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 가슴에 못질한 사람들 ①무능 정부의 민낯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도 침몰했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 전체가 충격과 깊은 슬픔에 빠졌다. 476명(잠정집계)의 승객 중 302명이 실종 및 사망한 초대형 사고인데다 희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떠나던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모든 국민이 간절히 바라던 기적은 없었다. 대신 피해를 더 키운 정부의 늑장 대처, 안일한 대응 등으로 인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드러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직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유달리 '안전'을 강조했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명칭을 바꿔 '국민 안전'에 대한 정부의 높은 관심과 의지도 여실히 드러냈다. 출범 후 1년이 지날 무렵인 지난 2월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는 당시 안행부 수장이었던 유정복 장관이 "지난해 50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 10명이 넘는 사건·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라며 정부의 안전 정책과 성과를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안전' 강조한
'불안전' 정부

하지만 불과 3일 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진행 중이던 대학생 10명이 생명을 잃고, 204명이 상해를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또 두 달 뒤인 지난 16일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을 포함한 476명이 탑승했던 여객기 세월호가 진도 해상 인근에서 침몰하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자는 배가 침몰하기 직전 스스로 여객선을 탈출한 승객 174명뿐이며 302명의 승객이 실종 및 희생됐다. 사건 발생 열흘이 넘도록 실질적 구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구조당국은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초동 대처, 부처 간 엇박자, 안일한 구조활동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잘못된 총체적 무능
무능력·무기력·무책임…예고된 인재


당국의 무능했던 대처과정을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되기 전 해경의 구조활동은 배 밖으로 스스로 나오는 선원과 승객들에 대한 구조로 국한됐다. 해경에 앞서 도착한 어선들의 구조활동과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소극적 구조활동을 펼쳐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해경 측은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세월호는 이미 왼쪽으로 50도 넘게 기울었기 때문에 수중 특공대가 아니면 여객선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서해해양청 소속 특공대가 사고당일 목포항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출발은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20분이 지나서였다.

뒤늦게 도착한 특공대의 선체 진입 시도는 배가 완전히 뒤집힌 지 한 시간 가까이 지난 11시20분께부터 시작됐고, 이마저도 조류가 강하다는 이유로 진입 시도 15분여 만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 민간 구조전문가는 "처음부터 구조 전문 특공대가 같이 출동해 선체 내 수색을 하거나 출동한 해경이 승객들이 배에서 탈출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했다면 더 많은 인원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일한 상황인식
기본도 못한 대응

그러나 한 해경 간부는 "배를 탈출한 승객 80명을 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니냐"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실언을 하기도 했다. 오히려 해경보다 먼저 도착한 어선들이 탈출한 승객들을 더 많이 구조한 셈인데도 해경 일부에선 "이정도면 됐다"는 납득하기 힘든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경은 해당 간부를 즉각 직위해제했지만 초동 대처가 중요한 구조활동을 안일하게 했던 해경의 초동 대응 실패를 감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으로 나눠진 지휘라인은 엇박자를 내며 정상적으로 지휘체계가 가동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구조와 관련한 정보전달도 각 기관별로 언론에 전달하다보니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실종자 가족들은 더욱 큰 고통을 겪었다.
 

특히 기본 중의 기본인 승객들의 총인원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는데, 그간 정부는 "집계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라는 이유를 대며 전체 승객 수를 '476명→477명→459명→462명→476명' 등으로 수차례 번복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21일 외국인 시신 3구를 수습하면서 정부당국이 발표한 승객 명단에 없던 리샹(46)씨가 희생자로 확인되며 수차례 정정을 한 구조당국의 476명 발표도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났다.


구조자 집계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최초 단원고 학생, 교사 '전원 구조'에서 '164명→174명→175명→176명→179명→174명' 등으로 수차례 구조자 현황이 바뀌었다.

