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남의 여권으로 입국해 서울 활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3.07.10 11:48:08
  • 호수 143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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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외국인’ 뻥 뚫린 출입국 실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타인의 여권으로 입국한 일부 외국인은 처벌할 수 없다. ‘난민 신청자’이기에 가능하다. 경찰은 사문서위조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검찰에 넘기지 않았다. 법무부 측은 “난민 신청자라면 강제퇴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난민 신청에는 횟수 제한이 없다. 종교, 정치적 의견 등의 이유를 들면 몇 번이고 가능하다. 불법체류자와의 뚜렷한 차이가 보이지 않는다. 누구나 생존의 욕구는 존재하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이 여권을 도용해 국내로 입국하는 사례는 흔한 수법이라고 한다. 공항 화장실서 도용 후 버려진 여권들이 발견되기도 하는데 이는 엄연히 출입국관리법 위반이다. 사문서위조 혐의를 받아도 강제퇴거할 수 없다. 난민 신청자는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에 법무부는 경종을 울리고자 “남용적 난민 신청은 불필요한 행정력의 낭비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해 난민 신청자는 1만1539명으로 전년(2341명) 대비 5배가량 폭증했다. 코로나 펜데믹이 잠잠해지자 ‘눈치 게임’이 시작된 분위기다.

위조여권 입국했는데…

2016년 2월28일 남의 여권으로 입국한 왕모씨는 난민 비자로 체류 중이다. 전능신교 신도인 왕씨는 종교적 난민으로 신청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문제는 그가 타인 여권으로 난민 비자를 취득한 점이다. 이 같은 사실은 중국 안휘(安徽)성에 있는 가족들의 제보로 발각됐다.

여권 주인 경모씨는 중국 강소(江苏)성 출신으로 본국에 있으며 여권상 그는 한국에 난민 비자로 체류 중이다. 왕씨가 경씨의 여권을 도용하면서 벌어진 사건이다.


왕씨의 신분증 번호로는 입국기록조차 없으며 가족들의 실종신고로 들통났다. 법무부도 왕씨의 신분을 파악할 도리가 없다. 타인 여권이라도 정식 발급된 여권이기 때문이다. 엄연히 출입국 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다. 출입국관리법 제7조를 위반한 것이다. 이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같은 법 제46조 제1항 제1호에 따라 외국인은 강제 퇴거할 수 있다. 다만, 난민 신청자나 비자를 받은 외국인은 처벌이 어렵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왕씨는 사문서위조 혐의로 고발당했다. 고발장에는 왕씨의 생년월일, 주소, 신분증 번호 등이 기재됐다. 경씨의 신상정보도 모두 포함됐다. 고발인은 “위조여권으로 입국한 왕씨에게 합당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수사 결과 불송치에 그쳤다.

지난 5월 서울영등포경찰서는 왕씨가 경씨의 여권을 도용한 사실을 인정했다. 불송치한 이유는 공소시효(7년)가 지났기 때문이다. 또 국외범으로 적용돼 국내 재판권이 없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사문서위조 혐의는 공소시효가 지나도 처벌이 가능하지만, 왕씨는 난민이기에 처벌 대상서 제외됐다. 남용적 난민 신청의 전형적인 폐해로 볼 수 있다.

2013년부터 한국에 들어왔던 전능신교 신도들은 “중국으로부터 탄압을 피한 종교적 난민”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곱게 보일 수는 없다. 이들의 등장은 난민법 시행, 제주 무비자 입국 시기와 겹친다. 전능신교가 성행한 곳은 중국 허난성이다. 신도들은 이곳의 관문인 쩡조우 공항을 통해 제주로 왔다.

“7년만 버티면 된다” 구멍 난 시스템
불법체류자와 난민 간 ‘모호한 경계’

2013년 당시 제주는 무비자 입국이 가능했다. 제주로 들어와 난민 신청 후 비자를 발급받아 제주 밖의 지역으로 진출했다. 제주 출입국 외국인청은 박해 사유를 심사했다. 난민 인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함이었다.


