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자리잡은 일본음식 바람

우리 입맛 사로잡은 일본음식은?

최근 외식 시장에는 일본식 음식점 바람이 불고 있다. 돈가스, 이자카야, 고로케 등 이미 상당 수준 우리에게 친숙해져 있는 아이템은 맛을 업그레이드하고 합리적 가격을 내세움으로써 저변을 확대하고 있고, 도시락 라멘 우동 회전초밥 스시 등 일본 내 유명 브랜드들도 국내 동반성장 정책에 따른 국내 외식기업의 시장 진출이 주춤한 사이 한국 시장을 속속 파고들고 있다.

한국화한 돈가스, 이자카야, 고로케
친숙함과 합리적 가격으로 인기

대다수의 일본인들이 한국 문화를 좋아하듯이, 한국인 역시 일본의 외식 문화를 기꺼이 받아들여 일본 음식이 우리 생활에 깊게 자리잡고 있는 요즘이다.
창업전문가들은 “생활수준이 높아지면서 품질과 서비스로 대표되는 일본 외식 문화가 국내 시장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며, “국내 소비자들이 음식에서 힐링과 웰빙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프리미엄 식품을 선호함에 따라 이 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화로 저변 확대

근래 주목할 만한 업종은 일본식 돈가스와 이자카야 전문점이다. 두 업종이 국내에 상륙한 지는 이미 수십 년이 지났지만, 그 동안 품질과 가격 측면에서 모두 소비자의 만족을 얻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몇 년 사이 이러한 흐름이 바뀌면서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점포들이 등장, 눈에 띄게 확산되고 있다.
일본식 돈가스는 대중화된 중저가형 분식점 돈가스에서 벗어나 합리적 가격을 내세우는 한국화된 고품질 일본식 돈가스가 증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하루엔소쿠’(www.haruensoku.co.kr)는 저가 분식 돈가스 시장과 고가 프리미엄 돈가스시장으로 양분되어 있던 시장 틈새를 공략했다. 일본 정통식 돈가스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양파, 토마토, 크림소스를 이용한 ‘소스돈가스’를 개발, 콘셉트로 잡은 것이 특징이다. 품질은 기존 고급 프리미엄 돈가스 전문점과 비슷한 수준이면서 가격은 30% 정도 저렴한 8000~1만1000원대의 중간 가격대로 낮추었다.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는 모던한 인테리어와 한국 소비자 입맛에 맞춘 메뉴로 인기를 더해 가고 있다. 서울 이태원에 있는 ‘천상’은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의 단품 요리들을 우리나라 사람의 입맛에 맞게 내놓는다. 싱싱한 모듬회와 참숯으로 즉석에서 구워내는 각종 꼬치구이, 오징어 내장으로 국물 맛을 낸 이끼다와야끼 등 150여 가지 메뉴를 선보인다. 점심에는 라멘, 돈가스, 알밥, 돈부리 등 식사메뉴를 판매해 고객층이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하다. 골목상권에 입점하고 메뉴가격을 중심상권 대형 이자카야보다 30% 가량 저렴하게 책정하여 아담한 공간에서 꼬치 한 개에 사케 한 잔 혹은 소주 반병을 즐길 수 있는 동네 주점으로 정착시킨 것이다.
가장 최근에 인기 있는 업종 중 하나는 수제 고로케 전문점이다. 고로케는 프랑스 요리인 크로켓(croquette)이 네덜란드를 거쳐 일본으로 들어오면서 굳어진 이름으로, 돈가스, 카레라이스와 함께 일본의 3대 양식으로 알려져 있다. 고로케는 과거 동네빵집에서 흔하게 접하며, 남녀노소, 세대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빵으로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의 음식이다. 이러한 고로케가 값비싼 외식 대신 소박한 간식을 통해 만족감을 추구하려는 소비트렌드와 맞물리면서, 최근 가장 핫한 아이템 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냉동빵을 튀겨낸 일반 고로케에서 벗어나 손으로 반죽과 소를 만들고, 반죽형태나 소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등 맛과 품질을 높여 추억을 좇는 중장년층은 물론 젊은층에게도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서울의 ‘함무바라수제고로케’ ‘압구정고로케’ ‘명동고로케’ ‘강남수제고로케’ ‘오군수제고로케’ 등이 있고, 부산 동래구의 ‘더 고로케’, 대구 남구의 ‘정싸롱고로케’와 대구 중구의 ‘반월당고로케’ 등이 있다.
수제 고로케 전문점은 테이크아웃 판매로 창업비용이 적게 들고, 단일 메뉴로 조리가 간편하기 때문에 특히 초보 창업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대중성 확보한 일식

