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특집> ⑤2014년 빛낼 14인

  • 강현석 angeli@ilyosisa.co.kr
  • 등록 2013.12.30 13:2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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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들었다 놨다 할 대세남 누구?

[일요시사=사회팀] 2014년에는 지방선거부터 월드컵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를 막론하고 큼지막한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다. 그 어느 해보다 다사다난할 것으로 전망되는 2014년의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일까. <일요시사>는 정치, 경제, 연예, 스포츠 등 모두 4개 분야에서 이른바 '대세'로 통할 인물들을 꼽았다. 대한민국을 빛낼(?) 14명의 '대세남'은 누구일까. 선정된 인물들의 면면을 통해 2014년의 대한민국을 미리 그려보자.




정치권은 2014년을 맞아 6·4 지방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다. 여야 모두 받아들 성적표에 따라 정국 주도권을 쥘 수 있어 총력전을 예고한 상황. 무엇보다 '표심이 곧 민심'인 정치권의 관심은 가장 많은 표가 쏠린 서울시장 선거에 몰릴 수밖에 없다.

[야권 기대주] 박원순

'2014년 대세남' 그 첫 번째 인물은 박원순 서울시장이다. 현직 서울시장이 갖고 있는 무게감과 여야 간 역학 관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박 시장은 단연 정치 부문의 첫째가는 인물로 손색없다.

정계 안팎에서 박 시장은 독주를 거듭하고 있는 박근혜정부의 유일한 대항마로 평가받는다. 범야권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박 시장은 여타 서울시장 후보군 중 가장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때문에 여권은 올 상반기 '박원순 때리기'에 온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박 시장 본인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정쟁의 한 가운데에 서게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만약 박 시장이 여권의 공세와 야권 일부의 견제를 이겨내고 재선에 성공한다면 '박원순 대세론'은 더욱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하지만 재선에 실패한다면 박 시장을 포함한 야권 전체는 회복할 수 없는 정치적 타격을 입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박 시장은 민주당 당적을 갖고 있지만 최근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과도 연결돼 있어 경우에 따라 정계개편의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이래저래 박 시장의 2014년 행보가 주목된다.

[친박 실세] 서청원

국회로 눈을 돌리면 7선 국회의원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2014년 대세남' 두 번째 인물은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이다. 박근혜정부 들어 정계에 복귀한 서 의원은 자타공인 친박의 핵심 실세로 꼽힌다.

당직이 없는 서 의원은 7·30 전당대회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다. 청와대의 의중도 서 의원에게 쏠려있다는 평가다. 경쟁자인 김무성 의원이 변수지만 서 의원이 여권 지형의 키를 쥔 인물임은 변함없다.

특히 전략통으로 알려진 서 의원은 당내외 굵직한 선거 때마다 실력을 발휘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당내에선 '조기 전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권을 서 의원에게 맡긴 뒤 이번 지방선거를 치르자는 것이다.

아직까진 가능성이지만 서 의원이 예정보다 이른 시점에 당권을 쥘 경우의 수를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어찌됐든 2014년은 서 의원을 위시한 주류 친박계 의원들의 득세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정계 다크호스] 홍정욱

'2014년 대세남' 세 번째 인물은 여권의 잠재적 대권후보인 홍정욱 전 의원이다. 홍 전 의원은 수려한 외모, 학벌, 언변은 물론 스타성까지 갖춰 정계 안팎의 비상한 관심을 끌어왔다.

야인 신분인 홍 전 의원은 가칭 '안철수 신당'과 연결되면서 정계 복귀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또 홍 전 의원은 정몽준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거물들이 즐비한 서울시장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실제 후보가 될 가능성 역시 낮지 않다는 평가다.

향후 후보군을 추리는 과정에서 홍 전 의원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질 것으로 보이며 경우에 따라 2014년 정치권 최대의 다크호스는 홍 전 의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국 주도할] 남재준 

정치권에서 꼽은 마지막 대세남은 남재준 국정원장이다. 국정원 내부 장악을 끝낸 것으로 알려진 남 원장은 박근혜정부의 호위무사 역할을 자임하며, 청와대로부터 높은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종북몰이'라는 각계의 비난에도 남 원장은 '공안 드라이브'를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의 평가가 극명히 엇갈리지만 남 원장의 영향력 자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최근 북한발 정보가 범람하는 것도 결국은 남 원장의 공이다. 현 정부가 국가안보를 핵심 기치로 내건 걸 생각하면 국정원의 역할은 확대될 수는 있어도 축소될 수는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청와대와 찰떡궁합을 과시하고 있는 남 원장은 앞으로도 공안정국의 한 축을 담당할 전망이다.

