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사람 잡는’ 무자비 살균 고발

“살충제, 식당 공중에 뿌렸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코로나19 이후 전국에는 많은 방역업체들이 생겨났다. 하지만 살균소독제는 물론 살충제의 주의 사항조차 보지 않고 방역 업무를 진행하는 업체도 수두룩하다. <일요시사>는 대구의 한 방역업체가 4급 암모늄 화합물이 들어간 살균소독제를 사용하거나 식당서 살충제를 공중에 뿌리는 등의 행태를 취재했다. 게다가 이들은 자신들이 쓴 약품보다 비싼 약품을 썼다며 계약자들을 기만하기도 했다.

대구의 한 방역업체가 살균제와 살충제를 마구잡이로 살포했다. 가습기살균제 성분으로 꼽히는 4급 암모늄 화합물이 들어간 제품을 이용해 요양원과 식당에 연무식, 분무식으로 방역을 한 것이다. 질병관리청과 환경부 모두 해당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지만 회사는 제품의 사용법 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무식
분무식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대구 북구의 방역업체 H사는 요양원과 각종 식당에 방역 업무와 살충·살균 업무를 진행해 왔다. 이들은 이른바 뿌레라는 기계를 이용해 연무 및 분무 형식으로 방역을 진행했다.

문제는 해당 업체가 사용한 제품에 있다. H사가 사용한 제품은 ▲맥시포스(바퀴벌레약) ▲닥터솔루션 살균소독제 ▲와우클린 레몬아쿠아(방향제) ▲스트라타젬(쥐약) ▲잡스프로(바퀴벌레약) ▲하데스 산제(살충제) ▲마우스올킬 블록(쥐약) ▲페스트델타 유제 ▲롱다운플러스(데타메트린 살충제) 등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닥터솔루션 살균소독제’다. 닥터솔루션 살균소독제는 제4급 암모늄 화합물(염화-n-알킬디메틸에틸벤질암모늄·염화알킬벤질디메틸암모늄)이 첨가돼있다. 4급 암모늄 화합물은 가습기살균제에도 사용됐을 만큼 독성이 강한 성분이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환경부 산하기관인 국립환경과학원 보고서에 따르면, 환경과학원은 지난 2021년 4급 암모늄 물질의 흡입 독성에 대한 동물 실험을 진행했다. 해당 실험은 4급 암모늄 물질을 실험용 쥐에 단회 흡입 노출 후 발현되는 독성을 관찰하기 위해 실시됐다.

일부 실험용 쥐의 폐에서는 부종, 충혈, 염증세포가 발생했고, 후두, 비인두 조직서도 궤양·자가 융해 등이 발견됐다. 실험 보고서에는 0.193ppm 농도서 4시간 이상 노출된 쥐들은 모두 사망했다고 적혀있기도 했다.

환경부는 지난 코로나 당시 바이러스 사멸 유효농도를 500ppm~1만ppm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환경부 최소 농도인 500ppm에 비해 수천배가 약한 소량의 농도만으로도 치명적이라는 것이 실험을 통해 드러난 것이다.

인체 유해성 실험 결과에도 사용
식기·조리 도구 있는데 마구 살포

닥터솔루션에 나와있는 적정비율은 200배 희석해 사용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예를 들어 2L짜리 빈 페트병에 수돗물을 거의 가득 담고 10㎖가량 닥터솔루션을 첨가하면 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권장 희석 농도 역시 실험 쥐가 사망한 0.193ppm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H사는 이 같은 닥터솔수션으로 요양원과 식당에 방역을 진행했다. 이번 방역 방법 역시 연무형, 분무형이었다.

앞서의 실험보고서가 언론에 나온 이후 환경부는 “해당 물질의 경우 애초에 분사용이 아니라 모두 표면을 닦는 용으로만 허가되고 승인된 상황”이라며 “방역 현장서 공기 중 분사를 한 사례가 발견된 만큼 환경부는 지자체와 협의해 소독업체 관리 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밝혔던 바 있다.


H사는 닥터클린존 외에도 델타메트린을 원재료로 사용하는 롱다운플러스 살충제의 사용법도 무시했다. 롱다운플러스는 많은 방역업체들이 사용하는 빈대, 바퀴벌레 등 각종 해충 퇴치 혹은 박멸을 위해 사용하는 제품이다.

해당 제품의 사용 방법은 분무, 연무, 연막 모두 사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식기나 인체에 닿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주의 사항이 제품에 적혀있다. 하지만 H사는 이런 점을 전혀 신경 쓰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시사>가 만난 H사 전 직원 A씨에 따르면, H사는 식당 방역을 진행할 때 식당 오픈 1~2시간 전에 작업을 시작해 공중에 해당 제품을 희석해 분무 및 연무하는 방식으로 하고 있다.

동물 실험
결과는…

문제는 롱다운플러스 주의 사항에는 절대로 식기나 조리 도구에 닿지 않게 사용하라는 문구가 적혀있는데도 불구하고 해당 작업 시 조리 도구나 식기의 노출 여부와 전혀 상관없이 작업을 진행했던 것이다. 한 예로 A씨가 어느 한 식당의 방역 지시를 받고 도착해서 살펴보니, 작업 전 식기를 비닐 같은 것으로 덮어두지도 않았으며 화구나 프라이팬도 밖에 나와 있었다고 한다.

이에 A씨는 하수구와 주방 바닥 쪽에 살충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보고하자 회사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꾸짖었다고 한다. 이후 H사 사장 B씨와 전무 C씨가 직접 식당에 가서 공중에 살충제를 살포했다.

