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브레이크’ 새만금 태양광 수사 중간 체크

점점 지워지는 검은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수사 과정서 사람이 죽었다.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은 물밑에 가라앉아 있던 사건을 끄집어 올리고 있다. 시작부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전 정부였던 문재인정부의 유산을 지우려는 현 윤석열정부의 횡포일까? 검은 그림자의 존재를 놓치고 있는 걸까?

지난달 28일, 전북 임실군 소재의 옥정호에 시신 한 구가 떠올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7분쯤 옥정호 운암대교 인근서 낚시를 하던 주민이 “호수에 사람이 떠 있다”고 신고했다. 지문 대조 결과 시신은 전북의 한 중견 건설사 대표 A씨로 확인됐다.

실종 13일
시신으로

A씨의 시신은 실종 13일 만에 발견됐다. A씨의 아내는 지난달 15일 오전 8시40분쯤 “남편이 힘들다고 말한 뒤 집을 나갔다”고 경찰에 실종 사실을 알렸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옥정호 인근서 A씨의 차량을 발견하고 주변을 수색해 왔다. 

A씨의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은 “현재로선 타살 혐의점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씨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익사로 인한 사망’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A씨의 업체는 2020년 새만금 육상태양광 발전사업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감사원 감사 과정서 이 사업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지면서 검찰 수사를 받았다. 당시 감사원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 과정서 군산시가 친분이 있는 특정 업체에 혜택을 줬다고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검은 군산시와 해당 업체를 압수수색하고 관련자를 불러 조사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감사원은 2022년 10월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에 대한 감사를 진행했다. 문재인정부 당시 공공·민간서 시행한 40㎿ 규모 이상인 신재생에너지 사업 중 특혜·비리 의혹이 있는 4건을 집중 점검한 뒤 지난해 6월 강임준 군산시장 등 38명을 검찰에 수사 의뢰했다.

A씨 업체가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 새만금 육상태양광 2구역 발전사업은 군산시가 출자해 설립한 시민발전주식회사와 한국서부발전이 1268억원을 들여 군산시 내초동 새만금 산업연구용지 동쪽 부지에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하는 게 핵심이다.

사업은 2개 공구로 나눠 추진됐는데 2-2공구서 A씨 업체가 포함된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따냈다. 

지난해 11월 감사원 결과 발표
중간발표에 군산시장 수사 의뢰

당시 감사원의 감사 과정서 태양광 사업과 관련한 면면이 드러났다. 감사원은 민간 주도로는 최대 규모(300㎿)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 태양광 발전소 허가 과정서도 산업부 공무원과 민간업자들이 유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 발표를 종합하면 이 사업을 추진한 업체는 군청 반대로 사업부지의 1/3을 차지하는 초지(목장용지)를 개발용지로 바꾸는 데 어려움을 겪자 산업부로부터 잘못된 내용의 유권해석을 받아 이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 공무원들은 해당 업체와 협력업체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중간발표 이후 5개월 만인 지난해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문정부 시절 신재생에너지 사업 전반을 들여다본 결과다. 감사원은 산업부가 신재생에너지 발전 목표의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인식하고도 무리하게 목표를 상향해 추진했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2022년 10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사업 목표와 이행 ▲사업 인프라 구축 ▲사업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사업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점검했다고 밝혔다. 이어 중간발표 당시 수사 의뢰한 38명을 제외하고 추가로 49명을 고발하는 등 40건의 감사 결과를 시행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산업부가 목표를 무리하게 상향 조정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사업 목표를 수립한 뒤 후속조치 이행에 소홀하거나 합리적 근거에 기반한 실현 가능성을 면밀하게 검토하지 않은 채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잡았다는 것이다. 

특히 2021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에 따라 산업부가 신재생 발전 목표를 30%까지 올린 과정을 감사원은 집중적으로 문제삼았다. 2030년까지 20% 상향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할 정도로 달성이 어려웠던 상황서 목표치를 올린 것이다. 

