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앱인 배달의민족의 배달 주문중개 수수료 인상이 촉발한 배달 플랫폼 비용 증가 문제가 외식업계를 강타하고 있다. 주문중개 수수료가 주문금액의 10.78%(9.8%+부가세), 현재 서울 기준 건당 배달비는 3190원(2900원+부가세), 결제 수수료 3.3%(3%+부가세)가 발생한다. 여기다가 경쟁 심화로 쿠폰 등 광고비용이 추가되는 게 일반적인 실정이다.
자영업자들에 의하면 2만원 주문 시 30%(6000원)가 배달 플랫폼 비용으로 발생한다. 그 이하 금액 주문은 35%선까지 치솟는다는 것이 외식업계의 전언이다. 게다가 임차료, 인건비, 식자재비는 점점 더 오르고 있어 이래저래 외식업은 남는 게 없다는 볼멘소리로 아우성이다. 발표를 기다리고 있는 배달 플랫폼 기업의 상생 방안이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의문이다.
35%까지
이 같은 상황서 최근 배달 위주 업종이 ‘홀 반, 배달 반’ 매출로 영업 방식을 전환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매출의 30%를 차지하는 배달 관련 비용을 절감해 점포 수익성을 높이려는 움직임이다.
피자치킨 복합점 프랜차이즈 ‘피치타임’은 최근 가맹점 매출 상승을 돕기 위해 ‘배달 반, 홀 반’의 멀티숍 판매 콘셉트를 도입 했다. 이번 점포 리뉴얼의 핵심은 홀 매출을 증대시키기 위한 메뉴 구성으로, 배달 위주의 영업만으로는 높은 배달비용 부담에 점포 수익성이 하락한다는 단점을 보완하고자 계획됐다.
피치타임 본사 관계자는 “생지, 버터, 우유 등 식재료를 최고급으로 사용하고, 피자와 치킨 등 메뉴 가격대를 저가서 중가까지 촘촘하게 새롭게 구성해 배달뿐 아니라 홀 방문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다”며, “이로 인해 점포 수익성이 개선된 점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리뉴얼 매장인 경기도 안성금화점의 경우 오픈하자마자 일평균 매출이 180만~200만원 선으로 대박을 치면서 입소문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 점포는 금화아파트삼거리에 위치한 중소형 점포로 이곳 점주는 “각 가정과 직장서 주문이 고르게 들어오고, 슬세권 지역으로 홀 방문 고객도 꾸준해 주중과 주말 매출도 고르게 오르고 있는 점이 장점인 것 같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배달 비용 매출 30% 시대
홀 반 배달 반 업종 뜬다
안성금화점을 자주 찾는다는 김모(여·40)씨는 “가까운 아파트에 살면서 주말이나 휴일이면 남편, 12세 아들, 9세 딸 등 네 가족이 집밥을 먹는 대신 이곳을 찾는데, 남편은 치맥, 나는 피맥, 아들은 떡볶이, 딸은 파스타 등 각자가 가장 좋아하는 메뉴를 세트 메뉴로 선택해 5만원 내외에 즐길 수 있는 점이 가장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시네마 디저트 카페 콘셉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백억커피’의 최근 오픈 매장은 테이크아웃 매출을 포함한 홀 매출이 50% 선에 이른다. 지난해에 오픈한 매장의 배달 매출 비중이 70%를 차지했다면, 최근의 매장은 홀 매출이 증가하면서 배달 플랫폼 비용 상승을 상쇄하고도 오히려 이익이 증가했다고 한다.
최승윤 백억커피 대표는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유동인구가 많고 홀 판매 매출 비중을 높일 수 있는 점포 개발에 중점을 두고 있다”며 “점포 보증금 및 임차료 증가분과 배달 플랫폼 비용 절약분을 비교해 최적의 입지에 출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 배달 위주의 가맹점은 순이익률이 매출의 20% 선인데, ‘홀 반, 배달 반’ 매출을 올리는 가맹점은 순이익률이 25% 선에 이른다”고 전했다.
백억커피는 캐러멜 팝콘, 버터구이 오징어, 칠리 치즈 핫도그, 나초&디핑소스 등 영화관이 연상되는 시네마 디저트를 내세워 차별화된 메뉴로 창업시장서 관심받고 있다. 특히 ‘카라멜 팝콘’은 풍부한 캐러멜과 많은 양으로 고객들로부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 디저트 카페가 케이크 등 서양식 디저트 위주였다면 백억커피는 케이크, 버터바, 크림빵, 다쿠아즈 등 달콤한 디저트와 다코야키, 바질 토마토 크림치즈 베이글 등과 함께 죽, 매콤떡볶이, 순대강정, 떡강정, 볶음밥 등 다양한 한식, 야식 메뉴와 한 끼 식사를 대체할 수 있는 메뉴도 갖추고 있어 홀 판매 비중을 더 높일 수 있다는 것이 본사 측의 설명이다.
저가 치킨점 프랜차이즈 브랜드인 ‘덤브치킨’은 애초 테이크아웃 위주의 영업 콘셉트로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윤성원 덤브치킨 대표는 “배달비가 너무 높아 배달비를 아끼려는 고객층이 증가하고 있어 테이크아웃 시장이 틈새시장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덤브치킨의 경우는 가격도 충분히 저렴해 기꺼이 매장까지 방문해 테이크아웃 주문을 하는 고객이 점점 더 늘고 있는 추세”라고 시장 반응을 전했다.
덤브치킨은 국내산 9호 냉장육 프라이드치킨 한 마리 가격이 9900원, 그 외 모든 치킨 메뉴를 반값 이하인 1만1900원서 1만2900원에 판매하는 저가 치킨 브랜드다. 반값 치킨이라 원가율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 배달 플랫폼 비용 30%를 절감하는 전략으로 순 이익률을 높이고 있다.
최저가 납품
또, 본사가 가맹점에 공급하는 식재료 원가는 국내 최저가로 납품하고 있고, 고객 서비스 품목인 콜라, 소스 등은 유료화해 고객 선택에 맡김으로써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점포는 매출 마진율을 높일 수 있다. 게다가 조리 난도가 낮아 인건비가 적게 드는 주방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처럼 덤브치킨은 저가 판매로 식재료 원가율이 다소 높지만 배달 관련비용 25~30%를 줄이고, 동시에 점포 운영의 효율화로 총 판관비는 더 적게 들어 점포의 순이익률은 매출의 20% 선을 유지할 수 있다. 현재 운영되고 있는 17개 매장의 월평균 매출은 4000만원 선이고, 평균 창업비용은 점포 구입비를 포함해 총 8000만원 선이라는 게 본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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