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세태> ‘음란중독’ 위기의 주부들 고해성사

남편 출근하고 자녀 학교가면 ‘색기 발동’

[일요시사=사회팀] IT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은 초고속 인터넷 덕분에 음란물을 손쉽게 접할 수 있다. 청소년들도 마음만 먹으면 음란물을 사고파는 시기에 여성들의 음란중독 또한 어제 오늘일이 아닐 것이다. 직장인 미혼여성을 비롯한 수많은 주부들이 남몰래 즐기고 있다는 음란물. 그들의 충격적인 행태를 낱낱이 공개한다.

스님들도 야동을 본다는 설이 있다. 그만큼 음란물은 무차별적으로 배포돼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접하기 쉬운 도구(?)로 여겨지고 있다. 스님들도 야동·야설을 접하는 마당에 일반 여성이라고 음란중독에 빠졌다 한들 이상할 것은 전혀 없다. 피곤한 일상에 찌들어 섹스리스 부부가 급증하는 요즘, 음란물 중독에 빠져 정신과 상담을 요청하는 주부들의 사례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미혼여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애인이 없는 골드미스의 경우 주위에서 터치하는 일이 없어 자유로운 상태에서 음란물을 접하고 자신만의 은밀한 시간을 즐기기도 한다고 알려졌다.

화면속 야릇한 장면
머릿속에 빙빙 돌아

한 통계결과에서는 남편이 출근하고 자녀들이 학교에 간 시간대인 오전 10∼12시 사이가 오히려 야간보다 음란물 접속률이 높다고 전해졌다. 실제로 몇 년 전 한 달 동안 인터넷 접속을 비교분석 해 본 결과 그간 남성 전유물로만 여겨왔던 성인사이트를 방문한 여성이 17%에서 30%로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로 여성들은 로맨스 관계를 통해서만 성적감정을 추구해서 포옹, 키스, 육체적 접촉, 스킨십 등을 즐기는 반면에, 남성들은 성적행동에 대한 시각적 상상물인 포르노물에 자극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요즘은 아예 여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온라인 음란물제작이 성행하고 있어서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30대 주부 김모씨는 ‘연예인 노출’ ‘O양 비디오’ 등 연예인의 노출사고나 과거 행적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야동을 접하게 됐다고 한다. 그녀는 누구나 다 볼 것이란 생각에 아무 거리낌 없이 연예인 음란영상을 접했지만, 이후에는 아예 음란 사이트에 가입해 하루에도 몇 차례씩 수위 높은 야동을 즐겨본다고 말했다. 그녀는 “이렇게 빠질 줄은 몰랐는데 보다보면 왠지 자극이 되고 남편과의 성생활이 원만하지 못해도 대리만족하고 있어요. 오히려 남편과 할 때보다 더 흥분되고 기분 좋을 때가 많은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남편만으로 부족해' 매일 4∼5시간씩 포르노
직장인 미혼여성 야근하다 야동·야설 즐겨


또 다른 주부 임모씨는 하루에도 4∼5시간씩 야동을 끼고 산다고 했다. 그녀는 남편의 잦은 출장과 늦은 귀가에 따른 쌓여있던 욕구불만을 해결하기 위해 한두 번씩 포르노물을 접했다. 하지만 한두 개로 시작했던 포르노는 지금 그녀에게 없어서는 안 될 요소로 강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한 번 보기 시작하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 모를 만큼 빠져들어 진액이 다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지만 야동을 끊기는 쉽지 않다고 말한다. 한두 달새 6∼7kg 이상 체중이 감량될 정도로 섹스 하는 것보다 배로 에너지가 소비되지만 욕구불만을 채워나가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남편 없는 나날을 보내면서 무료함에 못 이겨 포르노를 접했죠. 자주 보다보니까 관계를 갖지 않아도 흥분하게 되고 영상 속의 남성과 관계를 갖는 상상도 하게 되요. 요즘은 남편이 일찍 귀가하는 게 더 싫어질 정도라니까요. 그나마 한 달에 두 번 정도 맺었던 잠자리마저도 소원해지고 있는 실정이에요.”