[삼성 후계자] 이재용

2014년 재계를 요약할 두 키워드는 '경영승계'와 '창조경제'다. 재계 서열 1·2위인 삼성가와 현대가는 2014년 내에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를 구축할 것으로 보이며, 최근 새 수장을 맞이한 KT는 박근혜정부의 주력 경제 성장 모델인 정보통신(IT) 사업에 올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일요시사>가 선정한 경제 부문 '2014년 대세남'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대세란 말로도 표현이 부족한 거물 중의 거물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아버지의 그늘에 가려 '미완의 황태자'로 불렸다. 하지만 2013년부터는 그룹의 대외업무를 도맡으며, 삼성가의 실질적인 '후계자'로 이미지를 굳혔다.


이 부회장은 아버지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외유가 잦았던 올 한 해 그룹 경영 전반을 아우르며 이 회장의 역할을 대행했다고 한다. 때문에 사실상 경영권이 이 부회장에게 넘어갔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이를 증명하듯 최근 삼성그룹은 삼성에버랜드의 제일모직 패션사업 인수, 삼성SDS의 삼성SNS 흡수합병 등 경영권 승계의 물꼬를 튼 상황이다. 본격적인 3세 경영 체제가 닻을 올린 삼성가에서 이 부회장의 존재는 주목될 수밖에 없다.

[현대차 황태자] 정의선

성공한 3세 경영인이자 이 부회장의 맞수로 불리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부회장의 행보도 관심이다. 경제 부문 두 번째 대세남인 정 부회장은 40대 경영인 중 가장 많은 3조5000억원대의 주식을 보유한 '슈퍼 리치'다.

정 부회장은 이 부회장보다 먼저 그룹의 후계자로 자리했다. 아버지인 정몽구 회장을 이어 '현대'란 브랜드를 세계 시장에 알릴 유산도 넘겨 받았다.

이미 기아자동차를 글로벌 브랜드로 격상시키며 경영 능력을 검증받은 그는 현대자동차로 돌아와 화려한 날갯짓을 예고하고 있다. '디자인 경영'을 앞세운 정 부회장이 세계적인 경기 불황 속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혁신 아이콘] 황창규

재벌가를 제외한 전문 경영인 중에선 황창규 KT그룹 회장이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4년 대세남으로 이름을 올린 황 회장은 박근혜정부가 사활을 걸고 있는 창조경제 성장 모델을 제시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그룹 출신으로 '혁신'의 기치를 내세운 황 회장이 '통신공룡' KT를 어떤 모습으로 바꾸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19금 전성기] 신동엽

2014년 연예가는 절치부심 끝에 재기에 성공한 '거인'들과 여심을 사로잡은 진짜 '대세남'들의 성장으로 순풍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이미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는 방송인 신동엽은 방송가에 '19금 코드'를 안착시키며 명실상부한 대세남으로 등극했다.

공중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진행 프로그램만 14개에 달하는 그는 성에 관대해진 시대상과 맞물려 천부적인 방송 감각을 유감없이 뽐내고 있다. 더구나 그의 라이벌인 방송인 유재석의 경우 출연이 공중파에 한정돼 있다는 점도 신동엽의 입장에선 유리한 부분이다.

케이블이 방송가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 신동엽의 스펙트럼이 다른 경쟁자들에 비해 폭넓다는 점은 '신동엽 시대'가 쉽게 저물지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빌보드 탈환] 싸이

'월드스타' 싸이도 2014년의 대세남이 될 채비를 마쳤다. 2012년 '강남스타일' 열풍을 주도하며 빌보드를 휩쓸었던 싸이는 후속곡 '젠틀맨'으로 빌보드 쌍끌이를 노렸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하지만 싸이는 '젠틀맨'을 전환점으로 심기일전 중이다. 최근 자신의 콘서트에서 신곡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며 다시 한 번 세계무대에 도전할 뜻도 내비쳤다. 이미 미국 현지에서 폭발적인 잠재력을 인정받았던 싸이이기에 그의 성공은 시간문제란 해석이다.

[여심 녹인] 김우빈

대한민국 20대 배우 중 '대세'란 수식이 가장 어울리는 연예인은 단연 김우빈이다.

세 번째 대세남으로 꼽힌 김우빈은 KBS 2TV <학교 2013>에서 인지도를 높인 뒤 SBS <상속자들>을 통해 스타덤에 올랐다. 모델로 시작해 연기자로 활동 영역을 넓힌 그는 MC에까지 도전하며 자신의 출중한 재능을 어필하고 있다.

