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U20 월드컵 ‘4강 신화’ 김은중과 아이들

‘골짜기 세대’ 건너 ‘황금 세대’로

[일요시사 취재1팀] 옥지훈 기자 = 김은중호는 첫 항해부터 순탄치 않았다. 이강인 같은 스타 선수 부재와 무명 선수가 주를 이뤘던 데다, 실전경험이 부족한 선수가 절반 이상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인도네시아서 열리기로 한 대회가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로 개최지가 변경되면서 시차 적응이 필요했다. 그러나 ‘선수비 후역습’ 전략을 통해 세계 강호들을 제압했다. 이는 강한 조직력이 뒷받침돼야 하는 전략이다. 김은중호는 열악한 환경서도 ‘실리 축구’로 빛났다. 김은중호는 대회 끝이 아닌 한국 축구의 시작을 알렸다.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한국대표팀이 두 대회 연속 4강 진출이라는 성적표를 안고 귀국했다. 출국 전 무관심 속에서 출국한 김은중호는 수많은 환대 속에 금의환향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는 기쁨도 잠시, 김은중은 “대회는 끝이 났지만 선수들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국가대표까지 성장해 한국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가길 바란다”고 제자들에 조언과 격려를 전했다.

U20 월드컵
세계가 깜짝

김은중은 1998년 아시아축구연맹(AFC) U19 축구선수권대회를 시작으로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이동국과 투톱 공격수 체재로 공격진을 이끌어 한국에 대회 2연패와 통산 9회 우승을 선사했다. 국내에서는 이들을 한국 축구 르네상스를 이룬 주축으로 평가하며 이듬해 나이지리아서 열린 1999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에 기대감을 증폭시켰다. 

당시 방송3사(KBS·MBC·SBS)는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 국내 독점 중계방송권을 두고 앞다퉜다. 국내 언론은 ‘멕시코 4강 신화’를 다시 이뤄낼 것이라며 김은중이 소속된 대표팀에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은 멕시코서 열린 1983년 세계청소년축구선수권대회(U20 월드컵 전신)서 처음으로 4강에 진출한 경험을 두고 16년 만에 최상의 전력을 가졌다고 평가받았지만 세계의 벽을 체감하며 지난 대회에 이어 2연속 16강 진출 실패라는 성적을 내는 데 그쳤다.


반면 ‘영원한 숙적’ 일본은 같은 대회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기록하면서 국내 분위기는 더 참담했다.

김은중은 이후 세계 무대와 점점 멀어지기 시작했다. 국내 리그에서는 대전 시티즌을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군림했지만, 왼쪽 눈 실명 상태라는 꼬리표로 국가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김은중은 중학교 시절 공에 맞아 왼쪽 눈이 실명됐다. 그럼에도 그는 축구선수에게는 큰 결함이 될 수도 있는 장애를 극복해 K리그 통산 444경기 123골을 터뜨렸다. 통산 A 매치 기록은 15경기 출전 5골이다. 

김은중은 이후 2014년 은퇴를 선언하고 지도자로서 제2의 전성기를 시작했다. 대전 시티즌 플레잉 코치와 벨기에리그 AFC튀비즈서 코치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김학범 전 23세 이하(U23) 한국대표팀 감독을 보좌하며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코치를 맡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 AFC U23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김은중은 코치 생활을 끝으로 2021년 12월 U20 대표팀 첫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코로나 시기와 겹치면서 대표팀 운영에 차질이 생겼고, 이렇다 할 평가전도 치를 수 없었다. 대표팀 소집에도, 국내 유능한 선수를 찾기도 쉽지 않았다.

실전 경험 부족한 김은중호
‘실리 축구’로 똘똘 뭉쳤다

1년 동안 K리그 2군과 대학팀을 중심으로 어린 선수를 발굴했다. 이외에도 ‘유럽파’ 이현주(바이에른 뮌헨), 아시안컵 팀 최다 득점인 성진영(고려대)이 U23 월드컵 대표팀 기대주였으나, 부상으로 낙마해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김은중은 지도자로서 첫 무대에 섰다. 지난 3월 우즈베키스탄서 열린 2023 AFC U20 아시안컵이다. 한국은 U20 아시안컵 최다 우승 국가다. 김은중호는 같은 해에 있을 U20 월드컵 본선 티켓과 11년 만의 우승을 노렸다.

