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성비위 파문 조국혁신당의 어두운 미래

아무리 말해도 답하지 않았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에서 성추행범은 끝내 제명됐으나…. 너무 오래 걸리고, 몸 좀 만진 게 뭐 대수라고, 그게 뭐 성추행이냐며 미꾸라지가 물 흐린다는 식으로…. 치부하다 여론이 심각해지니 가해자는 날짜를 다 채우고 결국 제명됐다.”

강미정 혁신당 대변인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당내 성추행 및 괴롭힘 사건과 당의 부실 대응을 공개하며, 앞으로 사회적 불의와 침묵을 깨고 작은 목소리를 증폭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성추행
괴롭힘

강 대변인은 발언에서 당내 피해자 일부가 이미 당을 떠났고, 가해자와 조력자들은 징계받거나 제명이 확정됐다고 주장했다. 여성위원회 실무 담당 비서관은 당직자로부터 폭행을 당해 사건이 검찰에 송치된 상태라고도 밝혔다. 이 같은 현실 때문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그는 검찰개혁과 정의 실현을 위해 당에 입당했지만, 동지라고 믿었던 사람들로부터 성희롱과 성추행, 괴롭힘을 경험했고, 이를 외면하거나 모른 척하는 시선에 큰 상처를 받았다고 했다. 피해자와 조력자를 보호하려 했지만, 당의 윤리위원회와 인사위원회는 가해자와 가까운 인물들로 구성되어 외부 조사 요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은 또 다른 고통을 겪었고, SNS와 당 내부에서는 피해자와 조력자들을 향한 조롱과 배척이 이어졌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사건 접수 후 5개월 동안 당 차원의 피해자 지원 대책이 마련되지 않았음을 지적하며, 피해자 보호가 외면된 상황에서 당을 떠날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재심 과정에서도 피해자와 가해자 간 불공정 사례가 발생했으며, 피해자를 지키려 했던 사람은 재심 후 빠르게 제명이 확정됐지만, 가해자는 60일 만에 제명이 확정되는 등 차별적인 처리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혁신당이 검찰개혁의 기치 아래 모인 정치 세력으로서의 이미지를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날 강 대변인이 국회 소통관에서 눈물 흘리며 탈당을 선언한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적 결정이 아니다. 이는 당내 성 비위 문제의 미숙한 처리, 지도 세력의 실패, 그리고 반복되는 2차 가해가 쌓인 결과다.

강미정 탈당·최강욱 발언 일파만파
본질은 피해자 외면한 당의 침묵 문화

정치 평론가로서 말하자면, 이런 내부 갈등은 당의 생존을 위협하는 치명적 약점이다. 피해자 보호가 우선되지 않으면 어떤 이념도 무너지기 마련이다.

이렇듯 강미정의 기자회견은 충격적이었다. 그녀는 “믿었던 동지들이 성희롱, 성추행, 괴롭힘을 저질렀다”고 폭로하며, 당이 피해자들의 절규를 외면했다고 비판했다. 조사 과정에서 2차 가해가 발생했고, 피해자 조력자들이 오히려 징계받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조국 전 대표에게 직접 사건을 보고했지만, 그는 수감 중이던 시기부터 침묵으로 일관했다. “검찰개혁이라는 대의가 피해자 보호를 가렸다”는 그의 지적은 당의 우선순위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아나운서 출신인 강미정은 당에 합류한 후 대변인으로서 검찰개혁 운동의 얼굴 역할을 해왔다. 하지만 탈당 후에도 “옳은 척 포장된 싸움으로 매도당하는 또 다른 가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혁신당 측은 즉각 “피해자 요구를 수용한 절차를 마쳤다”고 반박했지만, 이는 표면적 대응에 불과하다.

X(옛 트위터)에서는 탈당 지지 포스트가 쏟아지며, “당을 해체해야 한다”는 요구까지 나왔다. 예를 들어 한 X 유저는 “강미정 대변인이 성 비위 피해자 중 하나로 내부에서 싸워왔다”며 당의 현실을 비판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의 조직문화 문제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성 비위가 발생했을 때, 당은 외부 법무법인을 동원해 조사했지만,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 정치 분석가로서 보자면, 이는 지도력의 실패다. 조국 전 대표의 침묵은 당의 도덕적 기반을 흔들었고, 이는 장기적으로 지지층 이탈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

믿었던
동지들

성비위 논란의 핵심 인물은 김모씨다. <한겨레신문> 기자 출신으로 문재인정부 시절 공보실장을 지낸 그는 당에서 핵심 역할을 했지만, 올해 초부터 여성 당직자들을 대상으로 한 성희롱과 추행 의혹이 제기됐다.

