련은 고향에 봉사하기 위한 여정"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김세현(56)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이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기장갑 7·30재·보궐선거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출마를 공식화했다. 해운대·기장갑은 서병수 부산시장 당선인이 6·4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공석이 된 지역으로 김 전 사무총장이 출사표를 던진 이후 거물급 여권인사들의 출마 선언이 잇달아 나오며 서울 동작을과 함께 이번 재보선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지역이다. 새누리당의 유력 차기 당권주자인 서청원 의원의 핵심 측근으로 6·4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가장 먼저 해운대·기장갑 출마를 공식화한 김 전 사무총장을 지난 10일 <일요시사>가 만나봤다.

김세현 전 친박연대 사무총장은 정치권에서 '의리의 정치인'으로 통한다. 2006년 청산회가 첫 깃발을 드는 행사를 도우며 '친박(친박근혜) 맏형' 서청원 의원과 인연을 맺게 된 그는 이후 갖은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까지 서 의원과의 의리를 지키고 있다.

김 전 총장은 지난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박계가 공천학살을 당하자 서 의원이 이들을 이끌고 탈당해 '친박연대'를 만들어 불과 일주일 만에 14석을 얻는 파란을 일으켰을 때에도, 이후 서 의원이 공천헌금 문제로 옥고를 치렀을 때도 그의 곁을 지켰다.

최근에는 6·4지방선거를 준비하며 새누리당 중앙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서 의원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100여 지역을 누비며 새누리당의 지방선거 선전에 기여한 그는 "국가 개조에 앞서 정치인부터 개조해야 한다는 것이 '진짜 민심'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며 자신이 알게 된 민심의 소리를 현실정치에서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김 전 총장과의 일문일답.

- 지난 5일 부산 해운대·기장갑 7·30재보선에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출마를 결심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 부산 해운대는 제가 태어나서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다. 뿐만 아니라 임진왜란(1592년) 때 왜적과 맞서 싸웠던 조상(충렬공 김희수)이 이곳에 뿌리를 내린 이래 400여년 동안 저희 집안이 머물고 있는 울타리이기도 하다. 지난 18대 총선에서 해운대·기장을에 친박연대 후보로 나서 2위(31.7%)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엿봤다.


19대 총선을 앞두고는 당시 친박연대 사무총장으로 새누리당과의 합당을 이룬 후 새누리당 소속으로 다시 도전장을 던졌지만 억울한 누명을 쓰고 공천을 받지 못했다. 교사에서 정치인이 되기로 결심한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 모든 것이 고향에 봉사를 하기 위한 여정이라 생각한다. 이번 재보선은 그 여정을 마치고 본격적인 봉사를 시작할 기회라 여겼기에 출사표를 던졌다.

- 지난 총선에서 억울한 누명을 썼다고 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구체적으로 얘기해 달라.
▲ 공천 결정이 내려지기 직전 돈봉투를 돌렸다는 음해를 받았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난 2012년 구정 직전 모 인터넷매체 기자 2명과 인터뷰를 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저희 선거사무실 소속이 아닌 한 분이 저도 모르게 이들에게 서류봉투에 저의 자서전과 돈봉투를 담아 전달했다는 것이었다. 정말 몰랐고, 당황스러웠다.

결국 선관위 조사에서 △돈봉투를 전달한 이와 수개월간 통화를 한 내역이 없다는 점 △전달된 봉투에 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조사에서 지문이 발견되지 않은 점 △돈봉투를 받았다고 신고한 인터넷매체 기자들이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판정을 받았다는 점 등이 드러나 '사실 무근'임이 드러났다. 그러나 사실이 밝혀졌을 때는 이미 공천이 끝난 후였다.

- 이번 공천심사에서도 당시 상황을 또 다시 문제 삼을 수도 있는데?
▲ 있는 그대로의 진실을 진심을 담아 충분히 설명할 것이다. 아이가 길을 가다 넘어지면 대부분의 어른들은 일으켜 세워준다. 지난 총선에서 저는 누군가의 악의적 방해로 정치적으로 크기도 전에 억울하게 넘어졌다. 이미 진실이 드러난 만큼 이번에는 제가 일어설 수 있도록 손을 잡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국가개조 앞서 정치인부터 개조해야"
"지역주민, 과거와 다른 리더십 원해"
"만나는 모든 사람 진심으로 대할 것"

- 해운대·기장갑은 지난 6·4지방선거(오거돈 야권단일후보 49.81% 획득)에서 확인된 것처럼 최근 야권의 지지세가 높아지고 있는 지역이다.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해운대는 전반적으로 지역민들의 생활수준, 지적수준이 서울 강남 못지않게 높은 곳이다.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은 이곳 주민들은 정치인들에게 4가지를 요구하고 있다. △여야가 싸우지 말 것 △민생을 챙길 것 △높은 도덕성 △제대로 된 일을 할 것 등이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 새누리당이 주도해왔지만 지역 주민들의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지 못한 면이 있어 반대급부로 야권 지지세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과거와는 다른 리더십, 진심으로 정치를 할 지역구 국회의원을 지역민들이 원하고 있는 것이다.


- 새누리당 후보로 나서기 위해서는 1차적으로 공천이라는 관문을 통과해야 한다. 만만찮은 경쟁자들(현기환·이종혁·안경률 전 의원, 배덕광 전 해운대구청장 등)이 출마를 준비 중이다.
▲ 현 전 의원은 추후 무혐의 처분을 받으며 복당하기는 했지만 현영희 전 의원의 공천헌금 사건에 연루돼 검찰 조사를 받으며 당에서 제명된 바 있다. 안 전 의원, 이 전 의원은 지난 총선 공천에서 컷오프 탈락한 바 있다.

배 전 구청장은 자서전에는 찢어지게 가난한 삶을 살았다는데 현재 58억2000만원의, 사업가도 모으기 힘든 재산을 모은 것을 납득하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앞서 언급한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 가장 부합하는 적임자는 제가 아닌가 싶다.

- 해운대·기장갑의 가장 시급한 현안은 무엇인가?
▲ 요즘 시쳇말로 부산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해운대는 마천루가 들어서며 외형적으로 굉장히 발전했다. 그러나 그 안에는 정작 해운대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던 이들이 아닌 외지인들이 많다. 해운대가 고향인 사람들에 대한 내실 있는 성장·발전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그러다 보니 실제 지역민들의 행복지수, 삶의 질은 외형적 성장만큼 올라가지 않았다. 현안과 해결책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조만간 별도의 자리를 통해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선조 때부터 400년 이상 부산을 지켜온 토박이인 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는 것이다.

- 마지막으로 덧붙일 말이 있다면. 
▲ 최근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청원 의원과 함께 전국 곳곳을 다니며 '국가 개조에 앞서 정치인부터 개조해야 한다'는 것이 진짜 민심의 목소리라는 것을 알게 됐다. 끊임없이 손실을 따지며 사람을 대하는 흔히 보는 정치인이 되지 않을 것이다. 머리보다 가슴으로 하는 것이 진짜 정치라고 생각한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진심으로 대하고, 다양한 목소리들을 들을 것이다. 또 듣기만 하지 않고, 어려운 일을 겪는 이들이 있다면 같은 마음으로 그분들의 편에 설 것이다. 따뜻한 시선으로 저의 행보를 지켜봐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

 

<carpediem@ilyosisa.co.kr>

 

<김세현 프로필>

▲ 충암고 교사
▲ 육군학사장교 총동문회 회장
▲ 한나라당 청년자원봉사단 총단장
▲ 친박연대 사무총장
▲ 18대 대선 새누리당 직능총괄본부 시·도 상황실장
▲ 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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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