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뒷담화> 신현준 매니저 폭행 사건에 떠는 연예인들

공인이면 공인답게…

폭행 시비에 휘말렸던 배우 신현준이 매니저가 고소를 취하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지난 9월28일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매니저 J씨가 신현준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J씨가 신현준이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사과했고 본인에게도 사과의 뜻을 표시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현준과 매니저 사이 핑퐁 게임처럼 오갔던 폭행 공방전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하지만 연예가엔 다시 한 번 경각심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신현준 공개 사과로 사건 일단락…연예가는 긴장감 고조
평소 ‘손찌검한다’ 소문난 연예인들 매니저 입단속 나서


신현준 폭행 사건은 매니저 J씨가 지난 9월23일 오후 9시 서울 강남경찰서에 신현준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며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불거졌다.
이후 J씨는 신현준으로부터 상습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로 번졌다.

비인간적 처사 개선돼야 공감대로 이어지고 있어

J씨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상습적으로 폭언과 폭행을 당했다”며 “2006년 미국 하와이국제영화제 참석 때, 일본 드라마 <윤무곡 론도> 촬영 도중, 8월 서울 강남의 모 피부과에서, 22일 상수동 주점에서 4차례에 걸쳐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늦게 깨우거나 승용차 세차를 늦게 하고 나왔다는 이유로 폭행당했다”고 고소장에 기술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신현준의 매니저를 맡았던 J씨는 2008년 중순 다른 기획사로 옮겼다가 올해 1월 신현준이 드라마 <카인과 아벨>을 찍을 때 다시 그의 일을 담당했다고 한다.
 “다시 일할 때 순수한 매니지먼트 업무만 맡기로 약속했지만 그가 달라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편한 술자리에서도 자존심이 무너질 때가 많았다”고 주장했다. J씨는 “지금은 아무도 믿지 못하겠다. 이번 일에 대해 합리적인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면서 신현준에 대한 공개 사과 요구는 물론 소속사 측에도 아쉬움을 전했다.

이에 신현준은 25일 심야에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자리에서 신현준은 상습 폭행은 아니지만 일처리를 잘하라고 가슴을 때린 적은 있다고 시인하며 “폭력은 있을 수 없다. 벌은 달게 받겠다”고 공개 사과했다.
사건은 일단락됐지만 신현준은 공인으로서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게 됐다. 신현준은 최근 책을 발간했고, 외국 진출을 추진하는 등 배우로서 의욕적으로 일을 처리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당분간 자숙의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당장 찍고 있는 영화 <가족사진>도 25일부터 촬영이 중단된 상태다.
이에 대해 신현준 측은 “충분한 사과를 받아서 취하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조만간 영화 촬영을 재개하겠지만 J씨와 일을 다시 하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전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함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명 영화배우 한류스타 E씨 수차례 폭행 소문도


신현준 폭행 사건은 이렇게 일단락됐지만 연예가는 다시 한 번 경각심과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연예계에서는 배우와 매니저 사이의 비인간적인 처사가 개선돼야 한다는 공감대로 이어지고 있다.
평소 손찌검을 자주 한다고 소문난 톱스타 A와 B 등의 소속사는 서둘러 매니저들의 입단속에 나섰다고 한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이들은 매니저를 폭행한 뒤 뒷마무리를 잘해(?) 문제가 없었지만 이번 사건을 보며 뜨끔했을 것이 분명하다”고 전했다.

연예인의 매니저 폭행은 흔치 않은 일로 지난 2007년 개그맨 C씨가 방송국에서 코미디 프로그램 녹화를 위해 대기하다 매니저 D씨가 버릇없이 군다며 뺨을 두 차례 때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바 있다. 당시 C씨의 화려한 폭행 전적은 언론에만 알려지지 않았을 따름이지 방송계에서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었다고 한다.
유명 영화배우 겸 탤런트인 한류스타 E씨는 매니저들 가운데 한 명인 F씨를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폭행을 가했다. 이에 F씨는 억울한 마음에 E씨를 고소하고 싶었지만 다른 연예인 매니저들에 비해 많은 월급을 받고 있었기에 그냥 참고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한다.

영화배우 G씨는 촬영에 들어가면 매니저가 기본적으로 3~4명은 바뀌기로 유명하다. 이유인즉슨 G씨는 몰입도가 다른 배우보다 뛰어나(?) 촬영이 끝날 때까지 그 캐릭터로 산다는 것. 매니저가 옆에서 비위 맞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가수 H씨의 매니저 I씨는 상습폭행은 물론 사기까지 당했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H씨는 일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I씨를 폭행했고 심지어는 I씨로부터 돈을 빌린 후 돈을 의도적으로 주지 않았다고 한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I씨가 돈을 달라고 했으나 오히려 협박을 당했다”고 전했다.

협박·회유 받는 일부 매니저들

이처럼 일부 매니저들의 경우 연예인들으로부터 온갖 협박과 회유를 받고 있다는 게 방송가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특히 가해 연예인이 A급 유명인일 경우 횡포는 이루 말 할 수가 없다고.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이들은 고소를 할 경우 연예계에서 계속 활동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쉽사리 말을 못하고 있다”며 “설령 고소를 한다고 해도 소속사를 앞세워 빠져나가거나 언론플레이를 통해 사실을 왜곡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냥 참고 살 수밖에 없다고 토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예인들은 공인들이다. 연예계의 한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낮과 밤의 모습은 흡사 야누스와 같다. 그들은 그간 언론플레이를 통해 깔끔하고 단정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지만 실상은 폭력을 일삼는 가해자들”이라고 말했다. 
물론 방송에서 비치는 모습대로 바른 생활을 하며 열심히 살아가는 연예인들도 많다. 가수의 꿈, 연기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온갖 모진 역경을 이겨내고 정상에 등극한 연예인들도 많이 있다.

다만 ‘스타’라는 허울 좋은 껍데기를 가면 삼아 자신의 권력과 지위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일부 질 나쁜 연예인들이 근절되지 않는 한 연예인들이 시청자들의 사랑과 공감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연예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거대자본을 가진 기획사가 연예인들의 전권을 관리했고 연예인들은 기획사의 지시에 따라 울며 겨자 먹기로 활동하거나 심지어 폭행을 당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연예인들이 막대한 수입을 바탕으로 매니저를 고용하고 스스로 기획사를 차리는 사례도 늘었다. 이로 인해 고용된 매니저들이 억울하게 구타를 당하고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함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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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