다양한 수단으로
섹스판타지 재현

임씨는 왜 포르노물에 빠지게 됐을까. 가장 큰 이유는 남편과의 성생활에 만족감을 느끼지 못해서였다. 그녀는 영상에 나오는 몸 좋은 남성들은 이리저리 체위를 바꿔가며 상대 여성이 만족할 때까지 정성을 다하지만 실제 자신의 남편은 그렇지 못하는 데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 임씨는 “남편과의 관계는 짜증나고 답답해요. 재미도 없고요. 세상에는 남편 외에도 남자들이 수두룩한데 저는 유부녀라 다른 남자들을 만날 수도 없고 만족은 하고 싶고…. 그러니까 포르노와 자위로 대신하는 거죠”라며 허심탄회한 심경을 전했다.

인터넷 채팅을 하다 야설(야한소설의 준말)을 공유하게 된 주부 유모씨의 음란중독도 심각한 상황이다. 유씨는 성인들의 대화방에 가입했다 결국 음란채팅으로까지 손을 뻗은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녀는 “남편이 출근하고 나서 오후에 할 게 없으니까 호기심에 채팅방을 기웃거리다 우연히 상대 남성이 보내준 야설을 접하게 됐어요. 야동도 간간히 접한 적은 있지만 확실히 야설이 야동보다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어 자극이 되더라고요”라며 처음 음란물을 접했던 때를 회상했다. 유씨는 야설의 묘한 매력에 빠진 후 이곳저곳 성인사이트와 블로그를 돌아다니며 야설을 탐독했고, 자신의 섹스판타지가 고스란히 배어있는 자작야설을 채팅방에 올린 적도 있다고 밝혔다.

시도 때도 없이 흥분
핸드백 속 팬티 준비
심하면 실전 테스트

유씨는 자신의 지인이 더 심각한 수준이라고 전했다. 전업주부인 유씨의 지인 역시 음란물에 중독돼있지만 상대방과 음란 행위를 공유한다는 데에서 차이가 있었다. 유씨 지인은 단순한 대화채팅 정도로는 자극이 덜 되자 남성과의 화상채팅으로 음란한 행위를 주고받았고 거기에서 욕구해소를 얻는다고 한다. 물론 얼굴은 미공개다. 그녀는 시각적인 흥분이 지루해질 때쯤 청각적인 흥분을 느끼기 위해 폰팅으로 남성과 음담패설을 나누며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이들은 야동과 야설 등이 성을 왜곡시키는 것쯤은 충분히 알고 있지만 거기에 대한 판타지는 쉽사리 지워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한 살 한 살 나이만 먹는 남편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체감했을 때 상실감이 한꺼번에 몰려온다는 것. 거기에서 오는 우울증 또한 무시할 수만은 없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미혼여성들도 음란 세계에 동참했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모여서 호기심으로만 몇 번 봐왔던 야동이 이제는 그녀들에게 각박한 사회 속 한줄기 빛과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20대 후반 직장인 여성 이모씨는 회사 내에서도 머릿속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라 정신없다. 이씨는 간혹 상상력이 과장돼서 자신도 모르게 흥분이 돼 민망한 경험을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했다. 이제는 아예 가방 속에 갈아입을 팬티를 넣고 다닌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일에 치이고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예전만치 못해서 야동으로 머리를 식히곤 했는데, 지금은 습관이 돼서 안 보면 안 될 것 같아요. 일부러 야근한다고 남아서 야동 돌리고 여기저기 성인사이트 돌아다니면서 음란물을 접하면 그날 스트레스가 쫙 풀리는 것을 느껴요. 가끔은 팬티까지 갈아입어야 할 정도로 흥분하기도 한다니까요. 지금은 조금 자제하려고요.”

