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 빅3 '운명적 아킬레스건' 밀착해부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1.14 11:2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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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아버지, 문재인-문재인, 안철수-국민

[일요시사=정치팀] 제18대 대통령선거가 불과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유력 대선후보 모두 어느 정도 검증세례를 거쳤다. 하지만 고비를 넘겼다고 이들이 안도하기엔 아직 이르다. 빅3 대선후보 정치인생에 호재와 악재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강점이 약점이 되고, 약점이 강점이 되는 '버릴 수도 취할 수도 없는' 운명적 아킬레스건을 이번 대선 후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이다. 조금만 어긋나도 무너질 '살얼음 선거판'. 그곳에 어떤 치명적 아킬레스건이 도사리고 있는지 <일요시사>가 분석해 보았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는 얽히고설킨 과거사 문제의 실마리를 끝내 풀지 못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대체로 무난한 검증을 거쳤다. 이에 비해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는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에 의해 혹독한 검증을 경험했다. 그럼에도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검증 과정과 그 결과에는 '며느리도 모르는 비밀'이 숨어있다.

사과발언, 진보층 환영
여론조사, 내림세 보여

박 후보를 만들었지만, 박 후보를 가둔 것도 다름 아닌 '아버지'다. 아버지는 박 후보에게 정치기반을 만들어 주지만, 이것은 동시에 박 후보의 한계로 작용한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그에 대한 향수를 깊이 간직한 보수지지자들은 이것을 박 후보에게 투영시켰다고 한다. 이들은 박 후보에게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지만, 그들을 제외하면 고스란히 적군만 남는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것은 박정희 정권 시대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해당하는 이야기다. 유신의 울분을 경험하지 않았던 세대의 유권자들은 박 후보가 반드시 포섭해야 할 '잠재적 중도층'인 셈이다.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부동층 공략'은 상당히 위험한 선거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선거캠프는 항상 부동층 접근에 신중을 기한다고 한 캠프 관계자는 전했다. 자칫 잘못하면 지지층을 흔들 수도 있고, 반대층을 영원히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박 후보는 이 지점에서 비교적 자유로워 보인다. 매우 튼튼한 지지층의 결집력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를 두고 "보수층 최고의 결집력"이라 표현했다.

제18대 대선후보 특징, '최대강점이 최대약점'
박-박정희 후광 입지만, 과거에서 못 벗어나

박 후보가 전태일 재단을 방문하는 등의 왼쪽 행보에도 보수층은 조용했다. 야권 대선후보가 오른쪽 행보를 했을 때 유권자들 간 논란이 일었던 것과 비교해보면 대체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박 후보가 박 전 대통령 관련해 사과성명을 발표했을 당시 보수층 인사들은 "표를 얻기 위해 아버지의 업적을 부정했다"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반대층은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 언급에 일단 환영하는 뜻을 보였지만, 여론조사는 별다른 반등의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9월24일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발언 이후 박 후보의 지지율은 1.6%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의 사과성명은 안 후보 대선출마로 인한 파장을 견제하기 위한 특단의 카드로 평가받았지만, 지지율 유지에는 실패했다. 

박 후보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5·16쿠데타 발언' 당시 지지율은 이와 달랐다. 박 후보는 총선 이후 다자구도에서 8주 연속 40%대 고공행진을 유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당시 야권과 반대층은 박 후보의 발언을 두고 거세게 반발했지만, 이 역시 여론조사에 반영되지 않았다.

야권의 집중포화를 받았던 박 후보의 지난 10월21일 정수장학회 언급도 마찬가지였다. 이후 박 후보는 0.3%p 상승, 안 후보는 2.3%p 하락해 두 후보 간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친노프레임' 벗어나
리더십 부족 여전해

전체적으로 보면 박 후보의 중도층 공략은 박 후보에게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야권의 거센 반발을 일으킨 과거사 언급은 지지층의 결집을 이루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것이 박 후보가 과거사에 대해 분명한 사과 입장을 내놓지 않는 이유"라고 해석했다. 박 후보는 박 전 대통령으로 인해 끊임없이 반대층의 반발을 불러일으키지만, 끝까지 '박정희의 후광'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문 후보의 대표적인 아킬레스건은 '친노'였다. 이것 역시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옴과 동시에 부동층을 외곽으로 내몰았다.

하지만 이것은 안 후보가 단일화 조건으로 내건 '정치쇄신' 주문에 문 후보가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어느 정도 극복했다는 평이다.

