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초대석> 더셈펫바이오 강도한 대표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05.23 10:43:19
  • 호수 153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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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친 말 치료하다 해답 찾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반려동물 의료기기 전문기업 ㈜더셈펫바이오(대표 강두한·강도한)가 이색적인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강도한 더셈펫바이오 대표는 한국외국어대학교 스포츠 교양 과정서 승마 수업을 전담하고 있는 동물 애호가다. 그의 친형인 강두한 더셈펫바이오 각자대표는 다친 말들에게 처방하는 관절 주사인 ‘애니씰(ANYSEAL)’을 반려동물 치료제로 개발해 혁신적 성과를 이뤄냈다.

2003년 영화 <실미도>로 데뷔한 배우 출신의 강도한 대표는 승마 전문가로 활동해 왔다. 강 대표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서 “키우던 말들이 다리를 다치면 수술 뒤 재활까지 시간이 걸린다. 도움이 되는 치료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관절 회복에 도움이 되는 ‘애니씰H’ 주사를 개발했다”며 “이를 반려동물에게 투여할 수 있도록 개발한 제품이 ‘애니씰C’”이라고 설명했다.

형제가 운영

형제가 운영하는 회사인 만큼 힘든 점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강 대표는 “친형제지만 맡은 역할이 다르고, 시너지가 많이 난다”며 “우리는 반려동물을 사랑하는 형제라 함께 의견을 나누며 회사를 키워가자는 마음으로 뭉쳤다. 반려동물의 생애를 건강하게, 가족과 함께 행복하게 이어가자는 경영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셈펫바이오(이하, 더셈펫)는 반려동물의 정형외과·구강 분야의 전문 치료 설루션을 제시하는 기술 중심 기업으로 수의사들과 협업을 통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 특히 애니씰C는 동물병원에 납품하는 기능성 주사제 중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제품이다.

애니씰C는 지난 5월 더셈펫과 펫닥의 협약 체결 이후 펫닥의 B2B 온라인 플랫폼 ‘벳화점’에서 판매돼왔다. 이후 펫닥이 서울수의약품㈜, 에이치와이(구 화영약품), 주식회사 한미, ㈜브이에스팜, ㈜비케이팜 등 다양한 유통회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망이 대폭 넓어졌다.


강 대표는 “전국 유통 활성화에 따라 애니씰이 질환으로 고통받는 전국의 반려동물 건강관리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더셈펫도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더셈펫의 애니씰은 ‘타입1 아텔로콜라겐(atelocollagen)’을 다양한 전문가와 수의사들의 연구를 통해 탄생시킨 반려동물 건강관리 전문 브랜드다. 3% 고농축 타입1 아텔로콜라겐으로 만들어진 ‘애니씰C’는 슬개골 탈구를 포함해 반려동물의 다양한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도움을 준다.

관절주사는 물론, 척추, 치아 등 다양한 병변 부위에 사용할 수 있다.

또 6%의 고농축 타입1 아텔로콜라겐을 사용한 반려동물 구강 치료용 의료기기 ‘애니씰 C 덴탈콜라겐’도 동물병원의 관심을 받고 있다. 애니씰C 덴탈콜라겐은 구강 병변 부위에 직접 주사할 수 있으며 구내염, 치주염과 같은 치주질환으로 손상된 치주조직 보충 및 회복에 도움을 준다. 특히, 발치 시에 치주조직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반려동물 관절 주사제 개발 주목
정형외과·구강 전문 치료 설루션

지난해 12월 출시한 애니씰 겐타패치는 동물 생체 유래 흡수성 타입1 콜라겐과 겐타마이신이 결합된 동물용 겐타마이신 콜라겐 스펀지(GICS)로 허가받은 제품이다.

강도한 대표는 “국내외적으로 전신 항생제 오남용으로 인한 내성균 문제에 우려가 크다”며 “항생제 내성균 이슈는 사람 등 공중 보건에도 위협을 가할 수 있어 이제 반려동물 항생제 사용도 원헬스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제품 출시 배경을 설명했다.


애니씰 겐타패치는 수술·상처 부위에 부착하면 약 2주 동안 타입1 콜라겐과 겐타마이신을 국소적으로 방출한다. 이를 통해 ▲감염 예방 ▲염증 억제 ▲상처 치유 촉진 ▲감염 부위 조직 재생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겐타마이신을 국소 부위에 고농도로 적용해 내성균의 최소 억제 농도보다 훨씬 높은 약물 농도에 노출시킴으로써 내성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 지난해 국제 수의학회저널에 발표된 ‘피하 이식 후 국소 및 전신 겐타마이신 농도에 대한 약동학 연구’에서는 GICS가 수술 부위 감염 예방뿐 아니라 내성균 치료에도 효과가 있음을 확인했다.

