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사천리' CJ 수사 사전기획설 막전막후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9.02 11: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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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짜인 각본대로 이재현 몰이?

[일요시사=경제1팀]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코너에 몰아세운 검찰의 기세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의기양양'자신만만한 모습. 실형이 확실하다는 표정이다. 그런데 수사 과정의 이면을 들여다보면 검찰이 미리 짜인 각본대로 움직였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사전기획설 등 음모론이 그래서 나온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구속된 것은 7월18일. 2078억원의 탈세·횡령·배임 혐의다. 검찰에 따르면 이 회장은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 963억원을 조성하고 회사에 569억원의 손실을 입혔다. 국내외 비자금을 차명으로 운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세금 546억원을 포탈한 혐의도 포함됐다.

대기업 수사치고
상당히 짧은 기간

검찰은 CJ 수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 자평했다. 성과가 상당했다는 것. 검찰 내부에선 상당히 만족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역외탈세 범죄가 그 실체를 규명하는 데 매우 어려운 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충분한 사전 내사와 철저한 압수수색, 사법공조 등의 방법을 동원해 최초로 재벌 총수의 역외탈세를 밝혀내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검찰은 "CJ그룹은 회장실 산하에 총수 재산을 관리하는 전담팀을 두고 조직적·지속적으로 비자금을 관리해왔다"며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한 재벌총수의 대규모 역외탈세 범죄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법조계에서도 "아무리 (의혹을 검증할 단서를) 찾아도 100%는 불가능하고 보통 70∼80%를 밝히면 최상이라고 보는데 이번 CJ 수사가 그런 경우"란 말이 흘러나온다.

검찰은 이 회장뿐만 아니라 '대어'들도 낚았다. 검찰은 지난달 13일 CJ그룹의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전군표 전 국세청장과 허병익 전 국세청 차장을 구속했다. 앞서 송광조 전 서울지방국세청장은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받고 CJ 측으로부터 골프접대 등을 받은 의혹이 제기돼 지난달 1일 사표를 내기도 했다.

CJ 수뇌부도 줄줄이 쇠고랑을 찼다. 6월27일 비자금 관리 업무를 총괄한 CJ홍콩법인장 신동기 부사장이 조세포탈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범행에 가담한 성모 재무담당 부사장, 배모 전 CJ일본법인장, 하모 전 CJ㈜ 대표도 불구속 기소됐다. 중국에 체류 중인 김모 중국총괄 부사장은 지명수배 후 기소중지됐다.


재판부는 이르면 올 연말께 선고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기소한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 이 회장은 최소 5년 이상 최대 15년 이하의 징역형이 선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재판을 앞두고 자신만만한 모습. 실형이 확실하다는 표정이다.

1심 재판 앞두고 음모론 등 각종 의혹 무성
2개월만에 후딱…속전속결 수사배경 의문

그러나 재계엔 CJ 수사를 두고 뒷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사전기획설 등 음모론이 그중 하나다.

그도 그럴 게 CJ 비자금 수사는 '속전속결'로 이뤄졌다. 5월21일 CJ그룹 본사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35일 만인 6월25일 이 회장이 검찰에 소환됐다. 이어 23일 후 이 회장이 기소됐다. 수사가 2개월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SK(9개월), 한화(5개월), 태광(3개월) 등 다른 대기업 수사에 비해 상당히 짧은 기간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11년 4월 '선물투자 수천억원대 손실'사실이 공개됐다. 그해 12월 검찰에 소환됐고, 이듬해 1월 불구속 기소된 데 이어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010년 9월 장교동 본사 압수수색 동시에 검찰의 수사를 받기 시작했다. 12월 소환조사를 받았고, 이듬해 1월 불구속 기소됐다. 8월 징역 4년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2010년 10월 장충동 태광산업 본사 압수수색이 수사 신호탄이었던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은 이듬해 1월 소환조사에 이어 구속됐다.

USB 하나에
무너진 CJ


이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짧은데도 검찰이 큰 성과를 낸 것은 철저한 사전기획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검찰은 CJ그룹의 남산본사, 제일제당, 인재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할 당시 내부 사람이나 알 수 있는 각 층별 부서 위치를 완벽히 알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심지어 재무팀 금고 위치와 관련업무 부서 핵심 인력까지 미리 속속들이 파악하고 들이닥쳤다고 한다.