문재인정부
주력 정책

발표 당시 감사원 관계자는 “국제적 흐름을 보면 NDC 상향 자체를 문제라고 보지 않으며 청와대 등 상급기관서 산업부에 특정한 지시를 내렸다는 내용이 확인된 바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NDC 이행 수단은 주무 부처의 몫이고 에너지 주무 부처인 산업부가 실현 가능성을 따져 적정 목표를 설정했어야 하는데 단기간에 무리하게 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문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요인 필요성을 계속해서 묵살했고 이 과정서 국회에 제출하는 보고서 내용을 의도적으로 삭제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2017년 6월 국정기획위서 ‘신재생에너지 정산 단가는 다른 발전원보다 높아 신재생 비중을 2030년까지 20%까지 높이면 전기요금을 2018년과 비교해 최대 49.5% 올려야 한다’고 보고했다. 

당시 백운규 산업부 장관 후보자와 청와대는 산업부가 제시한 전기요금 인상안을 지적했다. 결국 산업부는 요금 인하 요인만을 반영한 시나리오를 선별적으로 적용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크지 않다’는 입장으로 선회했고 문정부와 여당은 “향후 5년간은 전기요금 인상은 없고 이후에도 우려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발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산업부는 전문가 검증 등 없이 자체 판단으로 국회에 전기요금 인상 요인이 10.9%라고 보고했다. 이 전망치에 대해 국회와 언론 등에서 비현실적 수치라는 지적이 제기됐지만 산업부는 문정부 임기가 끝날 때까지 이 입장을 고수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한전)는 산업부의 지시로 2019년 7월 국회가 요구한 ‘전력 구입비 연동제 연구보고서’를 제출하면서 에너지 전환에 따른 비용 증가 우려 내용은 대거 삭제하고 제출했다. 

총체적 난국
민낯 드러나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이 졸속 운영되는 과정에 관여한 공무원도 대거 적발됐다. 태양광 발전 사업을 담당하는 한전, 한국농어촌공사 등 8개 공공기관의 임직원 251명(퇴직자 11명 포함)이 겸직 허가를 받지 않고 태양광 발전소를 운영하면서 수익을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또 한국형 FIT(Feed in Tariff) 제도 혜택을 받아 소형 태양광 발전소 운영 권한을 얻은 2만4000여명을 전수조사한 결과도 발표했다. 한국형 FIT는 정부가 2018년 7월 100㎾ 이하 태양광 발전소의 경우 농축산어업인 자격만 증빙하면 조건 없이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보급 목표량을 급격히 올리면서 농업인이 태양광 발전 사업을 할 수 있도로 우대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하지만 이 과정서 815명이 서류를 위조해 허위 등록하는 등 ‘가짜 농업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일부는 전문 브로커를 통해 가짜 농업 법인체까지 세워 가며 차명으로 투자한 사실도 밝혀졌다. 

감사원이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감사를 진행한 이후 본격적으로 검찰 수사가 이뤄졌다. 특히 새만금 태양광 비리 의혹과 관련해 지역에서는 정재계 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는 등 긴장감이 감돌았다. 문정부서 집중적으로 추진한 사업인 만큼 검찰 수사가 ‘윗선’으로 향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최근 들어 검찰 수사 속도가 빨라졌다. 3월19일에는 전국 군산시 공무원 등에게 군산 일대 사업 공사 수주를 알선하는 등 브로커 역할을 하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브로커가 구속됐다. 

지난달 17일에도 서울북부지검 국가재정범죄합수단은 알선수재 혐의를 받는 군산시민발전주식회사 대표 서모씨의 신병을 확보했다. 서울북부지방법원은 증거인멸 가능성을 들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전북 정재계 인사 실명 거론
군산시의회 “발본색원해야”


서씨는 2020년 군산시에 근무하는 공무원 등 정·관계 인사들에게 사업 관련 청탁을 하는 대가로, 새만금솔라파워 사업단장 최모씨에게 1억원가량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새만금 솔라파워는 새만금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위해 한국수력원자력(이하 한수원)과 현대글로벌이 함께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최씨는 발주 문제와 시민단체의 환경오염 문제 제기 등으로 사업이 지연되자 서씨에게 청탁을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9일 최씨 역시 용역업체를 통해 설계‧인허가 용역대금을 부풀려 지급한 후 현금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2억4300여만원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를 받아 구속됐다.