더셈펫의 강점과 향후 계획에 대해 강 대표는 “기획부터 제품 개발, 영업, 콘텐츠, 브랜딩까지 전방위 실행이 가능한 회사”라며 “실제로 큰 비용의 마케팅 없이 입소문만으로 300개 병원에 제품이 입점됐고, 보호자들의 후기가 홍보 효과를 누리게 했다. 현재는 조직의 확장과 자금 확보, 더 많은 수의사와 보호자를 대상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는 것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더셈펫은 미용이나 일상 용품이 아닌 건강 문제를 해소하는 제품에 주력하는 회사다.

강 대표는 “수의 기술의 발달로 반려동물의 수명도 길어지고 있는데, 근골격계 질환과 구강 질환은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의 고민이기 때문에 해당 분야에 집중한 기능성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반려 인구 28%···의료혜택 지원 목소리
눈앞으로 다가온 8조 ‘K-Pet’ 시장

이어 “애니씰의 경우 인대, 힘줄, 근육 병변 부위에 주성분인 타입1 아텔로콜라겐을 직접 보충 후 재생을 돕고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방식”이라며 “애니씰 제품은 반복 투여로 효과가 누적되며, 적용 범위 다양성과 보호자 만족도, 수의사 측면에서 모두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개발 배경에 대해선 “사람의 경우 다양한 제품이 존재하지만 동물을 위한 치료제에는 다양성이 없었기에 조금 더 고도화된 기술로 정밀하게 적용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애견인들에게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유의해야 할 사항은 어떤 것인지 묻자, 강 대표는 “동물병원은 반려동물에게 문제가 생긴 후 급하게 가는 곳이 아니라 미리 예방하고, 관리를 받는 곳이라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말을 하지 못하는 동물은 고통을 알리기 위해 나름대로 다양한 증상을 보일 텐데, 이를 가볍게 여기지 말고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인다면, 주의 깊게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관절이나 구강 건강은 예방과 조기 관리가 핵심이기 때문에 정기적인 진단과, 수의사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국내 반려 업계의 현황과 앞으로 개선돼야 할 점을 묻자 “반려동물 산업 종사자이자 반려인 입장서 접근하자면, 다양한 의료혜택에 대한 보험 적용 확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반려동물 의료혜택은 꾸준히 언급될 사안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반려동물 양육 인구 비율이 약 28.6%인 것으로 분석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4년 동물복지 국민의식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추정한 수치다.


2024년 동물복지에 대한 국민의식조사는 지난해 9월 6일부터 27일까지 전국 20~64세 국민 5000명을 대상으로 구조화된 설문지에 의한 온라인 조사로 진행됐다.