4강에 진출해 월드컵 본선 티켓을 확보한 김은중호는 준결승전서 만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 접전 끝에 승부차기서 패했다. 경기 내용이 다소 실망스러웠다. 120분 동안 유효 슈팅 2개를 기록하며 분전했고, 우즈베키스탄의 홈어드벤티지가 있었지만 경기력이 기대 이하였다. 

당시 FIFA 랭킹 25위인 한국과 77위인 우즈베키스탄은 20세 이하 대표팀 상대 전적서 6전 5승1무로 한국이 앞섰다. 대회 우승자는 개최국인 우즈베키스탄이 차지했다. 한국은 일본과 함께 공동 3위를 기록했다.

김은중호는 U20 월드컵 무대를 앞두고 직전 대회 준우승과 아시안컵 준결승서 보여준 경기력 열세로 부담감을 안았다. 월드컵 무대 두 달을 남긴 시점이었다.  

이번 U20 월드컵은 인도네시아에 열릴 예정이었다. 아시안컵이 끝난 후 김 감독은 현지 답사를 통해 인도네시아 기후 환경을 고려한 훈련 계획을 준비했다. 그러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당초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던 인도네시아가 지난 3월 말 개최권을 박탈당한 것이다.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의 강성 이슬람 단체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탄압한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선수단 입국을 반대했다. 한 이슬람 단체는 이스라엘 선수단이 입국하면 납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FIFA는 선수단 보호 차원서 인도네시아의 개최권을 박탈하고 대체 개최국으로 아르헨티나를 선정했다.

대회 한 달을 앞둔 시점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아르헨티나로 플랜을 변경해야 했다. 갑작스러운 개최 준비에 아르헨티나 숙박시설과 훈련시설 수요가 높아졌다. 김은중은 아르헨티나와 시차 차이가 나지 않는 브라질로 향했다. 

태극마크 
압박감
 

김 감독은 기존 계획보다 일찍 출국해 브라질 상파울루에 캠프를 차리고 선수단 컨디션 조절에 나섰다. 김은중호는 최종 엔트리 21명을 발표한 이후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소집한 다음 날 출국했다.

개최지 변경에 대해 김은중은 “브라질서 보낼 열흘간 시간이 중요하다.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게 준비하겠다”며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같은 상황이다. 누가 더 빨리 좋은 컨디션을 만드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일간 상파울루 전지훈련을 마친 김은중호는 결전의 땅 아르헨티나 멘도사에 입성했다. 이어 첫 조별리그 1차전인 강호 프랑스를 2-1로 승리했다. FIFA 주관 대회 사상 처음이었다. 프랑스를 상대로 U20 대표팀 역대 전적은 1승3무4패로 열세였다. 이후 멘도사서 열린 조별리그 3경기를 마친 김은중호는 2승1무를 기록하며 조별리그 무패로 16강 진출에 달성했다. 

16강전서 만난 에콰도르는 2019년 전 대회에 이어 2연속 토너먼트 대결 상대였다. 김은중호에는 제일 해볼만한 팀으로 평가됐다. 16강전 격전지는 산티아고 델 에스테로였다. 에콰도르는 조별리그를 같은 지역서 치러 이동이 없는 반면 멘도사서 이동해야 하는 김은중호 피로도가 높을 수밖에 없었다. 


김은중호는 화끈한 공격쇼를 펼쳤다. 이번에도 승자는 한국 대표팀이었다. 결과는 3-2로 펠레 스코어 끝에 명경기를 펼쳤다.

나이지리아와 겨룬 8강전에서는 김은중호 특유의 실리 축구를 선보였다. 볼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밀렸다. 전체 슈팅 4번 중 단 1번의 유효슈팅이 골망을 갈랐고 결과는 1-0 승리로 4강 진출에 성공했다. 