감사원은 2021년 12월 한수원이 새만금 수상태양광 발전사업 추진 과정서 수행 자격이 없는 무자격 업체인 현대글로벌에 설계용역을 맡겼다는 내용의 공익감사 결과를 공개하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바 있다. 새만금 수상태양광 사업은 새만금호 전체 면적의 약 7%인 28㎢에 2025년까지 2100㎿급 세계 최대 규모 수상 태양광을 설치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4조6200억원에 달한다. 

군산시의회는 지난달 16일 새만금 태양광 비리 의혹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건의안을 채택했다. 건의안을 대표 발의한 설경민 의원은 “지난해 7월 검찰의 압수수색 후 브로커가 구속됐다는 상황만으론 비리가 사실이라고 단정할 수 없지만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와 감사원의 고발, 검찰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들에 26만 군산시민의 마음은 배신감을 넘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새만금 태양광 사업 의혹의 진상이 밝혀져 오명을 벗고 시의 신뢰도 및 대내외로 추락하고 있는 새만금 태양광 사업의 당위성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며 “일부 관련자만 처벌하는 수준의 봐주기식 결과는 또 다른 비리 고위층의 범죄를 양산하는 악영향을 끼치므로 발본색원해 신속히 밝혀주길 강력하게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관련자 구속
윗선까지?

검찰은 지난 2일 알선수재 혐의로 브로커 1명을 구속 기소하고 민주당 신영대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을 압수수색 하는 등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A씨가 사망하면서 검찰 수사에 제동이 걸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법조계서도 주요 피의자의 사망으로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검찰은 ‘숨진 대표에겐 소환 통보조차 한 적이 없다’며 강압수사 논란에 선을 그으면서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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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떼거리 가등기’ 노량진 지주택 유령 조합원 실체