현재까지 종교적 난민을 인정받은 전능신교 신도는 많지 않다. 중국의 박해 수위가 불명확하기 때문이다. 전능신교 신도 샤오루이는 중국 공안에게 고문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2016년 한국행을 택한 그는 <한겨레21>와 가진 인터뷰서 경험담을 털어놨다. 2009년 공안에 붙잡힌 그는 허공에 매달린 채 온몸을 구타당했다고 한다. 2012년 10월, 형 만기를 채우고 출소했다고 전했다. 신도별로 주장은 다르게 나왔다.

2018년 <노컷뉴스>와 만난 한 전능신교 탈퇴자는 “중국서 박해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터뷰서 “(공안이)처벌은 하지 않았고 전능신교의 위해성을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박해 수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법무부 측은 종교 난민이 가장 많지만, 인정받기는 어렵다고 했다.

2014년 1월부터 올해(5월 말 기준)까지 전체 난민 신청자는 9만1748명이다. 종교 난민 신청자는 1만9459명으로 가장 많다. 이 중 난민 지위는 987명만 인정됐다. 종교적 난민 인정 수는 개인정보라 파악할 수 없는 만큼 일부 불법체류자에게는 남용의 소지가 있다. 종교 난민을 빙자해 체류 기간을 연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슬림이 난민으로 인정받은 판례도 존재한다. 기독교로 개종한 경우로 본국서 박해받을 근거가 다분하다는 판단에서다.

손 놓은
법무부

지난 2월 서울행정법원 행정2단독 송각엽 부장판사는 이란인 A씨를 난민으로 인정했다. 송 부장판사는 “종교활동을 공개적으로 못 하는 자체가 박해”라고 설명했다. 앞서 A씨는 2021년 5월 법무부로부터 난민 인정을 받지 못했다. A씨는 김세진 변호사(공익법센터 어필)와 함께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종교는 물론, 형제들이 유산을 빼앗으려 신고해 체포·구금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A씨는 기독교인 태국인 여성과 한국서 결혼도 했다.

A씨의 종교적 신념에 대한 의혹은 있다. 법무부는 A씨가 실제 교회에 나간 게 8년간 4번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당시 판결을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개종으로 인한 박해로 난민을 인정한 경우는 흔치 않기 때문이다. 

난민 신청자가 사업 목적으로 들어온 것처럼 속인 사례도 있다. 대법원은 국제협약에 따라 처벌하지 않았다. 이란인 B씨는 2016년 ‘한국 기업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며 단기 상용 사증(비자)을 신청했다. 이 초청장은 B씨가 브로커에게 4700달러를 주고 구했다.

브로커는 초청장 구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그의 말대로 한국 기업에 “직접 만나고 싶다. 비자를 받을 수 있게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하자 손쉽게 구했다. B씨는 이렇게 받은 비자로 입국해 2016년 난민 신청을 했다. 법무부는 신청을 기각했다.

검찰은 2018년 B씨가 한국 대사관을 속였다는 이유로 재판에 넘겼다. 1심은 같은 해 9월 B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항소한 B씨는 난민 지위를 둘러싼 행정소송서 승소했다. 


난민 신청자
처벌 대상 제외

B씨는 2020년 말 ‘기독교 개종’을 이유로 난민 신분이 인정됐다. 대법원은 “난민협약에 가입한 우리나라 형사재판서 형을 면제할 근거 조항이 된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항은 ‘난민이 불법으로 입국하거나 불법으로 체류한다는 이유로 형벌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1992년 난민협약에 가입해 이듬해 3월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사유에 따라 난민으로 인정하는 경우도 있다. ‘제주 예멘 난민’ 사태다. 예멘 정부군과 반군은 2015년부터 현재까지 내전을 벌이고 있다. 2018년, 제주로 들어왔던 예멘인 561명 중 549명이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신청했다. 당시 2명은 난민으로 인정받았고 412명은 인도적 체류가 허가됐으며, 최근 412명 중 한 명이 난민으로 인정됐다.

법무부는 난민 인정 사유에 관해 구체적 답변이 없었다.

