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새 둥지 찾은 손흥민

‘쏘니’로 도배된 스포츠 천국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유니폼을 벗고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 LAFC에 새 둥지를 틀었다. 지난 10년 동안 북런던을 홈으로 삼았던 그는 이제 새로운 무대에서의 도전을 시작한다. 양 구단의 공식 발표와 함께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나는 작별 인사를 전했고, 토트넘 역시 손흥민이 지난 10년간 남긴 족적을 상세히 조명하며 이별을 알렸다.
 

LAFC(로스앤젤레스 FC)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으로부터 손흥민을 완전 영입했다”며 “그는 축구 역사상 가장 재능 있고 인기 있는 아시아 선수 중 한 명이며, 토트넘에서의 10년 활약을 뒤로하고 LAFC에 합류했다”고 전했다. 손흥민은 LAFC와 2027년까지 계약을 맺었으며, 2028년까지 연장 옵션을 포함했다. 추가로 2029년 6월까지 연장 가능한 조건이 있다.

2029년 6월
연장 가능

구단은 손흥민을 MLS의 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로 등록했다고 밝혔다. 지정 선수는 샐러리캡 규정을 적용받지 않아 연봉에 제한을 받지 않는다. 손흥민은 LAFC의 국제 선수 로스터 한 자리를 차지하며, 향후 P-1 비자와 국제 이적 증명서(ITC) 발급이 완료되는 대로 공식 출전이 가능하다.

손흥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상징적인 스포츠 도시 중 하나인 LA에서, 큰 야망을 가진 LAFC에 합류하게 되어 매우 자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LA는 수많은 챔피언의 역사를 지닌 도시이고, 저는 그다음 장을 함께 써 내려가기 위해 왔다”며 “MLS에서의 새로운 도전이 기대된다. 이 구단과 도시, 팬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LAFC의 공식 입단 기자회견은 현지 시간 지난 6일 오후 2시, LA 다운타운에 위치한 BMO 스타디움에서 진행됐다. 손흥민은 자신의 입단 과정에 대해 “꿈이 현실이 됐다”며 “이곳이 처음에는 제 선택지가 아니었지만, 시즌이 끝나고 가장 먼저 연락을 준 곳이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특히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와의 대화가 자신의 결정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로즌솔 구단주와 이야기하면서 마음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LAFC는 손흥민의 입단을 기념해 홈구장 BMO 스타디움 전광판에 ‘Welcome Son Heung-min’이라는 문구를 띄웠다. 손흥민은 경기장을 찾아 팬들과 직접 만났다. 이날 경기장에서는 손흥민이 LAFC 관계자들과 함께 관전하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고, 관중들은 큰 환호로 환영했다.

손흥민은 미국행을 위해 지난 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출국했으며, 도착 직후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스컵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새로운 팀을 가까이에서 지켜봤다.

이적 발표 전부터 팬들 사이에서는 손흥민의 미국행에 대한 추측이 이어졌고, 구단은 보도자료와 생중계 예고를 통해 공식 발표가 임박했음을 암시했다.

이날 입단 기자회견에는 LA 시장 캐런 배스와 김영완 주 LA 총영사를 비롯해 다양한 현지 인사들이 참석해 손흥민의 입단에 대한 기대를 보여줬다. LAFC의 존 소링턴 회장은 손흥민을 “세계적인 아이콘이며 세계 축구에서 가장 역동적이고 뛰어난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평가했고, “그의 열정과 인성은 구단의 가치와 완벽하게 부합한다”고 덧붙였다.

베넷 로즌솔 공동 구단주는 “손흥민을 LAFC와 우리 도시로 데려오는 것은 몇 년간 우리의 꿈이었다”며 “쏘니라는 ‘선수’뿐 아니라 ‘사람’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있다”고 밝혔다.

10년 토트넘 떠나 LAFC 새출발
PL 최고 선수와 아름다운 이별


토트넘 훗스퍼(이하 토트넘)도 같은 날 손흥민의 이적을 공식화했다. 홈페이지에는 “쏘니가 MLS의 LAFC로 떠났다”는 문구의 게시물이 올라왔고, 공식 SNS를 통해 “손흥민, 고맙다는 말로는 다 담을 수 없습니다”라는 작별 메시지가 게시됐다.

손흥민은 작별 인사에서 “인생에서 가장 어려운 결정을 하게 됐다”며 “토트넘을 떠나기로 한 이번 결정은 쉽지 않았다. 지금보다 더 좋은 타이밍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분이 실망할 수도 있지만, 좋은 상황에서 떠나는 것이 팀을 위해서도 옳다고 생각했다”며 “토트넘에서의 10년은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었다”고 회상했다.

