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투입 ‘수융얼 카르텔’ 추적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2.05 15:29:26
  • 호수 1465호
  • 댓글 0개

밀어주고 당겨준 ‘산피아’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정부 예산이 투입된 사단법인 ‘수소융합얼라이언스’(이하 수융얼)가 입찰 비리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3월 말, 일부 혐의를 인정받는 전현직 직원은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됐다. 수융얼은 수소 산업 발전을 위한 목적으로 세워졌다. 내부를 들여다보니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 관계자들의 용역 일감을 주고받는 ‘카르텔’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수융얼 전현직 직원들은 문구점서 법인카드로만 수천만원씩 결제하고 다시 현금으로 돌려받는 ‘카드깡’ 행위를 저질렀다. (참고 <일요시사> ‘수융얼 스캔들’ 내부 폭로 이후…) 나아가 실효성이 불투명한 ‘수소 산업 인력양성 교육과정 개발’에 1억원 가까이 사용하면서 횡령 의혹에 휩싸였다. 결국, 교육 개발사업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이 단독 진행하도록 몰아주면서 입찰 비리 혐의가 드러났다. 

법카 유용
내부 폭로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가기술표준원(국표원) 출신의 김 단장은 수소 업계 석박사 인력 양성을 위한 대학 지원사업인 이른바 ‘수소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사업’을 추진했다.

수융얼은 수소특별법에 따라 수소경제이행촉진을 위해 산자부로부터 일부 예산을 지원받는다. 그 예산과 자체 수주한 프로젝트 용역 비용, 회원사 회비 등으로 수소경제 이행에 필요한 각종 사업을 효율적,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수소산업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사업을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수융얼 경영진들은 용역 및 지원사업을 통한 예산 배분으로 카르텔 관리에 힘쓰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 단장은 1억원 규모의 용역사업(수소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라고 수융얼 실무자들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취재진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사업의 목표는 ‘수소산업 전문인력양성을 위해 KOLAS(한국인정기구)의 적합성 평가 교육과 수소산업 분야 기초 기술교육 제공’이다.

수융얼이 나라장터에 공고한 해당 사업은 KCL이 단독으로 낙찰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애초부터 수융얼이 추진한 ‘수소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사업’의 나라장터 입찰제안서를 KCL 측이 작성했기 때문이다. 검찰 수사 결과, 2021년 7월경 수융얼 담당사원 A씨는 KCL로부터 ‘수소 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 사업’ 제안서를 이메일로 받았다.

KCL이 사업을 낙찰받기도 전에 제안서를 직접 작성하고 거꾸로 수융얼에 보낸 것이다.

수융얼 사원 A씨는 KCL로부터 받은 사업제안서를 곧바로 창원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 정모씨에게 보내 수정을 요청했다. 2021년 9월 수융얼은 창원대 정 교수가 수정한 ‘수소 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 사업’ 제안서를 나라장터에 공고했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 입찰 비리 의혹
MB 자원외교 앞장선 문재도 책임론

KCL은 해당 사업에 단독 입찰했다. 이어 창원대 정 교수와 가천대학교 김모 교수 등이 평가위원으로 참석한 평가위원회서 2021년 9월27일 낙찰받았다. 한 달 뒤인 10월부터 진행된 해당 용역사업은 12월까지 진행됐다. 제안서 작성, 평가, 낙찰 과정까지 사전에 공모한 자들의 계획된 시나리오였다. 

수융얼은 산자부서 내려온 예산 9000여만원을 KCL에 투입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5회 진행한 교육 중에 1~3명만 참석한 날도 있었다. 2개월 동안 총 38명이 참여한 수업에 강사료는 무려 2000만원 이상 투입됐다. 


입찰 비리 혐의로 얼룩진 ‘수소 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 사업’은 산업통상자원부 산하기관인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서 발주했다. 수융얼은 사단법인이기 때문에 산자부 예산을 직접 받을 수 없는 구조다.

해당 사업은 석박사 과정 학생 전문인력양성을 목표로 2021년부터 내년 12월31일까지 총 사업비 약 94억원을 투입할 계획이었다. ‘밸류체인별 교육프로그램 개발·운영’ ‘교육 인프라 확보’ ‘산학연계 인력양성’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했다.

2021년 12월 해당 사업의 결과보고서가 나오면서 부실 논란이 제기됐다. 1명뿐인 교육생을 받아 교육을 개최한 것은 물론, 결과보고서 내용이 사업수행 계획서와 똑같은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부실 논란이 커진 와중에도 사업을 추진한 김 단장과 그를 따르던 수융얼 본부장 이모씨는 2022년도에도 해당 사업을 KCL에 주자고 했다고 전해졌다.

KCL은 산자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 등의 용역수행은 그대로 하면서, 감사는 피할 수 있다. KCL은 국가인증기관임에도 2015년 7월, 민법32조에 따른 비영리 재단법인으로 법적 지위를 변경했다. 이에 따라 1500억원이 넘는 매출액에 대한 세제 혜택은 물론, 감사도 피할 수 있었다. 

짜여진 
시나리오?

이렇듯 예산 소진 및 사업결과를 쉽게 얻는 목적에 부합되는 KCL은 행정편의와 카르텔 관리, 배임 횡령 등의 유착관계를 형성하며 악순환을 조성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수융얼이 교육사업을 자체 진행할 경우, KCL서 받을 수 있는 각종 행사 개최 예산 등도 받을 수 없다. KCL은 수융얼 교육사업을 수행하면서 ‘수소 전문 교육기관’이라는 명분을 쥘 수 있고, 향후 수소 산업 관련 인증업무도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실제로 2021년 12월 수융얼 교육사업을 KCL이 수행하면서 수소 전문 교육기관이라는 실적을 쌓았고, 이를 기반으로 2022년 상반기에 고용노동부 컨소시엄 사업 수소 관련 교육기관으로 인증을 받았다. 