강인하면서도 독특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은 김우빈의 성공스토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진짜사나이] 유승호

군 복무 중인 '진짜 사나이' 유승호도 2014년 대세남으로 꼽혔다. 그의 전역 예정일은 2014년 12월. 비록 연말까지 활발한 연기 활동을 기대할 순 없지만 그의 복귀 소식에 연예가는 활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입대 전 내공 깊은 연기와 성실한 자세로 호평 받았던 유승호는 군대가 반드시 '연예인의 무덤'이 아니란 사실을 입증하게 될 것이다. 

[16강 노리는] 홍명보

2014년에는 국민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쉼 없이 이어진다. 2월 소치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브라질월드컵과 인천아시안게임까지 굵직한 국제 대회가 연이어 열린다.

'피겨여왕' 김연아의 바통을 이어받아 국민들에게 낭보를 전할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스포츠 부분 첫 번째 대세남이다.

월드컵 8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아시아의 맹주' 대한민국은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 16강 진출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전선에는 홍 감독이 있다. 앞선 조 추첨에서 '죽음의 조'를 피한 대한민국은 6월18일 러시아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알제리, 벨기에와 차례로 격돌한다.

홍 감독이 취임 일성으로 언급한 '원 팀 원 스피리트 원 골(One Team One Spirit One Goal)'이 그라운드에서 어떻게 구현될지 축구팬들의 관심은 벌써부터 브라질에 쏠려 있다.

[국민 투수] 류현진

스포츠 부문 두 번째 대세남은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다. 2013년 메이저리거의 꿈을 안고 미국으로 날아간 류현진은 데뷔 후 14승 8패(평균자책점 3.00)라는 빼어난 성적으로 일약 '국민 투수' 반열에 올랐다.

특히 류현진은 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해내며 미국 전역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인 투수로는 최초로 포스트시즌 선발승이란 역사도 썼다.

류현진은 월드시리즈 우승을 노리고 있는 LA다저스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며, 올 2014년을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만들 채비를 마쳤다.

[잭팟 터진] 추신수

세 번째 대세남은 '1억3000만달러'의 사나이 추신수다. 2013년 소속팀에서 타율 0.285에 21홈런 20도루 등의 성적을 남긴 추신수는 100득점, 100볼넷, 300출루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우며 FA시장에서 잭팟을 터뜨렸다. 텍사스레인저스와 7년간 1억3000만달러라는 초특급 계약을 체결한 것.

타자로서 전성기를 맞은 추신수는 2014년에도 명성에 걸맞는 최고의 활약을 이어간다는 다짐이다. 추신수의 발과 방망이에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관심이 예고되고 있다.


