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 ‘박근혜 시대’ 재계 희비 속사정

  • 김설아 sasa7088@ilyosisa.co.kr
  • 등록 2012.12.26 17:5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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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변방 ‘서강라인’ 하루아침에 “심봤다”

[일요시사=경제1팀] 재계와 정치권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다. 이미 후보 시절부터 주목을 끌었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맥 네트워크’는 이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경제민주화’의 길목에서 재계는 힘의 정점인 박 당선인에게 향하는 라인을 잡기 위해 네트워크 지형도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은 이번 대통령후보 중 누구보다 재계와의 인연이 많다고 알려져 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장녀인 데다가 육영수 여사 사망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까지 해온 만큼 일찍부터 재계인사와 잦은 만남을 가져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 못지않게 혼맥 역시 다양하게 얽혀있다. 서강대 중심의 학맥과 당선인의 이력과 관계된 재계인맥도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대통령된 큰영애
화려한 가계도

박 당선인은 부모가 일찍 세상을 떠났고 결혼도 하지 않아 직계존비속이 존재 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버지 박 전 대통령이 5남2녀 중 막내였고, 어머니 육 여사가 1남3녀 중 셋째였기에 주변에 친인척이 적은 편은 아니다. 특히 군사정권 시절 대통령 일가와 재계가 곧잘 사돈관계를 맺었던 탓에 정계와 관계, 재계에 가맥과 혼맥이 넓게 고루 분포돼 있다.

우선 박 당선인의 사촌언니인 박설자씨의 남편은 김인득 벽산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김희용 동양물산 회장이다. 김희용 회장의 친형은 벽산그룹 김희철 회장이며, 김희철 회장의 부인인 허영가씨는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의 딸이자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누나다.

가계도를 더 넓게 보면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에까지 인연이 닿아있다. 박 당선인과 정몽구 회장은 김세연 새누리당 의원, 고 박태준 전 포스코 명예회장을 거치며 혼맥으로 연결돼 있다.

박 당선인의 이종사촌인 홍소자씨는 한승수 전 총리와 결혼했으며 김세연 의원이 이들의 사위다. 김 의원의 삼촌인 김형수 전 한국맥도날드 대표의 장인이 박 전 명예회장이고, 박 전 명예회장의 며느리 정지윤씨는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부인 정지선씨(정도원 삼표 회장 장녀)의 언니다.


두루 퍼진 혼맥…GS·현대가와 깊은 인연
장충초 서강대 동문…재계 10대 그룹 포진

지난해 별세한 박 전 명예회장과 박 당선인의 인연은 어느 누구보다도 각별하다. 당선인의 아버지인 박 전 대통령과 불가분의 관계로 알려진 박 전 명예회장은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의 비서실장을 역임했다.

박 전 명예회장은 박 전 대통령 사후에도 당선인을 음으로 양으로 지원했으며, 특히 박 당선인의 동생 박지만 EG그룹 회장의 후견인 역할을 자처해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회장이 재계에 발을 들여놓은 것도 박 전 명예회장이 삼양산업(EG그룹의 전신) 부사장으로 임명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였다.

올해 한 때 ‘박근혜 테마주’로 등장한 대유신소재와 대유에이텍도 박 당선인과 맥이 닿아 있다. 대유신소재 대주주 한유진씨의 어머니는 박 전 대통령이 첫 번째 부인 김호남씨 사이에서 낳은 딸 박재옥씨다. 대유에이텍은 한씨의 남편 박영우씨가 대표로 있다.

박 당선인은 출신학교를 중심으로도 인연이 많은 편이다. 장충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성심여중·고를 거쳐 서강대 전자공학과(70학번)를 졸업한 박 당선인은 특히 한화그룹·삼성그룹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파악된다.

한화그룹에는 장충초등학교 동기동창인 김승연 회장을 비롯해 당선인의 동문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김 회장의 친동생인 김호연 전 빙그레 회장은 서강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박’ 인사다.

서강대 출신 CEO 즐비
한화·삼성·SK와 맥 닿아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 전 회장은 19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종합상황실 부실장을 맡으며 당선인을 보좌했다. 김 전 회장은 현재 서강대총동문회장으로 당선인과 서강대를 이어주는 ‘키맨’으로 통한다. 대한사격연맹 회장인 김정 한화그룹 상근고문도 서강대 출신이다.

삼성그룹에서는 현명관 전 삼성물산 회장이 대표적인 측근으로 꼽힌다. 현 전 회장은 당선인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 멤버로 지난 7월 대선 경선 때는 당선인 캠프에서 정책위원을 맡았다. 그는 5년 전 대선 경선에서도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바 있다.

박 당선자가 내놓은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를 세우자) 공약을 기획한 사람도 바로 그다. 현 회장은 전형적인 ‘삼성맨’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비서실장, 삼성종합건설 사장을 거쳐 2010년까지 삼성물산 상임고문으로 활동했다.

김낙회 전 제일기획 사장, 박동건 삼성디스플레이 부사장도 박 후보와 같은 서강대 출신으로 특히 김 전 사장은 박 당선자와 70학번 동기로 알려졌다.

SK그룹에도 김영태 SK 사장,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 등 서강대 출신 CEO가 포진해 있다. 김철규 전 SK텔링크 사장은 박 당선인의 전자공학과 1년 후배인 71학번이다.

