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롸잇나우' 허본좌, 어디서 뭐 하나?

  • 조아라 archo@ilyosisa.co.kr
  • 등록 2012.10.09 12: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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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때마다 '단골후보' 이번에는 '관전자'

[일요시사=조아라 기자] '허경영 신드롬'을 일으키며 '황당한 공약'과 독특한 행보로 대중의 호감을 샀던 '만년 단골 대선후보' 허경영이 이번 대선에는 전과 비교해 너무 조용하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를 찾는 네티즌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치열하고 숨 막히는 정치판에서 우스꽝스러운 역할을 자처해 정치권을 묘하게 풍자했던 '허본좌'. 기성정치에 심란한 유권자는 요즘 그를 그리워하는 모양이다. 그는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 <일요시사>가 허경영의 행적을 추적해 보았다.


허경영의 미니홈피에는 "기다리겠다" "언젠간 대통령이 될 거예요" "왜 대통령 안 나와요"라며 그의 등장을 기대하는 글을 볼 수 있다. 한 트위터리안(@korea***)은 "허경영 풀어주고 새누리 대선후보로 세워라"라는 글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hy***라는 아이디의 트위터리안은 "허경영 갑자기 보고 싶네요. 깨알 같은 공약들"이라며 그를 그리워하는 속내를 드러냈다. 허경영은 정치권이 아닌 유권자의 구애를 받고 있는 것이다.

유토피아 공약 '후끈'

제15·17대 대선에 출마한 당시 허경영 경제공화당 대선후보의 공약은 일명 '유토피아'를 가져올 것처럼 보였다.

허경영의 공약에는 65세 이상의 노인들에게 매월 50만원씩 지급, 출산 시 3천만원 지급, 결혼 시 남녀 각 5천만원 지급, 중소기업 입사한 청년에게 5년 한도로 월 100만원 쿠폰지급, 고교 1학년부터 1과목만 시험 볼 것, 국회의원을 100명으로 줄이고 '출마자격 고시' 실시 등이 있었다.

그는 톡톡 튀는 발언으로 높은 대중적 인기를 이어갔다. 자신의 아이큐가 430이라는 등 그의 새빨간 거짓말은 '황당본좌'의 '유희적 성격의 유행'처럼 빠르게 번지며 유권자에게 재미를 선사했던 것이다.

또한 그가 축지법·공중부양·외계인 접촉 능력이 있다고 말해도 오히려 대중은 '호감'을 보이며 즐거워했다.


당시 허경영은 9만6756표를 얻으며 전체 0.4%의 지지율로 7위를 기록했다.

당시 이회창, 이명박, 정동영 등의 주요 후보들과 토론회에 참석했던 이인제 후보가 0.68%의 득표율을 기록한 것을 보더라도 상당히 높은 득표율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득표율에는 기성정치인에 대한 반감과 냉소가 들어있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허경영은 지난 4월9일 대선출마 선언과 함께 파격적인 공약을 내세우며 또 한 번 이목을 끌었다.

그가 내세운 주요 대선 공약은 5가지로 학생들이 시험에서 잘하는 과목 1개만 보도록 하는 시험해방, 결혼 시 1억원을 주는 결혼해방, 대학 등록금을 100% 지원하는 등록금해방, 국가가 직접 나서 취직을 알선하는 취직해방, 현 징병제를 모병제로 전환하는 군대해방 등이다.

허경영은 또한 "대통령이 된다면 2개월 안에 현 국회의원들의 옷을 다 벗기고 정당제도를 모두 없애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하도록 하겠다"는 실현 불가능한 주장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선을 향한 그의 도전은 시작과 동시에 막을 내렸다. 미국 부시 대통령 취임 축하파티 참석 여부를 둘러싼 허위사실유포죄,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의 결혼설을 흘려 명예훼손 혐의로 실형을 선고 받은 것이 그의 대선행에 발목을 잡았다.