일본풍 외식 전문점의 인기는 최근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 외식 브랜드들의 국내시장 진출에서도 읽을 수 있다. 이러한 양상은 한국 소비자들이 일본 음식에 대한 거부감이 줄어든 점과 더불어 최근 동반성장위원회의 국내 외식 대기업 사업 확장 자제 권고에 따른 적극적인 국내 진출에 따른 것. 현재 국내에 진출해 있는 세계 최대 회전초밥 브랜드 ‘스시로’, 일본 도시락 1위 브랜드 ‘호토모토’, 저가 스시전문점 ‘갓덴스시’, 셀프식 우동전문점 ‘마루가메제면’ 등이 한국에 대한 시장 확대를 계획한 만큼, 일본 외식 브랜드들의 공격적인 확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식은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음식문화다. 횟집에서 이자까야, 돈가스, 고로케까지 다양한 업종들이 있지만 크게 성공한 브랜드는 별로 없다. 이는 일식의 경우 소스나 양념의 맛을 살리는 우리나라 음식문화와 달리 재료 본연의 맛을 살리는 음식 특성 등으로 섬세한 조리 실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식 전문점을 창업할 때는 무엇보다 음식 조리에 대한 기술 습득과 주방장 확보에 대한 계획이 선행되어야 한다.
돈가스와 고로케의 경우 일본에서 건너온 단팥빵처럼 이미 상당 수준 한국화되어 있으므로 지나치게 일본색을 앞세우기보다는 한국인 취향에 맞는 인테리어를 갖추고 적극적으로 우리 음식이라는 인식하에 우리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을 지속적으로 해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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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조국 사면’ 군불 때는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풀어주느냐, 마느냐, 이재명 대통령이 깊은 고심에 빠졌다. 8·15 특별사면·복권 명단에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의 이름이 올라오면서다. 한때 아군이었던 조 전 대표의 정치 생명이 용산의 선택에 달렸다. 조국혁신당은 물론 문재인 전 대통령과 친문계까지 사면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 7일 이재명정부의 첫 특별사면을 준비하기 위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열렸다. 이날 특별사면 명단에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전 대표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관심이 급상승했다.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복권 건의 대상자를 검토하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이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오는 12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설에 부채질 조 전 대표는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혐의로 지난해 12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실형을 확정받았다. 조 전 대표의 만기 출소 예정일은 내년 12월15일이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이 이뤄질 경우 출소 시기는 앞당겨질 수 있다.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기소 자체가 검찰의 무리한 시도였다고 보는 만큼 이번 정권에서 검찰개혁을 이뤄내고 정의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보고 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은 지난 대선 정국서 “조 전 대표가 보고 싶지 않느냐”며 “(이재명 후보가)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크게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시 이재명 후보의 당선이 곧 조 전 대표의 사면이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전달한 것이다. 조 전 대표의 부인인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 또한 비슷한 시기에 ‘더1찍 다시 만날 조국’이라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이 후보의 당선과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동일시했다. 이렇듯 혁신당은 지난 총선과 대선 등에서 일궈낸 업적을 청구서 삼아 은근한 눈치를 보냈고, 최근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내 친문(친문재인)까지 목소리를 키우면서 이 대통령을 전방위로 둘러쌌다. 지난달 30일 친문계인 민주당 고민정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조 전 대표와의 접견 사실을 알리며 “특유의 미소가 여전하고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적개심이 많을 법도 한데 오히려 긍정 에너지가 가득하다. 그래서인지 자꾸 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고 마음의 빚을 지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적었다. 이어 “조국의 사면을 많은 이들이 바라는 이유는 검찰개혁을 요구했던 우리가 틀리지 않았음을 그의 사면을 통해 확인받고 싶은 마음 아닐까”라며 “야수의 시간과 같았던 지난 겨울 우리가 함께 외쳤던 검찰개혁이 틀리지 않았음을, 서로 생각은 달라도 통합과 연대라는 깃발 아래 모두가 함께 있었음을 확인받고 싶은 마음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국민통합 일환? 