손흥민은 팬들에게 “트로피를 너무 늦게 보내드려 죄송한 마음도 크다. 그래도 팬들의 사랑 덕분에 열심히 달릴 수 있었다. 앞으로도 토트넘을 응원하고, 늘 제 가슴속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인사 말미에는 “지금은 울지만, 다음에 만날 때는 웃는 얼굴로 만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홈페이지에는 손흥민이 작별 인사를 건네는 인터뷰 영상, 그리고 마지막 경기가 포함된 사진 자료들이 게시됐다. 작별 인터뷰 영상에서 손흥민은 “팬들의 사랑 덕분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다. 처음 북런던에 왔을 때는 영어도 못 하고 긴장했지만, 환영해줘서 감사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맡게 되리라곤 상상도 못 했지만, 우승을 안기겠다는 꿈은 늘 있었다”며 “모든 사진을 간직해 달라. 여러분은 항상 제 사진 안에 있다”고 인사했다.

눈물 흘린
영국 팬들

토트넘이 게시한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손흥민이 “영원한 것은 없다. 어릴 때 이곳에 왔지만 어른이 되어 떠나는 이 순간은 정말 특별하다. 토트넘 가족은 제 이름을 기억할 것이고, 그 사랑을 받은 만큼 돌려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그는 “힘든 환경에서 자랐지만 축구를 통해 모든 것을 바치고 싶었다. 부모님께서 ‘축구선수보다 더 좋은 사람이 돼야 한다’고 하셨다. 제가 받은 사랑을 되돌리는 것이 제 방식”이라고 말했다.

손흥민은 마지막까지 자신을 응원한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이곳에 와서 기뻤고, 여기서 이룬 것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퍼레이드의 그 날, 팬들의 미소와 눈물을 잊지 않겠다”고 했다. 이어 “말하기 어렵지만, 이제는 떠날 시간이다.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아이콘, 손흥민 10년, 20컷’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에는 2015년 입단 당시부터, 마지막 경기였던 지난 8월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과의 경기까지의 장면이 담겼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독일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 FC로 이적했다. 계약 당시 이적료는 약 2200만 파운드(한화 약 400억원)로, 아시아 선수 역대 최고액이었다. 이적 직후 손흥민은 등 번호 7번을 배정받았고, 같은 해 9월13일 선덜랜드와의 경기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데뷔 시즌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잦은 부상과 치열한 주전 경쟁 속에서 출전 기회를 확보하지 못했고, 시즌 종료 후에는 독일 복귀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에 남았고, 2016-2017시즌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펼치기 시작했다.

2016년 9월,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에 선정되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는 아시아 선수로서는 처음이었다. 그해 시즌 전체로는 리그 14골을 포함해 모든 대회에서 총 21골을 기록했고, 이로써 팀 내 주전 공격수로 자리 잡았다. 이 시기를 기점으로 손흥민은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꾸준히 이어갔고, 토트넘의 공격 전개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토트넘의 새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이 완공된 뒤 열린 첫 공식 경기에서도 손흥민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재건축을 마친 홈구장은 2019년 크리스털 팰리스를 상대로 치른 프리미어리그 32라운드 경기에서 처음 관중에게 공개됐다. 당시 토트넘은 약 5년에 걸쳐 구장을 새로 지으며 기존 화이트 하트 레인을 없애고, 한층 업그레이드된 6만석 규모의 최신식 경기장으로 새출발을 알렸다.


이 경기에서 손흥민은 후반 10분, 수비수를 맞고 튀어나온 공을 잡아 왼발 중거리 슛으로 연결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손흥민은 이전까지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경기에서도 인상적인 득점력을 보여줬지만, 구단의 새로운 터전에서도 첫 골을 넣으며 중심 선수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번 증명했다.

손흥민의 득점 이후 분위기를 탄 토트넘은 경기 막판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추가골로 2-0 승리를 거뒀고, 손흥민은 이날 경기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2019년 UEFA 챔피언스리그 8강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시티와 접전을 펼쳤다. 손흥민은 1차전 홈경기에서 결승골을 넣었고, 이어진 2차전 원정 경기에서도 전반 7분과 10분에 연속골을 터뜨리며 멀티골을 기록했다. 팀은 이날 경기에서 3-4로 패했지만, 두 경기 합계 4-4로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토트넘이 4강에 진출했다.