숱한 화재를 뿌렸던 허경영은 이 때문에 내년까지 피선거권이 박탈돼 제19대 대선에나 나올 수 있는 신세가 된 것이다.

2009년 7월 23일 형기를 마치고 만기 출소한 허경영은 예전과 같은 비현실적인 주장과 독특한 행보를 계속했다.

박근혜 후보와 결혼설로 실형, 출마 불가
예능프로 출연하며 제3의 인물로 주목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마이클 잭슨의 영혼이 자신을 찾아왔다거나, 수영선수 박태환의 세계선수권대회 부진이 본인의 이름을 부르지 않아서 그렇다고 발언하는 등 그의 언행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출소 직후 허경영은 '본좌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허경영은 <동방의 등불>이라는 자신의 저서를 홍보하기도 했다.

그는 저서에서 "유엔본부를 판문점으로 가져오면 항구적인 평화가 보장된다" "한반도는 참으로 핵이 폭발한 히로시마가 되느냐, 세계의 중심 낙원 동방의 등불이 되느냐는 기로에 있으며 그 문제 해결을 위해 하늘은 허경영 슈퍼천재를 한반도에 '동방의 등불'로 예비해 둔 것입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허경영은 저서 집필 당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서울 은평구 국회의원 재보선 불출마, '허경영 쇼'에 대한 구상, 18대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한편 허경영은 2009년 8월14일 디지털 싱글 앨범인 <Call Me>를 공개하며 가수로 데뷔했다. 이 곡은 발매 하루 만에 '싸이월드' 배경음악 차트 1위에 오르며 기염을 토했다.

이러한 성공에 힘입어 2009년 9월19일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앨범인 <허경영 허본좌>를 발표하기에 이른다. 이 곡은 'Right Now' 콘서트에서 선 공개 되었다.

허경영은 9월18일 홍익대학교 브이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마쳤다. 허경영의 콘서트에는 500여명의 관객이 참석했다.

이날 관객들은 허경영이 무대에 오르자 "허경영"을 연호하고 그의 말 한마디와 몸짓에 열광했다는 후문이다.

공연장을 찾은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관객은 "노래를 듣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재미있을 것 같아서"라고 입을 모았다고 한다.


허경영은 공연 도중 "내 호르몬을 받으면 뇌의 경영이 바뀐다" "보통 누군가를 부르면 에너지가 나가는데 허경영을 부르면 우주에너지를 받게 된다" "'콜미' 영어버전으로 발표해 미국 빌보드차트 1위를 노리겠다"는 등의 발언을 쏟아냈다고 전해진다.

이후 꾸준히 방송에 출연했던 허경영은 올해 들어 대선 출마선언 후 지난 9월12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공개강연을 알리기도 했다. 또한 그는 유튜브 동영상과 방송에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지난 8월30일에는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하자스타일'이라는 제목의 '강남스타일' 패러디 영상에서 허경영이 출연해 눈길을 끌었다.

싸이가 말춤을 추며 앞으로 나아가는 장면에서 허경영이 특유의 무중력 댄스를 선보이는 등 네티즌의 웃음을 자아냈다.

지난 9월17일 허경영은 방송에 출연해 '허세대통령'이란 별명으로 한국인 허세병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그는 기성정치인들의 말도 안 되는 공약 자체가 허세라면서도 정작 본인 공약인 '결혼하면 1억' '대학 등록금 100% 지원' 공약은 상징적인 의미일 뿐 허세와 거리가 멀다고 강조했다. 


'필' 충만 인기 여전

지난 9월30일에는 SBS의 예능프로에 허경영이 등장에 '롸잇나우' 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사회자인 이수근이 "18대 대선이 3개월도 남지 않았는데 출마한다면 어떤 공약이 있느냐"라고 묻자 허경영은 진지하게 공약을 말했다.

이에 이수근은 "코미디 쇼인데 너무 진지하다. 오늘 18대 대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눠봤다"며 급하게 마무리에 웃음을 안겼다. 

