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사회팀] 지난해 숱한 화제를 뿌렸던 SBS 드라마 <상속자들>, 여심을 뒤흔든 <상속자들>의 심볼은 '드림캐쳐'였다. 극중 두 주인공의 사랑을 상징하는 표식으로 등장했던 드림캐쳐는 인디언들이 썼던 부적으로 '걸어놓고 잠들면 나쁜 꿈이 그물에 걸려 좋은 꿈만 꾸게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드라마에 나왔던 드림캐쳐를 직접 디자인한 전주영(예명 Charmed) 작가는 당시 작업에 대해 "재밌게 도전해 본 일이었다"며 웃어보였다. 꿈을 꾸기에는 이른 낮이었지만 전 작가의 컬렉션에서 나를 지켜줄 것만 같은 신비로움을 느꼈다.
유독 햇살이 따스했던 월요일 오후. 온순한 강아지가 기자를 반겼다. 서울 동작구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전주영 작가는 직접 내린 커피를 테이블 위에 정성스레 올렸다. 국내외 유명 아트페어에서 Charmed라는 예명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 작가는 매력적인 패브릭주얼리 시리즈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자연서 모티브
"당장 팔 수 있는 것보다는 특이하거나 과감한 작품을 만들 때 희열을 느껴요. 먼저 오뜨꾸뛰르한 작품을 해 놓고, 연속된 시리즈로 다른 작품을 만들고 있죠. 이곳 카페를 열기 전에는 거의 매일 전문서적을 펼쳐놓고, 각 작품에 쓰인 디자인이나 색상을 체크했어요. 주얼리에 대한 관심은 초등학교 때부터 많았는데요. 액세서리를 리폼해서 쓰는 걸 좋아했어요. 요즘은 바이어로부터 의뢰가 많은 데다가 카페 일까지 겹쳐 신작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는데요. 어느 정도 바쁜 게 정리되면 다시 패브릭 작업에 전념할 계획이에요."
전 작가는 작업 대부분의 모티브를 자연에서 얻고 있다. 꽃밭을 상징화한 브로치라든가 나비를 닮은 펜던트 등 종류도 다양하다. 그중 오리엔탈적인 색채가 물씬 풍기는 목걸이 컬렉션은 이국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문양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제가 작업한 주얼리를 보면 심플한 디자인은 거의 없어요. 산호나 호박, 가넷 같은 보석들을 겹겹이 배치해 포인트를 주지요. 목걸이에도 펜던트를 여러 개 달아 딸랑딸랑 만드는 게 좋더라고요. 제 예명인 Charmed의 어원이기도 하답니다."
"요즘에는 로만글라스(로마유리공예)를 가공해서 장식으로 쓰고 있어요. 로만글라스는 자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색상이 특징이지요. 또 로만글라스는 인공원석이 자연에서 재가공된 거라 각각의 보석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것이기도 해요."
전 작가는 20살 무렵부터 공예를 시작했다. 당시 그가 관심을 가졌던 소재는 은이었다. 한지공예와 칠보공예를 했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전 작가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공예에 눈을 떴다. 정 작가는 "어머니가 밖에 나갔다 오시면 늘 신기한 공예품이나 미술품을 가지고 오셨었다"며 말을 이었다.
심플한 디자인보다 겹겹이 배치해 포인트
매력적인 패브릭 시리즈로 여심 사로잡아
"은을 한땀한땀 두드리는 은공예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박람회차 터키를 갔다가 이스탄불에서 패브릭 공예에 꽂힌 거죠. 패브릭을 바탕으로 지금 하고 있는 원석을 가미하면 좋겠다. 황금색 레이스 위에 파란 보석을 달면 얼마나 예쁠까 했죠. 사실 많은 공예가가 보석을 쓰는 건 시각효과도 있겠지만 물성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에요. 한 번 가져가면 평생을 써야 하잖아요. 그래서 팔찌 하나에도 특이한 효과를 넣고 싶어요. 사람들이 했을 때 기억에 남는 액세서리 같은 거요."
언젠가 전 작가는 남자를 위한 주얼리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자 역시 주얼리를 필요로 하는 수요가 증가했다는 게 전 작가의 설명이다. 그에게 주얼리는 사람들의 자신감을 높여주는 매개이자 행복을 전하는 선물이다.
"어떤 사람들은 유명해지려면 한 가지 스타일만 만들라고 하는데요. 사는 사람 입장에서 매번 똑같은 스타일의 귀걸이를 할 수는 없잖아요. 여자들이라면 알겠지만 귀걸이를 안 하면 허전해서 외출을 못한다든가 하는 게 있어요."
"정말 아무것도 아닌 목걸이 하나로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아지기도 하고요. 여기 있으면 '저는 주얼리를 잘 안 해요'라고 하시는 분들을 종종 봬요. 그런데 정작 목걸이를 착용하고 거울을 보시면 마음에 쏙 들어 하시는 거예요. 어찌나 기쁘던지. 자신을 꾸밀 줄 아는 분들이 제 주얼리를 하고 작은 행복을 느끼셨으면 좋겠어요.”
행복의 선물
전 작가의 작품들 중에선 '라피스 라줄리'가 쓰인 것들이 많다. 신비한 푸른 색의 보석. 힘과 지혜, 그리고 사랑의 기원석인 라피스 라줄리처럼 전 작가는 보석 같은 마음으로 우리 삶에 용기를 북돋고 있다.
<전주영 작가는?>
▲2013 글로벌 소싱페어, 상하이
▲2012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오픈마켓, 코엑스
▲2011 G-TRADE페어, 킨텍스
▲2010 공예트렌드페어, 코엑스
▲대한민국 공예품 대전, AT센터
▲G-TRADE페어, 터키 이스탄불
▲개인전 / 2010 은장신구 5인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