강현석 기자 <angel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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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단독] ‘1조4000억’ 세운5구역 재개발 이사 없는 이사회 미스터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조4000억원 규모 초대형 사업에 ‘변수’가 등장했다. 사업 진행 과정에서 불거진 절차적 정당성에 시비가 붙었다. 법정 공방으로 비화됐던 문제는 이제 결론만 남은 상태다. ‘모로 가도 수익만 내면 된다’는 재개발·재건축 시장에 브레이크가 걸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세운재정비촉진지구 5-1구역, 5-3구역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이하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현재 확인된 소송만 ▲손해배상 청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등 3건에 이른다. 겉으로는 순탄하게 진행 중인 듯한 사업의 이면에 ‘복마전’이 펼쳐지고 있는 셈이다(<일요시사> 1539호 ‘<단독> 1조4000억원 세운5구역 재개발 복마전’(https://www.ilyosisa.co.kr/news/article.html?no=250331) 기사 참조). 꼬리에 꼬리 사법 리스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중구 산림동 190-3번지 일원 7672㎡ 부지에 지상 37층 규모의 업무복합시설을 짓는 프로젝트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주주로 참여 중인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PFV)가 시행을, GS건설이 시공을 맡고 있다. 태영건설이 시공권과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워크아웃에 돌입한 이후 GS건설이 인수했다. 대신자산운용이 업무시설에 대한 선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선매입 가격은 3.3㎡당 3500만원가량으로 계약금으로만 700억원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스자산운용에 따르면, 현재 사업은 철거 단계로 예정대로 2030년에 개발이 끝나면 연면적 13만㎡가 넘는 최상급 오피스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문제는 몇 년째 꼬리표처럼 따라붙고 있는 ‘사법 리스크’다. 검찰, 경찰에 고발된 몇몇 사건은 종결됐지만 일부는 법정 공방으로 번졌다. 눈여겨볼 대목은 송사에 휘말린 이들이 현재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아무런 지분이 없는 ‘외부인’이라는 사실이다. 사업 초창기 기틀을 닦은 이른바 ‘개국공신’ 역할을 한 것은 맞지만 지금은 연결고리가 없는 상태다. 그런데도 이들의 송사에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끊임없이 언급되는 이유는 시행을 맡은 이지스자산운용이 연루돼있기 때문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자금 조달 역할로 합류했다. 부동산 매매, 분양 등을 하는 업체 대표 염모씨와 부동산 개발 관리 등을 하는 업체 공동대표 오모씨, 권모씨 등이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토지 매입 자금이 부족해지자 이지스자산운용을 끌어들였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사업에 합류할 무렵 인허가 문제 등이) 어느 정도 진행돼있었고 저희가 투자하기 괜찮겠다고 생각했다. 돈을 투자해 진행하면 안정권으로 들어갈 수 있다고 판단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염씨가 대표로 있는 연합와이앤제이(이하 연합)와 이지스자산운용은 2019년 1월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은 50대 50으로 맞췄다. 여기에 연합은 오씨, 권씨, 최씨, 박 전 이사 등과 따로 공동사업 약정을 맺었다. 지분 구조는 연합 50%, 오씨 30%, 권씨 10%, 최씨 7%, 박 전 이사 3% 등으로 구성됐다. 2030년 13만㎡ 업무복합시설 법정 공방 최소 3건 진행 중 2019년 6월 연합, 이지스자산운용, 국민은행(이지스펀드의 신탁사), 생보부동산신탁(현 교보자산신탁) 등은 주주협약서를 작성하고 ㈜세운5구역 PFV를 설립했다.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을 위한 시행사가 정식으로 구성된 것이다. 당시 지분 구조는 연합 47.1%, 이지스자산운용(17.2%)+이지스펀드(29.9%) 47.1%, 생보부동산신탁 5.8% 등이다. 대표이사는 염씨가 맡기로 했고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은 각 2명씩 이사를 추천해 총 4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됐다. 연합 측에서는 염 대표와 박 전 이사가 이사로 참여했다. 이 구성은 박 전 이사가 2020년 8월14일 이사직을 사임할 때까지 유지됐다. 이후 염 대표가 이지스자산운용에 지분을 넘기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빠져나왔다. 현재 진행 중인 소송은 염 대표가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오간 돈, 이지스자산운용이 오씨와 권씨, 최씨 등에게 준 돈을 두고 불거졌다. 염 대표가 받은 378억원, 오씨 등 3명 등이 받은 94억원 등 약 480억원을 둘러싸고 소유권 논쟁이 진행 중이다. 세운5구역 PFV, 이지스자산운용은 돈을 지급한 주체라 송사에 연루돼있다. 이 소송은 당시 사업의 지분 구조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시작됐기에 어떤 결론이 나오든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하지만 최근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는 소송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동안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에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했던 이사회 관련 소송이 1심 판결을 앞두고 있는 것. 세운5구역 PFV 4명의 이사 가운데 1명이었던 박 전 이사는 2023년 9월 ‘이사회 결의 부존재 또는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2019년 6월20일부터 2020년 8월14일까지 이사로 재직하는 동안 단 한 차례도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기간 세운5구역 PFV가 진행했다고 알려진 이사회는 16번이다. 480억원 두고 초기 멤버 갈등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는 상근 직원이 없고 등기임원의 보수도 없는 특수목적법인으로, 이사회는 업무 집행의 법률적 효력과 정당성을 보장해 주는 가장 중요한 기구이자 어쩌면 회사 그 자체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 이사회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은 채 진행됐으니 그 결의 내용은 무효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세운5구역 PFV는 명목상 구성된 페이퍼컴퍼니였던 만큼 사업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는 실질적인 경영 주체(이지스자산운용), 총괄 관계자가 책임져야 한다. 