이에 A씨는 해당 사항에 대해 방역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소와 질병관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보건소에서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질병관리청에서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 실시되는 소독은 사람의 건강과 자연에 유해한 영향을 최소화해 안전하게 실시해야 한다”며 “델타메트린의 주의 사항은 ▲분무 시에는 분무자 이외에는 모든 사람을 대피시켜야 한다 ▲제품을 사용할 때는 음식을 먹거나, 마시거나 흡연을 해서는 안 된다 ▲사용 전에 식기류, 음식, 어항, 물탱크 등에 약제가 들어가지 않도록 덮개를 덮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한다 ▲조리 기구에 사용하지 않도록 한다 등으로 H사의 살균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A씨는 “회사와 계약한 식당이 여러 곳이 있지만 살충제 살포 작업에 대비해 모든 식기구를 치우거나 조리 도구를 덮어두는 식당은 많이 없다”며 “자신은 추후에 해당 가게서 음식을 먹은 손님들에게 문제가 생길까봐 약품(롱다운플러스)도 낮은 농도로 희석하고 바닥과 하수구 위주로 작업했지만 다른 직원들은 어떻게 했는지 모른다”고 우려를 표했다.

약품 묻은
식기로 식사

그러면서 “롱다운플러스가 조류와 포유류에 조금 더 안전하게 만든 살충제라고 하더라도 작업을 마치고 환기나 세척할 시간도 없이 바로 오픈하는 식당 전체 방역을 지시하는 것도 문제”라고 꼬집었다.

롱다운플러스 제작사인 국보싸이언스도 “주요 원재인 데카메트린은 피레스로이드 계열의 살충제로 인축에는 거의 해가 없이 냉혈동물에게만 약해가 있는 원료로 소개돼있다”면서도 “살충작업을 할 때 마스크, 장갑, 보안경 등 피부와 호흡기를 보호할 장비 착용은 필수며 섭취할 경우 재빨리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약품을 희석해 사용하더라도 약품이 묻은 식기와 조리 도구를 사용하거나 작업을 한 후 바로 손님을 받는 것은 좋지 않다는 것이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1조에는 공동주택, 숙박업소 등 여러 사람이 거주하거나 이용하는 시설 중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을 관리·운영하는 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감염병 예방에 필요한 소독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있다.

그 대상은 ▲객실 수 20실 이상의 숙박업소 ▲연면적 300㎡ 이상의 식품접객업소 ▲시내버스 ·농어촌버스·마을버스·시외버스·전세버스 ▲장의 자동차 ▲항공기와 공항시설 ▲여객선 및 대합실 ▲철도 차량과 역사 및 역 시설 ▲대형마트·백화점·전통시장 ▲종합병원·병원·요양원·치과병원 및 한방병원 등은 4월에서 9월까지는 달마다 한 번, 10월부터 3월까지는 2개월마다 1번의 소독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제품 주의 사항 ‘나 몰라라’
요양원에 허위증명서 발급도

H사도 요양원 소독을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요시사> 취재 결과 H사는 요양원 살충·살균·살서 계약을 한 뒤 작업을 진행하면서 살균소독제를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2024년 8월 H사가 한 요양원에 보낸 소독증명서에는 H사가 해당 작업으로 닥터솔루션 5통과 포충기 패드 3개 교체, 쿠마펜펠렛(살서제)를 투약했다고 적시됐다.


하지만 A씨에 따르면, H사는 당시 요양원서 닥터솔루션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으며 롱다운플러스를 사용했다. 살균소독을 진행했다고 하면서 살충 작업만 진행한 셈이다.

위 상황이 가능했던 이유는 두 약품 모두 무색의 투명한 액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게다가 살충 및 살균 작업은 분무식이나 연무식으로 진행돼 어느 약품을 사용한 지 전혀 모를 수밖에 없다.

현재 롱다운플러스는 2만9000원의 가격을, 닥터솔루션은 1만1000원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다만 롱다운플러스는 최대 400배의 희석농도를, 닥터솔루션은 최대 200배의 희석농도를 가져야 효과가 있다. 게다가 닥터솔루션에는 병원 등에서 사용할 때는 100배의 희석농도를 지켜야 한다고 나와 있다.

소독증명서에 따르면 H사는 닥터솔루션을 요양원 지하1층에서 2L, 1층에서 1.5L, 2층에서 1.5L를 사용했다. 이를 롱다운플러스의 권장 희석농도로 계산하면 지하1층에서 500㎖, 1층과 2층에서 750㎖만 사용하면 된다. 롱다운플러스와 닥터솔루션 모두 1L 단위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니 롱다운플러스를 쓰는 것이 더 경제적인 셈이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59조 2항은 같은 법 제54조 1항에 따른 소독의 기준과 방법에 따르지 않고 소독을 실시하거나 같은 조 2항을 위반해 소독 실시 사항을 기록·보존하지 않은 경우, 영업소의 폐쇄를 명하거나 6개월 이내의 기간을 정해 영업의 정지를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A씨는 H사의 이런 행태에 대해서도 지역 방역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보건소에 신고한 상황이다.

“환경부
인증 제품”

H사는 닥터솔루션 사용 여부와 살충제 공중 살포 모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H사 관계자는 “닥터솔루션은 환경부가 인증한 제품이며 수많은 방역업체서 사용하고 있다”며 “4급 암모늄의 위험성이 있다고 하지만 우리 회사는 제품 권장 농도보다 적게 약품을 사용 중”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살충제 작업을 진행할 때 식기나 조리 도구에 대한 관리를 식당에 부탁하고 있으며 작업을 진행한 후 식기와 조리 도구 세척을 권장하고 있다”며 “허위로 소독증명서를 발부한 적이 없다”고 발뺌하기도 했다.

<kcj512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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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