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더셈펫바이오 강도한 대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5.23 10:43:19
  • 호수 1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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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말 치료하다 해답 찾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반려동물 의료기기 전문기업 ㈜더셈펫바이오(대표 강두한·강도한)가 이색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도한 더셈펫바이오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포츠 교양 과정서 승마 수업을 전담하고 있는 동물 애호가다. 그의 친형인 강두한 더셈펫바이오 각자대표는 다친 말들에게 처방하는 관절 주사인 ‘애니씰(ANYSEAL)’을 반려동물 치료제로 개발해 혁신적 성과를 이뤄냈다.

2003년 영화 <실미도>로 데뷔한 배우 출신의 강도한 대표는 승마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강 대표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키우던 말들이 다리를 다치면 수술 뒤 재활까지 시간이 걸린다. 도움이 되는 치료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관절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애니씰H’ 주사를 개발했다”며 “이를 반려동물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 ‘애니씰C’”이라고 설명했다.

형제가 운영

형제가 운영하는 회사인 만큼 힘든 점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친형제지만 맡은 역할이 다르고, 시너지가 많이 난다”며 “우리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형제라 함께 의견을 나누며 회사를 키워가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반려동물의 생애를 건강하게,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이어가자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셈펫바이오(이하, 더셈펫)는 반려동물의 정형외과·구강 분야의 전문 치료 설루션을 제시하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수의사들과 협업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애니씰C는 동물병원에 납품하는 기능성 주사제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이다.

애니씰C는 지난 5월 더셈펫과 펫닥의 협약 체결 이후 펫닥의 B2B 온라인 플랫폼 ‘벳화점’에서 판매돼왔다. 이후 펫닥이 서울수의약품㈜, 에이치와이(구 화영약품), 주식회사 한미, ㈜브이에스팜, ㈜비케이팜 등 다양한 유통회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망이 대폭 넓어졌다.


강 대표는 “전국 유통 활성화에 따라 애니씰이 질환으로 고통받는 전국의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셈펫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더셈펫의 애니씰은 ‘타입1 아텔로콜라겐(atelocollagen)’을 다양한 전문가와 수의사들의 연구를 통해 탄생시킨 반려동물 건강관리 전문 브랜드다. 3% 고농축 타입1 아텔로콜라겐으로 만들어진 ‘애니씰C’는 슬개골 탈구를 포함해 반려동물의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

관절주사는 물론, 척추, 치아 등 다양한 병변 부위에 사용할 수 있다.

또 6%의 고농축 타입1 아텔로콜라겐을 사용한 반려동물 구강 치료용 의료기기 ‘애니씰 C 덴탈콜라겐’도 동물병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애니씰C 덴탈콜라겐은 구강 병변 부위에 직접 주사할 수 있으며 구내염, 치주염과 같은 치주질환으로 손상된 치주조직 보충 및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발치 시에 치주조직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관절 주사제 개발 주목
정형외과·구강 전문 치료 설루션

지난해 12월 출시한 애니씰 겐타패치는 동물 생체 유래 흡수성 타입1 콜라겐과 겐타마이신이 결합된 동물용 겐타마이신 콜라겐 스펀지(GICS)로 허가받은 제품이다.

강도한 대표는 “국내외적으로 전신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문제에 우려가 크다”며 “항생제 내성균 이슈는 사람 등 공중 보건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어 이제 반려동물 항생제 사용도 원헬스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애니씰 겐타패치는 수술·상처 부위에 부착하면 약 2주 동안 타입1 콜라겐과 겐타마이신을 국소적으로 방출한다. 이를 통해 ▲감염 예방 ▲염증 억제 ▲상처 치유 촉진 ▲감염 부위 조직 재생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겐타마이신을 국소 부위에 고농도로 적용해 내성균의 최소 억제 농도보다 훨씬 높은 약물 농도에 노출시킴으로써 내성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 수의학회저널에 발표된 ‘피하 이식 후 국소 및 전신 겐타마이신 농도에 대한 약동학 연구’에서는 GICS가 수술 부위 감염 예방뿐 아니라 내성균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더셈펫의 강점과 향후 계획에 대해 강 대표는 “기획부터 제품 개발, 영업, 콘텐츠, 브랜딩까지 전방위 실행이 가능한 회사”라며 “실제로 큰 비용의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300개 병원에 제품이 입점됐고, 보호자들의 후기가 홍보 효과를 누리게 했다. 현재는 조직의 확장과 자금 확보, 더 많은 수의사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더셈펫은 미용이나 일상 용품이 아닌 건강 문제를 해소하는 제품에 주력하는 회사다.

강 대표는 “수의 기술의 발달로 반려동물의 수명도 길어지고 있는데, 근골격계 질환과 구강 질환은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의 고민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집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려 인구 28%···의료혜택 지원 목소리
눈앞으로 다가온 8조 ‘K-Pet’ 시장

이어 “애니씰의 경우 인대, 힘줄, 근육 병변 부위에 주성분인 타입1 아텔로콜라겐을 직접 보충 후 재생을 돕고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식”이라며 “애니씰 제품은 반복 투여로 효과가 누적되며, 적용 범위 다양성과 보호자 만족도, 수의사 측면에서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개발 배경에 대해선 “사람의 경우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지만 동물을 위한 치료제에는 다양성이 없었기에 조금 더 고도화된 기술로 정밀하게 적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애견인들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유의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인지 묻자, 강 대표는 “동물병원은 반려동물에게 문제가 생긴 후 급하게 가는 곳이 아니라 미리 예방하고, 관리를 받는 곳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은 고통을 알리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증상을 보일 텐데,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관절이나 구강 건강은 예방과 조기 관리가 핵심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진단과, 수의사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반려 업계의 현황과 앞으로 개선돼야 할 점을 묻자 “반려동물 산업 종사자이자 반려인 입장서 접근하자면, 다양한 의료혜택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반려동물 의료혜택은 꾸준히 언급될 사안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이 약 28.6%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다.


2024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는 지난해 9월 6일부터 27일까지 전국 20~64세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에 의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수명 증가 목표

강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확대됨과 동시에 반려동물 수명 증가로 점차 보장 질환 수를 늘려가는 목표를 정하면서 첫 단계로 최소한 많이 걸리는 질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료혜택을 합리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정부 지원 차원서 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한다면 다양한 계층의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비용 걱정 없이 챙길 수 있고 아픈 동물에 대한 유기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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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