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타일> 김혜수·류시원·이지아·이용우<4인4색 인터뷰>

패션과 사랑 이야기에 빠져보세요

패션계 종사자들의 사랑과 욕망을 다룬 SBS 특별기획 드라마 <스타일>(극본 문지영·김정아, 연출 오종록)이 <찬란한 유산>의 바통을 이어 받아 안방극장 정복에 나선다. SBS가 고심 끝에 <스타일> 카드를 내놓은 것. 오는 8월1일 첫 방송 되는 <스타일>은 매력녀 김혜수와 한류스타 류시원을 전면에 내세웠고 이지아와 신예 이용우가 합세했다.

<스타일>은 패션잡지 편집장 박기자(김혜수)와 1년차 어시스턴트 이서정(이지아), 국내 최초 마크로비오틱(장수 식단) 요리사 서우진(류시원), 포토그래퍼 김민준(이용우) 등이 주요 인물로 등장해 4인4색의 패션과 사랑 이야기를 엮어낸다.


김혜수 “결혼? 아직 내 인생을 바꿀 만한 준비가 안 됐다”
류시원 “가장 기억 남는 여배우는 김희선-최지우-명세빈”

자신을 신보다 더 믿고
사랑하는 김혜수

김혜수는 4년 만의 안방 복귀작인 <스타일>에서 패션잡지 ‘스타일’의 차장 박기자 역을 맡아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혜수는 “오랜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만큼 준비를 많이 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며 “대중들이 많이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그 애정과 기대치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 때문에 그에 미치지 못하면 누가 되고 허점이 될까 솔직히 걱정이 된다”고 털어놨다.

박기자는 격하게 육감적인 라인, 작은 모공조차 용납하지 않는 완벽한 피부, 스트레스로 인해 간혹 보이는 인간적인 새치 한 가닥마저 용서치 않는 완벽주의자다. <스타일>은 패션을 주제로 다룬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와 비교를 당하게 생겼다. 벌써부터 김혜수의 변신에 사람들은 영화 속 편집장 역의 메릴 스트립을 떠올리고 있다.

김혜수는 “아직 영화를 못 봤지만 메릴 스트립의 연기가 훌륭했다는 말은 수없이 들었다”며 “그의 연기는 훌륭하며 감히 흉내 낼 수도 없을 뿐더러 그러고 싶지도 않다. 드라마를 시작한 만큼 박기자 캐릭터가 그저 피상적이고 상징적이고 추상적인 캐릭터로 비치지 않게 노력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캐스팅 과정에서 일찌감치 1순위 물망에 오른 김혜수는 <스타일>에 가장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그 이유에 대해 “두려웠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김혜수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배우로서의 고민이 가장 컸다. 급변하는 방송의 정서를 못 따라가는 걱정도 있었고 쫓기는 스케줄을 내가 감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도 컸다”고 털어놨다. 김혜수는 이어 “또 지극히 개인적인 부분이지만 조카들과의 시간이 소중하고 지금의 행복을 놓치고 싶지 않았다. 아이들과 함께 있으면 ‘일이 중요해? 이런 것이 행복이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해 주위의 놀라움을 사기도 했다. 항상 결혼 1순위로 뽑히는 김혜수. 김혜수는 결혼에 대해 “나이에 비해 아직 철이 안 들어서인지 내 인생을 바꿀 만한 준비가 안 돼 있다”고 말했다.

완벽한 조화 위해
모든 걸 거는  류시원

KBS 드라마 <웨딩> 이후 4년 만에 국내 드라마로 컴백한 류시원은 그간 일본 활동에만 전념해 왔다. 일본 데뷔 5년차로 한류스타의 반열에 올랐다.
류시원은 “일본에 한국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고 연기자로서의 욕심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일본에서 연기자 겸 가수로도 활동하고 있는 그는 “한국 외에 거의 대부분의 나라들이 연기자에게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강조한다. 한국에서 보여드리지 못하는 모습을 일본에서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일본에서의 활동을 알렸다.

