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경철의 부동산테크 필승전략 <127>초대형 사업-분양 함수는?

매머드급 프로젝트 ‘약일까 독일까’

[일요시사=장경철 르포라이터]매머드급 프로젝트들이 줄을 잇고 있다. 봄철 성수기를 맞은 부동산 시장에 온기를 퍼트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좀처럼 냉기가 가시지 않는 분양 시장에도 꽃을 피울지 주목된다.

인천·일산·판교·광교에 줄줄이 신규 공급
사업비 1조원 훌쩍…“침체된 흐름 바꿀까”

3월 말 인천 송도국제도시 내 인천아트센터 복합단지를 시작으로 경기도 일산, 판교, 광교, 은평뉴타운 등에서 줄줄이 신규 공급이 이어질 전망이다. 이들 모두 사업비가 1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 대형 프로젝트로, 침체된 시장 흐름을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고용 유발 시너지
일부 공익적 가치

대규모로 개발되는 만큼 실수요자들이 원하는 각종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다. 단지 내에서 원스톱으로 문화·쇼핑·휴식·위락 등을 누리는 삶이 가능하다.

매머드급 사업에 따른 파급 효과도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눈에 보이는 고용 유발 및 건설경기 부양 효과를 비롯해 장기적으로 연관 산업의 발전, 주변 상권 활성화, 지역 위상 제고 등이 예상된다. 일부 프로젝트는 공익적 가치로까지 연결될 정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경기가 침체된 때 1조원이 넘는 대규모 프로젝트가 진행된다는 사실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수요자 눈높이에 맞는 상품으로 구성됐다는 점과 인천 송도를 비롯해 일산·판교·광교 등 인기 지역에 위치했다는 점에서 이들 사업이 향후 부동산시장 회복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에 따르면 4월 전국 40개 사업장에서 공급되는 2만4357가구 중 2만3028가구가 일반분양 될 예정이다.(장기전세 및 국민임대 제외) 이는 3월 2만7767가구 대비 4739가구 감소한 물량이다. 지역별 일반분양 예정 물량은 서울 7곳 1139가구(내곡보금자리 7단지 공급물량 미정), 경기 9곳 5564가구, 인천 4곳 4088가구(오피스텔 포함), 지방 20곳 1만2237가구다.

다음은 주목할 만한 대규모 프로젝트들이다.
▲인천아트센터 복합단지 = 현재 1조원 이상 프로젝트 중 가장 빠른 사업 속도를 보이는 곳은 인천 송도국제업무지구(IBD)에 조성 중인 ‘인천아트센터 복합단지’다. 총 사업비 1조4655억원 규모로 문화단지, 지원1·2단지 3개 구역으로 나뉘어 개발되고 있다. 주상복합아파트, 오피스텔, 쇼핑몰, 호텔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문화단지에는 현재 1760석 규모의 콘서트홀이 공사 중으로, 약 3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지원2단지에서는 지난해 3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송도 아트윈 푸르지오’주상복합아파트 999가구가 공급됐고, 12월 202실 규모의 ‘홀리데이 인 인천 송도’ 호텔운영 계약이 체결됐다. 지원2단지는 10%의 공사 진행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어 이달 지원1단지 내 G1-2블록 에서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티’오피스텔 1140실이 공급된다. 이 가운데 임차 수요가 풍부한 30㎡ 이하 중소형이 90% 이상을 차지한다. 여기에 G3-1블록, G3-2블록으로 빌리지(Village) 타입의 쇼핑 스트리트와 인도어(Indoor) 쇼핑몰, 프리미엄 오피스텔로 구성된 ‘아트포레’도 하반기 개발된다.

