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VS 문정부’ 확대 감사 논란, 왜?

검찰 수사 밑그림 그려주나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감사원의 이례적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내부 갈등이 현재진행형임에도 본연의 임무인 감사는 잊지 않고 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의 마찰은 시작에 불과했다. 이젠 문재인정부 시절 언급됐던 문제점들을 하나하나 핀셋 검증하는 데 나섰다. 4대강 보, 통계조작 의혹,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등 확대 감사로 향후 검찰 수사의 밑그림을 그려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감사원은 정치적 감사 논란을 ‘정면 돌파’ 중이다. 역대 정권 중에서 가장 큰 존재감을 보일 정도다. 이제야 제 역할을 한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안팎에서는 전 정권의 의혹을 지나치게 들쑤신다는 말도 나온다. 자칫 물 만난 물고기가 고삐 풀린 망아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유 있는
전방위 조사

윤석열정부는 정치권과 사교육 업계, 시민단체 등에 대한 압박에 나선 지 오래다. 사정기관들은 검찰이 수사하듯 조사 대상을 소환하기도 한다. 그 중심에는 감사원이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감사원은 현재 유병호 사무총장의 지휘 아래 전 정권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안들을 거르지 않고 감사 중이다. 감사 컨트롤타워가 된 특별조사국의 행보가 지나치다는 비판이 거세지만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최근에만 해도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시민단체 국고보조금 등을 살펴보면서 주목을 받았다. 통상 감사원 감사는 사무처가 연초에 ‘연간감사계획’을 세우고 감사위가 최종 의결해 확정하는데, 특별조사국 감사는 감사위원회 의결이 필요하지 않다.

감사위 문턱을 피하는 다른 방법은 ‘공익 감사청구’다.


국민이 직접 감사를 청구하는 ‘국민 감사청구’의 경우 외부위원이 포함된 심사위서 감사 개시를 결정한다. 그러나 비영리 민간단체, 공공기관장 등 일정한 자격을 갖춘 이가 청구하는 공익 감사청구는 사무처가 감사 개시를 결정하기 때문에 감사원의 ‘정치적’ 판단에 따라 감사 여부가 나뉜다.

전 전 위원장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감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선공약으로 설립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 설립 적법성 감사 등이 대표적인 공익 감사청구 사례다.

일각에선 정치적으로 편향된 조직이 공익 감사를 청구하고 이를 수사기관과 협력하게 된다고 지적한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감사위가 패싱당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윤석열정부 들어서 특별조사국의 연이은 감사가 시작됐다. 과거에는 볼 수 없던 일”이라고 비판했다.

감사원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4월4일 새로운 감사사무처리규칙을 만들었다. ‘범죄 혐의가 확실하진 않으나 수사에 참고할 필요가 있는 사항은 감사위 의결 없이 수사기관에 수사 참고자료를 보낼 수 있다’는 게 골자다.

‘내부 지침’이던 수사기관 참고자료 전송 공식화
전 정권 실세 청와대 인사 이례적 잇단 소환조사

해당 조항은 그간 ‘내부 지침’으로만 존재해왔다. 감사사무처리규칙으로 공식화하면서 감사원이 수사기관의 자회사가 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감사원은 또 지난해 7월 공익 감사청구 규정을 개정해, 국무총리에게 감사원 감사청구권을 부여했다. 행정안전부가 원하면 언제든지 감사원 감사가 이뤄지는 여건을 만들어준 것이다.


전 정권을 겨냥하기 시작한 감사원은 지난달 20일 문정부의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 등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전 정권의 판단을 뒤집었다. 감사원은 “보 해체의 경제성 분석 등 평가가 불합리하게 된 것을 확인했다”며 “과학적·객관적 분석 결과가 보의 처리 방안에 반영”될 수 있도록 ‘재검토’할 것을 환경부에 통보했다.

특히 환경부가 당시 김은경 환경부 장관의 지시로 4대강 사업을 반대하는 특정 단체의 추천 인사로 관련 위원회를 구성해 보의 처리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김 전 장관에 대해 지난 1월 검찰에 수사 의뢰한 바 있다.

감사원은 이날 금강·영산강 보 해체와 상시 개방 결정 관련된 감사보고서를 공개했다. 감사원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환경부가 국정과제서 설정한 보 처리 방안 마련의 시한을 이유로 들며 과학적·합리적 방법 대신 타당성과 신뢰성 측면서 한계가 있는 방법으로 경제성 분석을 불합리하게 했다고 감사 결과를 밝혔다.

당시 보 해체를 결정하는 데 근거가 됐던 경제성 평가는 B/C(비용 대비 편익 비율) 분석으로 이뤄졌다. 보 해체 시 드는 소요 비용보다 기대 편익이 크면 보를 해체하기로 한 것이다. 결론은 세종보와 죽산보는 완전 해체, 공주보는 부분 해체, 백제보와 승촌보는 상시 개방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보를 해체했을 경우 기대되는 편익을 드러내기 위해 당시 환경부가 채택한 것이 보를 설치하기 이전 자료를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날카롭게
핀셋 조사

물론 해당 논의 과정서도 보를 건설하기 이전의 자료는 4대강 사업에 따른 하천 형상의 변화, 오염물질 유입으로 인한 수질 지표(COD) 값의 증가 추세, 보를 대표하는 측정지점서의 측정 자료 부재 등으로 ‘보 해체 후’의 상태를 보여주기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당시 청와대 비서실에 2019년 2월까지 보의 처리 방안을 마련하기로 보고한 만큼 이런 경제성 분석에 문제가 있음을 알고도 ‘보 설치 전’ 측정자료를 사용해 분석을 수행했다는 것이다.