류시원은 내년 스케줄까지 이미 꽉 차 있는 상태라고. 류시원은 “일본은 아직 올해 콘서트도 하지 않은 상황에서 내년 전국 투어 콘서트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며 “미리 정해지다 보니 한국 활동을 할 수 없었다”고 털어놨다. 류시원은 이어 “한국에서 드라마를 하고 일본 팬들에게 이 작품을 다시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며 “<스타일>이 잘돼야 또 한 번 한류를 넘어 ‘류시원이 한국에서 이런 드라마를 했다’고 알려줄 수 있다”고 말했다.

류시원은 또 “한국과 일본 활동을 병행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제2의 인생’이라는 생각으로 일본에 뛰어들어 열심히 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며 뿌듯함을 나타냈다. 1995년 1집 <CHANGE>로 연예계 데뷔, 데뷔 15주년을 맞은 류시원은 그동안 함께 작업한 배우들 중 최고의 스타로 김희선, 최지우, 명세빈을 선택했다. 류시원은 “김희선, 최지우, 명세빈의 경우 3번씩 작업을 해 본 것 같다. 시청률로는 최지우가, 작품적으로는 김희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류시원은 이어 “1998년 김희선과 호흡한 <세상 끝까지>라는 작품을 통해 정말 지금도 흉내낼 수 없는 연기를 한 것 같다. 대본 리딩을 하며 김희선과 함께 울었던 기억이 난다”며 “최지우의 경우, 2000년 <진실>과 2001년 <아름다운 날들> 등에 출연했는데, <진실>은 58%의 시청률을 기록한 최고의 흥행작이었다”고 회상했다.

류시원은 <스타일>에서 국내 최초 마크로비오틱 한식 셰프 서우진을 연기한다. 서우진은 출생의 아픔을 지닌 채 돌연 한의사를 그만두고 미국행을 결심, 국내 최초 마크로비오틱을 요리하는 세계적인 셰프다.

이지아 ‘한류스타’들과 호흡, 나에게는 무한한 영광
이용우 “연기 거듭할수록 얼마나 어려운 지 깨달았다”

어리바리 1년차
어시스턴트 이지아

MBC 드라마 <태왕사신기>를 통해 데뷔한 이지아는 <스타일>에서 잡지사 1년차 에디터 이서정 역할을 맡아 풋풋한 매력으로 시선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지아는 “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한 매력의 캐릭터이자 일에 대한 가치관은 아직 덜 여물었지만 발전할 수 있는 캐릭터로 너무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지아는 이어 “모험을 좋아하기도 하고 일단 부딪쳐 보자는 성격이기도 해 과감하게 출연을 결정했다. 정말 나에게는 연기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행운이라 생각한다”고 각별한 의미를 전했다. 이지아는 <태왕사신기>의 배용준,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 <스타일>의 류시원까지, 지금까지의 출연 작품에서 ‘한류스타’들과 호흡을 맞췄다. 이지아는 “사실 나에게는 무한한 영광이다”라며 웃었다.

이지아는 연예계 데뷔 후 선행의 즐거움을 알게 됐다. 방송 활동을 통해 선행을 하게 될 기회가 생긴 후부터 자원봉사에 관심을 갖게 된 것. 그 이후부터 이지아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지아는 “데뷔 후부터 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때부터는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빠지지 않으려고 한다. 봉사는 하면 할수록 더 하고 싶어진다”고 전했다.

앞으로 그는 연기활동을 하는 중간에도 봉사를 계속할 생각이다. 가장 가까운 계획은 <스타일>의 현장공개에 결식아동을 초대하는 것이다. 첫 촬영 때 반응이 워낙 좋아 다시 그런 자리를 마련하기로 했다. 김혜수 등 동료 출연진들과 함께 생각해낸 것이다. 이지아는 “첫 촬영 때 반응이 워낙 좋았다. 현장에 왔던 아이들은 정말 즐거워했고 팬클럽 회원들도 뜻을 같이해 의미가 깊었다. 현장공개에 또다시 초대할 생각인데 더욱 진솔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 믿는다”고 밝혔다.