리모컨을 누른 사람(이지스자산운용)이 문제지, 리모컨(세운5구역 PFV)이 잘못이 아닌 것과 같다”며 “14개월 동안 이사로 재직하다가 정기총회도 거치지 않고 중도 사퇴한 건 더 가다간 걷잡을 수 없는 상황에 휘말릴 것 같아서였다”고 털어놨다. 박 전 이사는 이사회가 실제로 진행되지 않고 서류 작업을 통해 조작됐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상법에 따르면 이사회는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의 방식으로 진행하게 돼있다. 어디에도 서면으로 진행해도 된다는 문구는 없다. 대표이사였던 염씨가 이사회를 소집 통지하는 과정에서 보낸 공문에도 정확하게 기재돼있다”고 주장했다. 상법 제391조(이사회의 결의방법)에 따르면 이사회 결의는 이사 과반수의 출석과 출석 이사의 과반수로 해야 한다. 다만 정관으로 그 비율을 높게 정할 수 있다. 그러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는 이사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직접 회의에 출석하지 않고 모든 이사가 음성을 동시에 송·수신하는 원격통신 수단에 의해 결의에 참가하는 것을 허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일요시사>가 입수한 ‘세운5구역 피에프브이 주식회사 이사회 소집통지’ 공문에 따르면 2020년 3월27일 오전 11시 이지스자산운용 회의실에서 이사회를 진행하겠다는 내용과 함께 ‘방법’ 부분에 ‘직접 참석 or 컨퍼런스 콜’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다. 방어 근거 무너지나 박 전 이사는 해당 이사회에 참석한 적 없지만, 자신의 막도장을 이용해 의결이 이뤄진 것처럼 꾸몄다고 주장했다. 이사회 당일 다른 곳에 있던 적도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박 전 이사는 “2019년 3차 이사회 이사록을 보면 그해 10월31일 재적 이사 전원 출석으로 이사회가 개최된 것으로 기재돼있다. 하지만 당시 나는 지인들과 서울 강남구 수서동에서 스크린 골프를 치고 있었다. 물리적으로 1시간가량 차이 나는 곳에 있던 상황이다. 그런데도 이사회 결의는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박 전 이사는 이 내용을 가지고 서울영등포경찰서에 염 대표 등을 ‘배임’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은 박 전 이사가 재직 당시 이사회 소집이나 의사록 작성 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사실이 없다는 점 등을 들어 불송치 처분했다. 박 전 이사는 “사후에 통보식으로 이사회 의결 내용을 알았다고 해서 이사회 자체의 절차적 하자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경찰과 검찰은 물론 염 대표, 이지스자산운용 모두 물리적 행위 자체가 없었던, 그래서 의결 자체가 무효인 이사회를 무기로 각종 고소·고발건을 방어해 왔다”며 “이사회에서 특별 결의사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본인들이 체결한 공동사업약정서 등에 기재돼있는데도 그조차 무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이사는 세운5구역 PFV가 토지를 매입하는 내용을 안건으로 다룬 이사회가 가장 문제라고 지적했다. 연합과 이지스자산운용이 맺은 공동사업약정서에 따르면 ‘승인된 사업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자본적 지출’은 이사회 특별 결의사항으로 분류하고 있다. 또 특별 결의사항은 재적 이사 전원의 동의로 의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원 절차적 하자 인정하면 사업 자체 흔들릴 가능성도 연합 등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땅값 부풀리기’ 의혹이 제기됐다. 염 대표와 오씨 등이 재개발 구역의 땅을 사는 과정에서 특수관계인을 이용해 비싼 값에 매입했다는 의혹이다. 시행사가 직접 원주민에게 토지를 사는 방식이 아니라 그사이에 특수관계인을 끼워 넣어 차익을 봤다는 것이다. 당시 검찰은 불기소의 근거 중 하나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도 <일요시사>와의 만남에서 “땅값은 사실 정해져 있는 게 아니지 않나. 재개발사업에서는 토지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협의에 따라 하는 것이지, 정확한 시세가 있는 것도 아니다. 만약 너무 비싸게 샀다면 의사결정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의사회 결의는 무조건 다 있었고 더 큰 의사결정은 주주총회를 통해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전 이사의 주장대로 이사회의 절차적 하자가 인정돼 그 존재 자체가 무효가 된다면 결의 내용 역시 ‘없던 일’이 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사회 관련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세운5구역 PFV 이사의 발언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4명의 이사 가운데 한 명이었던 그가 같은 이사였던 박 전 이사를 ‘전혀 모른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이다. 대면 혹은 컨퍼런스 콜 등 온·오프라인 이사회가 열리지 않았다는 박 전 이사의 주장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박 전 이사는 “내가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런데 서로 얼굴 한번 본 적 없다. 만나기는커녕 전화 한 통 한 적 없다. 세운5구역 PFV 측은 그제야 대면 결의는 없었다고 인정하면서 서면 결의도 인정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조합에 서면으로 이사회 결의를 한다고 말하면 조합장이 당장 쫓겨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스자산운영 측은 “해당 건은 소송이 진행 중인 사안으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답변드리기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리며 향후 법적 과정에서 투명하게 밝혀질 수 있도록 성실히 소명할 계획”이라고 입장을 전해왔다. 1심 판결 곧 나온다 일각에서는 세운5구역 재개발사업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위반될 소지도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경험이 풍부한 한 관계자는 “SPC가 설립되고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이사회 문제가 불거진 만큼 소송 결과에 따라 주무 관청의 인허가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