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망해도 잘사는 부자들⑪김향수의 아남그룹

  • 한종해 han1028@ilyosisa.co.kr
  • 등록 2013.05.03 18:4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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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한줄 알았는데…"아직 살아있네∼"

[일요시사=경제1팀] '기업은 망해도 기업주는 산다.'
잘 나가던 기업이 망했다는 소식은 심심찮게 들려온다. 그런데 망한 재벌이 '깡통'을 찼다는 소식은 들어본 적이 없다. IMF 이후 내로라하는 대기업들이 줄줄이 공중분해 됐지만 해당 기업에서 중책을 맡았던 경영진과 그 가족들은 멀쩡히 잘 살고 있다. 미리 '주머니'를 채워놔서일까. <일요시사>가 연속기획으로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망한 기업' 수뇌부들의 현주소를 조명해봤다.



'대한민국의 전자산업'하면 떠오르는 기업은 삼성과 LG다. 그러나 국내 최초로 반도체와 컬러TV를 생산한 기업은 따로 있다. 바로 아남그룹이다. 아남그룹의 창업주 고 김향수 명예회장은 '한국반도체의 선구자'로 불린다.

1912년 전남 강진에서 가난한 선비집안의 6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김 명예회장은 어려서부터 '신동'이라는 말을 들으면 성장했다. 어려운 역경을 딛고 일본대 법과전문부를 수료한 그는 35년 부친으로부터 장가 권유 친서를 받고 귀국, 부친이 점찍어 놓았던 초등학교(당시 보통학교)를 함께 졸업했던 오승례씨와 혼인을 올렸다.

일평생 몸바친
한국의 산업화

김 명예회장은 58년 4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전남 강진)으로 출마해 당선, 잠시 정계에 입문하기도 했지만 일평생을 한국의 산업화라는 과제를 실천하는 현장에 몸담아 왔다. 95년 한일 고대사의 뿌리를 밝힌 <일본은 한국이더라>를 출간하는 등 학자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도 한 김 명예회장은 특히 80년대 초반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에게 "D램 산업은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 꼭 해야하는 사업"이라고 권유, D램 산업에서 세계 1위를 이룩하게 하는 조언자역할을 하는 등 한국 반도체 산업의 발전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의 일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는 유명한 일화도 있다. 70년 한강의 홍수로 당시 아남산업의 서울 성수동 반도체 공장이 물어 잠겼는데 이를 본 외국바이어가 그냥 귀국하려 하자 호텔에 계속 묵게 하고 김 명예회장은 물에 잠겼던 장비를 끄집어 내 24시간 헤어드라이기로 말려 납기를 맞출 정도로 고객에 대한 신뢰를 중요시했다.

아남반도체는 56년 김 명예회장이 창업한 아남산업을 전신으로 한다. 아남산업은 68년 한국에서 최초로 반도체사업에 착수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반도체라는 개념이 국내에는 생소했고, 가족과 친지는 물론 전문가들조차 김 명예회장을 만류했다. 실제로 아남산업은 반도체 사업을 시작한 후 2년 가까이 수주가 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70년 한국 최초로 반도체 제품을 생산하는데 성공, 메탈 캔 형태의 반도체를 처음 미국에 수출했다. 당시 아남산업 직원은 불과 7명 밖에 되지 않았다. 이때 달성한 수출액은 무려 21만달러에 이른다.
이후 아남산업은 2년 만에 종업원 1000명 이상을 거느린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73년에는 반도체개발과 수출에 기여한 공로로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했으며 74년과 77년에는 각각 컬러TV와 전자손목시계를 개발·시판했다.


같은 해 기업을 공개하고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아남산업은 82년 뉴코리아 전자공업을 흡수·합병하고 미국 앰코사와 합작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컬러TV·반도체·전자시계 등 전자산업 원조
대규모 투자 직후 닥친 IMF때 그룹 공중분해

88년에는 반도체공장과 시계종합공장을 준공하고 89년 수출 10억5000만달러를 돌파했다. 90년 아남인스트루먼트를 설립해 시계사업과 반도체 정밀기계사업, 전자부품산업에 진출했고, 일본 니콘사와 제휴하여 광학사업을 시작했다. 김 명예회장은 92년 장남인 주진씨에게 그룹을 물려주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났다. 98년 아남산업은 그룹의 이미지를 통합해 회사명을 아남반도체로 변경했다.

아남반도체는 ▲전자기기 및 반도체 관련부품의 제조판매업 ▲국내외 무역업 및 무역대리점업 ▲시계 및 동제품 제조판매업 ▲전기배선기구 및 연결장치 제조판매업 ▲자동차료 처리장치 및 컴퓨터 프로그램 매체 제조판매업 ▲무선통신·방송 및 응용장치 제조판매업·부동산 임대업·통신공사업 등을 영위했으며 DSP, SRA, 3D 화상용 칩 등을 주로 생산했다. 98년 기준 아남그룹은 재계 21위의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90년대 말 아남반도체는 반도체조립산업에 한계를 느끼고 고부가제품인 비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 사업으로 전환했다. 하지만 96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 진출을 위한 대규모 투자 직후 닥친 반도체산업의 불황과 외환위기로 그룹이 흔들렸다. 결국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동부그룹에 넘어갔고, 아남건설·아남시계 같은 다른 계열사들 지분도 정리됐다.

그룹의 모태인 반도체 패키징 사업부문은 아남반도체 창업 초창기부터 글로벌 마케팅과 세일즈를 담당해 온 미국 내 판매 영업조직인 앰코테크놀로지가 인수해 새롭게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 이름도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로 바뀌었다. 사실상 공중분해된 셈이다.

