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국회의원 아들 자살 수수께끼

아들 잃은 의원님 ‘애끓는 부정’

[일요시사=사회팀] 현직 국회의원 자녀의 자살사건에 전국이 충격에 빠졌다. 해당 학교는 물론 국회도 침통한 분위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수사를 진행하는 경찰을 비롯해 교육관계자들과 의원 보좌관 등은 가급적 말을 아끼는 눈치다. 발인을 마친 현재까지 정확한 자살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온라인상에서 학교폭력 혹은 집단 따돌림 등 다양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4시32분쯤 한 중학교 남학생이 고양시 덕양구 소재의 18층짜리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려 숨졌다. 숨진 김모(15)군은 현직 야당 국회의원의 아들이라고 밝혀져 더욱 충격을 주고 있다.

경기 고양경찰서 측은 이 아파트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CCTV에 김군이 사고 직전 혼자 옥상으로 올라가는 모습이 녹화된 영상을 입수했다. 옥상으로 들어가는 문에는 별다른 잠금장치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집단 따돌림?

경찰 조사결과 김군은 옥상에서 뛰어내리기 전 자신이 신고 있던 운동화를 옥상에 가지런히 남겨둔 것으로 보아 마음의 준비를 충분히 하고난 뒤 뛰어내렸을 것으로 추측됐다. 이 아파트는 김군이 사는 곳으로 같은 아파트에는 다른 반 친구들도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군은 옥상에서 떨어진 이후 인근 주민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은 119구조대와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김군은 이미 숨진 상태였다. 발견 당시 김군의 옷차림은 겉옷과 함께 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휴대폰이나 지갑 등 개인 소지품은 갖고 있지 않은 채였다. 경찰은 김군이 아파트 옥상에서 스스로 뛰어내렸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지만 속단하긴 이르다며 부모와 목격자 등을 상대로 정확한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유서가 있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해 유서 유무의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결국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김군이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을 받았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확대수사에 돌입, 학교 성적을 비관해 목숨을 끊었을 개연성에 대해서도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변을 당한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님은 참담해 하신다.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힘들어 하신다”며 “이외엔 민감한 사안이라 답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김군의 아버지 김모 의원은 아들의 학교폭력 피해 여부나 집단 따돌림 가능성 등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짧게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교 후 아파트 18층 옥상 올라가 투신
자살 원인 오리무중…추측성 의혹 난무

침통한 분위기 가운데 야당 내에서는 충격적인 이번 일로 인해 김 의원의 의원직 사퇴설까지 돌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더욱이 온라인상에서는 김군 자살의 원인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에 대해 갖가지 의혹들이 하나둘씩 거론되기 시작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30대 후반의 한 주부는 “요즘 학교 내에서 벌어지는 학교폭력과 왕따가 말도 못하게 심하다고 들었다. 힘 없는 아이들이 부모나 친한 친구에게조차 말 못하고 끙끙 앓다 자살을 선택하는 걸 보면 마음이 찢어진다”며 “혹시 김군도 아버지의 지위를 시샘한 몇몇 아이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하거나 학교폭력의 희생양이 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고 너무 안타깝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김군의 사건을 접한 익명의 20대 청년은 “만약 의원 아들이 학교폭력이나 집단 따돌림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한 것이라면, 이는 학교폭력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더 강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 같다. 사회지도층 자녀의 자살건이니 쉽게 넘어가진 않을 듯하다. 만약 학업 스트레스에 따른 자살이라면 기존에 행해지고 있는 교육정책 또한 개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훤칠한 키를 자랑하는 김군은 평소 반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하는 활발한 학생이었고, 공부도 곧잘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김군과 가까이 지냈던 친구들은 “도대체 무슨 이유 때문에 자살을 한 건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할 정도였다.

해당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수사진행 상황과 관련 “사건이 발생한 주에 사실상 모든 수사는 마무리 됐다. 김군이 평소 우울증을 겪고 있거나 학교폭력에 시달렸다는 정황은 전혀 발견되지 않았고, 가정불화에 대해서도 자살사건과는 관계없는 사안이다”라며 “타살 가능성은 전무 하다.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자살원인과 관련된 보도에 대해서는 언급한 적도, 밝혀진 바도 없으니 그렇게 알라”고 당부했다.


성적 스트레스?

흔히들 고위층 자제는 남부럽지 않은 환경에서 부족함 없이 자라 아무 고민걱정 없이 풍요로운 삶을 살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러나 그들의 이면에도 여느 일반인과 다를 게 없는 똑같은 사람에 불과하다. 자라온 환경은 각기 다를 수 있으나 말 못할 고통은 누구나 갖고 있기 마련이다. 수사결과 김군은 타살이 아닌 자살로 밝혀졌고, 정확한 원인 또한 끝까지 밝혀지지 않아 의혹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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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