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화> '비명횡사' 재벌가 사람들

  • 김성수 kimss@ilyosisa.co.kr
  • 등록 2013.07.16 09: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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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태자 가슴에 묻은 로열패밀리


[일요시사=경제1팀]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차남이 익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작스런 사고로 비명횡사한 재벌가 사람들이 회자되고 있다. 현대, 롯데 등 국내 내로라하는 재벌 집안에 꼭 한명씩 있다. 가문의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은 비운의 로열패밀리들은 누가 있을까.



최원석 전 동아그룹 회장의 아들이 익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 전 회장의 차남 최모씨는 지난 6일 경기 가평군 미사리 개인별장 앞 강에서 가족과 물놀이를 하다 갑자기 정신을 잃어 현장에 출동한 119에 의해 구조됐다. 최씨는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4시간 만에 숨졌다.

가슴 찡한 사연들
     
경찰은 최씨가 수영에 능숙했고 강가 선착장에서 보트 운행에 사용되는 전기케이블이 파손된 것을 발견, 최씨가 고압전류에 감전돼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최 전 회장과 그의 둘째부인인 가수 배인순씨 사이에서 태어난 최씨는 2011년부터 학교법인 공산학원 이사를 맡아 최 전 회장과 함께 경기 안성시 소재 동아방송대학을 경영해왔다.

최 전 회장은 3번 결혼, 3번 이혼을 했다. 그의 첫번째 부인은 1960년대 유명한 육체파 배우였던 김혜정씨. 김씨와 이혼한 최 전 회장은 1976년 펄시스터즈의 멤버였던 배인순씨를 아내로 맞았지만 1998년 이혼했고, 배씨가 2003년 자서전적 소설 <30년 만에 부르는 커피 한잔>을 통해 최 전 회장의 사생활을 공개해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최 전 회장은 1999년 장은영 전 KBS 아나운서와 재혼했으나 2010년 결국 결별했다.

최 전 회장의 차남이 익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갑작스런 사고로 비명횡사한 재벌가 사람들이 회자되고 있다. 가문의 아물지 않는 깊은 상처로 남은 비운의 로열패밀리들은 한둘이 아니다.

불의의 사고로 갑자기 세상 떠난 재벌 2·3세
자녀 먼저 보내고 평생 '기도하는 마음으로'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는 8명의 형제와 슬하에 8남1녀의 자녀를 뒀다. 3세까지 합하면 30여명이 넘는 대가족이다. 다복한 현대가문은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는 옛말대로 슬픈 가족사를 갖고 있다.


'정주영 패밀리'중 비명횡사한 첫 인물은 정 창업주의 넷째동생 신영씨다. 신영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재직하다 1962년 독일 함부르크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32세에 돌연 타계했다.

정 창업주는 동생들 가운데 신영씨를 가장 아꼈다고 한다. 그만큼 정 창업주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 창업주가 1977년 신영씨를 기리기 위해 세운 관훈클럽 '신영연구기금'을 통해 애정을 엿볼 수 있다. 관훈동 신영기금회관엔 2007년 창립 30주년을 기념해 만든 정주영-정신영 형제의 동상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기자들의 저술과 학술연구사업을 지원하고 있는 신영연구기금은 현재 신영씨의 미망인 장정자씨가 이사로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정 창업주는 1985년 제수씨인 장씨에게 서울현대학원(현대고등학교 이사장)을 맡겼다. 장씨는 한때 대한적십자사 부총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현대가의 비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982년 당시 인천제철 사장으로 재직하던 정 창업주의 장남 몽필씨가 49세에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몽필씨는 승용차를 타고 울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던 고속도로에서 트레일러를 들이받아 사망했는데, 일본에서 귀국하는 '왕회장'을 마중하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 길이었다고 한다.

정 창업주로선 '청천벽력'과 같은 사고인 셈이다. 그는 장남을 잃고 "하늘이 나를 버렸다"는 말로 주위에 비통함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몽필씨는 '배다른 형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함께 경영권 승계 1순위였다.

금지옥엽으로 키운 '황태자'를 가슴에 묻은 재벌가도 있다.

[최원석] 차남 수영하다 익사
[정주영] 장남 교통사고 사망
[신준호] 장남 외국서 추락사
[김우중] 장남 유학 중 참변


롯데가도 사연이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넷째동생인 신준호 푸르밀 회장은 장남 동학씨가 사망한 가슴 저린 사연을 갖고 있다.

동학씨는 2005년 태국 방콕공항 인근 한 아파트에서 추락해 사망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37세. 그는 후배 한 명과 태국에 입국한 이후 사업차 필리핀으로 출국을 앞두고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를 당한 동학씨는 롯데에서 어떤 직책도 맡고 있지 않았다.

동학씨는 '롯데가 악동'으로 소문난 인물. 1994년 '프라이드 폭력 사건'을 시작으로, 2년 뒤인 1996년 동거녀와 함께 대마초와 코카인을 흡입한 혐의로 구속됐다. 1999년 롯데가문 선영 도굴범들의 현장검증 때 용의자들을 폭행해 물의를 빚은데 이어 2000년엔 음주운전을 하다 추돌사고를 낸 뒤 경찰관을 매달고 질주해 구속되기도 했다. 이후 동학씨는 해외에서 주로 생활하다 변을 당했다.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1990년 장남 선재씨를 잃었다. 선재씨는 미국 유학 중 교통사고로 23세에 요절했다. 김 전 회장과 부인 정희자씨는 아들의 사고 소식에 통곡을 금치 못했다. 더욱이 선재씨가 사고를 당한 이유가 미국을 방문하기 위해 공항에 도착한 어머니 정씨를 마중하러 나가던 길이란 점은 이들 부부의 가슴을 쓸어내리기에 충분했다.

"하늘이 날 버렸다"

선재씨는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한 뒤 보스턴 MIT대학에서 산업공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었다. 정씨는 졸지에 세상을 등진 선재씨의 영혼을 달래기 위해 이듬해 아들의 이름을 딴 선재미술관을 설립했다. 김 전 회장 부부는 1994년 선재씨를 닮았다는 이유로 톱스타 L씨를 양아들 삼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김성수 기자 <kimss@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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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