관계의 가능성 오픈하고
살아가는 이용우

모델인 이용우는 이번 작품이 드라마 첫 출연이다. 이용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현대무용을 전공했으며 동아무용콩쿠르에서 금상을 받으며 두각을 드러낸 무용계의 인재다. 그는 최근 자동차, 휴대폰 광고에 출연하며 광고계의 샛별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 여세를 몰아 <스타일>에서 섬세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을 가진 잡지사의 포토그래퍼 김민준 역을 맡았다.

김민준은 뉴욕 유학 시절, 모델로 활동했을 만큼 훌륭한 기럭지의 소유자. 패션 센스 또한 독특한데 워낙 몸매가 받쳐주니 거적때기를 걸쳐도 간지 작살. 마른 체격이지만 잔 근육으로 다져진 라인은 구제 진과 블루종 속에서도 마구 빛난다. 섬세하고 다정다감한 성격의 소유자로 <스타일>의 전 여자 직원들 사이에서 인기 최강. 하지만 바라보고 뜯어보고 훑어보며 감탄하고 입맛 다시긴 좋지만, 왠지 민준 같은 남자랑 살 부비고 사는 건 좀 부담스러울 것 같다는 게 대체적인 여인들의 의견이다.

이용우는 김혜수와 이지아 사이에서 미묘한 감정을 만들어가며 극의 흥미를 살릴 예정이다. 이용우는 “본업인 현대무용을 하다 연기를 처음 해 보게 됐다”며 “김민준 역할이 나와 닮은 구석이 있어 잘 맞을 것 같았다. 그래서 무난히 연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용우는 이어 “하지만 쉬울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다. 연기를 거듭할수록 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달았다”며 “하지만 류시원, 김혜수씨 등이 잘 이끌어줬다. 이제 조금 적응이 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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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이 가장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외환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확보한 군 장교 녹취록의 일부 내용이다. 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조 특검팀은 이 녹취록 외에도 외환 혐의 입증이 가능한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무인기 조 특검팀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소형 정찰 드론 2대가 사라졌다는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다. 조 특검팀이 확보한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는 지난달 말 작성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월15일과 12월19일 각각 백령도와 속초 대대에서 소형 정찰 드론 기체 2대를 잃어버려 찾지 못했다며 그 사유를 ‘원인 미상’이라고 기록한 게 핵심이다. 드론 소실 시점은 같은 해 10월 북한 외무성이 한국 무인기가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했다고 발표한 시기(10월 3·9·10일)와 11월 초 북한 함경남도 차호 잠수함 기지로 드론을 보냈다는 군 내부 제보 시점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은 “차호 잠수함 기지까지 (드론을) 간신히 보낼 수 있었다”며 “매뉴얼 제원상 (최대 항속거리가) 500㎞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군 현역 장교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에서 국방부 산하 국립과학연구소가 드론사에 무상 증여한 소형 정찰 드론 중 고장나거나 소실된 것은 총 8대다. 이 중 2대는 2023년 10월 ‘원인 미상 엔진 정지’ ‘공기 속도 센서 결함’ 등으로 고장 사유가 기록돼있다. 지난해 1월과 6월, 10월 무인기 파손 역시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있다. 11월7일 난기류와 강풍 때문에 추락한 드론은 속초·양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15일, 12월19일 잃어버린 드론은 회수하지 못했고 사유 역시 ‘원인 미상’ 처리됐다. 군수품관리법에 따라 무인기가 소실되면 그 이유 등을 정확히 기록해 국방부에 신고해야 한다. 특검팀은 드론 2기 소실 경위와 사후 조사가 부실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평양·연천 등에서 발견된 드론과 동일 기종을 지난 1월22일 전수조사했다. 백령도는 북한이 지난해 10월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의 동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륙 지점이라고 발표한 곳이다. 윤 “평양에 무인기 보내라” 지시 의혹 특검 “V가 북 반응 좋아해” 녹취 확보 국방부는 드론사 예하 김포·백령도·연천·속초 가운데 백령도 대대는 방문 조사를 하지 않고 유선 조사만 했다고 한다. 장부에 기록된 내용과 재고 상황이 정확한지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다른 부대와 달리 백령도는 보고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드론사 관계자를 소환해 ‘북풍 몰이’ 목적으로 평양 등에 드론을 보냈는지 여부와 소실 배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앞서 ‘평양 드론 침투’ 의혹과 관련 “김용대 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엔 당시 북한의 위협적 반응에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녹취록에는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북한에) 노출할 생각이 있었지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무인기가 개조되면서)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행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체 성능 자체가 안 되어서 손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했다. 군 측은 지금까지 평양 드론 침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또 군은 작전에 사용된 드론 추락을 염려하기도 했다. 본래 설계와 다르게 자체 개조됐기 때문이라는 게 부 의원실의 판단이다. 