수명 증가 목표

강 대표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확대됨과 동시에 반려동물 수명 증가로 점차 보장 질환 수를 늘려가는 목표를 정하면서 첫 단계로 최소한 많이 걸리는 질환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료혜택을 합리적으로 제공받을 수 있게 정부 지원 차원서 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한다면 다양한 계층의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비용 걱정 없이 챙길 수 있고 아픈 동물에 대한 유기 문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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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내란 특검 ‘북풍 공작’ 수사 시나리오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내란 특검이 가장 수사 속도를 높이고 있는 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외환 혐의’다. 윤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는지를 밝혀내는 게 핵심이다. 일부는 사실로 드러나고 있는 분위기다. 실제 특검은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게 윤 전 대통령의 지시였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용대 드론작전사령관에게 ‘V(윤석열 전 대통령) 지시’라고 들었다.” 조은석 내란 특검팀이 확보한 군 장교 녹취록의 일부 내용이다. 조 특검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군 수뇌부가 북한과의 전쟁을 유도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조 특검팀은 이 녹취록 외에도 외환 혐의 입증이 가능한 다수의 물적 증거를 확보한 상황이다. 잃어버린 무인기 조 특검팀은 지난해 10월과 12월 소형 정찰 드론 2대가 사라졌다는 국방부 감사관실 조사 보고서를 확보했다. 조 특검팀이 확보한 국방부 감사관실 보고서는 지난달 말 작성됐다. 드론작전사령부가 지난해 10월15일과 12월19일 각각 백령도와 속초 대대에서 소형 정찰 드론 기체 2대를 잃어버려 찾지 못했다며 그 사유를 ‘원인 미상’이라고 기록한 게 핵심이다. 드론 소실 시점은 같은 해 10월 북한 외무성이 한국 무인기가 삐라(대북 전단)를 살포했다고 발표한 시기(10월 3·9·10일)와 11월 초 북한 함경남도 차호 잠수함 기지로 드론을 보냈다는 군 내부 제보 시점과 비슷하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부승찬 의원실은 “차호 잠수함 기지까지 (드론을) 간신히 보낼 수 있었다”며 “매뉴얼 제원상 (최대 항속거리가) 500㎞지만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군 현역 장교 증언을 확보했다. 보고서에서 국방부 산하 국립과학연구소가 드론사에 무상 증여한 소형 정찰 드론 중 고장나거나 소실된 것은 총 8대다. 이 중 2대는 2023년 10월 ‘원인 미상 엔진 정지’ ‘공기 속도 센서 결함’ 등으로 고장 사유가 기록돼있다. 지난해 1월과 6월, 10월 무인기 파손 역시 구체적인 사유가 적혀있다. 11월7일 난기류와 강풍 때문에 추락한 드론은 속초·양양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0월15일, 12월19일 잃어버린 드론은 회수하지 못했고 사유 역시 ‘원인 미상’ 처리됐다. 군수품관리법에 따라 무인기가 소실되면 그 이유 등을 정확히 기록해 국방부에 신고해야 한다. 특검팀은 드론 2기 소실 경위와 사후 조사가 부실한 이유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국방부 감사관실은 평양·연천 등에서 발견된 드론과 동일 기종을 지난 1월22일 전수조사했다. 백령도는 북한이 지난해 10월19일 평양에서 ‘추락한 드론’의 동체 사진을 공개하면서 이륙 지점이라고 발표한 곳이다. 윤 “평양에 무인기 보내라” 지시 의혹 특검 “V가 북 반응 좋아해” 녹취 확보 국방부는 드론사 예하 김포·백령도·연천·속초 가운데 백령도 대대는 방문 조사를 하지 않고 유선 조사만 했다고 한다. 장부에 기록된 내용과 재고 상황이 정확한지 현장에서 실물을 확인한 다른 부대와 달리 백령도는 보고받은 사진을 바탕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드론사 관계자를 소환해 ‘북풍 몰이’ 목적으로 평양 등에 드론을 보냈는지 여부와 소실 배경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경위 등을 조사하기로 했다. 특검팀은 앞서 ‘평양 드론 침투’ 의혹과 관련 “김용대 사령관이 V(윤 전 대통령) 지시다. 국방부와 합참 모르게 해야 된다(고 했다)” “삐라(전단) 살포도 해야 하고, 불안감 조성을 위해 일부러 (드론을) 노출할 필요가 있었다”는 내용의 현역 장교 녹취록을 확보했다. 녹취록엔 당시 북한의 위협적 반응에 “VIP와 장관이 박수치며 좋아했다. 너무 좋아해서 사령관이 ‘또 하라’고 그랬다” “11월에도 무인기를 추가로 보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녹취록에는 “(무인기를) 의도적으로 (북한에) 노출할 생각이 있었지만 떨어뜨릴 생각은 없었다”면서도 “(무인기가 개조되면서) 기체 불안정성 때문에 추락에 대한 가능성은 항상 품고 있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 “비행 자체에 대한 부담은 크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기체 성능 자체가 안 되어서 손실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도 했다. 군 측은 지금까지 평양 드론 침투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또 군은 작전에 사용된 드론 추락을 염려하기도 했다. 본래 설계와 다르게 자체 개조됐기 때문이라는 게 부 의원실의 판단이다. 외환 혐의 규명 필요 부 의원실이 지난 5월 국방과학연구소로부터 제출받은 ‘북 전단 무인기 비교 분석’ 자료는, 북한에 떨어진 무인기와 연구소가 드론작전사령부에 납품한 무인기와 유사하다고 평가하면서도 충격 방지를 위한 ‘랜딩폼’ 부품이 빠지고 전단 살포를 위한 전단통이 개조돼 붙어있었을 가능성에 주목했다. 애초 전단 살포 목적으로 설계되지 않은 무인기 구조를 변경하면서 기체가 불안정해져, 전단 살포 시 추락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무인기는 소음이 너무 커서 군사작전에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 외환 혐의는 지금까지 검경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조사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다. 