인천아트센터 관계자는 “인천아트센터 복합단지는 주거를 포함한 문화·상업·휴식 등의 모든 기능을 갖춘 도시 속 미니 도시이기도 하지만 더 큰 의미에서 GCF 사무국 입주와 맞물려 송도가 국제적 문화 교류 및 대중문화의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디딤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일산 Y-CITY = 20년 넘게 ‘도심 속 빈터’로 방치됐던 일산 백석동 옛 출판단지 부지의 ‘일산 요진 Y-CITY’도 4월 말 선보일 예정이다. 6만6039㎡ 땅 위에 아파트 2404가구를 비롯해 오피스텔, 업무·판매시설과 문화 및 집회시설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사업비만 약 2조원에 달한다. 애초 전용면적 85㎡이하 비율이 28.5%밖에 안 되는 중대형 위주 아파트로 계획됐지만 설계 변경을 통해 전체 2404가구 중 63.3%에 이르는 약 1500가구를 중소형으로 바꿨다. 일산신도시에서 가장 높은 최고 59층 높이로 지어져 한강, 서해안, 북한산 등의 조망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판교 알파돔시티 = 일산신도시에 Y-CITY가 있다면 판교신도시에서는 마지막 로또라 불리는 ‘알파돔시티’가 지어진다. 판교역 주변 4개 블록 13만8500㎡터에 주상복합아파트, 현대백화점, 호텔, 대규모 상업 및 업무시설, 마트, 멀티플렉스, 뮤지컬 전용극장 등이 조성되는 프로젝트다. 이 가운데 주거부문은 전체 931가구 규모로, C2-2블록 417가구, C2-3블록 514가구다.

판교신도시 중심상업지역에 민관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복합단지로 사업비만 5조원에 이른다. 그동안 부동산경기 침체와 그에 따른 사업성 악화 우려, 건설사 지급보증 거부 등으로 사업이 계속해서 미뤄지다 2010년 사업승인을 받은 지 3년 만에 공급이 이뤄지게 됐다. 내달 분양이 계획돼 있다.

▲광교 에콘힐 = 수원 광교신도시에서는 2조1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복합상업문화공간 ‘에콘힐’의 개발이 추진 중이다. 최고 68층 높이의 주상복합 아파트 1673가구와 오피스텔 1715실, 백화점 등을 포함한 상가시설이 건립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수원시 건축심의위원회에서 건축계획안을 조건부로 의결한 상태로, 올 상반기 사업승인과 함께 공급을 진행할 예정이다.

▲은평 알파로스 = 서울 은평뉴타운 중심상업지역에 들어서는 복합상업시설 ‘알파로스’도 1조3000억원 규모의 매머드급 프로젝트다. 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을 중심으로 오피스텔과 호텔, 대형마트, 멀티플렉스, 스파, 오피스, 메디컬센터 등의 생활편의시설이 조성될 계획이다. 현대건설이 전용면적 102∼128㎡, 730가구 규모의 주상복합 아파트 분양을 준비 중이다.

서울 7곳 1139가구
수도 13곳 9652가구

다음은 지역별 분양(예정) 단지 현황이다.
▲서울 = 서울에서 분양을 준비하고 있는 사업장은 7곳으로 1∼3월(총 4곳) 대비 소폭 증가했다. SH공사의 ‘서울내곡보금자리7단지’, 대우건설의 ‘까치산 푸르지오’, 현대개발의 ‘인왕산 2차 아이파크’등이 관심 지역이다.
대우건설은 서울 관악구 봉천동 100-2번지 일대에 까치산 푸르지오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59∼84㎡ 총 363가구 중 183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울지하철 2호선 서울대입구역과 낙성대역을 이용할 수 있고 남부순환도로, 관악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롯데시네마를 비롯해 서울대입구역·신림역 일대 상업시설, 관악구청, 관악구민회관, 관악구민운동장, 낙성대공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행림초교, 봉원중, 관악중, 동작고 등의 교육시설도 인접해 있다.

각종 편의시설로 단지 ‘원스톱 생활’
파급 효과는?…회복 가늠 바로미터

현대산업개발은 서울 종로구 무악동 71-1 일대에 인왕산2차 아이파크를 분양할 예정이다. 전용면적 84∼112㎡ 총 167가구 중 108가구를 일반분양한다. 서울지하철 3호선 독립문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고 통일로, 사직로 등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세종문화회관, 경복궁, 현대백화점, 하나로마트, 세브란스병원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독립문초교, 대신중고, 한성과학고, 연세대 등의 교육시설도 인접해 있다.