사정기관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가 관련된 대형 사건을 두달 만에 수사를 종료한 것은 대단한 성과"라며 "(CJ 수사는) 오래전부터 충분한 단서를 가지고 수사에 임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CJ 수사의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CJ 전 재무팀장 이모씨다. 단초는 그의 USB. 이씨가 갖고 있던 USB 안에는 일본 빌딩 구입과 이 회장 횡령액, 국내 차명재산 관리 내용 등 CJ그룹의 비자금 기록이 담겨 있었다.

이씨가 작성한 금전출납 기록엔 '국세청 3억원'이라고 구체적인 금액까지 명시돼 있었다. 세간의 화제가 됐던 이 회장에게 보낸 편지도 USB에 내장돼 있었다. 10장 가량의 이 편지는 2007년 이씨가 이 회장의 비자금을 유용한 사실이 드러나 퇴직 당한 뒤 복직을 요구하며 쓴 사실상 협박용이었다. 편지엔 "CJ 재무팀이 관리하던 차명주식을 매각해 대금을 세탁하고 해외 미술품을 구매했다. 문제되지 않게 잘 처리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적극적인 협조도 주효했다. 일례로 국세청 로비의 경우 검찰은 CJ 측이 꼼짝없이 백기를 들게 한 증거를 들이댄 것으로 알려졌다. 허병익 전 차장이 돈을 요구한 정황, 4인 회동(이 회장-전군표-허병익-신동기) 등에 대해 이씨가 구체적으로 진술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알고도…'검찰 5년전 확인
'이제와서 왜?' 의혹투성이

검찰은 이씨의 진술로 이 회장 측을 압박했다. 이 회장과 신 부사장이 부인하려 해도 이씨의 진술과 메모, 심지어 4인 회동 당일 호텔 면세점에서 프랭크 뮬러 시계를 샀던 세금계산서까지 검찰이 확보해 보여주는 데 버티기 어려웠을 거란 후문이다.

결국 시인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 마련된 셈이다. 검찰 조사를 받았던 CJ그룹 관계자는 "검찰이 각종 자료와 진술 등 워낙 많은 것을 확보해놓아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사실 이씨는 2007∼2008년 이미 수사를 받았던 적이 있다. 그때 왜 밝히지 못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이 역시 기획수사설을 뒷받침하는 정황이다. 묻혔던 사건을 왜 갑자기 꺼냈냐는 것이다. 정보와 증거를 입수하고도 몇년 뒤에야 수사에 착수한 것을 두고 여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CJ 비자금 의혹은 5년 전 이씨가 사업추진 과정에서 살인청부 의혹에 휘말리면서 처음 드러났다. 이 회장의 '금고지기'였던 이씨는 사채업자에 비자금을 빌려줬다가 회수하지 못하자 살인청부를 시도했다는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았다.

경찰이 이씨가 살인을 교사했다는 정황을 포착해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USB가 발견됐다. 경찰은 이씨로부터 파손된 USB를 압수했지만 제대로 복구하지 못했고, 보다 못한 검찰이 넘겨받아 직접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분석 작업 끝에 USB를 복원했고, 여기에서 CJ 비자금 정보가 쏟아져 나왔다.

"국세청 로비 전 재무팀장 USB 통해 확인"
이재현-신동기-전군표-허병익 회동도 진술

당시 검찰은 비자금 조성 사실을 알고도 조세포탈에 대해서만 국세청에 통보하고 수사를 일단락지었다. 국세청도 CJ에 대해 세무조사나 고발을 하지 않았다. CJ로부터 1700억원의 세금을 분할 납부 받는 선에서 사건을 마무리 지었다.


검찰은 2010년 금융정보분석원(FIU)이 CJ가 해외에서 조성한 출처가 불분명한 자금 정보까지 넘겨줬지만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고작 2008년 12월 이씨를 구속기소하는 데 그쳤다. 이씨는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지만, 항소심은 입증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고 지난해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검찰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간 것은 현 정권 들어서다. 박근혜정부 출범 직후 검찰 안팎에서 대기업 사정설이 돌았고, 그중 한 곳이 바로 CJ그룹이었다.

특히 5월5일∼10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당시 CJ그룹이 경제사절단에서 제외되자 말들이 많았다. 검찰의 CJ그룹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되기 이전부터 청와대가 이를 인지하고 이 회장을 방미 경제사절단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공교롭게도 그로부터 열흘 뒤인 5월21일 CJ그룹 본사 압수수색과 함께 수사가 시작됐고, 7월18일 이 회장은 박근혜정부 들어 구속기소된 첫 대기업 총수가 됐다.