지나친 음란취미
외도로 이어져

갱년기를 앞둔 40대 후반 박모씨도 열렬한 음란물 예찬론자다. 박씨는 남편과의 성생활에 지루함을 느끼고 음란물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삶의 권태를 느낄 때 즈음 야동이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다가왔다고 말했다. 아무 의욕 없이 살다가 야동이 자신의 삶에 생기를 불어넣어줬다는 것. 성생활로는 자신의 욕구를 채울 수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야동과 야설을 병행하며 흥분과 자극을 경험했다. 아직도 흥분하는 자신을 보며 남과 다를 바 없는 여성이었음을 비로소 깨닫게 됐다고 한다.

“일반적인 섹스에 흥분할 나이는 한참 지났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음란물을 접하면서 온몸이 흥분되는 것을 느끼고 그러면서 자신감도 생겼어요. ‘아, 나도 여자구나’라는 생각이 들죠. 젊은 남성과의 잠자리를 꿈꿔본 적도 있어요.”

“낯선 남성과 일탈이 부부관계 회복 계기?”

그러나 여성들의 지나친 음란물 탐닉은 자칫 실행으로 옮겨질 수 있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유부녀일 경우 외도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다. 남편의 무관심, 만족스럽지 않은 성생활은 주부들에게 외로움과 우울증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이들은 유부카페나 동호회 등에 가입한 후 대화 또는 번개(즉석만남) 등을 통해 일탈을 한다. 음란물만 가지고는 욕구충족이 되지 않을 거란 이유에서다. 또 그들은 낯선 남성과의 관계를 통해 여러 가지 체위를 경험해볼 수 있고, 오히려 한두 번의 일탈이 남편과의 소원해진 관계를 다시 회복하는 좋은 계기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번개에서 만난 남성과의 몇 차례 혼외정사로 불감증을 회복하고 남편과의 성생활도 만족스러워졌다는 익명의 30대 주부는 정신적인 외도로 번지지만 않는다는 전제하에 몇 번의 일탈은 오히려 부부생활에 좋은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그녀는 “남편 몰래 인터넷 채팅을 하다 마음 맞는 남성과 몇 번 관계를 맺었는데 정말 황홀했어요. 스릴도 넘쳤고…. 난 고작 애 키우는 유부녀인 줄만 알았는데 밖에서도 먹힌다는 생각이 드니까 자신감도 생기고 남편과의 잠자리도 훨씬 발전적이고 만족스러움을 느꼈어요”라며 은밀한 일탈을 예찬했다.

