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대선 정국’ 어대명? 민주당 경선 흥행 두고 고심

김두관 첫 출마 선언
이재명은 8일에 무게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전격 파면되면서 본격적인 대선 시계 초침이 돌기 시작했다. 윤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이번 21대 대선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이번 대선 레이스가 초단기로 진행되는 만큼 본선까지 어느 후보를 내세우고, 어떤 방식으로 경선을 치러 흥행을 이끌어낼 것인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다소 기울어진 운동장서 대선을 치를 수밖에 없다. 대통령이 파면된 상황서 집권여당이 또 다시 대선후보를 내는 게 과연 유권자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부호가 붙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선출직 공직자의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인해 재보궐선거가 발생한 경우, 당해 선거구의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을 수 있다. 강제 규정은 아니라곤 하지만 국민 정서상 후보를 내더라도 온전한 지지를 받게 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각종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등을 제치고 압도적 1위를 고수해오고 있는 만큼 ‘어대명’(어차피 대통령은 이재명)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당내 친명(친 이재명)계 인사들의 목소리도 당 내부서 힘을 얻고 있고, 윤 전 대통령 탄핵 심판 직전까지 다수의 여론조사 결과서도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당장 아무런 경선룰도 정해지지 않은 만큼 아직은 샴페인을 터뜨릴 때는 아니라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정가에 밝다는 한 야권 인사는 “(대선이)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부터 넘겨 짚어선 안 된다”며 “차분하게 준비하되 경선서 얼마만큼 치열한 경쟁으로 흥행을 이끌어내는지도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친명계와 비명(비 이재명)계가 대립구도를 보이는 것보다는, 어떻게 하면 시너지효과를 이뤄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도 좋지 않겠나?”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 잠룡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7일, 김두관 전 민주당 의원이 첫 주자로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비명계 인사인 김 전 의원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예고했다. 김 전 의원에 이어 이 대표,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의 인사들도 출마 선언 시기를 두고 저울질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권 본선행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단기 선거에선 무엇보다 경기 룰(경선 룰)이 승부를 가르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연유로 각자 후보들마다 자신에게 보다 더 유리한 룰로 경선을 치르자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앞서 지난 6일, 김 전 총리는 “이제 새로운 질서를 만들 시점이다. 그동안 미뤄둔 경선 방식 논의도 본격화해야 한다. 조국혁신당이 제안했던 완전국민경선이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곧 있을 대선의 의미는 막중하다. 계엄을 저지르고 탄핵을 반대한 세력의 집권은 민주주의의 퇴행”이라며 “정권교체는 필수로 압도적 지지가 없으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 합의를 이끌 수 없다”고 강조했다.

“탄핵의 강을 함께 건넌 모든 세력이 힘을 합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손에 땀을 쥐는 경선이 국민의 관심과 감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그는 “민주당 경선이 형식적인 절차에 그쳐선 안 된다. 민주당 울타리를 넘어 범야권 세력이 크고 튼튼하게 하나 되는 과정을 만들어가자”고 제안했다.

앞서 지난달 4일, 조국혁신당은 조기 대선 시 야권 및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을 치르자고 제안했던 바 있다.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내란 종식과 헌정 수호,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에; 함께하는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에 우리 민주주의 최초로 대선 오픈 프라이머리를 제안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권교체의 길은 결코 간단치 않다. 국민의 절박한 마음을 더 모을고 모아야 비로소 이뤄낼 수 있다”며 “혁신당은 야권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대선 오픈 프라이머리, ‘국민주권 아레나 2025’를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주당을 비롯한 모든 야당이 이 제안에 함께해주시길 간곡하게 요청드린다. 우리 국민과 함께 담대한 첫걸음을 떼고 압도적 대선 승리를 일궈내자”고 요구했다.

김윤덕 사무총장은 기자 간담회서 “조국혁신당이 주장하는 것은 당 구분 없이 모든 후보가 동시에 경선을 치르자는 방식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방법보단 각 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정하고 이후 많은 국민들의 사회 대개혁 요구를 수용해 야권이 단일화돼 정권교체되는 과정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 사무총장은 “중요한 것은 (이 대표의) 당 대표 사퇴 시점이다. 이 대표가 대표로 있는 동안 대선 논의를 진행하는 것은 공정성 훼손 측면서 논의된 바가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일각에선 경기에 나설 선수들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서 경기 룰부터 정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 대표를 포함한 다른 경선 후보들의 의견을 모두 들어야 한다. 구체적 논의는 특별당규준비위원회서 진행하고 최종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전 총리와 혁신당이 제안했던 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여의도 정가에선 이 대표의 사퇴 시기가 이르면 이번 주 안이 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8일 예정돼있는 국무회의서 차기 대선일이 결정돼 이날 공고될 경우 당일이나 이튿날에 사퇴를 선언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조기 대선일은 오는 6월3일로 확정됐다. 정부는 오는 8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주재로 정례 국무회의를 갖고 선거일 지정을 공표하기로 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이날 제21대 대선 선거관리 대책위원회를 열고 조기 대선 관리 대책 및 현안에 대한 토론을 갖는다.

아직까지 이 대표는 대선 출마에 대해 이렇다 할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그는 지난 4일, 헌재의 파면 결정 직후 긴급 입장을 통해 “모든 국민이 안전하고 평화로운 나라에서 희망을 갖고 함께 살아가는 그런 세상을 향해, 성장과 발전의 길을 확실하게 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국민들이 위대한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되찾아 주셨다.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이 시작된다. 국민과 함께 대통합의 정신으로 무너진 민생·평화·경제·민주주의를 회복시키겠다”고도 했다.

헌재의 파면 결정에 대한 이 대표의 입장이었으나 이날 발언은 사실상 간접 대선 출마를 선언한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관심을 모으고 있는 이 대표의 사퇴 시기는 아직 정해해지 않았으나 이르면 8일로 보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앞서 지난 6일, 김 사무총장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 대표의 사퇴 시기를 묻는 질문에 “내일(8일) 국무회의를 통해 (선거일 공고를)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헌법적 절차가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이 대표의 거취 문제도 정리가 될 것 같다”고 답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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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