그러나 문 후보의 장점으로 꼽히는 '나이스한 성격'이 또 다른 문제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문 후보의 나이스한 성격은 곧 리더십·카리스마 부족'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이 감정적이고 이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문 후보의 이 같은 성격은, 아쉽게도 노 전 대통령처럼 '승부수'다운 기질을 갖추지 못해 바로 여기에 함정이 있다는 것이다.

한 언론인은 매체를 통해 "문 후보의 인품과 도덕성은 지도자로서 문제가 없지만, 최고지도자로서 결단력과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의견을 내놓은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ek**라는 닉네임의 한 트위터리안은 "문 후보의 지금까지의 이력과 정치경력에서 실패와 장점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 확실한 정치적 사상이 없다. 참여정부 시절 관료와 대세에 끌려다니고, 지금은 민주당세력과 참모에 끌려다닌다. 개인적으로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기대 크면 실망도 커
'대의제' 통치 위험

또한 아이디 @fr**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냐, '이인자의 팔로워십'이냐. 상반된 문 후보의 리더십 평가다. 참모로 지낸 경험이 있을 뿐 국정·정치 경험이 적고 교류의 폭이 좁다"라는 글을 남겼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처음부터 권력에 대한 욕심과 능동적으로 조직을 이끈 경험이 없어 여론과 측근의 반응에 따라 움직이는 수동적인 모습이 유권자에게 카리스마 없는 모습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문 후보는 탈권위적인 모습은 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오지만, 이 역시 카리스마 부족으로 이어져 외연 확장을 방해한다는 분석이다. 문 후보 진영에서도 이러한 이미지를 극복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이 같은 지적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안 후보의 아킬레스건은 박·문 두 후보와 한 가지 극명한 차이점이 있다. 아직 단점으로 평가받지 않았다는 것.

긍정적인 부분은 안 후보와 유권자 모두가 충분히 인식해 효과를 보고 있지만, 부정적인 부분은 아직 수면 아래 잠복해 있는 형국이다.

아직은 '안철수식 포퓰리즘 정책'의 단점으로만 평가되고 있는 이것은 바로 '국민'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 후보와 국민 모두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처지에 놓였다는 다소 놀라운 분석이다. 이 말은 곧 안 후보와 국민 모두 “발등 찍을 도끼”에 해당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안 후보는 정치적 기반 없이 오로지 '국민에 의해' 대선후보가 된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역사상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지금까지 안 후보는 기성정치인에 대한 반발과 새로운 정치를 가져다줄 것이라는 기대와 믿음으로 '혹독한 검증 세례'에도 건재함을 유지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국정운영 과정에서 이러한 믿음은 자칫 '배신감'으로 변질될 위험이 크다는 우려다.

정치적 고향이라고는 국민이 전부인 안 후보에게 이러한 위험은 곧 '정치생명의 마지막'을 경고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경고는 안 후보의 정치입문 계기와 대한민국 통치형태의 차이를 배경으로 한다.

안 후보와 국민의 고리는 '직접민주주의'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문-카리스마·리더십 부족, 권력욕 없어 수동적
안-오로지 '국민' 기반, 뜻에 어긋나면 대역죄인

한 전문가는 "직접민주제하에서 안 후보 지지자는 안 후보에게 이상적인 통치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것은 고대의 이야기다. 지금은 엄연히 '간접민주주의' 시대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통치구조를 '대의제'라 한다.

대의제는 주권자인 국민이 국가의사나 국가정책을 직접 결정하지 않고 대표자를 선출하여 그들로 하여금 결정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학계는 "이것은 국민 개개인의 이익을 넘어 국가 전체적인 이익을 전제로 한다"고 설명한다. 이러한 실제 국민과 가정적 국민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설득하며 이해관계를 조절하는 것이 대통령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전문가는 강조한다.

안 후보가 국익에 도움이 되지만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거나 정책을 편다면, 안 후보는 자신을 대통령으로 만든 정치기반을 배신하는 꼴이 된다.

이것은 고스란히 정치권 반대진영의 공격 포인트로 작용할 수 있다. 한 정치전문가는 "안 후보는 국익과 국민, 그리고 대의가 삼분될 위험을 안고 있다"라며 강하게 경고했다.