김은중호는 늘 훈련을 시작할 때 “원 팀(One team)”을 외친다. ‘원팀’으로 뭉친 강한 조직력이 실리 축구의 핵심이다. 이번 대회 전체 8골 중 세트피스만 4골을 기록할 정도였다. 선수들은 “감독님이 우릴 믿고 우리도 감독님을 믿어서 이뤄낸 성과”라고 입을 모았다.

개성 강한 어린 선수들을 한 데 모을 수 있었던 건 김은중 리더십 덕분이었다. 묵묵하고 말수가 적은 성격으로 알려진 김은중은 젊은 선수들과 주고 받는 소통 능력이 강점이다. 코치로 지낸 지난 9년간 U23 대표팀과 각국 유망주가 모이는 벨기에 리그에서 젊은 선수들과 지내면서 소통 능력을 키웠다.

U23 대표팀을 함께 이끈 김학범 감독도 젊은 선수들과 소통능력을 최고로 꼽았다.

김학범 감독은 “김은중 감독은 화내거나 소리지르지 않고 자신이 준비하고 계획한 것을 명확하게 전달한다”며 “개성이 강한 어린 선수들에게 최고의 지도자”라며 극찬했다. 김은중은 만 44세다. 최근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선수에게는 젊은 감독이 대세라는 말을 실감하게 했다.


이번 대회 선수들은 직전 대회와 비교했을 때 눈에 띄는 선수가 없었다. 실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어린 선수들이 막 프로리그에 입성하면서 프로무대 출전 기회를 얻기 어렵기 때문이다. 

순탄치 않았던
1년6개월 여정
 

김은중호는 앞서 골짜기 세대라고 불렸다. 골짜기 세대는 주변 세대와 비교해서 스타 선수나 실력이 떨어진다는 뜻을 담은 단어로 황금 세대와 반대말이다.

2017년 한국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는 당시 스페인 명문 FC바르셀로나B서 뛰며 초특급 유망주로 평가받던 이승우와 백승호가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후 2019년 폴란드서 열린 대회에서는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서 뛰던 이강인이 주목받으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이강인은 U20 월드컵 준우승과 골든볼을 수상했다. 

김은중호는 비교적 주목받는 선수가 없어 무관심 속에서 대회를 준비했는데 김 감독은 이 분위기를 잘 이용했다. 선수들이 처져 있거나 심리적으로 불안해하면 먼저 다가가 기운을 북돋았다. 조별리그 1차전인 프랑스전 당시 오심으로 논란이 일었던 패널티킥(PK) 때도 선수들과 코치진이 흔들릴 때 김은중은 오히려 중심을 잡고 경기에 집중했다.

강한 조직력이 골짜기 세대서 황금 세대로 탈바꿈했다. 김은중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끈끈한 팀워크가 2연속 대회 4강 진출을 이뤄내며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어린 선수들은 대회 도중 부상으로 떠난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를 위해 각종 토너먼트에 나서기 전 기념촬영서 박승호의 유니폼 18번을 들어 올렸다.

1년6개월간 동거동락한 선수단 21명은 늘 하나로 뭉쳐 있었다.

이번 대회를 통해 무명서 스타로 발돋움한 대표적인 선수는 미드필더 이승원(강원FC)이다. 그는 이전까지 연령별 대표팀에 뽑힌 적이 없었다. 김은중은 당시 단국대 소속이던 이승원을 첫 소집에 올린 후 꾸준히 기용했다. 김은중이 주목한 이승원의 강점은 기본기가 탄탄하고 넓은 시야와 패스 능력을 꼽았다.

이승원은 첫 대표팀 승선 이후부터 주장으로 임명됐다. 이승원은 평소 사려 깊은 성격과 묵묵한 스타일로 선수들을 도왔다. 과묵한 리더십은 스승인 김 감독을 빼닮았다. 