다시 보는
대기록들

이때 아시아 선수로서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기록한 손흥민의 누적 득점도 두 자릿수를 넘어섰다. 4강에서는 아약스를 상대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결승전에서는 리버풀에 0-2로 패했다. 손흥민은 이 경기에서 팀 내 최다 유효 슈팅을 기록하며 고군 분투했으나, 우승은 불발됐다. 경기 종료 후 손흥민은 그라운드에 주저앉은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고, 팀 동료와 리버풀 선수들의 위로를 받으며 고개를 숙였다.

2021-2022시즌에는 35경기에서 23골을 기록하며 리버풀의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두 선수 중 유일하게 페널티킥 득점 없이 모든 골을 필드골로 기록했다는 점에서 손흥민의 득점이 더욱 조명받았다. 아시아 선수로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오른 것은 사상 처음이었다. 이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 팬들이 선정한 올해의 선수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3년 여름, 오랜 파트너였던 해리 케인이 독일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면서 손흥민은 토트넘의 새로운 주장으로 뽑히게 됐다. 해리 케인과 오랫동안 공격진에서 호흡을 맞추며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로 활약했던 손흥민은, 팀 내 최고참으로서 선수단 전체를 이끄는 중책을 맡게 됐다.

주장 완장을 처음 찬 이후에도 손흥민은 경기력 면에서 흔들림 없이 팀의 공격을 주도했다. 리그와 유럽대항전에서 꾸준한 출전과 득점, 도움을 기록했고, 경험이 부족한 후배 선수들과의 호흡도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이후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 결승, 멘체스터 시티전 결승 등 수차례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이 우승의 문턱에서 좌절했다.

2025년은 손흥민의 시즌이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손흥민은 지난 5월22일, 유럽 무대 데뷔 15년 만에 처음으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에서 토트넘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UEFA 주관 대회 트로피 가운데 가장 무겁다고 알려진 유로파리그 우승컵을 얻으면서 그간의 무관의 한을 풀게 됐다.

경기 후 손흥민은 “꿈꾸던 순간이 현실이 됐다”며 “오늘만큼은 나도 토트넘의 레전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UEFA 알렉산데르 체페린 회장으로부터 직접 트로피를 전달받았다. 이후 SNS에 “챔피언! 토트넘 가자!”라는 글과 함께 트로피를 든 사진을 게시했다.

MLS 역대 최고 이적료
367억원에 2+2년 계약

이날 우승은 손흥민에게 있어서 의미 있는 경기이기도 했지만, 토트넘 구단에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 가까운 시간 동안 처음으로 우승을 경험했고,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 트로피를 얻게 됐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유럽 클럽대항전 결승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린 최초의 한국인으로서 기록을 세웠다.

비록 정규리그에서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기록했지만, 토트넘은 유로파리그에 집중하며 시즌 마지막 무대에서 반전 드라마를 만들었다. 손흥민은 시즌 중 부상으로 한 달여간 공백기를 가졌지만, 결승전 복귀전에서 침착한 경기 운영과 팀플레이로 드디어 간절히 바라던 우승을 거두게 됐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10시즌을 뛰는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00골 이상을 넣었다.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EFL컵 등 유럽 및 국내 주요 대회에 모두 출전했다. 총 398경기에 출전해 160골 이상을 기록했다. 이는 클럽 역대 통산 득점 순위에서 상위권에 해당하고, 리그에서 오랜 시간 활약한 토트넘의 전설적인 공격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록이다. 또한 아시아 선수로서는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100호 골을 기록했다.

특히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아시아 선수 최다 골 기록을 경신했으며, 유로파리그에서도 결정적인 골을 수차례 기록했다. 득점뿐 아니라 손흥민은 도움 부문에서도 꾸준한 기여를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기록한 도움 수는 50개를 넘겼으며, 이는 토트넘 구단 역사상 최다 도움 기록으로, 단일 시즌 최다 공격 포인트 기록에도 손흥민의 이름이 있다. 특히 해리 케인과의 공격 조합은 프리미어리그 최다 합작 골 기록을 세웠다.

손흥민은 국내 팬들 사이에서 ‘손세이셔널’ ‘슈퍼 소닉’ ‘쏘니’ 등 별명으로 불리며 큰 인기를 누리는 한편, 프리미어리그 내에서도 최고의 플레이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지 언론과 팬들도 손흥민을 지미 그리브스, 해리 케인, 글렌 호들 등 최고의 선수들과 나란히 언급하며, 토트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지목하고 있다.

기대되는
관중 몰이

한편, LAFC와 새로운 도전에 나선 손흥민의 계약 기간은 최대 4년이다. 손흥민의 이적료는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으나, 미국 언론에서는 약 2650만 달러(한화 약 368억원)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이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의 10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시간이었다. 그곳은 언제나 내 마음 속 고향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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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