이 결정만 남아 친문계에 문까지 팔 걷어붙여 친명(친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민주당 김영진 의원 역시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통합을 위한 측면에서 넓게 사면 복권에 관한 판단을 할 때가 되지 않았나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이 문제는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통령께서 판단할 문제라 보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문 전 대통령이 용산 측에 조 전 대표의 사면 의견을 직접 전달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 5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을 찾은 우상호 정무수석을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은 의견을 전달했고, 우 수석은 “뜻을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김원기·임채정·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민주당 출신인 전 국회의장도 가세했다. 이들은 입장문을 통해 “지금 우리 사회에 필요한 것은 책임을 수용한 이들에 대한 절제된 관용”이라며 “대통령께서 국민 통합의 뜻을 담아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한 개인의 구제가 아니라 극한 대립과 갈등의 시기를 겪어내며 상처 입은 우리 사회 공동체에 건네는 ‘공정한 매듭과 위로’의 손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방에서 사면 요청이 쇄도하자 대통령실은 막판 고심에 빠졌다. 앞서 지난 5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사면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이라며 “사회적 약자와 민생 관련 사면에 대해 일차적으로 검증 및 검토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인 사면에 관해 다양한 의견들을 수렴 중”이라며“아직 최종적인 검토 내지는 결정에는 이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혁신당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조 전 대표가 수감 된 지 8개월이 지났는데 혁신당은 아직도 권한대행 체제다.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만도 한데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뭐겠느냐”며 “이정부가 들어서자마자 조 전 대표가 사면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가 돌아와서 혁신당이 이전 같은 명성을 되찾길 기다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혁신당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된 때에는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많은 득표로 선출된 최고위원이 남은 임기 동안 당대표의 권한을 대행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김선민 권한대행이 내년 7월까지 조 전 대표의 임기를 대신해 자리를 지킬 의무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당초 조 전 대표가 자신의 수감 생활을 예측하고 자리를 보전하기 위해 이러한 당헌·당규를 개정한 게 아니냐는 주장도 나온다. 8개월째 대행 체제 혁신당 “확신” 믿을 구석 있었나 내년 지방 선거를 위해서라도 혁신당은 조 전 대표의 사면이 필요하다. 구심점이 없고 ‘조국’혁신당이라는 이름만 존재하는 지금으로서는 지난 보궐선거만큼의 역량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다. 민주당은 딜레마에 빠졌다. 국정 초기부터 자녀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등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복역 중인 인사를 사면했다가는 ‘범죄자 프레임’에 함께 걸려들 수 있다. ‘조국 사태’에 거부감을 느낀 지지자들의 이탈도 고려해야 하는 지점이다. 반면 사면 요청을 거절할 경우 오히려 조 전 장관의 정치력을 키우는 등 일종의 서사를 부여할 수 있다. 조 전 대표는 본인의 사면에 대해 큰 뜻을 밝히지 않아 오히려 지지층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란 해석이다. 민주당에 있어 조 전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의 ‘변수’다. 지난 총선서 호남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킨 혁신당이기에 조 전 대표가 정치권에 돌아온다면 진보진영 텃밭을 둘러싼 두 정당 간의 경쟁과 그로 인한 잡음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조 전 대표의 사면을 단정하기는 이르지만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그의 행보를 예측하고 나섰다. ‘자유의 몸’이 될 경우 이른 시일 안에 전당대회를 치러 다시 한번 당대표직을 거머쥐고 내년 지방 선거를 진두지휘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일각에서는 조 전 대표가 부산 시장 등으로 직접 선거에 출마할 가능성도 보고 있다. 어디로 튈까 민주당은 최종 사면 명단이 공개되기 전까지 별다르 입장을 내지 않겠다는 분위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지난 7일 문 전 대통령을 예방했지만, 이날 조 전 대표의 사면 논의는 나오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제 공은 이 대통령에게 넘어왔다. 단 한 사람의 정치 인생이 걸린 문제지만 그의 복권은 정치 진영을 흔들기에 충분하다. 여러 가지 변수와 상수가 존재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최종 선택에 이목이 쏠린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