외환 혐의 규명 필요 부 의원실이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북 전단 무인기 비교 분석’ 자료는, 북한에 떨어진 무인기와 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충격 방지를 위한 ‘랜딩폼’ 부품이 빠지고 전단 살포를 위한 전단통이 개조돼 붙어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초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 구조를 변경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전단 살포 시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는 소음이 너무 커서 군사작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 혐의는 지금까지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조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드론사 간부들이 줄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드론 평양 침투 외에도 외환 행위 고소·고발 사건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결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꼬리가 잡힌 ‘북풍 공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수첩에는 비상계엄 당시 ‘수거(체포)’해야 할 명단이 적혔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 시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수첩에는 북한과의 접촉 방법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혔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원점 타격’으로 전쟁 상황을 연출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급박한 계획 변경 비상계엄 선포 뒤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사2단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 조사 임무를 맡기로 했던 김봉규 정보사 대령도 지난해 11월2일 경기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노씨가 “비상계엄 관련해서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고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하루 전날을 콕 집어 조기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두 인물의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계엄 9일 전이던 지난해 11월24일 일요일,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자신이 곧 해외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1월25일부터 29일까지 대만 출장이 예정돼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이 흥분하면서 화를 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게 “이 중요한 시기에 무슨 해외 출장을 가느냐”며 “출장을 당장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황당해하며 “이미 약속된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늦어도 수요일 밤까지는 귀국하라”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수요일 밤’은 11월27일이다. 하루 뒤인 28일은 북한이 33번째 오물 풍선을 부양한 날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실제 귀국 비행기표를 11월27일 수요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변수가 생기며 이날 귀국하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북한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무렵, 정보사 대령들에게 ‘오물 풍선 원점 타격’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노상원 전 사령관도 오물 풍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해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방첩사, 비상계엄 당일까지 위기감 고조 합참, 북 원점 타격·대응 김 지시 거부 지난해 11월 초,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과 문 전 사령관을 안산 상록수역으로 불러 앞서 지시한 인원 선발이 다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때도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타격할 수 있어서 너희가 임무 수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이 같은 계획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32번째 오물 풍선 부양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17일 지상작전사령부에 “오물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시 경고 사격을 하고, 북한이 화기 도발을 하면 지체 없이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응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수처는 박모 방첩사 대령의 진술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재학 방첩사 대령의 검찰 진술에도 “상황이 위중하니 부대에 위치해 있으라”는 얘기를 사령부로부터 들었다. 그는 “그전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30여회 정도 떴는데, 그날따라 이상했다. 오물 풍선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사령관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군사 재판에서 북한 오물 풍선 대응과 연결된 ‘국지전 시나리오’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출석해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2월 1~2일쯤 사령관 되는 군인들이 가장 걱정한 건 북한 쓰레기 풍선이었다”며 “방첩사령관으로서 쓰레기 풍선에서 삐라가 떨어지는데 그걸 수거해 분석하는 게 방첩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은 북한 오물 풍선 때문에 뭔 일 터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태반이었고, 걱정스러워서 (장군들과) 통화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내린 경고 사격 지시에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오히려 다른 방식을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내부의 이 같은 기류는 합참에 파견된 박 대령을 통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다. 국지전 도발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북한 오물 풍선 대응 지침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방첩사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12·3 내란 사태 당일에는 “적 오물 풍선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며 주요 간부들에게 준비 태세 확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