여성의 음란 탈선
해결책은 없을까

온라인과 모바일 산업이 발달하면서 최근에는 화상캠과 폰카 등을 이용한 야동공유가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런 관음적 노출심리는 일종의 변태성욕과 별 다를 바가 없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 심리 전문가는 “포르노와 섹스는 별개다. 과장된 성을 추구하는 것이 포르노를 비롯한 음란물의 섹스에 대한 왜곡된 측면이다. 음란물에 중독될수록 인간관계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 만족감을 못 느끼기 때문에 일상생활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현실감각과 인간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우울하거나 불안해질 때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거나 음란물을 대체할 건전한 방법을 강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변태 음란물 집착으로 성범죄가 끊이지 않는 요즘, 정부에서도 음란물 근절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건강한 성생활을 즐기기 위해서는 충동적 욕구해소보다 올바른 성의식이 먼저 내재되어야 함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김지선 기자 <jisun86@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서울시장 올인’ 민주당 그래도 불안한 이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내년 6월 치러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서울시다. 서울시에 깃발을 꽂는 쪽이 전체 선거의 승리라 봐도 무관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진보 진영에서는 당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오세훈 대항마’를 자처하는 후보군이 속속 등장했지만, 서울 시민의 마음까지 얻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전국 지역위원장 워크숍에서 제9회 지방선거(이하 지선) 승리라는 목표를 세웠다. 이달 중으로 지선 공천 룰을 확정해 빠르게 선거에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큰 틀로는 ▲당원 민주주의 실현 ▲완전한 민주적 경선 ▲깨끗하고 유능한 후보 선출 ▲여성·청년·장애인 기회 확대 등 4대 방향이 제시됐다. 출사표 만지작 민주당은 이번 지선의 성격을 ‘완전한 내란 종식’으로 규정했다. 민주당 전국 지역위원장은 워크숍에서 ‘이재명정부 성공과 지선 승리를 위한 더불어민주당 전국지역위원장 결의문’을 통해 “국민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 민생회복·내란청산·개혁완수라는 역사적 사명을 반드시 이루어 낼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내년 지선서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냄으로서 ‘무능 부패한 국민의힘 지방권력’을 심판하고 ‘진짜 자치분권 균형성장’의 시대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또한 “이정부 성공을 위해 당이 무엇을 할 것인지에 모든 초점을 맞춰야 한다”며 “다가오는 지선은 민주당의 책임과 기회의 시험대다. 당의 힘을 모아 이정부의 성공과 지선 승리라는 두 목표를 함께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도가 높은 서울시장 선거 최종 후보가 되는 것만으로도 존재감을 키울 수 있다. 차기 서울시장 임기는 2030년으로 21대 대통령선거 시기와 맞아떨어진다. 그동안 서울시장은 대선주자로 가는 지름길로 여겨졌던 만큼 정치인으로서 큰 꿈을 꾸는 이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기회’다. 민주당은 서울시장 선거 본선행 티켓을 놓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원내 의원들의 공식 출마 선언 이후에도 자칭타칭 물망에 오른 진보 인사들이 시기를 재고 있어 다양한 경선 구도가 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박주민 의원은 민주당 내에서도 가장 먼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힌 인물이다. 그는 “서울이 ‘맏이’ 역할을 하며 지방 도시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일찌감치 선거판을 예열했다. 뒤이어 민주당 서영교 최고위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조희대 대법원장 저격수를 자처하며 존재감을 키운 그가 이번에는 “서민을 위해 일 잘하는 시장이 필요하다”며 오세운 서울시장 대항마로 나섰다. 서 최고위원은 “(오 시장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무리하게 해제하면서 부동산 폭등을 자초했다”며 “이태원 참사의 충격이 채 가시지도 않은 시점에서 큰 책임이 있는 용산구청장에게 서울시 주최 지역축제 안전관리 대상을 주는 등 시민의 요구, 시대의 요구를 전혀 읽지 못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이후 결단을 내리겠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는 지난달 오마이TV ‘박정호의 핫스팟’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적 중요성이 매우 크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후보가 서울시를 탈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런 자리에 과연 제가 적합한 후보인지 고민을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큰 판 향하는 의원들 오세훈만 꺾으면 끝? 지난 조기 대선 당시 ‘민주당 골목골목선대위 서울위원장’을 맡아 서울시 정책 로드맵을 짜는 데 참여한 만큼 출마 명분은 충분하다는 평이 나온다. 마찬가지로 원내 인사인 박홍근 의원과 김영배 의원도 몸풀기에 나섰다. 