[단독] ‘떼거리 가등기’ 노량진 지주택 유령 조합원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수백억원대 조합비를 횡령한 조합장이 구속되는 등 ‘지역주택조합’(이하 지주택)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 노량진 본동 일대가 60여명이 넘는 ‘떼거리 가등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업 구역 내 건물에 수십명의 가등기를 설정한 이들은 “지주택 조합원으로 전 재산을 쏟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가등기권자는 지주택 분담금을 입금한 흔적조차 없었다. 지난달 초 주식회사 로쿠스는 서울 동작구 노량진 본동 일대에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회사 자격으로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 일부를 고소했다. 고소 취지는 ‘재보연이 허위가등기를 이용한 위계를 행사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고소인의 사업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었다. 협상력 높이려 현실판 알박기 현재 재보연은 법적 토지 소유권을 놓고 반발하면서 로쿠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재보연 관계자들은 2013년 7월부터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A, B, C 부동산에 가등기 및 공유지분 관계를 설정해 로쿠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가등기 말소가 이뤄지지 않은 건물은 철거조차 할 수 없어 노량진 본동 현장은 10년 넘게 슬럼화가 진행 중이다. 현재 로쿠스 측이 확보한 주택건설 대지면적은 95% 이상이다. 이 중 A, B, C 등은 1% 미만에 해당한다. 현재 A 빌라 502호는 기존 41명, 신규 12명 도합 53명, B 빌라 202호는 11명의 ‘떼거리 가등기’가 설정돼있다. C 건물의 경우 1명의 가등기권자가 설정된 상태다. 가등기란 본등기할 법적인 요건이 충분히 갖춰지지 못했을 때, 임시로 등기부에 올려 두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적으로 매매 예약, 대물변제에 따른 취득 등으로 매입할 것을 약속했을 때 아직 소유권을 확보하지는 못했으나 미래에 그 권리를 주장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 이용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가등기권자 중 일부는 재보연 소속으로 과거 노량진 본동 지주택 조합원이었다. 많게는 2~3억원씩 조합원 분담금을 납부한 투자자다. 그러나 일부는 조합계좌 또는 대우건설 계좌로 분담금 입금 내역조차 확인되지 않은 ‘허위 조합원’ 자격을 주장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A 빌라 등기부상 가등기권자인 강모씨는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왜 이런 걸 취재하나?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가 있지 않겠냐”며 “전 재산을 투입했지만 대우건설이 뺏어가면서 피해를 입은 것”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2005년부터 2010년까지 노량진 본동 지주택 조합원 분담금 입금 내역 자료에는 강씨의 이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강씨 외에 분담금 입금이 확인되지 않아 지주택 조합원이라고 볼 수 없는 가등기권자도 10여명 이상으로 드러났다. 재보연은 현재 주택개발 사업권자인 로쿠스 측에게 가등기말소를 원하면 1000억원 이상의 합의금을 내라는 입장이다. 전 재산 쏟았다더니··· ‘조합원리스트’에 없어 재보연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통화서 “부동산 시세에 따라 가등기권자 1인당 기준 최소 9억원은 보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로쿠스 측은 “조합원 자격도 없는 가등기권자에게 보상할 의무는 없지 않겠나”라며 “엄연히 사업을 방해하는 행위로 가등기말소 소송 중”이라고 답했다. 재보연이 사업 구역 내에 가등기를 설정한 취지가 불순하다는 의혹도 있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재보연 관계자는 C 건물 가등기권자 김모씨에게 “소유권은 매도청구 대상이 되나, 가등기는 매도 청구 대상이 되지 않는다. 로쿠스가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가등기를 말소해야만 하기 때문에 로쿠스가 협상이 들어올 수밖에 없다”며 “로쿠스도 대출을 받아서 토지와 사업권을 매수했을 것인데, 시간이 지날수록 눈덩이처럼 이자가 불어나기 때문에 그때 가서 시가보다 높은 금액을 불러서 협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송이 아닌 협상으로 끝내야 돈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등기설정이 필요하다”며 “협상이 끝나면 가등기를 말소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재보연 측은 허위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고, 매매예약 체결을 조작하는 치밀함도 보였다. 실제로 김씨는 2018년 4월26일에 재보연 관계자를 만났으나, C 건물의 매매예약서상에는 2018년 3월28일로 소급해서 작성했다. 매매예약 날짜를 변경한 이유에 대해 김씨는 “하나자산신탁 소장을 접수한 2018년 3월30일 이전으로 매매예약을 정해야 의심을 받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하나자산신탁은 2016년 11월22일 관할관청인 동작구청장에게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신청했고, 동작구청장은 2017년 4월10일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했다. 