허경영의 공중파 프로그램 출연에 대다수 유권자는 반갑다는 반응을 보였다. 비록 당선 가능성은 없지만 국민은 그의 불출마를 내심 아쉬워하는 분위기다.

그 때문에 그의 깜짝 발언이 박빙의 지지율을 보이는 안갯속 대선 판에 제3의 돌발변수가 되는 건 아닌지. 국민은 혹시 모를 그의 예측불허 언행을 장난스럽게 기다리는 눈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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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단독] 국방부, 내란 문건 ‘대청소 프로젝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국방부 문건이 대규모로 파쇄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조치는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의 지시로 이뤄졌다. 오 전 기획관은 검찰 특수본과 재판서 정보사와 수사2단 인사안의 문제점을 증언했던 인물이다. 자신이 비상계엄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수사에 협조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이다. “올해 초 신년맞이 대청소라면서 문서를 대량으로 파쇄했다.” <일요시사>와 접촉한 국방부 직원들의 말이다. 파쇄된 문건들은 12·3 내란 사태와 관련된 자료라고 한다. 지시자는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이다. 검찰 수사에 협조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으나 실상은 다르다는 게 군 내부자들의 주장이다. 뭘 숨기나 안규백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말 취임하면서 시작한 첫 번째 군 개혁은 인사다. 신임 인사기획관에 일반 공무원 출신인 이인구 군사시설기획관을 임용한 건 안 장관이 강조해 왔던 ‘군 문민통제’와도 맞닿아 있다. 인사기획관은 본래 예비역 장성이 맡아왔다. 이 신임 기획관의 전임자였던 오 전 기획관도 예비역 준장 출신이다. 군 내부에서는 국방부에 여전히 12·3 내란 사태에 협조한 군인들이 남아 있다고 지적한다. 핵심으로 인사기획관실의 총괄과이자 인사기획관의 일정, 예산 등을 모두 관리하는 인사기획관리과가 언급된다. 다수의 국방부 관계자들은 “오 전 기획관은 물러났지만 책임져야 할 다수의 인물이 아직 자리를 보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부서의 간부들은 전부 육군사관학교 출신이다. 과장 김모 대령은 오 전 기획관이 대령이었을 때 소령으로 근무했고, 총괄 이모 중령은 오 전 기획관이 특전사 여단장을 역임했던 1공수여단서 중대장과 707중대장을 거쳤다. 장군인사팀장 김모 대령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도방위사령관으로 근무했던 시절 비서실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김 전 장관과 가깝거나 육사 출신인 이들이 국방부 인사의 핵심부서인 인사기획관리과에 포진하면서 계엄 실행을 위한 보직 이동이 이뤄진 셈이다. 김 전 장관은 실제 대통령경호처장일 때부터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과 군 인사에 대해 논의했다. 직무에서 배제되지 않은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장관이 모든 책임을 오 전 기획관에게 묻는 형식으로 퇴직을 시켰으니 우리는 지시를 받아 어쩔 수 없이 한 것처럼 조용히 지내면서 정부초기 개혁의 소나기만 피하면 진급 가능’이라며 서로서로 쉬쉬하고 있다고 한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인사기획관리과 간부들은 내란 이후인 지난해 12월 중순 오 전 기획관의 지시에 따라 문건 파쇄를 계획했다. 김 전 장관이 물러난 이후 인사기획관리과장 김 대령 및 총괄인 이 중령 외에는 계획되지 않은 대면보고는 금지했고 내부 보안에 심혈을 기울였다. 인사과 간부들 계엄 실패 후 12월 계획···1월 파쇄 “지시자는 검찰 수사 응했던 오영대 전 인사기획관” 한 달여 뒤 이 중령은 모든 과에 ‘신년맞이 대청소’를 하라고 전파했다. TF 자리 배치와 오래된 문건을 정리한다며 유독 인사기획관리과만 복도로 책상을 빼고, 대량 세절이 가능한 세절실을 예약해 엄청난 양의 문서들을 파쇄했다. 여기엔 내란 핵심 파일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안 장관은 이와 관련해 국회에서 오 전 기획관에게 여러 차례 질문한 바 있다. 당시 오 전 기획관이 당황해하며 우물쭈물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퍼지기도 했다. 이 중령은 동영상을 보며 웃는 직원들의 명단과 안 장관에게 제보한 인물을 색출하기 위해 탐문 활동을 벌여 오 전 기획관에게 추정해 보고했다. 