▲수도권 =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경기 하남시 ‘하남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A18블록과 A19블록에 공공분양(사전예약 물량 포함) 물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A18블록 전용 74∼84㎡ 1455가구, A19블록 전용 74∼84㎡ 821가구로 구성된다. 하남미사보금자리주택지구는 서울 강동구와 접해 있어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고 강일·상일IC, 올림픽대로, 서울외곽순환도로, 경춘고속도로 등 교통여건이 좋아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좋다. 지구 내에 서울지하철 5호선도 들어설 예정이다.

인천에서는 대우건설이 인천 연수구 송도동 83번지 일대에 ‘송도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시티’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2층∼지상 27층 2개동, 전용 25∼57㎡ 총 1140실로 구성된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을 도보 5분 내로 이용할 수 있다. 센트럴파크, 아트포레(예정), 인천아트센터(예정), 송도컨벤시아, 이랜드쇼핑몰(예정), 롯데쇼핑몰(예정) 등의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은 인천 연수구 송도동 149번지 일대에 ‘송도 캠퍼스타운 스카이’오피스텔을 분양한다. 지하 4층∼지상 47층 2개동, 전용 26∼34㎡ 총 1835실로 구성된다. 인천지하철 1호선 캠퍼스타운역을 도보 1분 내로 이용할 수 있다. 새아침공원, 해돋이공원, 송도컨벤시아, 이랜드쇼핑몰(예정), 롯데쇼핑몰(예정) 등의 편의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인천도시공사는 인천 남동구 구월동 보금자리주택지구 A-1, B-2블록에 ‘구월 아시아드 선수촌’을 분양할 예정이다. A-1블록(분납임대)은 지하 1층∼지상 29층 7개동, 전용 51∼59㎡ 총 511가구, B-2블록(공공임대)은 지하 2층∼지상 29층 7개동, 전용 74∼84㎡ 총 602가구로 이뤄진다. 인천지하철 1호선 예술회관역과 인천터미널역을 이용할 수 있고 제2경인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을 통해 서울·수도권으로 쉽게 이동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뉴코아아울렛, 구월농수산물시장, 길병원, 예술회관, 문학경기장, 인천시청, 남동경찰서, 남인천세무서 등의 편의시설도 있다. 지구 내에 성리초, 성리중, 신설되는 초등학교 1곳과 유치원 2곳 등의 교육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


▲지방 = 세종시를 비롯해 혁신도시, 대도시에도 유망 분양 물량이 준비돼 있다. 세종시는 꾸준한 인기와 달리 지난 3월 3개 사업장이 순위 내 마감에 실패해 4월 분양에서 분위기를 만회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반면 울산, 안동, 익산, 칠곡, 아산, 부산, 창원 등 기타 지역은 3월 분양 성적이 좋아 호조세가 4월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흥종합건설은 세종시 1-1생활권 M11블록과 M12블록에 ‘중흥S-클래스 프라디움’을 공급할 예정이다. M11블록은 지하 2층∼지상 25층 전용면적 84㎡ 572가구, M12블록은 지하 3층∼지상 29층 전용면적 59㎡ 887가구로 구성된다. 단지 북측으로 중앙근린공원이 위치해 있고 초등학교 2곳, 중학교 1곳이 단지와 접해 있다.

지방 20곳 1만2237가구
세종시 등 유망 물량

대우건설은 대전 유성구 죽동 대덕특구 1단계 죽동지구 A3-1블록에 ‘대전 죽동 푸르지오’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6층 7개동, 전용면적 75∼84㎡ 총 638가구로 구성된다. 유성대로, 한밭대로, 유성IC, 북대전IC 등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단지 인근에 홈플러스, 노은농수산물도매시장, 유성구청, 월드컵경기장, 유성선병원 등의 편의시설을 이용할 수 있고 유성초교, 유성중, 유성고, 장대초교, 장대중, 충남대, 카이스트 등의 교육시설도 인접해 있다.

 

장경철은?

- 스피드뱅크, 조인스랜드, 닥터아파트 부동산칼럼니스트
-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매일경제, 한국경제 부동산 기사 제공
- 프라임경제 객원기자
-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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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