승승장구 계열사
팔리고 정리되고


김 명예회장은 지난 2003년 6월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의 나이였다. 92년 물러난 김 명예회장은 한 때 전직 국회의원들을 회원으로 하여 민주헌정의 유지, 발전을 위한 대의제도 연구와 정책개발 및 사회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한민국 헌정회 회장을 역임하는 등 기업 경영과는 동 떨어진 삶을 영위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 명예회장의 가족들은 그룹이 공중분해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아들, 딸, 사위, 며느리, 손자 너나 할 것 없이 재계에서 '큰 손'으로 꼽힌다. 김 명예회장은 부인 오승례씨 사이에서 4남4녀를 뒀다.

장남 포브스지 선정 400대 부자
남은 계열사에 숟가락 올린 차남

먼저 장남 주진씨는 앰코테크놀로지 회장을 맡고 있다. 아남반도체의 패키징 사업부문을 인수한 앰코테크놀로지는 현재 반도체 패키징과 테스트 시장에서 세계 2위를 달리고 있다. 미국뿐 아니라 아시아·유럽 등 5개국에 11개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국내에는 서울·부평·광주에 공장을 가동 중이다. 월 3억5000만 개 이상의 반도체를 생산하며, 2011년 1조500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는 또 2019년까지 인천경제자유구역 송도 지구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을 투자해 최첨단 반도체 생산기지와 글로벌 연구개발센터를 건립할 예정이다. 앰코테크놀로지의 한국법인인 앰코테크놀로지코리아는 김 명예회장의 사남 주호씨가 이끌고 있다.

아들에 넘어간
아버지 회사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2000년 주진씨를 미국 94위 부자로 꼽았다. 당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206위)보다 앞섰다. 주진씨는 '2010년 미국 400대 부자 명단'에서도 13억달러를 보유해 308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후원회의 주요 일원이라는 소문이 돌았던 차남 주채씨는 아남인스트루먼트 회장이다. 2007년 11월 아남인스트루먼트 회사분할로 설립된 ㈜아남의 대표이사에 올라있기도 하다. ㈜아남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아니지만 아남전자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라고 할 수 있으면 ㈜아남정보기술의 15.85%에 해당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삼남 주천씨는 동안에지니어링 부회장을 맡고 있다.

4남 맏형 회사 한국법인 이끌어
손자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 대박

김 명예회장의 외손자도 이름만 대면 알만한 재벌이다. 바로 나성균 네오위즈 창업자다. 네오위즈가 아남전자의 친척뻘되는 회사인 것. 김 명예회장의 며느리 김종숙씨는 아남전자 지분 3.94%를 보유한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이며 나 창업자의 외숙모다. 현재 네오위즈 대표를 맡고 있는 윤상규 대표는 취임 직후인 2011년 3월 아남전자 사외이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당시 김 명예회장과 나 창업주 일가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경쟁을 벌일 것이라는 내용의 루머가 돌았다. 네오위즈가 일종의 '트로이 목마'격으로 윤 대표를 사외이사로 추입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당시 네오위즈 측은 "전혀 관계가 없다"고 강조했다. 네오위즈와 아남전자가 분쟁을 할 가능성이 없고 사업적으로도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얘기였다. 더구나 네오위즈는 상장사를 추가로 인수할 계획도 없고 윤 대표가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도 경영권 이슈나 사업과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아남전자는 아남그룹이 경영난에 빠지면서 2000년 법정관리에 들어갔던 업체. 아남전자는 2002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자금을 확보한 뒤 차입금 500억원을 모두 갚으면서 법정관리에서 벗어났으며 2007년 아남전자의 최대주주였던 아남인스트루먼트가 사업부문(의료기기 부품사업)과 투자부문을 분리하고 지주회사인 ㈜아남으로 다시 출범했다. 이때 아남전자는 아남인스트루먼트로부터 의료기기 사업을 인수했다. 2013년 4월 현재 최대주주는 ㈜아남이며 보유 지분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37.08%다. 아남의 최대주주는 주채씨다.


여기저기 일 벌인
창업주 자녀들

아남전자가 4.47%의 지분을 보유한 아남정보기술에도 아남그룹 일가가 포진하고 있다. 아남정보기술은 컴퓨터 및 패키지 소프트웨어 유통사업, 시스템통합(SI) 사업 등을 하는 업체다. 95년 8월 에이오에스로 설립돼 9월 아남정보기술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 회사의 주주는 최대주주인 ㈜아남(16.61%·117만7855주), 주채씨(5.03%·37만3330주), 아남전자(4.47%·33만1980주), 김석현 아남정보기술 부사장(3.02%·22만4623주) 등으로 구성됐다.

업계에 따르면 아남정보기술의 최대주주인 아남과 특수관계자들은 수 개월 전부터 보유 중인 지분과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희망 가격은 15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채씨 일가는 아남정보기술을 매각하더라도 회사가 보유 중인 아남전자의 지분은 돼사올 것으로 알려졌다. 아남전자 만큼은 끝까지 들고 가 아남그룹의 명맥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한종해 기자<han1028@ilyosisa.co.kr>

 


<아남그룹은?>

▲1956년 아남산업 설립
▲1970년 한국 최초 반도체 생산 및 수출
▲1973년 금탑산업훈장 수상
▲1974년 한국 최초 컬러TV 생산
▲1977년 한국 최초 전자손목시계 개발·시판
▲1982년 뉴코리아 전자공업 흡수·합병
▲1988년 반도체·시계종합공장 준공
▲1990년 아남인스트루먼트 설립
▲1998년 아남반도체로 사명 변경
▲2000년 워크아웃, 그룹 공중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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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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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