이들은 모두 오 전 기획관으로부터 승진추천, 성과상여금, 각종 포상 등 인사상 불이익을 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이 문건을 파쇄한 이유는 내란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란 당일 오후 10시가 넘은 시각임에도 퇴근하지 않고 사무실에 있던 오 전 기획관의 지시를 받은 이 중령은 각 과의 총괄 담당자들을 소집해 ‘계엄 선포가 됐는데 선제적으로 인사 관련 조치를 왜 안 하냐’ ‘합참에는 계엄사령부가, 지작사령부에는 지역계엄사령부가 곧 창설될 텐데 각 군 본부 및 지작사와 인사 지침을 협의해 계엄령 취지에 맞게 배포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오 전 기획관은 계엄 해제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 테이블을 통과했음에도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에서 이 중령에게 “(계엄이) 해제되긴 했는데 다시 시행될 수도 있으니 빨리 계엄사 창설 지원을 위한 인사 조치를 완성하고 지작사 병력에 대한 휴가 지침 및 통제 등 건의 사항을 받아보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 전 기획관은 내란 직전까지 김 전 장관의 의중에 따라 군 인사를 반영했다. 최근 내란 특검팀이 군 장성급 인사 자료 확보에 나선 것도 이에 관해 들여다보기 위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팀은 최근 국방부 장군인사팀과 육군본부 장군인사실 등을 압수수색해 해당 부서 내 인사 관련 파일 등을 확보했다. 정치권에선 지난 2023년 11월과 지난해 4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졌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진급에 절박한 군 인사들을 계엄 실행 세력으로 활용했단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윤석열정부 장군 인사는 특이하고, 이례적인 경우가 유독 많았다”며 “인사를 통해 군을 장악하고, 내란을 준비했다는 의혹 관련 특검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3차 계엄 대비 문건 없애” 증거 인멸 국회서 해제 불구 지작사와 인사 논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지난 2023년 11월 인사에서 소장에서 중장으로 진급했다. 박안수 전 계엄사령관은 ‘75주년 국군의 날 행사기획단장 겸 제병지휘관’ 등 한직에서 2023년 10월 육군참모총장에 발탁됐다. 지난해 4월엔 지휘부에 이어 작전본부 인사가 이어졌다. 원천희 당시 육군 소장이 4차 진급으로 합참 정보본부장으로 승진했고, 이승오 소장은 군단장을 거치지 않고 합참 작전본부장으로 진급했다. 안찬명 당시 육군22사단장은 임명 5개월 만에 합참 작전부장으로 보직을 옮겼다. 통상 사단장은 1년 반~2년가량 보직을 맡는다. 군 안팎에서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던 이유다. 경질 위기이던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유임됐다. 그는 지난해 6월 정보사 군무원의 블랙요원 명단 국외 유출 사건 및 박민우 전 정보사 100여단장과의 갈등 등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당시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은 지난해 8월 국회에서 “후속 조치를 강하게 할 생각”이라고 언급했지만, 다음 달 본인이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는 군 관계자에게서 “노 전 사령관과 김 전 장관이 장군들 인사에 대해 논의했고 오 전 기획관에게 전달됐다”는 진술을 확보한 바 있다. 위기감을 느낀 오 전 기획관은 특수본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기 시작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오 전 기획관의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지난해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했다. 앞뒤 달랐다 오 전 기획관은 “(문 전 사령관이 박 준장으로부터 고소당한 혐의가)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지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인사 조치는 없었다”며 “공론화된 문제고 어느 정도 사실로 확인됐는데도 이렇게 유야무야 넘어가는 일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