재계 관계자는 "CJ 수사를 둘러싸고 소문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미리 짜인 각본대로 움직였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이미 5년 전에 마무리됐던 사건을 검찰이 다시 수사에 나선 데는 그만한 이유와 배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정권 들어
사정설 돌아

검찰은 CJ 수사를 둘러싸고 시중에 돌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사실무근"이라고 일축했다. 검찰 관계자는 CJ 수사 음모론에 대해 "이번 수사는 충분한 내사로 단서가 확보돼 착수한 것이다. 시중 각종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사면초가에 놓인 CJ그룹. 이 회장의 건강도 좋지 않다.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이런 상황에서 가져갈 수 있는 전략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변호인단도 횡령한 금액을 개인적으로 착복한 사실이 없고 대부분 회사 임직원들에게 격려금으로 사용했다는 점 등을 강조해 정상참작 부분을 인정받는 데 주력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CJ 사건'유사 사례

작은 단초가 대형 사건으로

USB 하나가 대기업 수장을 삼킨 CJ 사건처럼 작은 단초가 대형 사건으로 확대된 사례는 더 있다.

대표적인 게 미국의 워터게이트 사건. 1972년 6월 워싱턴 DC 워터게이트 호텔에서 근무하던 경비원 프랭크 윌즈는 건물 최하부 계단의 후미진 곳과 주차장 사이 문을 이상한 테이프로 감아 놓은 것을 발견했다. 의심이 든 경비원은 워싱턴 시경에 신고했고, 경찰은 같은 호텔에 있던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본부 사무소에 설치한 도청기를 손보기 위해 불법 침입한 5명의 남자를 현행범으로 체포했다. 그런데 범인 중 한 명의 수첩에서 백악관 전화번호가 발견됐다. 미 대통령이 최초로 중도 사임하고 세상을 떠들썩하게 한 워터게이트 사건은 이처럼 작은 단초에서 시작됐다.

'방통대군'으로 불리던 MB정부의 실세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 역시 비슷한 경우다. 파이시티 인허가 로비 사건은 다른 사건을 수사 중이던 검찰이 브로커 이동율씨의 수첩에서 최 전 위원장의 이름을 발견하면서 우연히 드러나게 됐다. 검찰 수사과정에서 이씨의 운전기사였던 최모씨가 이씨의 승용차 트렁크에 돈 상자를 옮겨 실은 뒤 찍은 사진이 드러났고, 결국 최 전 위원장은 징역 2년6월의 실형을 면치 못했다.

2008년 삼성특검 땐 협박편지가 등장했다. 삼성증권에서 과장으로 근무하다 퇴사한 박모씨는 2007년 10월 김용철 변호사 폭로 이후 회사 간부들에게 "내가 차명계좌를 만들어 관리했다. 5억원을 주지 않으면 외부에 비자금 자료를 넘기겠다"는 내용의 글을 보냈다. 100여개 차명계좌 리스트도 첨부했다. 협박편지는 특검이 삼성을 압수수색할 때 발견됐고, 이후 특검이 차명재산을 파고드는 단초가 됐다. 특검팀은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전 직원의 협박 메일을 단서로 차명재산 자료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재현 병실은 지금…

VIP 환자로 만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입원한 서울대병원 VIP 병실은 만실이다.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12층 VIP 병실은 모두 4곳.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막는 이곳은 하루 입원비가 40만∼100만원에 달한다. 이곳엔 현재 이 회장을 비롯해 김영삼 전 대통령,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이 입원 중이다.

이 회장은 지난달 29일 신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신장 기증자는 이 회장의 부인. 지난달 20일 구속집행이 정지된 이 회장은 11월28일까지 입원할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입원 기간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회장의 주거지는 장충동 자택과 치료를 받는 서울대병원으로 제한된다.

김 전 대통령은 지난 4월 폐렴으로 입원해 지금까지 병실에서 지내고 있다. 입원 당시 상태가 악화돼 폐렴 집중치료를 받았지만 지금은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퇴원 일정은 미정이다. 김 회장은 우울증과 호흡곤란 증세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지난 1월부터 병원에 머물고 있다. 구속집행정지 기한은 11월7일까지다.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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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