스타 없어도 세계 4위
“끝 아닌 이제 시작”

이승원은 한국 남자 선수 중 FIFA 주관대회서 가장 많은 공격포인트를 올린 선수가 됐다. 3골4도움으로 7개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직전 대회 이강인이 기록한 2골4도움인 6개 공격포인트를 넘어섰다. 그는 7개 공격포인트 기록으로 대회서 세 번째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에게 주는 브론즈볼을 받았다.

그는 8강전까지 4도움을 기록했는데, 모두 약속된 세트피스 상황서 올렸다. 

이승원은 이강인에 대해 “감히 얘기할 수 없지만 많이 보고 배우고 있는 선수”라며 “좋은 기를 받았다고 생각하고 따라가겠다”고 존경심을 나타냈다. 이어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걱정과 우려가 컸는데 팬들의 열띤 응원 덕에 4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며 “결과 외에도 많은 걸 얻었다. 소속팀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해 더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미드필더 배준호(대전 하나 시티즌)는 빼어난 개인기와 침착한 마무리로 에이스 등번호 10번의 탄생을 알렸다. 대회 중간 해외 외신들도 배준호에 대한 칭찬이 끊이질 않았다.

프랑스 리그2 소쇼에 속한 스카우터 알렉시스 버지니우스는 “배준호는 이번 대회서 나를 가장 놀라게 한 선수 중 하나”라며 “배준호는 사람의 지혜로는 알 수 없는 진리를 깨우친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외신 기자 에마뉘엘 트루머가 선정한 ‘2023 U20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발달 과정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선수 20인’에 꼽힌 한국 선수는 배준호가 유일하다. 트루머는 프랑스 리그1 중계방송사 카날 플뤼의 기자다.

이번 대회 이탈리아를 결승까지 이끈 카르미네 눈치아타 감독은 한국과 치른 경기서 2-1로 승리 후 이례적으로 상대 선수인 배준호를 칭찬했다. 눈치아타 감독은 “한국의 10번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그는 매우 훌륭한 선수”라며 높은 평가를 내렸다.

대표팀 귀국길에 공항을 찾은 대전 팬들은 배준호에게 팀을 떠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그는 “유럽 이적설에 대해서는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아직 결정된 건 없다”며 “난 현재 소속팀이 좋고 대전을 찾아주시는 팬들도 좋다. 항상 응원해주시는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영준(김천 상무)도 이번 대회서 주목할만한 활약상을 펼쳤다. 공격수인 박승호가 부상으로 이탈한 후 홀로 공격진 선봉장에 섰다. 7경기 중 3~4위전인 이스라엘전을 제외하고 풀타임으로 출전한 이유다. 무려 630분을 뛰며 투혼을 보여줬다.

그는 전 경기를 뛰며 2골1도움을 기록했다. 그는 김은중호 출범 이후 가장 많은 득점인 20경기 10골을 기록했다. 192cm, 87kg의 큰 체구를 가진 그는 연계 플레이와 뛰어난 드리블 돌파 능력이 강점이다. 이른바 ‘육각형 공격수’의 등장이다.

박승호는 김은중호 귀국길에 목발을 짚고 마중했다. 박승호는 당시 동료들을 기다리며 “우선 애들한테 미안한 마음이 가장 앞섰다”며 “애들이 충분히 잘해줬기 때문에 4위라는 좋은 성적을 가지고 온 것 같다”고 전했다. 

강한 조직
강호 제패
 

박승호의 합류로 완전체가 된 선수단은 귀국 후 사진촬영과 공식행사를 진행했다. 이영준은 “승호가 온두라스전서 동점골을 넣어 상황이 좋게 흘러갔다”며 “서운하기보다 오히려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우정을 과시했다.

김은중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4강 진출에 성공한 뒤 기자회견서 “조별리그서 광탈(광속 탈락)할 거란 얘기가 어린 선수들 귀에 들어가는 게 가장 마음 아팠다”며 눈물을 보였다. 김은중호는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냈다. 그는 “월드컵서 본인들의 가치를 스스로 증명해낸 것에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이 선수들이 감독으로서 첫 제자인데 1년6개월간 성장한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ojh34522@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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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