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유가족 가슴에 못질한 사람들 ①무능 정부의 민낯

세월호와 함께 대한민국도 침몰했다

[일요시사=정치팀] 허주렬 기자 = '세월호 참사'로 대한민국 전체가 충격과 깊은 슬픔에 빠졌다. 476명(잠정집계)의 승객 중 302명이 실종 및 사망한 초대형 사고인데다 희생자 대부분이 수학여행을 떠나던 어린 학생들이기 때문이다. 실종자 수색 과정에서 모든 국민이 간절히 바라던 기적은 없었다. 대신 피해를 더 키운 정부의 늑장 대처, 안일한 대응 등으로 인해 정부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번 사고로 드러난 무능한 정부의 민낯을 들여다봤다.

박근혜정부는 출범 직후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유달리 '안전'을 강조했다.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명칭을 바꿔 '국민 안전'에 대한 정부의 높은 관심과 의지도 여실히 드러냈다. 출범 후 1년이 지날 무렵인 지난 2월14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는 당시 안행부 수장이었던 유정복 장관이 "지난해 50년 만에 처음으로 사망자 10명이 넘는 사건·사고가 단 한 건도 없었다"라며 정부의 안전 정책과 성과를 자화자찬하기도 했다. 

'안전' 강조한
'불안전' 정부

하지만 불과 3일 뒤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로 오리엔테이션 행사를 진행 중이던 대학생 10명이 생명을 잃고, 204명이 상해를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또 두 달 뒤인 지난 16일에는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나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 325명을 포함한 476명이 탑승했던 여객기 세월호가 진도 해상 인근에서 침몰하는 초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자는 배가 침몰하기 직전 스스로 여객선을 탈출한 승객 174명뿐이며 302명의 승객이 실종 및 희생됐다. 사건 발생 열흘이 넘도록 실질적 구조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구조당국은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미흡한 초동 대처, 부처 간 엇박자, 안일한 구조활동 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잘못된 총체적 무능
무능력·무기력·무책임…예고된 인재


당국의 무능했던 대처과정을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세월호가 진도 인근 해상에서 전복되기 전 해경의 구조활동은 배 밖으로 스스로 나오는 선원과 승객들에 대한 구조로 국한됐다. 해경에 앞서 도착한 어선들의 구조활동과 큰 차이가 없었던 셈이다.

소극적 구조활동을 펼쳐 피해를 키운 것 아니냐는 지적에 해경 측은 "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세월호는 이미 왼쪽으로 50도 넘게 기울었기 때문에 수중 특공대가 아니면 여객선 진입이 불가능했다"고 해명했다. 서해해양청 소속 특공대가 사고당일 목포항에서 대기하고 있었지만 출발은 최초 신고가 접수된 지 1시간20분이 지나서였다.

뒤늦게 도착한 특공대의 선체 진입 시도는 배가 완전히 뒤집힌 지 한 시간 가까이 지난 11시20분께부터 시작됐고, 이마저도 조류가 강하다는 이유로 진입 시도 15분여 만에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다. 한 민간 구조전문가는 "처음부터 구조 전문 특공대가 같이 출동해 선체 내 수색을 하거나 출동한 해경이 승객들이 배에서 탈출하도록 지속적으로 유도했다면 더 많은 인원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안일한 상황인식
기본도 못한 대응

그러나 한 해경 간부는 "배를 탈출한 승객 80명을 구한 것만으로도 대단한 것 아니냐"는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실언을 하기도 했다. 오히려 해경보다 먼저 도착한 어선들이 탈출한 승객들을 더 많이 구조한 셈인데도 해경 일부에선 "이정도면 됐다"는 납득하기 힘든 안일한 인식을 갖고 있었던 셈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해경은 해당 간부를 즉각 직위해제했지만 초동 대처가 중요한 구조활동을 안일하게 했던 해경의 초동 대응 실패를 감추기는 어려워 보인다.

게다가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등으로 나눠진 지휘라인은 엇박자를 내며 정상적으로 지휘체계가 가동되지 못했다. 마찬가지로 구조와 관련한 정보전달도 각 기관별로 언론에 전달하다보니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들이 언론을 통해 공개돼 실종자 가족들은 더욱 큰 고통을 겪었다.
 

특히 기본 중의 기본인 승객들의 총인원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는데, 그간 정부는 "집계 과정에서 착오가 있었다"라는 이유를 대며 전체 승객 수를 '476명→477명→459명→462명→476명' 등으로 수차례 번복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지난 21일 외국인 시신 3구를 수습하면서 정부당국이 발표한 승객 명단에 없던 리샹(46)씨가 희생자로 확인되며 수차례 정정을 한 구조당국의 476명 발표도 엉터리라는 것이 드러났다.


구조자 집계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였다. 최초 단원고 학생, 교사 '전원 구조'에서 '164명→174명→175명→176명→179명→174명' 등으로 수차례 구조자 현황이 바뀌었다.