당국이 밝힌 수색 작업 관련 브리핑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당국은 사고 당일 함정 167척, 항공기 29대, 잠수요원 512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사비를 털어 배를 빌려 사고 인근 해역에 다녀온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들은 "사고 다음날까지도 사실상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해경은 "대책본부에서 주는 정보대로만 알고 있다"고 했고, 총리가 주도하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해경에서 파악하고 있다"며 모른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승선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에 무엇을 기대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신도 바뀌는
황당한 대응

희생자의 시신이 뒤바뀐 황당한 사례도 수차례 반복되며 희생자 가족들을 두 번 울렸다. 지난 17일 김모양으로 알려졌던 시신은 다른 반 김모양으로 확인돼 목포에서 안산으로 시신이 옮겨졌다가 다시 목포로 되돌아갔다. 지난 21일 새벽에는 안산 제일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진 시신이 이모군으로 알려졌으나 DNA 검사 결과 심모군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장모군의 시신이 '가족과 불일치 한다'는 통보를 받고 유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장군으로 알았던 시신은 다음날 오전 발인을 앞두고 있어 하마터면 다른 시신을 아들로 오인해 장례절차를 마칠 뻔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가 다른 부모의 품에서 장례절차를 지내다가 뒤늦게 진짜 부모의 품으로 되돌아온 황당한 사건을 겪은 가족들은 절규했고, 정부의 어이없는 실수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해경 관계자는 "사고 후 장시간 물 속에 있던 시신이 수습되다보니 가족도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현지에서 DNA 확인 없이는 이송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부모들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시신을 가인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실종·희생자 가족들
깊은 슬픔 넘어 분노
정부 신뢰 바닥 추락

국가의 존재 이유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지만 정부는 하나부터 열까지 우왕좌왕, 갈팡질팡, 거짓말에 책임 떠넘기기까지 그야말로 수준 이하의 재난 대응책을 잇달아 보이며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이에 아직 자식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한 학부모는 지난 22일 정부와 공무원들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글을 진도 팽목항의 시신확인실 천막에 쓰기도 했다. 이 학부모는 글에서 "저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 땅에 살아가고 있지만 현재 살아있다는 자체가 부끄럽기만 하다" "계속되는 인재에도 재난대비 매뉴얼도 없고, 지휘체계는 엉망진창에다 거짓말만 일삼는 이 '무능한 정부'를 어떻게 해야 하나?" "둘째 자식에게 이 나라 이 땅에 사는 한 이 무능한 정부와 관료들을 믿지 말라고 가르칠 것이고, 가능하다면 이 땅을 떠나라고 가르칠 것이다" 등의 말을 적었다.
 

"정부 대응을 보고 있자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는 얘기는 실종 가족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여온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박근혜 대통령은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며 공무원들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그러나 안전을 최우선 한다면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 놓지도 않고 질타만 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현장에 내려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더니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다"며 "국민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 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을 반드시 안전행정과 책임행정을 이뤄서 신뢰와 믿음의 벽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공직자들은 주인의식과 열정, 사명감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초기대응 과정에서 혼선을 빚고 피해 가족들을 배려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실종자 수습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피한
공무원 질타?

이러한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행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본적으로 구조가 최우선이기에 정부의 대응 실패를 꼼꼼히 따지고 있지는 않지만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는 대로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드러난 정부의 실패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새민련 핵심관계자는 "역대 최악의 재난사고에 이어 역대 최악의 재난대처를 보여주고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무능력, 무책임, 무기력한 모습에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박근혜호도 침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외신 반응 "정부가 무능해 아이들 죽었다"

세월호 참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외신들은 사고 직후 박근혜정부의 대처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1일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변경하며 안전강화를 홍보해 온 박근혜정부가 이번 사고에서 구조대가 침수하는 배 안에서 고교생을 구조하지 못하고 물에 잠긴 여객선 내부 수색 시작까지 3일 이상이 걸렸다"며 "정부가 무능해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불신감이 한국 사회 전체를 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세월호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와 공무원은 이미 국민에게 불신의 낙인이 찍혔다"며 "안행부 대책본부와 해경, 해군, 해양수산부가 제각각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BBC>는 한국 정부의 구조 작업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는 한편, 더딘 구조 작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려는 피해 학부모들을 경찰로 강제로 막았던 정부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2년 1월13일 이탈리아에서도 세월호 침몰과 유사한 선박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장의 신속한 대처로 배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4234명 대부분이 구출됐고, 사망자는 32명에 그쳤다.

이처럼 선박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참사에 대한 무능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여타 선진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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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