특검팀은 지난 1일 국방과학연구소 항공기술연구원 정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한 만큼 드론사 간부들이 줄소환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검팀은 드론 평양 침투 외에도 외환 행위 고소·고발 사건과 북한의 공격을 유도해 전쟁 또는 무력충돌을 야기하려고 했다는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 결국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을 통해 꼬리가 잡힌 ‘북풍 공작’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다. 경찰이 노 전 사령관의 주거지에서 압수한 수첩에는 비상계엄 당시 ‘수거(체포)’해야 할 명단이 적혔고 “NLL·북방한계선 인근에서 북의 공격을 유도하거나 아예 북에서 나포 직전 격침 시키는 방안” 등이 담겼다. 또 수첩에는 북한과의 접촉 방법도 “비공식 방법, 무엇을 내어줄 것인가, 접촉 시 보안 대책은?”이라고 구체적으로 적혔다. 북한이 날려 보낸 ‘오물 풍선 원점 타격’으로 전쟁 상황을 연출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1월 국회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에 증인으로 나와 “지난해 10월 정도로 기억하는데 김용현 전 장관이 ‘북한 오물 풍선 상황이 발생하면 원점을 강력하게 타격하겠다. 합동참모본부 지통실(지휘통제실)에 직접 내려가서 지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급박한 계획 변경 비상계엄 선포 뒤 노 전 사령관이 지휘하는 수사2단에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직원 조사 임무를 맡기로 했던 김봉규 정보사 대령도 지난해 11월2일 경기 안산시의 한 카페에서 노씨가 “비상계엄 관련해서 북한 오물 풍선 얘기를 시작”했고 “언론에 특별한 보도가 날 거라고 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말, 당시 해외 출장 중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에게 북한의 오물 풍선 도발 하루 전날을 콕 집어 조기 귀국을 종용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두 인물의 검찰 수사 기록을 보면 계엄 9일 전이던 지난해 11월24일 일요일,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과 전화 통화를 했다. 이때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에게 자신이 곧 해외 출장을 간다는 사실을 알렸다. 문 전 사령관은 같은 해 11월25일부터 29일까지 대만 출장이 예정돼있던 상태였다. 그런데 노 전 사령관이 흥분하면서 화를 냈다. 그는 문 전 사령관에게 “이 중요한 시기에 무슨 해외 출장을 가느냐”며 “출장을 당장 취소하라”고 지시했다. 문 전 사령관은 황당해하며 “이미 약속된 일”이라고 맞섰다. 그러자 노 전 사령관은 “늦어도 수요일 밤까지는 귀국하라”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수요일 밤’은 11월27일이다. 하루 뒤인 28일은 북한이 33번째 오물 풍선을 부양한 날이었다. 문 전 사령관은 노 전 사령관의 지시에 따라 실제 귀국 비행기표를 11월27일 수요일로 변경했다. 하지만 기상 악화 등의 변수가 생기며 이날 귀국하지 못했다. 노 전 사령관은 계엄을 기획하는 과정에서 북한 오물 풍선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지난해 10월과 11월 무렵, 정보사 대령들에게 ‘오물 풍선 원점 타격’ 필요성을 언급한 사실도 확인된다. 김 대령은 검찰 조사에서 “노상원 전 사령관도 오물 풍선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며 “북한이 오물 풍선을 보내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해야 할 수 있다, 그런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진술했다. 방첩사, 비상계엄 당일까지 위기감 고조 합참, 북 원점 타격·대응 김 지시 거부 지난해 11월 초, 노 전 사령관은 김 대령과 문 전 사령관을 안산 상록수역으로 불러 앞서 지시한 인원 선발이 다 됐는지를 확인했다. 그는 이때도 “북한이 오물 풍선을 날리면 우리가 원점을 타격하고 지원 세력을 타격할 수 있어서 너희가 임무 수행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이 같은 계획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게도 공유된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의 32번째 오물 풍선 부양이 있기 하루 전인 지난해 11월17일 지상작전사령부에 “오물 풍선이 군사분계선을 넘을 시 경고 사격을 하고, 북한이 화기 도발을 하면 지체 없이 원점을 타격하도록 대응 계획을 세우라”는 지시를 내렸다. 공수처는 박모 방첩사 대령의 진술로 이 같은 내용을 확인했다. 이재학 방첩사 대령의 검찰 진술에도 “상황이 위중하니 부대에 위치해 있으라”는 얘기를 사령부로부터 들었다. 그는 “그전까지 북한 오물 풍선이 30여회 정도 떴는데, 그날따라 이상했다. 오물 풍선이 국지전으로 확대될 수 있어서 사령관이 상황을 위중하게 보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했다.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은 지난달 군사 재판에서 북한 오물 풍선 대응과 연결된 ‘국지전 시나리오’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지난달 13일 법원에 출석해 “그때 상황을 다시 한번 말씀드리면, 12월 1~2일쯤 사령관 되는 군인들이 가장 걱정한 건 북한 쓰레기 풍선이었다”며 “방첩사령관으로서 쓰레기 풍선에서 삐라가 떨어지는데 그걸 수거해 분석하는 게 방첩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장군들은 북한 오물 풍선 때문에 뭔 일 터지는 거 아니냐 이런 걱정이 태반이었고, 걱정스러워서 (장군들과) 통화를 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당시 합참은 김 전 장관이 내린 경고 사격 지시에 소극적인 입장이었고, 오히려 다른 방식을 김 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내부의 이 같은 기류는 합참에 파견된 박 대령을 통해 여 전 사령관에게 보고됐다. 국지전 도발했다 반면 여 전 사령관은 북한 오물 풍선 대응 지침을 전파하는 방식으로 방첩사 내부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던 것으로 전해졌다. 12·3 내란 사태 당일에는 “적 오물 풍선 도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시기”라며 주요 간부들에게 준비 태세 확립을 강조하기도 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