하나자산신탁은 2018년 3월경 사업 지역 내에 97.81%에 해당하는 토지에 대한 사용권원을 확보했고,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에 대해서 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허위 조합원 “왜 취재하냐” 하나자산신탁은 주택법에 따라 2018년 3월30일 C 건물 가등기권자인 김씨를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소송을 제기했으며, 김씨가 소송장을 받은 것은 그해 4월9일이다. 재보연 측과 김씨는 2018년 4월26일에 만나 C 건물 1평에 대한 가등기를 설정했지만, 하나자산신탁이 소송한 3월30일보다 매매예약서를 일찍 체결한 것처럼 속인 것이다. 또 재보연 측은 김씨와 매매예약서상에 “본 예약의 증거금으로 3000만원을 입금한다”고 적었다. 이는 로쿠스와 협상용으로 매매예약서를 작성하는 것이었기에 돈을 주고받은 흔적이 필요했을 뿐이다. 실제로 2018년 4월26일 재보연은 매매예약서를 작성한 직후 김씨에게 2000만원을 송금했고, 김씨는 재보연 측의 지시에 따라 2000만원을 다시 돌려줬다. 김씨는 C 건물의 1평에 대해서만 가등기를 설정한 이유에 대해 “재보연이 내 명의로 가등기를 설정하도록 한 이유는 로쿠스의 사업을 방해해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재보연 측은 김씨와 작성한 매매예약서 제1조에 ‘1평의 매매대금을 1억원’으로 허위 기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씨는 “C건물 1평의 매매대금 1억원으로 기재한 이유는 재보연 측이 ‘이렇게 기재하면 로쿠스로부터 평당 1억원 이상 받을 수 있다’고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자산신탁과의 매도청구 소송서 감정평가할 때에도 도움이 된다고 재보연이 말했다”고 덧붙였다. 결과적으로 김씨는 C 건물의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10원 한 장도 투입하지 않았지만, 서류상 1평당 1억원의 부동산을 소유한 셈이다. 이는 엄연히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가등기권자들이 사업 주체로부터 받은 보상금만큼 분양가는 상승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매예약 가등기 방식의 소유권 획득’은 불법 부동산투기 방식으로 자주 쓰이는 수법이다. 한 예로 2013년 이성한 경찰청장은 후보자 시절 전매가 금지된 서울 마포구 성산동 시영아파트를 가등기 형태로 매입한 뒤 1년 만에 되판 것으로 드러나 불법 부동산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그해 3월26일 백재현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이 청장의 인사청문 자료를 보면, 이 후보자는 1987년 7월2일 권모씨로부터 시영아파트 한 채의 소유권을 ‘매매예약 가등기 형태’로 획득했다. 무주택자를 위해 분양한 시영아파트는, 주택건설촉진법 등에 따라 최초 공급일인 1986년 5월부터 2년간 전매가 금지돼있었다. 이 청장은 이 아파트를 전매 금지가 풀린 지 3개월여 만인 1988년 9월 안모씨에게 팔아넘겼다. 부동산 전문인 최광석 변호사는 “이 청장이 실제로 얼마나 시세차익을 거뒀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매금지된 아파트를 사들인 뒤 1년 만에 팔아넘긴 것만으로도 부동산투기 의혹이 짙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 청장 측은 “신혼 때 부동산 안내에 따라 (가등기로)구입했고 살아보니 주거환경이 좋지 않아 되팔았다”고 해명했다. 넣다 뺐다 조작 달인 현재 로쿠스 측은 재보연과 가등기권자를 상대로 가등기말소 소송을 걸었다. 로쿠스 측은 지난달 “수십명에게 각각 가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소장 송달부터 1심판결까지 가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며 과도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고 가등기권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주택건설 대지면적의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가등기말소 또는 근저당권 말소 등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등기 또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가등기권자들이)재산보호연대의 비용 9억6000만원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등기권자들이)해당 사건 사업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 부지 내의 서울 동작구 본동 2필지에 허위의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고소인 회사의 이 사건 사업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재보연 일부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소유자를 늘려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택공급 지연과 공사 현장 방치로 인한 슬럼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총회를 거쳐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이들은 재보연 일부의 지분 쪼개기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보상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다. 앞서 노량진 본동 지주택은 2007년 본동 441일대에 3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비 목적으로 총 1400억원을 모아 조합을 결성하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보증으로 금융권서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0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0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서울시와 동작구가 재개발사업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날짜도 금액도 틀린 매매예약서 평당 1억 뻥튀기···시세조작 의혹 결국 2012년 3월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한 조합은 파산했다. 