특히 박 의원은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선 지난해 8월 당시 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사전 논의가 있었던 점을 강조만 만큼 오랜 고심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홍익표 전 의원도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생각하고 준비 중”이라며 도전을 시사했다. 홍 전 의원은 가장 민감한 서울 부동산 문제를 겨냥하는 등 오 시장의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를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꼽으며 저격에 나섰다. 박용진 전 의원의 출마 가능성도 점쳐진다. 박 전 의원은 “아직 정해진 건 없다”면서도 연일 오 시장을 때리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최근에는 “민주당의 정치가 ‘영포티(젊어 보이려 애쓰는 40대)’ 정치로 전락하지 않도록 몸부림쳐야 한다”며 청년세대와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원외에서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의 이름이 눈에 띈다. ‘K-브랜드지수’에서 서울시 지자체장 부문 1위 타이틀을 따낸 그는 활발한 SNS 활동으로 두터운 지지층을 보유한 인물이다. “나 서울 시민인데, 구청장님 좀 같이 씁시다” 등 밈(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온라인에 퍼지면서 팬덤을 등에 업고 민주당 원내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지 이목이 쏠린다. 민주당 후보군은 일동 ‘오세훈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의 야심작인 한강버스가 연일 구설수에 오른 데 이어 최근 서울시가 최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서울 종묘 맞은편에 높이 145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재정비촉진계획을 변경한 것을 두고 맹공에 나선 것이다. 지난 11일 민주당 문화예술특별위원회는 기자회견을 통해 종묘 재개발 논의를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당내 서울시장 후보군인 박주민 의원과 서영교 최고위원을 비롯한 전현희·김영배·박홍근 의원 등이 대거 참석했다. 특히 박홍근 의원은 “차기 시장, 그리고 대권 놀음을 위해 종묘를 제물로 바치겠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서울 종묘가 서울시장 선거의 새로운 전장이 된 셈이다. 이리저리 혼돈의 표심 민주당에서는 윤석열정부 조기 퇴진으로 치러진 조기 대선 승리의 후광효과가 지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지선 기조를 내란 청산으로 내세운 것 역시 ‘내란 VS 헌법 수호’ 프레임이 유효하다고 본 것이다. 다시 꺼내든 내란 종식 키워드가 내년 지선에서도 먹힐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지선 압승이라는 낙관론에 젖어 서울시 민심을 제대로 훑지 못한다면 ‘이정부 심판론’으로 되치기당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지점이다. 민주당 출신의 한 정치권 관계자는 “서울시 선거는 ‘오세훈만 꺾으면 당선’ 같은 일차 방정식이 아니다. 오 시장이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등 각종 리스크에 발목 잡혀 약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서울시민이 내란 종식을 외치는 후보에게 표를 던지겠냐는 근본적인 질문에서 다시 출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특성만큼 변수도 많은 서울시 자체가 첫 번째 허들이다. 서울은 마포·용산·영등포·광진·동작·성동·강동·중구 등 13개 선거구를 일컫는 한강벨트를 따라 보수층이 포진해 있어 보수 텃밭으로 여겨지지만, 지난해 치러진 총선에서 민주당이 서울 48석 중 37석을 얻어 과반이 넘는 지역에 파란 깃발을 수놓았다. 그럼에도 조기 대선에서 당시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서울시에서 각각 47.1%, 41.6%를 얻어 두 후보 간의 격차는 5.5%p에 불과했다. 여기에 범보수로 여겨지는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얻은 9.9%를 더하면 보수 진영이 진보 진영을 앞서게 된다. 비상계엄이라는 특수 상황을 경험했지만 40%에 달하는 서울 시민이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두 번째는 한강벨트를 따라 빼곡히 자리 잡은 부동산이다. 정부의 10·15 부동산 정책을 통해 서울시 민심을 움직이는 건 진영 간의 논리 싸움이 아닌 정책, 그중에서도 집값이라는 게 명확해졌다.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과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하는 이재명표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약 보름 뒤 민주당 지지율이 1주일 새 10%포인트 하락하며 국민의힘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지지층에 휩쓸릴라 한국갤럽이 지난달 28~30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의 서울 지지율은 31%로 전주 대비 10%p 떨어졌다. 반면 국민의힘은 12%p 오른 32%로 집계됐다. 서울을 대상으로 고강도 대책이 발표되자 서울 민심에 본격적으로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왔다.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전체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포인트 상승해 57%를 기록했지만, 민주당과 마찬가지로 서울 지역에서는 8%p 하락한 47%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로 응답률은 12.6%다.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와 한국갤럽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결국 이번 서울시장 선거는 진영 간의 대립구도가 아닌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의견에 초점이 맞춰지지만, 진보 진영 후보들은 본선 진출을 위해 당원의 표심을 얻는 일을 우선해야 한다는 딜레마에 빠졌다. 