네거티브 조심해야
강약조절 필요해

유력 대선주자들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승리의 발판으로 삼으려다가는, 잘못해서 상대의 강점을 인정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자신의 강점만 강조하다 보면 자신의 약점도 함께 드러낼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어느 때보다 자신의 강약조절과 그에 따른 신중한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조아라 기자 <arch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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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1000억 오세훈 한강버스, 아라호 흑역사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서울시가 돛을 올린 한강버스가 고장 끝에 결국 멈췄다. 과거 ‘아라호 사업’도 재조명되고 있다. 아라호 사업은 2010년대 초반 경인 아라뱃길을 중심으로 관광 활성화와 교통난 해소를 위해 인천시와 공동으로 수백억원을 들여 기획한 수상 교통 프로젝트였다. 아라호는 시민들의 외면과 운영 적자로 인해 자취를 감췄다. ‘반면교사’로 삼았던 걸까? 서울시는 한강을 따라 운행되는 수상 교통수단으로, 서울 전역을 연결하는 새로운 교통망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으로 지난 18일 한강버스 운항을 시작했다. 여의도, 잠실, 뚝섬 등 주요 한강변 거점과 지하철역을 연계해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핵심이다. 관광이냐 출퇴근이냐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통해 관광 교통수단을 넘어 서울을 ‘한강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도시’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열흘 만에 운항이 중단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9일 오전 시청에서 열린 주택 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도중 “한강버스 관련 입장을 밝히지 않을 수 없다”며 “시민 여러분께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열흘 정도 운행 통해 기계적·전기적 결함이 몇 번 발생하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 약간 불안감 생긴 것도 사실”이라며 “이번 기회에 (운항을) 중단하고 충분히 안정화시킬 수 있다면 그게 바람직하겠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시는 이날부터 10월 말까지 한강버스 시민 탑승을 중단하고 성능 고도화와 안정화를 위한 무승객 시범 운항을 한다. 시는 국내 최초로 한강에 친환경 선박 한강버스를 도입해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 22일에는 잠실행 한강버스가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고, 같은 날 마곡행도 운항 준비 중 전기 계통에 문제가 생겨 결항했다. 26일에도 운항 중 방향타 고장이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운항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자 운항 중단을 결정했다. 과거 아라호의 값비싼 교훈을 남겼지만, 실패 요인을 분석하지 않았다는 것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한강버스 역시 또 하나의 혈세 낭비 사례가 될 수 있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아라호 사례를 철저히 분석해 이번에는 실질적인 시민 편익을 제공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강버스가 서울의 새로운 교통 패러다임으로 자릴 잡을지, 아라호의 전철을 밟을지는 향후 몇 년간의 운영 성과에 달려 있다. 서울시 아라호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첫 임기 때인 2010년 서울시가 예산 112억원을 들여 만든 2층 유람선으로 지난 2009년 5월부터 1년5개월을 들여 건조됐다. 오 시장의 지시로 건조된 아라호는 시민들에게 저렴한 요금으로 공연과 한강특화공원 관람이 동시에 가능한 선상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한다는 영리 목적보다 공공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차원에서 민자 유치 대신 재정이 투입된 사업이었다. 당초 아라호를 한강에서 인천 앞바다까지 운항하는 관광 크루즈선으로 활용하려 했으나 여덟 차례 시범 운항과 21회 시험 운항만 했을 뿐 사실상 사업은 중단됐다. 제작 당시부터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을 빚었던 아라호는 정식 취항도 해보지 못한 채 팔렸다. 실제 운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보험료와 유지비 등 관리 비용에만 연간 1억원이 들어간다는 점도 매각을 선택하는 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112억원 들여 29억원에 판 아라호 출항 나흘 만에 고장…오, 좌불안석 아라호가 정식 운항에 나서지 못했던 배경에는 서해뱃길 사업을 둘러싼 서울시와 시의회의 갈등도 있었다. 