피해자들은 “연봉 협상 과정에서 성희롱이 발생했다”고 주장하며, 텔레그램 대화 중 ‘쪽’ 같은 성적 발언, 삼보일배 중 “뒤태가 예술이야. 이순신 장군도 발딱 서겠어” 같은 패륜성 농담 등 구체적 사례를 폭로했다.

사건 경과를 시기별로 분석해 보자.

지난 3~4월, 김씨의 지속적 성희롱·추행 시작. 피해자 A씨가 텔레그램 발언 등 증거를 제시했는데, 이는 직장 내 위력 관계를 이용한 전형적 성비위 패턴이다. 4월 말 피해자 고소, 서울청에 사건 이첩. 당 여성위원회에 신고했지만, 초기 대응 지연이 문제의 뿌리였다.

5월 초 피해자가 5명 이상 늘고 피해자 사례가 6건 확대 이후 당이 사과 기자회견을 계획했다. 피해자들이 “방관과 2차 가해가 더 고통스럽다”고 토로하자 김씨를 직무에서 배제시켰다.

6월 윤리위원회, 자격 정지 1년 처분 및 다른 가해자 제명. 하지만 가해자와 피해자 공간 분리 실패와 신원 유출로 2차 가해 지속. 당 게시판 폐쇄 등 미흡한 조치. 이후 활동 제한 중이나 여전히 논란 중. X나 SNS 등에서 “요즘 김OO 왜 안 보이냐?” “갑자기 안 보이시는데 매우 궁금합니다. 소식 아시는 분 글 올려주세요” 등 포스트 다수. 피해자 조력자 역추궁 등 추가 문제가 노출됐다.

구체적 혐의에도 미온적 대응
혁신당 위기와 정치권의 교훈

해당 사건은 당의 성 비위 대응 시스템의 취약점을 그대로 노출했다. 피해자들이 “당의 침묵이 상처를 키웠다”고 말한 대목이 핵심이다. 정치학적으로 이런 사건은 당의 성 감수성 부족을 드러내며, 특히 여성 지지층 이탈을 가속하게 한다.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교육연수원장 발언은 논란의 불씨를 더 키웠다. 혁신당 아카데미 강연에서 그는 성비위 사건을 “사소한 문제, 싸워야 할 문제냐?”고 치부하면서 “한동훈 처남처럼 여검사 몇 명을 강제로 강간한 일인가?”라고 비꽜다. 이는 명백한 2차 가해다.

피해자의 고통을 경시하고, 강간 같은 극단 사례와 비교해 성비위의 심각성을 축소한 셈이다.

최 원장은 “그다음에 무슨 판단이 있어야지, 그냥 내가 보기에 나는 누구 누구 누구가 좋은데 저렇게 얘기하니까 저 말이 맞는 것 같아. 이건 아니다”라며 “그건 개돼지의 생각이지”라고 말했다.

성추행 가해자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거나 피해자를 옹호한 사람들을 겨냥해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하면서 관여하는 것 아니냐며 ‘개, 돼지’에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개·돼지 발언은 왜 이렇게들 좋아하나?

최 원장의 이력을 보면 이런 발언이 우발적이지 않다. 과거 ‘암컷’ 발언으로 당원 자격정지 6개월, ‘딸딸이’ 논란 등 여성 비하가 반복됐다. 딸 셋을 둔 아버지로서의 이미지도 무너졌다. 민주당 내에서 ‘반인권적 태도’라는 비판이 쏟아지며 제명 요구까지 나왔다.

분석적으로, 최 원장의 발언은 혁신당 문제를 넘어 민주 진영 전체의 성 이슈를 드러낸다. 과거 업무방해 유죄 판결과 광복절 특사 복권까지, 그의 정치 행보는 논란의 연속이다. 이는 당의 교육연수원장으로서의 적합성에도 의문을 제기한다.

위기의 조국
수습 어떻게?

혁신당 사태는 검찰개혁의 이념이 내부 윤리 문제를 가릴 수 없다는 교훈을 준다. 강미정 탈당은 빙산의 일각일 뿐, 성비위 사건과 최강욱 발언이 얽히며 당의 신뢰가 추락했다. 정치 전문가로서 단언컨대, 피해자 중심의 투명한 대응 없이 당이 재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소셜미디어 반응처럼, 과거 지지자들은 이미 등을 돌리고 있다. 이 사건이 정치권 전체의 성비위 처리 기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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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