인도적 체류자는 난민에 해당하지 않는다. 목숨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해, 체류 허가를 받은 것이다. 한 예멘인 하산은 내전이 시작된 2015년 쯤 한국으로 피신했다. 민병대의 합류 강요를 거부한 뒤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안전, 정의, 질서, 법 속에서 살 수 있는 대안적 조국”으로 한국을 선택했다.

그 뒤 무비자 입국이 가능한 말레이시아로 부인과 자녀들을 탈출시켰다. 그러나 말레이시아는 가족의 장기 거주를 허용하지 않고 퇴거를 압박했다. 한국은 이들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았다. 하산은 “가족과 재결합하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호소했다. 난민인권센터 등은 인도적 체류자의 가족구성권을 요구했다.


현재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매년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저수준이다. 2019년 기준 러시아 출신 난민 신청자들의 인정률은 미국이 41.3%다. 같은 해 기준 중국 출신 난민 신청자들의 인정률도 미국은 32.2%로 높았다.

반면 한국의 난민 인정률은 러시아·중국 출신 모두 0%다. 남용적 난민 신청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인권 보호단체의 입장이 크게 갈린 탓이다.

허위 비자로 들어왔는데 처벌 불가
단기체류자는 ‘검지’ 지문만 채취

한국은 2012년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했다. 그럼에도 난민에 인색한 나라로 평가받는다. 난민협약 가입은 1992년에 했다. 난민법이 통과되면 심사 과정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한국서 난민으로 인정되려면 많은 양의 입증 서류가 필요하다.

또 입증 서류를 제출했다 하더라도 심사를 받기까지는 수년의 시간이 걸린다. 법무부 공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기준 난민 심사 대기 건수는 1만3890건이다. 심사관당 140건 정도를 처리해야 하는 양이다. 물리적으로 쉽게 처리하기 어려운 숫자로 난민을 향한 혐오 인식 때문만은 아니라는 증거다. 

이들은 ‘불법체류자’와 엄연히 다르다. 법을 어긴 범죄자가 아니라 ‘미등록 외국인’에 불과하다. 90일 이내 단기체류 외국인으로 들어와 불법체류하는 것보다 안전하다. 단기체류 외국인은 범죄를 저질러도 추적이 어렵기 때문이다. 이들은 양쪽 검지 지문만 등록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90일 초과 장기체류 외국인은 열 손가락 지문과 얼굴 정보를 등록한다. 난민 신청자도 마찬가지다.

서울경찰청 과학수사과 이지연 경위는 지난 5월 학술대회서 “불법체류자의 열 손가락 지문 등록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단기체류 외국인이 범죄를 저지르면 검지 외에 지문은 파악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특히, 검지가 훼손된 채 사망하면 신원 확인도 어렵다.

지문 등록을 두고 부정적 시각도 존재한다. 참여연대 등의 단체들은 “개인의 고유한 생체정보 보호가 중요하다”고 비판했다. 김정식 순천향대 법과학대학원장은 이날 “법과학적 타당성, 법과학 전문가의 증언이 보다 중요하게 취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도 한국보다 지문 채취에 적극적이다. 중국 정부는 2021년 1월부터 14세 이상~70세 미만 외국인의 양손 지문을 모두 채취하고 있다. 중국 방문을 위해 필요한 비자를 발급하기 위함이다. 기재해야 하는 정보의 양도 절대적으로 많다. 연봉과 상사 이름·연락처 등 훨씬 상세한 정보를 넣어야 한다. 부모 등 가족 정보 역시 이름만 입력하면 되는 미국 등과 달리 중국은 부모의 직업과 주소까지 넘겨야 한다. 

종교적 난민
1만9000여명

다만 지나친 정보를 요구하는 데에 대한 반감도 존재한다. 관광객이 줄어드는 것도 불편한 정보 수집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중국에 거주 중이라는 한 교민은 “비자 발급 과정에 요구하는 정보가 지나치게 많아 가족들이 오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국은 난민 신청은 까다롭지만, 입국 심사는 간단하다. 단기체류자에 대한 절차를 소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불법체류자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도 해소해야 하기 때문이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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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