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한국 축구가 2019년 이강인(마요르카)을 앞세워 이뤘던 20세 이하(U-20) 월드컵 준우승 신화에 다시 한번 도전한다. 한국 남자축구의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2019년 폴란드 대회서 ‘정정용호’가 세운 준우승이었다.
1977년 첫 대회를 시작으로 2년마다 열리는 U-20 월드컵은 이번이 23번째 대회다. 한국은 이번이 16번째 본선 진출이다. 2회 대회였던 1979년 처음 본선 무대를 밟은 한국은 1983년 멕시코 대회서 처음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16번째 본선
박종환 감독이 이끈 ‘멕시코 4강 신화’는 지금도 한국 스포츠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할 만큼 엄청난 업적이다. 당시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 호주, 스코틀랜드와 한 조에 묶여 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고, 남미의 강호 우루과이를 꺾으며 4강에 올랐다.
4강서 브라질에 1-2로 패했지만 세계 축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 축구를 상징하는 ‘붉은 악마’란 애칭도 이때 얻었다.
1991년에는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1승1무1패로 개최국 포르투갈에 이어 2위로 8강에 진출했지만, 브라질에 1-5로 대패했다. 이후 긴 침체기에 빠졌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UEFA)에서 열린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하기까지 조별리그 탈락, 본선 진출 실패가 전부였다.
1983년 멕시코 대회 박종환 감독 4강 신화
2019년 MVP 이강인 앞세워 결승까지 진출
두 대회서 조별리그 탈락의 쓴맛을 본 한국은 2009년 이집트 대회서 홍명보 감독의 지휘 아래 8강에 진출했다. 독일, 미국, 카메룬과 같은 조에 속했지만 1승1무1패 성적으로 독일에 이어 조 2위로 16강에 올랐고, 토너먼트 첫 경기서 파라과이를 3-0으로 완파하며 8강에 올랐다. 8강서 가나에 아깝게 2-3으로 패했다.
2011·2013년엔 각각 16강, 8강에 진출했다. 2015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했다가 2017년 국내서 열린 대회서 16강에 진출해 발판을 마련했고, 2019년 폴란드 대회 결승에 오르며 36년 만에 4강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조별리그에서 아르헨티나,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꺾은 한국은 일본(16강), 세네갈(8강), 에콰도르(4강)를 차례로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다. 우크라이나에 1-3으로 져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정상급에 근접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강인은 이 대회서 2골 4도움으로 맹활약하며 최우수선수상에 해당하는 골든볼을 수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2021년 대회는 열리지 않았다. 이어 지난 21일 개막한 이번 아르헨티나 U-20 월드컵에 이강인의 후배들이 4년 만에 신화 재현에 나섰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23일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강호 프랑스와 첫 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1 승리. 프랑스는 2013년 이 대회서 우승한 강호로, 그동안 U-20 월드컵 본선서 한국이 한 번도 이기지 못했던 상대다. 1997년(2-4 패)과 2011년(1-3 패) 두 차례 만나 모두 패했다.
강호 프랑스에 2-1 승리
“대어 잡았다” 세계 깜짝
김은중 감독은 일단 수세적으로 버티면서 상대의 빈틈을 노려 카운터를 날리는 전술을 펼쳐 대어를 낚았다. 공이 정지된 상태인 세트피스 기회도 잘 살렸다.
프랑스는 초반부터 선수들의 개인 기량을 앞세워 높은 볼 점유율을 바탕으로 주도권을 잡았다. 한국은 미드필드와 수비 라인에서 촘촘하게 두 라인을 세워 수비에 집중했다.
그러나 전반 22분 김용학의 빠른 역습 전개에 이은 패스와 이승원의 골로 오히려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한국은 전반 볼 점유율에서 29%-61%(경합 10%)로 크게 뒤졌지만 효율적인 운영으로 리드했다.
후반에도 프랑스의 파상공세를 막는 데 집중하다가 후반 19분 세트피스 기회를 추가골로 연결했다. 왼쪽 측면에서 얻은 프리킥 기회서 이승원의 크로스를 이영준이 머리로 살짝 방향만 바꿔 두 번째 골을 터뜨렸다.
두 대회 연속?
분위기는 계속 프랑스가 압도했지만, 정작 골을 기록하며 승기를 잡은 건 한국이었다. 한국은 점유율서 프랑스에 30%-57%로 크게 뒤졌고, 슈팅 개수서도 9개-23개로 2배 이상 밀렸다. 슈팅 순도에선 유효 개수서 5개-6개로 대등했다.
강호를 상대로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한 방을 노린 전술이 프랑스라는 대어를 낚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효율적인 운영과 실리를 남긴 한 판이었다. 한국은 이달 26일 온두라스와 2차전, 29일 감비아와 3차전을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