감사원은 문정부 당시 실세로 통했던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까지 소환조사했다. 통계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에 이어 조사에 나서면서 감사원 내부에서는 향후 검찰 수사로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감사원은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의 입안자이기도 한 장 전 실장이 문정부 당시 집값과 소득 및 고용 통계에 부당하게 관여한 의혹은 없는지 살펴보고 있다. 감사원은 문정부 기간 주택가격동향이 공개되기 전, 한국부동산원 내부서만 공유되는 통계 잠정치를 국토부 공무원이 사전에 청와대에 보고한 정황을 포착했다.

감사원은 이 과정에 장 전 실장의 지시와 개입 여부 등을 조사 중이다. 장 전 실장은 통계조작 의혹과 관련해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 조사 중 이상 거래로 분류되는 주택거래 등을 걸러내는 과정서 집값 통계를 임의로 낮추려 과도한 보정작업을 했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장 전 실장은 2017년 5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문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으며 이후 주중대사를 역임했다.


지난해 9월부터 10개월째 통계조작 의혹을 조사 중인 감사원이 장 전 실장을 조사했다는 건, 감사가 막바지 단계에 들어섰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감사원은 통계 조작 의혹으로 장 전 실장과 김 전 실장 외에 올해 초엔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홍장표 전 경제수석, 황덕순 전 일자리수석을, 지난해엔 황수경·강신욱 전 통계청장을 대면 조사했다.

장관급
줄소환

유 사무총장은 지난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통계감사는 마무리 단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은 올해 3월부터 특별조사국 감사관을 추가로 투입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감사원의 통계조작 의혹 감사에 관해 문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은 “정치 보복 감사”라며 반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치감사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입장문을 통해 “감사원을 앞세운 현 정부의 문정부 때리기가 도를 한참 넘었다”고 주장했다.

법조계에서는 감사원이 문정부와 관련된 의혹 대부분을 검찰에 수사 의뢰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서초동 소재 한 변호사는 “지금껏 종료된 감사 대부분이 검찰 강제수사 착수로 이어졌다. 과거 월성 원전도 그렇지 않냐”며 “검찰이 직접 움직이기 부담스러운 사안에 감사원과 타 사정기관이 명분을 만들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감사원 관계자도 “특별조사국이 감사위 의결 제한이 없으니 소위 ‘월권 행위’를 한다는 말이 내부서도 나온다”며 “윗선서 암묵적 감사 분위기를 풍기면 막힐까 봐 유 사무총장이 특별조사국의 권한을 과도하게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감사원의 감사 압박 수위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O명 규모로 정원 증원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감사원은 현재 결원이 70명에 달한다.

“4대강·통계 조작 감사 끝나면 수사” 관측
7년 만에 인력 증원…감찰·조사 기능 강화

정치권에 따르면 감사원은 현재(이달 기준) 정원 1080명, 현원 1010명 규모로 인력을 운용 중이다. 현재 결원 규모는 총 70명으로, 감사원은 하반기 임용 유예자 및 경력 채용, 내년 신규 7급 공채를 통해 인원을 충원할 계획이다.

앞서 감사원은 대규모 정원 증원을 대통령실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결원과 별도로 50명 남짓 규모로 증원될 예정이다. 현실화된다면 2016년 이후 7년 만의 정원 증원이다. 이는 윤석열정부 들어 언급된 공직사회 압박 행보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근 전방위적으로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면서 관련된 공직자들을 솎아내겠다고 밝혀왔다. 대통령실은 올해 초 공직기강비서관실 산하에 감찰조사팀을, 국무조정실 산하에 복무관리팀을 각각 신설해 고위공직자 감찰 기능을 보강한 바 있다.

이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공직자 기강 확립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대통령실 민정수석비서관실 폐지 이후 약화된 사정 기능을 보강하고 공직사회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로 해석됐다. 당시 군의 북한 무인기 부실 대응 문제와 이태원 참사 등 굵직한 사고가 잇따른 이유로 공직사회가 전반적으로 느슨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일부 부처가 정권교체 후에도 복지부동하는 모습을 보이자 대통령실은 차관 교체 등 인사를 단행하면서 관가에 경각심을 불어넣기도 했다. 앞서 지난 5월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에 강경성 당시 대통령실 산업정책비서관을 임명한 데 이어 국토교통부 등 5개 부처 차관 자리에 대통령실 비서관들을 임명한 것도 현재 공직사회의 잘못된 인사 관행이나 이권 결탁을 바로잡으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수십명 규모 결원을 지닌 채 정원 늘리기에 나선 감사원을 향해 ‘내로남불’이란 지적도 나온다. 감사원은 과거 산업통상자원부 감사 때 “정원 조정 등 인력 관리 운영 미흡”을 사유로 주의를 요구한 바 있다.

내로남불
인력 늘리기

감사원이 지난해 10월 공개한 ‘산업통상자원부 정기감사 감사보고서’를 보면 감사원은 “(산자부는) 2019년부터 본부와 소속기관 모두 결원인 상태로 인력을 운용해오고 있다”며 “본부 및 소속기관의 인력을 적정 규모로 배치하되, 본부 업무량의 증가로 추가 인력이 필요한 경우에는 곧바로 산업부 전체 정원을 늘릴 것이 아니라 장기간 활용하지 않고 있는 소속기관의 정원을 본부로 이관하는 등 우선 산업부 내에서 조직 및 정원을 조정해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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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