당국이 밝힌 수색 작업 관련 브리핑도 거짓말로 드러났다. 당국은 사고 당일 함정 167척, 항공기 29대, 잠수요원 512명을 투입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사비를 털어 배를 빌려 사고 인근 해역에 다녀온 실종자와 희생자 가족들은 "사고 다음날까지도 사실상 구조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책임을 통감하기는커녕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해경은 "대책본부에서 주는 정보대로만 알고 있다"고 했고, 총리가 주도하는 범정부 사고대책본부는 "해경에서 파악하고 있다"며 모른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에 따라 사고 발생 열흘이 지나도록 승선 인원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정부에 무엇을 기대하겠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시신도 바뀌는
황당한 대응

희생자의 시신이 뒤바뀐 황당한 사례도 수차례 반복되며 희생자 가족들을 두 번 울렸다. 지난 17일 김모양으로 알려졌던 시신은 다른 반 김모양으로 확인돼 목포에서 안산으로 시신이 옮겨졌다가 다시 목포로 되돌아갔다. 지난 21일 새벽에는 안산 제일병원 장례식장으로 옮겨진 시신이 이모군으로 알려졌으나 DNA 검사 결과 심모군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지난 23일에는 장모군의 시신이 '가족과 불일치 한다'는 통보를 받고 유족들은 망연자실했다. 장군으로 알았던 시신은 다음날 오전 발인을 앞두고 있어 하마터면 다른 시신을 아들로 오인해 장례절차를 마칠 뻔했기 때문이다. 

자신의 자녀가 다른 부모의 품에서 장례절차를 지내다가 뒤늦게 진짜 부모의 품으로 되돌아온 황당한 사건을 겪은 가족들은 절규했고, 정부의 어이없는 실수에 분통을 터뜨렸다.

이와 관련해 해경 관계자는 "사고 후 장시간 물 속에 있던 시신이 수습되다보니 가족도 얼굴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며 "현지에서 DNA 확인 없이는 이송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지만 일부 부모들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시신을 가인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명했다.

실종·희생자 가족들
깊은 슬픔 넘어 분노
정부 신뢰 바닥 추락

국가의 존재 이유는 기본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지만 정부는 하나부터 열까지 우왕좌왕, 갈팡질팡, 거짓말에 책임 떠넘기기까지 그야말로 수준 이하의 재난 대응책을 잇달아 보이며 정부의 위기 대응 능력에 대한 불신을 키웠다.

이에 아직 자식의 생사를 확인하지 못한 한 학부모는 지난 22일 정부와 공무원들의 무능함을 질타하는 글을 진도 팽목항의 시신확인실 천막에 쓰기도 했다. 이 학부모는 글에서 "저 또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 이 땅에 살아가고 있지만 현재 살아있다는 자체가 부끄럽기만 하다" "계속되는 인재에도 재난대비 매뉴얼도 없고, 지휘체계는 엉망진창에다 거짓말만 일삼는 이 '무능한 정부'를 어떻게 해야 하나?" "둘째 자식에게 이 나라 이 땅에 사는 한 이 무능한 정부와 관료들을 믿지 말라고 가르칠 것이고, 가능하다면 이 땅을 떠나라고 가르칠 것이다" 등의 말을 적었다.
 

"정부 대응을 보고 있자면 울화통이 터질 지경이다"는 얘기는 실종 가족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들여온다.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박근혜 대통령은 강력히 책임을 묻겠다며 공무원들을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그러나 안전을 최우선 한다면서 제대로 된 시스템을 만들어 놓지도 않고 질타만 하는 것이 정상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열고 "현장에 내려가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더니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다"며 "국민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 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고 있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국민의 정부에 대한 불신의 벽을 반드시 안전행정과 책임행정을 이뤄서 신뢰와 믿음의 벽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모든 공직자들은 주인의식과 열정, 사명감을 가지고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주시길 다시 한 번 당부드린다"고 강조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지난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영상국무회의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정부가 초기대응 과정에서 혼선을 빚고 피해 가족들을 배려한 충분한 조치가 이뤄지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대통령을 대신해 사과했다. 이어 지난 27일에는 실종자 수습이 완료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책임을 통감하고 총리직을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피한
공무원 질타?

이러한 정부의 어처구니없는 행보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은 기본적으로 구조가 최우선이기에 정부의 대응 실패를 꼼꼼히 따지고 있지는 않지만 실종자 수색이 완료되는 대로 세월호 침몰 사건에서 드러난 정부의 실패를 정리해 발표할 예정이다.

새민련 핵심관계자는 "역대 최악의 재난사고에 이어 역대 최악의 재난대처를 보여주고 있다"며 "박근혜정부의 무능력, 무책임, 무기력한 모습에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하고 있다. 세월호 침몰과 함께 박근혜호도 침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carpedie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외신 반응 "정부가 무능해 아이들 죽었다"

세월호 참사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는 외신들은 사고 직후 박근혜정부의 대처를 강하게 질타하고 나섰다.

일본 <교도통신>은 지난 21일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변경하며 안전강화를 홍보해 온 박근혜정부가 이번 사고에서 구조대가 침수하는 배 안에서 고교생을 구조하지 못하고 물에 잠긴 여객선 내부 수색 시작까지 3일 이상이 걸렸다"며 "정부가 무능해 구조를 기다리는 아이들이 죽어간다는 불신감이 한국 사회 전체를 덮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환구시보>는 "세월호 사건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와 공무원은 이미 국민에게 불신의 낙인이 찍혔다"며 "안행부 대책본부와 해경, 해군, 해양수산부가 제각각 따로따로 움직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영국 <BBC>는 한국 정부의 구조 작업이 너무 느리다고 지적하는 한편, 더딘 구조 작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청와대로 가려는 피해 학부모들을 경찰로 강제로 막았던 정부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2년 1월13일 이탈리아에서도 세월호 침몰과 유사한 선박 사고가 발생했지만 이탈리아 해안경비대장의 신속한 대처로 배에 탑승했던 승객과 승무원 4234명 대부분이 구출됐고, 사망자는 32명에 그쳤다.

이처럼 선박 사고는 언제, 어디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참사에 대한 무능한 정부의 안일한 대처는 여타 선진국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일이다. <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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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