수소산업 비전문기관인 KCL에 교육사업을 맡김으로써 부실한 결과를 도출케 한 수융얼은 수소산업 발전을 저해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당초 사업을 추진한 김 단장은 KCL과의 유착관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김 단장은 자신의 직속 부하인 이 본부장에게 “박선영 인력양성 팀장이 ‘수소 에너지산업 고도화 인력양성 사업’을 KCL이 아닌 다른 데 주자고 할 것”이라며 “잘 꼬셔서 KCL에 줄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김 단장의 비위 행각을 알게 된 박선영 수융얼 인력양성 담당팀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느껴 입찰 비리 의혹을 제기했다. 박 팀장이 내부 문제를 외부에 제보한 2022년 7월경부터 수융얼의 부실 운영 실태가 서서히 드러났다.

용역 주고받기
일감 몰아주기


이에 산자부도 문제를 인식하기 시작했다. 박 팀장은 2022년 11월 서울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신고했다. 이어 지난해 3월 KCL 입찰에 관여한 수융얼 직원 등은 수소경제육성 및 수소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57조에 따른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수사 당국은 KCL의 사업제안서를 검토해주고, 해당 입찰의 평가위원으로 참석했던 창원대 정 교수에 대해선 입찰 비리 사건에 공모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제외했다.

앞서 박 팀장은 김 단장에게 우회적인 협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단장은 박 팀장의 제보를 도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을 질책했다. 박 팀장이 2022년 7월경 산자부 수소산업 관계자에게 수융얼의 문제를 고발한 사실이 김 단장 귀에 들어가면서다.

당시 김 단장은 “감히 산자부 과장에게 연락했다”며 박 팀장을 직접 나무란 것으로 전해진다. 공익제보자 보호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앞서 수융얼은 지난해 1월9일 ‘직장 내 괴롭힘’과 ‘불법 채용 및 지시명령 불이행 등 기타 징계사유’로 안건을 나누어 박 팀장에 대한 징계위원회를 2회 개최했다. 이에 따라 각각 3개월씩, 총 6개월 정직 처분을 내렸다. 당시 박 팀장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한 직원이 신고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해자라고 주장한 C씨의 진술은 의도된 것에 가까웠다. C씨는 박씨가 온라인 메시지로 ‘OO’식의 단답형으로 답했다는 것을 두고 “존중받지 못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박 팀장은 돌연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로 몰렸다. 박 팀장은 부당함을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로 향했다. 위원회는 부당징계라는 판정을 내렸고 억울함을 벗겨줬다. 그러나 수융얼은 불복했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다시 판단을 구하면서 추가 분쟁을 겪었다.

입맛대로 사업계획서 작성
알고 보니 단독 참가 낙찰

중노위는 C씨의 주장들을 사실상 전부 기각했다. C씨 주장을 근거로 박 팀장에게 정직 6개월을 처분한 수융얼의 판단도 부당하다고 판정했다. 이에 중노위는 박 팀장을 복직시키고 그동안 밀린 임금도 전액 지급하라고 수융얼에 주문했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신고자 C씨는 입찰 비리로 검찰에 기소된 직원으로 밝혀졌다.

현재 수융얼 측은 박 팀장에게 보복성으로 의심되는 인사와 징계를 내린 것에 대해 “보복성 징계가 아닌 직장 내 괴롭힘 가해자에 대한 정당한 징계조치”라고 전했다. 또 이른바 ‘카드깡’ 논란에 대해선 “항목간 전용에 해당하는 것이며, 사적 용도로 사용한 것이 확정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여전히 입찰 비리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직원에 관한 입장은 없다.

문재도 수융얼 회장의 책임론도 불거질 전망이다. 엄연히 국고를 낭비한 비위 행각이 드러났음에도 최고책임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문 회장은 이명박정부 시절 자원외교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제25회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문 회장은 과거 자원개발원전정책관과 산업자원협력실 실장 등을 맡았다.

MB정부 시절의 최고 리스크로 꼽히는 것이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에서 추진된 자원외교의 손실이다. 당시 33조8000억원을 투자했지만, 13조 3000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자원외교가 막대한 손실을 초래했던 이유는 사업성 검토 없이 무분별한 투자를 자행했기 때문이다.

2018년 당시 문재인정부는 해당 사업을 ‘적폐’로 규정하고 검찰 수사 대상에 올렸다. 이는 산자부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다. MB정부 시절 지식경제부(현 산자부) 출신인 문 회장은 2018년 5월 말 무역보험공사 사장 자리서 내려왔다. 당시 산자부 내부에선 문 회장이 해외자원 개발업무 담당자였다는 것이 원인이라는 해석을 내놨다.

산자부 어르신
문 회장님 뭐하나

당시 산자부는 “조사 대상은 검찰이 판단할 부분이지만 공사 사장, 산자부 공무원, 청와대 등 범위 제한이 없다”고 밝혔다. 검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당시 에너지와 자원외교 업무를 담당했던 현직 간부들이 사의를 자발적으로 표명하는 분위기였다.

이에 대해 산자부 관계자는 “검찰의 수사가 확대되면 스스로 옷을 벗는 인사가 상당수 나온다”고 답했다. MB 자원외교 비리 논란으로 무역보험공사 사장 자리서 내려왔던 문 회장이 수융얼 비리는 어떻게 대처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mk1@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