당시 조합 측은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이 사업 승인과 착공서 늑장을 부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급보증으로 빚을 대신 갚았기에 피해자 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우건설 측은 언론과 인터뷰서 “PF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로 2700억원의 빚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토지 소유권을 얻는다고 해도 6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게다가 전 조합장 최모씨가 분담금 가운데 1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결국 투자금 4100억원을 허공에 날리게 되면서 지주택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2012년 10월1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전 조합장 최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서울 영등포구 소재 재단법인 사무실과 지방 거주지 등 2~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서 검찰은 최씨가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잡았다. 최 전 조합장이 2011년말 구속 수감되면서 기존 지주택 조합원 중 156명은 철거, 설계업체 등 관련 업체 약 30여곳은 조합에 대한 반환금 채권+변호사비+기타 비용 명목으로 조합과 860억원(약 186건)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조합원 1인당 평균 2억5000만원을 추가 부담하게 된다. 당시 인근 래미안트윈파크 신축아파트 분양가가 7억8000여만원임을 고려하면 향후 대우건설과의 단체 협상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려는 ‘꼼수’라고 볼 수 있다. 이처럼 공증채권의 발생은 조합원 간 내분의 불씨를 제공하고, 대우건설이 보증연장을 할 수 없는 명분을 제공한 것이다. 결국, 대우건설도 2012년 3월24일 PF 연장을 포기했다. 조합 부도 이후 대우건설은 그해 4월10일까지 2700억원을 대위변제하고 처분권 취득한 사업부지는 공매하겠다고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조합에 통지했다. 그러면서 시행사 로쿠스로 소유권 이전 등기되는 동시에 하나자산신탁으로 신탁등기(공매대금 2100억, 신탁등기비 100억)가 이뤄졌다. 수십년째 줄다리기 당시 로쿠스 측은 채권자 지위를 가진 지주택 조합원 156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3차례 총회를 거쳐 156명 중 34명은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22명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했다. 최종 388명이 현재 유효한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A씨를 포함한 122명은 2012년 말 제명되면서 재보연을 꾸렸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의 핵심 주동자들은 지분조차 없는 조합에 대한 공증채권증서 하나만 믿고, 무모한 소송으로 시간 끌기만을 반복하고 있다”며 “A, B, C 부동산 등에 대한 매도소송도 대법원 판결까지 확정됐음에도 최근 또다시 14명의 가등기권자가 본 등기를 실행했고, 본 등기자들이 또다시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사업을 방해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고 토로했다. <smk1@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재개발 슬럼화 현실 노량진 본동 주택개발사업이 수십 년째 지연되는 가운데, 철거가 진행 중인 상태의 슬럼화 가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010년 부산 여중생 살해 피의자 김길태의 은신처가 재개발 지역 내 빈집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재개발 지역이 치안의 사각지대”라는 인식이 생겼다. 김길태가 당시 범행을 저지른 곳도 모두 재개발 지역 인근의 주택 옥상이었다. 경기도의 경우, 부천 소사3구역이 ‘재개발 슬럼화’의 대표적인 지역이다. 이 구역은 지난 2022년 10월부터 이주가 시작돼 7월 기준 92% 이주를 완료했으며 내년 상반기 착공할 예정이지만, 철거 전 약 1년여 동안 빈 주택으로 방치되면서 우범지대로 전락하고 있다. 실제 이 구역은 대부분 빈집으로 대문에는 ‘출입금지·철거 대상 건물’이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지만,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출입할 수 있어 진입을 막을 수 없는 실정이었다. 일반적으로 1기 신도시와 인근 지역 등에 대한 재개발사업이 추진위 구성부터 사업이 완료될 때까지 길게는 20여년 정도 소요돼 이처럼 슬럼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천시 관계자는 “철거 전까지 빈집 관리 및 우범지대 전락을 막기 위해 조합과 경찰 등 여러모로 안전을 위한 대책을 세우려고 한다”며 “조합에 미리 구역 진입을 막을 수 있는 안전담장 설치 등을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기 신도시 정비 방향에 주민들의 의견이 다양하게 담겨야 한다고 강조한다. 실질적으로 주민들이 사업을 진행하는 만큼, 이들에게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김우진 주거환경연구원장은 “개발·재건축을 진행하는 노후주거지 조합원들은 높아진 공사비에 따라 수억 원의 분담금을 부담해야 한다”며 “부동산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시기가 아니라 분양 수익만으로 사업비를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사업지는 시공사가 사업을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