현대차그룹에서는 정진행 현대자동차 전략기획담당 사장이 서강대 무역학과 75학번이며 현대건설 박동욱 부사장도 당선자와 같은 서강대 출신이다.

신세계그룹에선 최홍성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 LG그룹 내에 오규식 LG패션 사장과 김영기 LG CSR팀 부사장 등이 서강대 인맥으로 꼽힌다. 또 다른 서강대 인맥으론 이주연 피죤 부회장과 이효율 풀무원식품 사장 등이 있다.

서강대 금융회
대우경제연구소와 인연

이밖에도 이휘성 한국IBM 사장, 이희성 인텔코리아 사장, 최휘영 NHN비즈니스플랫폼 대표 등 70년대 후반 80년대 초 학번의 박 당선인 후배들이 많다. 남궁훈 위메이드 대표와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대표는 90년대 초반 학번이고 ‘아시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스티브 김 꿈희망미래재단 이사장은 전자공학과 69학번으로 박 당선인의 1년 선배다.

서강대 라인은 아니지만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과 박현숙 조양전기공업 대표, 김은선 보령제약 회장은 성심여고 동문인 대표적 여성CEO들이다.

또 다른 여성CEO로는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뒤 많은 화제를 낳았던 성주D&D 김성주 회장을 꼽을 수 있다.

김 회장은 가방브랜드 MCM을 지금의 명성에 올려 놓은 장본인이다. 당선인과 특별한 인연은 없었지만 당선인이 수차례 만나며 영입에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은 고 김수근 대성그룹 명예회장의 막내딸이어서 향후 대성 쪽과 박 당선인과의 인연이 이어질 지도 지켜볼 만하다.

박 당선인이 새정부 구상을 본격화하면 금융권 인사들에 대한 거취 문제가 불가피해짐에 따라 금융당국 및 금융 공기업 수장들과 당선인과의 인연도 관심거리다.


이미 박 당선인 선거캠프에는 최경수 전 현대증권 사장과 박대동 전 예금보험공사 사장, 윤진식 전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이 함께 했다.

최 전 사장은 행정고시 14회로 재정경제부 세제실장과 중부지방국세청장, 조달청장 등을 지낸 관료 출신이고, 박 전 사장은 행시 22회 출신으로 재정경제부 외화자금과장과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역임했다.

박 당선인을 외곽에서 도운 국가미래연구원에도 금융권 인사들이 함께하고 있다. 2010년 말 출범한 국가미래연구원에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을 지낸 김인기 중앙대 명예교수가 있다.

박 당선인의 서강대 학맥은 금융권에도 거미줄처럼 얽혀있다. 서강대 출신 금융인들은 지난 2007년 결성된 서강대금융인회(서금회)와 서강바른금융인포럼을 통해 꾸준히 모임을 갖고 있다.

김성주·최은영·김은선 등 여성기업인 눈길
금융권인맥 민유성·이덕훈·전병윤 등 주목

우선 서금회는 서강대 출신 모임 중 ‘금융인’에 한정해 조직된 첫 모임이다. 시중은행과 금융지주사, 증권, 자산운용 및 자문사, 보험사, 금융 유관기관을 망라하고 있는데 팀장급 이상의 서강대 출신 간부들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서금회 회장은 박지우 KB국민카드 부사장이 맡고 있다. GS자산운용 정은상 전무는 총무를 맡아 박 부사장을 돕고 있다.


2011년 만들어진 서강바른금융인포럼도 활발한 활동으로 주목 받아왔다. 이상돈 전 외환은행 부행장이 회장을 맡아 모임을 이끌고 있으며, 민유성 티스톤 회장,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 등 거물급이 대거 참여해 활동하고 있다.

이밖에 우리금융에서는 전병윤 우리금융지주 부사장(우리투자증권 부사장 겸직)과 김홍달 전무, 이광구·서만호 우리은행 부행장 등도 서강대 출신 유력 금융인들이다.

또한 김윤태 산업은행 부행장, 임창섭 하나대투증권 부회장과 황영섭 신한캐피탈 사장, 이강행 한국투자증권 부사장, 남인 KB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정은영 HSBC 한국글로벌뱅킹 사업부 대표, 윤석민 현대스위스자산운용 대표도 서강대를 나온 박 당선인의 금융권 인맥으로 꼽힌다.

박 당선인은 대우경제연구소와도 남다른 인연이 있다. 당선인이 자주 정책조언을 구했다는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이 대우경제연구소 지방산업경영센터 본부장을 지낸 바 있으며, 박 당선인 캠프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겸했던 안종범 정책위원 역시 1991년 9월부터 1년가량 대우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임한 바 있다.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인 안 의원은 당선인 캠프 정책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았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처럼 박 당선인의 금융인맥에는 금융계 큰 인물들이 대거 분포 돼 있어, 이들이 향후 박 당선인의 정권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금융권 MB맨
대거 교체될 듯

반면 이명박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금융권 수장들은 목숨이 위태롭게 됐다. ‘MB노믹스’의 브레인이라고 일컬어지는 강만수 KDB금융지주 회장, 경남 하동 출신으로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인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금융지주 수장들은 박 당선인의 취임 이후 즉각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 안팎의 시각이다.

김설아 기자 <sasa7088@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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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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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