오 시장의 아라호 활용 계획에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다수인 시의회가 이에 반대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10월 고 박원순 전 시장이 취임 후 사업 타당성 문제로 매각을 결정하면서 오 시장의 한강 르네상스 사업이 백지화됐다. 결국 서울시는 아라호 매각을 결정한 후 지난 2013년 5월, 106억원의 예정 가격으로 매각 입찰에 나섰으나 응찰자가 없어 유찰됐다. 이후 2차 입찰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알만한 이들은 알겠지만, 선박 사업은 수요를 찾기 어려운 사업 중 하나다. 결국 서울시는 3차 매각 입찰에서 최초 예정 가격에서 10% 인하된 95억원으로 깎았지만 이마저도 입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후 같은 해 11월, 4차 매각에서 15% 인하된 90억원에 입찰을 시도했지만 응찰자가 없어 가격 인하의 효과는 전혀 없었다. 그러다 서울시는 지난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지 못하자 결국 임대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었다. 아라호가 정식 운항도 못한 채 6년 넘게 여의도 한강공원 선착장에 방치되면서다. 서울시가 제시한 사업 기간은 연말까지 8개월이고 한 차례 1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었다. 당시 최저 임대료는 2억6300만원이었다. 아라호는 임대 사업을 시작해 건조 6년 만에 빛을 봤지만, 운항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한강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던 아라호는 지난 2016년 민간업체인 레츠고코리아가 임대사업권을 낙찰받아 3년간 운영하다가 2018년 이랜드그룹 계열사 이랜드크루즈로 사업권을 넘겨줬다. 이랜드크루즈가 사업권을 따낸 시점은 지난 2018년 3월이지만 실제 운영은 2019년 6월부터 시작됐다. 이전 사업자인 레츠고코리아가 서울시의 계약 위반을 주장하며 유람선과 시설물 반환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랜드크루즈는 1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지난 2019년 6월부터 운영을 시작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수익성 악화로 아라호의 임대 운영 사업을 1년 만에 접어야 했다. 애물단지 전락하나 이랜드크루즈는 임대계약 갱신청구권(1년)마저 포기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무렵부터는 주식회사 수가 임대사업권을 이어받았다. 이후 마지막으로 인더라인25가 지난해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사업하는 조건으로 서울시와 지난 2022년 12월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1년 단기 임대계약이 종료된 이후에도 인더라인25가 철거하지 않아 서울시는 골머리를 앓았다. 아라호 운항은 멈췄지만, 선착장을 한 달째 무단 점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인더라인25는 계약 연장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서울시는 인더라인25를 상대로 명도소송, 점유 이전 금지 가처분, 행정 가처분 등 소송을 진행하기도 했다. 아라호가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수요 예측 실패와 운영비 부담이었다. 당시 서울시는 아라호가 연간 수십만명의 승객을 유치할 수 있다고 예상했으나, 실제 이용객은 예측치의 30%에도 미치지 못했다. 또 노선 설계가 시민들의 일상적인 통근이나 이동과 잘 맞지 않았고, 요금 역시 육상 교통수단에 비해 비쌌다. 결과적으로 관광객 유치에도 한계가 있었고,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아라호는 철수될 수밖에 없었다. 아라호는 건조한 지 15년 만에 민간에 팔렸다. 지난 1월 서울시 한강 유람선 아라호는 5차례 입찰 끝에 약 28억5780만원에 팔려 민간업체에 인도됐다. 2013년부터 총 9번의 입찰을 시도한 결과 3분의 1 가격에 달하는 헐값에 팔린 셈이다. 당시 서울시에 따르면 아라호는 2024년 11월 말 공개입찰을 진행한 뒤 지난달 주식회사 마이랜드와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길이 58m에 688톤 규모의 아라호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과 서강대교 남단을 오갔다. 승객은 총 310명까지 태울 수 있다. 음악회, 공연, 결혼식, 영화 상영을 위한 시설도 보유했다. 선착장에는 편의점, 치킨집 등 부대시설도 있었다. 아라호는 건조 후 15년 만에 매각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후임 고 박원순 시장이 2012년 사업을 백지화하면서 5년간 방치됐다. 2013년 5월 처음으로 공개입찰에 넘겨졌다. 시는 같은 해에만 총 4번의 입찰을 추진했으나, 입찰자가 없어 매번 무산됐다. 실패했지만 이번엔 달라? 서울시는 수의계약 방식으로도 매각을 시도했으나, 매각사의 자금 동원 문제로 불발됐다. 이에 시는 2016년 아라호를 매각하는 대신 민간 위탁하는 방향을 택했고, 2017년부터 민간 위탁을 통해 운영했다. 하지만 임대계약이 만료되면서 지난해 5월 말부터 운항이 중단됐다. 그러자 시는 다시 매각을 시도했다. 지난해 10월부터 총 5차례의 입찰을 진행했고, 같은 해 11월 말 입찰자가 나와 12월 매각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그간 아라호의 위탁 운영은 선박 운항이 아닌 선착장 내 치킨집 등 부대시설 위주로 돌아갔다”며 “자연스레 선박도 노후화되고, 전반적으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다시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법적 분쟁으로 얼룩진 아라호를 통해 한강에 배 띄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지만, 이번엔 다르다고 한다. 