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올해 초여름부터 마른 장마와 폭염이 지속되는 가운데, 기상청이 남부지방과 제주도의 장마가 종료됐다고 3일 공식 발표했다.
이날 기상청은 정례 예보 브리핑에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장마전선을 북쪽으로 밀어내고) 우리나라를 완전히 덮으면서 제주도는 지난달 26일, 남부지방은 지난 1일 장마가 종료됐다”고 밝혔다. 통상 기상청은 제주도, 남부, 중부지방을 나눠 장마 시작과 종료를 선언한다.
다만 중부지방은 현재 북한 지역에 있는 정체전선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어 아직 장마 종료로 보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달 12일에, 남부지방 및 중부지방은 지난달 19일에 장마가 시작됐으며, 이번 발표로 인해 제주도와 남부지방의 장마 기간은 각각 15일, 13~14일로 기록됐다. 정확한 장마 기간은 추후 종합적인 분석을 마친 후 확정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주도의 경우, 장마가 6월 중에 끝난 것은 기상 관측 사상 처음 있는 일이며 장마 기간도 지난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짧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제주도의 장마 기간은 7일, 남부 및 중부지방은 6일이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가 종료됐음에도 기압 약화나 강화 정도에 따라 북쪽 찬 공기와 함께 강한 비가 내릴 수 있다”면서 “여름이 끝날 때까지는 강한 집중호우가 나타날 수 있어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당분간은 전국적으로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한동안 전국 대부분이 폭염 특보권에 들면서 무더위와 열대야도 지속될 것”이라면서 “다음 주까지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를 덮어 최고온도 33도 내외, 일부 지역은 35도를 넘을 예정”이라고 예보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장마 종료 후 폭염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최근 우리나라에 영향을 강하게 주고 있는 티베트 고기압이 강할수록 기온도 증가하는 경향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기성 케이클라이밋 대표는 지난 2일,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예측) 모델들을 보면 당장 오는 4~5일이 되면 티베트 고기압의 뜨거운 공기가 들어온다. 이 형태는 우리나라에 폭염이 오는 스타일”이라며 예측한 바 있다.
앞서 기상 관측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꼽히는 지난 2018년 여름에도 티베트 고기압의 세력이 매우 강했다. 당시 중부지방에선 7월11일에 장마가 끝나면서 극심한 폭염이 왔고, 전국 평균 폭염 일수도 31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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