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게 꺼낸 문재인 카드 후폭풍

못 먹어도 고 ‘독박 쓸라’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호시탐탐 노려오던 전 정권의 수장을 보내버리겠다는 의지가 가득하다. 문제는 생각보다 호응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하필 이 타이밍에 꺼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칼을 꺼낸 게 오히려 무색해진 형국이다. 자신의 리스크를 감추기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을 겨눴지만 오히려 되돌려 받는 중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씨의 채용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게 뇌물 혐의를 적용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을 수사 중인 전주지검은 서씨의 ‘타이이스타젯’ 채용으로 서씨와 문 전 대통령의 딸인 문다혜씨에게 생활비를 지원하던 문 전 대통령이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는 논리다. 

경제적 이득?

이런 이유로 제3자 뇌물죄가 아닌 직접 뇌물죄를 적용·검토하고 있다. 검찰은 얼마 전,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집과 사무실, 문씨가 숙박업소라고 밝힌 곳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지난 9일, 추가적으로 문 전 대통령의 친인척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전 청와대 행정관인 신모씨를 상대로 공판기일 전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이와 함께 피의자, 피고발인 신분이 적용된 문 전 대통령,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 조현옥 전 청와대 인사수석, 타이이스타젯 박석호 대표 등에게도 소환 통지서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과 다혜씨 부부가 뇌물죄 공범이라는 부분을 기소하려는 셈이다. 검찰은 문 전 대통령과 다혜씨를 경제공동체로 보고 있다. 해당 근거로는 다혜씨 부부 생계비를 문 전 대통령이 일정 부분 부담했는데 서씨의 취업 이후 해결됐다고 여겨서다.


또 서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채용된 것도 문 전 대통령이 직접 이익을 얻어 경제공동체에 해당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씨가 받은 보수 2억원이 뇌물이라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제3자 뇌물죄는 입증하기 힘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직무와 관련된 부정한 청탁이 있어야 하고, 공무원이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뇌물을 줬을 때 적용되기 때문이다. 단순 뇌물죄보다 성립 요건이 까다로운 편이며, 부정한 청탁이 있었다는 점까지 입증이 돼야 한다.

반면 단순 뇌물죄는 직무와 관련됐다는 점만 입증되면 적용하기 어렵지 않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에게 뇌물죄를 입증하려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다혜씨는 압수수색이 이뤄진 이후 “가족은 건드리는 게 아니다. 엄연히 (문 전 대통령이)자연인 신분인데 막 하자는 거냐”며 “참지 않겠다”고 반발했다. 

전 사위 특채 의혹 뇌물 혐의 적용
강제로 문 열다가 오히려 역풍 불라

검찰이 김정숙 여사에 이어 다혜씨까지 압박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분위기도 덩달아 술렁이고 있다. 당초 김 여사의 타지마할 외유성 해외순방 논란에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던 민주당은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민주당은 본격적으로 ‘전 정권 정치탄압 대책위원회’를 꾸렸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직접 대책위 구성을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책위원장에는 친명(친 이재명)계인 김영진 의원이, 대책위에는 친문(친 문재인)계로 불리는 윤건영·김영배 의원 등의 인사가 참여하기로 했다.


일각에선 문 전 대통령에 대한 검찰 수사를 악수로 보고 보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괜히 친문계과 친명계가 결집할 명분을 부여했다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난 22대 총선을 앞두고, 쪼개졌던 두 세력이 똘똘 뭉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반대로 윤석열정부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해 거대 야당의 연대마저 더 단단해지는 모양새다. 이 대표와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는 잠재적 경쟁자 관계지만, 윤석열정부라는 공공의 적을 두고 있다. 두 야당은 대외적으로 검찰의 전 정권 수사에 대해 투쟁 중이다. 

시기적으로도 별로 좋지 않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은 지지율 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사실상 국정동력도 탄력받지 못하고 있다. 꺼내는 카드마다 ‘악수’라는 비판이 쏟아진다. 결국 이번 문재인정부의 검찰 수사도 국정 지지율 하락을 막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심마저 나온다. 

실제로 정가에선 당초 문 전 대통령의 수사는 취임 후 1년까지가 ‘골든타임’이었다는 평가가 제기됐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직인수위 등 정권교체 시작부터 컨벤션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했다. 50% 대로 출발한 지지율은 점차 하락해 현재 20%대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 수사가 물타기가 아니냐는 의심까지 받고 있다. 상식적으로 지금까지 별다른 진전이 없던 수사가 단번에 수면으로 오른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윤정권 입장서도 단순히 국면 전환용이었다면 더 큰 역풍이 불 수밖에 없다.

일단 수사부터…망신주기?
오히려 친문계·친명계 결합

게다가 현재 국정운영 지지율이 곤두박질쳐 있는 상황서 정치 보복 프레임이 씌워질 경우 수습이 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오히려 이 대표를 키워준 게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 앞서 언급한 대로 민주당은 계파 간 갈등 결합이 오랜 숙원 과제 중 하나다. 총선 공천 과정서 비명(비 이재명)계 숙청을 단행했지만 당 밖에서는 친문 세력이 여전히 이 대표를 향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추후 문 전 대통령의 본격 소환 시 친문 세력이 기댈 곳은 이 대표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의 메시지가 친문의 운명도 함께 좌지우지할 수 있는 셈이다. 

여기에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잠재우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현재 김 여사는 명품백 수수 의혹에 검찰로부터 무혐의를 받았지만 여전히 야당의 특검에 둘러싸여 있다. 이런 탓에 보수층의 이탈도 두드러진다.

정황상 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통해 김 여사 특검을 뚫고 나가겠다는 복안이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를 광복절 특사로 복권 대상에 올렸던 게 불과 며칠 전 일이다. 당시에도 친문계를 결집시켜 야당의 분란을 노렸지만 오히려 여권의 혼란만 키웠던 바 있다. 

이상직 추천?


문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불리는 윤건영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윤 대통령은 의료 대란과 어려운 국정운영 여건 속에서 지지율이 20% 대로 나오는 등 국정운영 동력을 상실한 상황”이라며 “그러다 보니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 싶은 일종의 국면 전환을 위한 정략적인 의도가 보이는 수사”라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김 여사의 명품백 사건에 대한 국민적인 불만 여론이 높은데 이는 결국 물타기용”이라며 “죄가 없는 전임 대통령에게 망신 주고, 모욕을 줘 괴롭히려는 위한 수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ckcjfdo@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