서울시는 이번 한강버스 사업에서 아라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3가지 전략적 과제를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실제 수요 기반의 노선 설계를 강조했다. 또 관광 중심이 아닌, 출퇴근·생활 교통을 고려한 정류장 배치, 그리고 지하철·버스 환승과의 연계를 강화했다는 것이다. 합리적인 요금 체계를 내세우기도 했다. 기존 대중교통과의 환승 할인을 적용하고, 관광·레저용 프리미엄 서비스와 생활 교통 요금제의 이원화를 강조했다. 또 탄소 배출을 최소화한 전기·수소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했고,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 및 안전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한다. 서울시가 한강버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난해 들인 초기 사업비는 약 542억원으로 향후 발생할 총 사업비는 약 1500억~1750억원으로 예상된다. 아라호 사업비보다 10배가량 많은 혈세가 투입될 예정이다. 한강버스는 출·퇴근용 선박인 만큼 이용객을 충족하기 위해 여러 척의 선박이 필요하다. 지난해 3월 한강버스 운영사는 6척의 선박을 납품받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현재는 첫 출항 이후 3척이 운항 중이며, 향후 6척의 선박이 모두 납품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선착장 시설, 운영 시스템, 접근성 개선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가 포함돼 총사업비가 1000억원대 중반까지 증가한다. 묻지 마 10배로 베팅 6시에 나와야 9시 출근 아라호는 ‘유람선 제작’이 중심이고, 공연시설 등이 포함된 문화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의 선박이었다. 시설 설계가 크고 복잡한 부분이 있지만, 수량이 하나라 규모 면에서 제한적이기에 한강버스와 다르다는 결론이다. 반면, 한강버스는 여러 척의 선박을 건조해야 하고, 선착장 설치 또는 보수도 그만큼 갖춰져야 한다. 또 전기 또는 하이브리드 선박을 도입한 만큼, 유지비용도 클 뿐만 아니라 홍보, 안전, 시험 운항 등 여타 부대 비용에 민간투자금 및 보조금 등이 혼합돼있어 사업비 증액은 여러 원인으로 발생한다. 한강버스 사업비가 초기 대비 크게 증가한 이유로 업체 선정 과정에서 계약 조건, 예상보다 오래 걸린 공정률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를테면 선박 제작 능력이 있는 업체와 없는 업체 간의 차이를 분석했는데, 일부 업체는 인프라가 부족하거나 준비가 미흡했다는 평가를 받아 계약이 무산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한강버스는 대중교통 기능이 강조되면서 ‘출퇴근 수단’ ‘교통망 보완’ 등의 역할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따라서 초기 투자비가 크더라도 지속 운영을 통한 수요 확보가 전제된다. 하지만 계획 대비 수요가 예상만큼 확보될지, 운영비와 적자 보전 부담이 얼마나 될지는 논란 중이다. 한편, 한강버스는 정식 운항 나흘 만에 선박의 방향타 고장 등으로 잇따라 멈춰 승객들이 불편을 겪었다. 지난 23일 기준 누적 탑승객이 1만명을 돌파하는 등 시민들의 큰 관심을 받은 한강버스가 정시성 확보가 중요한 대중교통수단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을 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쯤 옥수선착장을 출발한 잠실행 한강버스가 강 한가운데서 20여분간 멈춰섰다. 결국 승객들은 종착지까지 가지도 못하고 도중에 내려야 했다. 한강버스 운영사는 고장 선박을 뚝섬 선착장에 접안한 뒤 승객들을 모두 하선시켰고, 뚝섬에서 잠실까지 구간의 운항을 취소했다. 지난 18일 정식 운항을 시작한 지 나흘 만에 발생한 일이다. 이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안내 방송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 탑승객은 “20분이 넘게 서 있었고, 안내 방송이 안 나오고 승무원도 안 계시고…. (뚝섬 선착장) 도착하기 2~3분 전에 승무원이 ‘이 배 잠실까지 안 간다’고 뚝섬에 다 내리셔야 된다고…”라고 말했다. 이 사고와 별개로 같은 날 오후 7시30분에 잠실 선착장을 출발할 예정이었던 마곡행 한강버스는 선박 고장으로 아예 결항됐다. 그 바람에 강서 방향으로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황급히 다른 교통수단을 찾는 등 불편을 겪어야 했다. 승부수? 무리수? 서울시는 두 선박 모두 전날 밤 안정화 조치를 거쳐 다음 날인 23일 운항에는 차질이 없다고 밝혔다. 또 선내 안내 방송이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선 한강버스 운영사가 이상을 감지한 뒤 원인을 파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려 안내에 일부 지연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현재 한강버스는 마곡-망원-여의도-압구정-옥수-뚝섬-잠실 28.9km 구간을 상하행 7회씩 총 14회(첫차 11시) 운항하고 있다. 소요 시간은 마곡에서 잠실까지 127분이다. 여의도에서 잠실까지는 80분이다. 추석 연휴 이후인 다음 달 10일부터는 출퇴근 시간 급행 노선(15분 간격)을 포함, 평일 기준 왕복 30회로 증편한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