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net세상> 청소년 폭탄음료 ‘붕붕주스’ 유해 논란

학생들은 ‘열광’ 건강엔 ‘치명’

[일요시사=김지선 기자] 중·고등생 사이에서 일명 ‘붕붕주스’가 유행하고 있다. 붕붕주스는 고카페인 음료와 이온 음료, 비타민 음료를 섞어 만든 폭탄음료로 각성효과가 뛰어나 시험을 앞둔 수험생들이 잠을 쫓기 위해 즐겨 마신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이 같은 음료는 체질에 따라 심장마비를 일으킬 수도 있으며 건강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레드불, 핫식스 등 각성효과가 뛰어난 고카페인 음료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최근 청소년과 대학생들 사이에서 이들보다 더 효과가 높다는 붕붕주스가 유행하고 있다.

붕붕주스는 이온음료와 박카스, 비타민C 약품을 모두 섞은 폭탄음료로 정신을 붕 뜨게 한다는 의미로 지어진 음료명이다. 붕붕주스 제조법은 블로그나 카페 또는 입소문을 통해 퍼져나가고 있으며 종류도 가지각색이다. 붕붕주스의 종류로는 박카스 1병과 레드불 2캔 또는 레모나 2개를 섞은 붕붕드링크, 박카스 2병과 포카리스웨트 1캔을 섞은 박카리스웨트, 박카스 2병과 레드불 3캔, 포카리스웨트 1캔을 섞어 만든 붕붕드링크그레이터스웨트 등이 있다. 카페인 함량에 따라 다양하게 제조할 수 있는 붕붕주스는 각성효과가 일반 고카페인 음료보다 약 4일 이상 지속 가능해 밤새워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중고등학생들 사이에서 일명 ‘서울대 주스’로 불리며 높은 관심을 끌고 있다.

3잔만 마셔도 후들

붕붕주스의 카페인량은 아메리카노 한 잔의 10배에 달하는 수치를 보인다. 청소년의 카페인 1일 섭취 적정량은 몸무게 50kg기준 125mg이지만 붕붕주스는 한잔 섭취 시 카페인 함량이 80mg을 넘는 수치이기 때문에 하루 세 잔만 마셔도 적정량을 훨씬 넘기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 때문에 각성제 성분에 상대적으로 약한 청소년들은 20분 후 심장에 무리가 와 심각한 두근거림, 홍조, 구토, 어지러움, 불면증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실제 모 방송에서 붕붕주스 실험을 한 결과 붕붕주스를 섭취하기 전 심장박동수가 90이었던 반면 섭취 후 실험자의 심장박동 수는 120을 훨씬 웃돌았다. 급격한 심장이상은 최악의 경우 사망까지 이르게 할 수 있다. 이 같은 결과에 상황의 심각성을 깨닫게 된 언론매체와 의학계는 붕붕주스 확산을 제지하고 나섰다. 이에 네티즌들은 “위험천만한 일이다”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등 찬반양론을 펼치고 있다.


아이디 kimhun***은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붕붕주스. 카페인이 많아도 너무 많아. 수업시간에 친구 누나가 붕붕드링크 마시고 전교 3등 했다고 자랑 하던데…. 참, 씁쓸하다. 성적보다 건강이 우선인 사회는 언제쯤 오려나?”라고 한탄했다.

아이디 heosib***도 “나 수험생 때는 저런 것 나오지도 않았다. 그래도 서울 4년제 대학 당당히 나왔다. 그저 공부하기 싫고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이 공부나 시험을 핑계로 마셔대는 것과 다름없다. 커피 두세 잔으로도 각성효과 만만치 않은데 굳이 저런 거 마셔서 건강까지 해쳐야 하나? 특히 심장에 치명적이라던데….”라고 씁쓸함을 나타냈다.

아이디 sasim***는 “카페인 덩어리에 심하면 심장에 극심한 고통이 따른다는 붕붕주스를 서울대주스라고 부르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비록 당장은 각성효과가 나타날지 모르지만 기분 탓이지 진짜 효과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나도 한 번 마셔봤는데 그냥 탄산 이것저것 막 섞은 맛이던데 역하기만 했다”라며 붕붕주스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꼬집었다.

아이디 hyusa***는 “붕붕주스를 마시든 자양강장제를 마시든, 뭘 하든 공부 안 할사람은 안 한다. 열심히 하는 사람은 저런거에 굳이 기대지 않아도 알아서 잘 하더라. 모르지. 혹시 음료 회사 측이 홍보 마케팅을 이용해 의도적으로 퍼뜨린 음료일지도….”라고 붕붕주스의 근거 없는 효과를 두고 한심하다는 듯 한 소견을 내비쳤다.

'카페인+이온+비타민'종류·제조법 다양
"수험생에 효과만점"vs"위험천만 환각제"

반면 아이디 parvai***은 “아이들이 붕붕주스를 안 먹게 할지는 심각하게 고민하고, 왜 먹는지는 전혀 고민하지 않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저런 걸 먹고서라도 공부해야 살아남는 사회구조를 탓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아직도 현존하는 주입식 교육방법과 스펙을 중요시하는 국내 현실을 비꼬듯 말했다.

아이디 kimji***는 “몸에 안 좋은 건 이미 알고 있지만 시험기간만 되면 찾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너나 할 것 없이 다들 마시는데 나만 안마시면 괜히 성적 떨어질까 고민도 된다. 솔직히 전 기말고사 때 붕붕주스 마시고 평균 3점 이상 오른 것 보고 ‘주스가 효과가 꽤 있구나’라는 신뢰도 생겼다”며 붕붕주스의 각성효과에 신뢰를 나타냈다.

아이디 guisdfi***도 “환각제네 자살드링크네 언론에서 떠드는 붕붕드링크. 이런 거 마셔가면서 공부 안하면 안 되니까 그러는 거 아닌가. 누가 모르나 몸에 안 좋은 거. 근데 뭐 어떻게 성적 안 나오면 대학 못 가는데. 보도내기 전에 교육체제 먼저 바꿔야 할 듯”이라며 붕붕주스의 부작용을 일부 인정하면서도 현 교육체제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아이디 nurigg***은 “언제 또 붕붕드링크에서 붕붕주스로 바뀌었는지…. 아무튼 붕붕드링크가 중독성이 있는 건 맞는 듯. 한두 잔 들이키고 난 후 머리가 잠시 멍해지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습관적으로 마실수록 내성이 생겨 더 강하게 섞어 마시는 이도 있다. 그런데도 못 끊는 이유는 역시 시험 때문이겠지. 정부는 12년 넘게 아니 대학가서도 책상 앞에 딱 붙어서 밤샘 공부해야 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불쌍하지도 않은가?”라며 경쟁사회에 찌들어 각성제에 기대야만 하는 무기력한 학생들의 삶을 두고 한탄했다.

올바른 교육 시급

성인들이 즐겨 마시는 폭탄주에 이어 폭탄음료의 인기도 날로 치솟고 있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하면 건강에 해로운 법. 특히 뇌 활동이 활발한 청소년의 경우 각성효과와 환각작용까지 불러일으킬 수 있는 폭탄음료를 습관적으로 마시게 되면 그만큼 뇌 활동에 지장을 줄 뿐 아니라 심각한 경우 심장마비까지 일으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단기간에 바뀌지 않을 교육체제를 비판하는 것보다 붕붕주스를 대체할 건강하고 올바른 교육방법을 강구해 나가야함이 필히 요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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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