지선을 앞두고 민주당 지도부가 권리당원 권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힌 만큼 국민의힘과 잘 싸우는 ‘전투적인 후보’가 경선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하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차기 서울시장 후보 적합도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진보·여권 후보 가운데 정 구청장이 1위를 차지했다. 만일 정 구청장이 출마 의지를 굳히더라도 박주민·서영교 의원 등 쟁쟁한 원내 인사를 제치고 당원의 선택을 받을지 확신할 수 없다. 인지도면은 물론 민주당 지선 기조가 내란 청산으로 자리 잡은 한 12·3 비상계엄을 해제한 인물에게 더 많은 정치적 유산과 서사가 쥐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박 전 의원은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동시에 민주당 강성 지지층에게 집중적으로 질타 받았다. 2023년 8월 당시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이던 시절 체포동의안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던 중 불체포특권 포기 성명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의원 중 한 명인 만큼 경선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면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꾸준히 이름을 알려온 경우 경선 통과가 수월하지만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개딸(개혁의 딸들)이 밀어준 강경파 후보’라는 꼬리표가 붙는다면 정책이나 행정가로서의 자질은 묻히고 이에 거부감을 느낀 중도층의 표가 분산될 것이란 점에서다. 당원 마음 잡으랴, 중도층 안으랴 김민석·강훈식 ‘투톱’ 차출설도 경선과 본선을 놓고 민주당의 딜레마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 대통령의 신임을 받는 ‘김민석·강훈식 차출설’이 돌면서 서울시장 선거판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인지도가 높고 행정가 면모가 돋보이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강훈식 대통령실비서실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내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국정 투톱이 또다시 정치의 한가운데에 들어섰다. 앞서 김 총리는 여러 차례에 걸쳐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지만 종묘 재개발 논쟁에 뛰어들면서 다시 불을 댕겼다. 지난 10일 김 총리가 서울 종묘 일대를 찾아 “무리하게 한강버스를 밀어붙이다 시민의 부담을 초래한 서울시로서는 더욱 신중하게 국민적 우려를 경청해야 한다”고 우려를 표했는데, 이를 두고 오 시장이 “국민 감정을 자극하려 하는데 이는 선동”이라며 지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의심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한 차례 서울시장에 도전했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이름도 다시 거론된다. 김 총리가 서울시장 대신 당 대표로 나서고, 직을 내려놓은 정 대표가 서울시장 도전 후 대권 코스를 밟는 시나리오다. 3대 개혁을 두고 당정 불협화음이라는 의심의 눈초리가 따라붙는 만큼 교통정리를 통해 당정 서로에게 윈윈(win-win)하는 방법으로 꼽힌다. 우선 민주당 관계자들은 앞선 두 사람의 출마 가능성이 극히 낮다고 보고 있다. 가장 중요한 시기에 총리나 대통령비서실장 자리에 생긴 공백은 국정 운영에 차질이 빚을뿐더러 정부 출범 1년도 되지 않은 시기에 지선 후보로 차출할 시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다. 정 대표의 서울시장 도전 여부 역시 “이제 겨우 (취임) 100일이 지났다”며 일축했다. 이처럼 ‘스타 정치인’ 후보군이 물망에 오르자 당 일각에서도 지역 일꾼을 뽑는 지선의 의미가 퇴색될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경선 당락을 결정할 당원의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지나친 선명성 경쟁이 이어질 경우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수많은 변수들 여권 관계자는 “지선 결과를 미리 예단하기엔 시간이 많이 남았으니 차분하게 기다리면서 후보들의 공약을 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앞으로 종묘 재개발 같은 이슈가 전방으로 나올 텐데 그때마다 (민주당도) 네거티브로 맞받아치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우리 당원도 내란 종식과 민생회복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을 최종 후보로 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터줏대감 눈치 보는 국힘? 더불어민주당과 마찬가지로 국민의힘 역시 서울시장을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로 보고 있다. 서울시 사수를 위해 후보군을 물색하고 있지만, 오세훈 시장의 임기가 남은 만큼 누구 하나 선뜻 도전장을 내밀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에 오 시장의 재도전이 유일한 방법으로 여겨지는 모양새다. 오 시장은 “시민들이 어떤 평가를 해줄지 지켜보며 거취를 분명히 하겠다”며 3선 도전 가능성을 내비쳤다. 명태균 게이트, 한강버스, 종묘 재개발 등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현역 프리미엄에 기댄다면 시도해 볼 가치가 충분하다고 본 셈이다. 한때 경기도지사 후보로 거론됐던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이번에는 서울시장 물망에 올랐다.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오 시장이 아닌 나 의원을 상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면서 이목이 쏠렸지만 정작 나 의원은 서울시장 도전 가능성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