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윤정부 부동산정책 “잘못하고 있다” 47%

긍정 평가 25%…거래 추가 활성화는 찬반 팽팽
윤석열 직무수행 65% 부정적 27% 긍정 평가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윤석열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대해 국내 유권자 10명 중 절반가량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나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상대로 윤정부의 부동산정책을 묻는 자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47%가 ‘잘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25%는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 정부였던 문재인정부보다는 긍정 평가가 높았지만 지난해에 비하면 부정 평가가 증가한 것이다.

연령별로는 20~50대서 20% 내외, 60대 이상에서 40% 내외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긍정 평가 응답자 266명의 긍정 평가 이유로는 ▲집값 안정화‧집값 하락(22%) ▲규제 완화(11%) ▲세금 인하(7%) ▲전 정부보다 낫다(5%) ▲시장 자율/시장원칙에 따름(4%) 등이라고 답변했다.

반면 472명의 부정 평가 응답자들은 ▲여전히 비싼 집값/더 내려야 한다(9%) ▲실효성‧효과 없음(8%) ▲집값 하락/폭락(7%) ▲고금리/금리인상‧부자 위한 정책(6%) ▲규제완화‧시장 불안정/변동 심함‧관심 부족/노력 미흡(5%) ▲서민 위한 정책 부족(4%) 등의 이유를 댔다.

응답자들은 정부의 부동산거래 추가 활성화에 대해선 49%가 ‘해야 한다’, 41%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답했다(의견 유보 10%). 주목할만한 부분은 국민의힘 지지층, 대통령 긍정 평가 응답자들은 ‘거래 활성화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한 반면, 야권 지지층에선 ‘활성화 필요’와 ‘그럴 필요 없다’ 응답이 반반으로 갈렸다는 점이다.

이 같은 응답 결과는 야권 성향의 지지층 사이에선 개인의 소득 상황이나 주거 형태에 따라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서로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는 반증으로 해석된다.


국내 부동산 경기는 주기적으로 침체와 활황을 반복해왔다. 2000년대 부동산 가격 상승기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여파와 함께 막을 내렸고, 2012년에 이르러서는 ‘하우스푸어’ 문제가 대두했다. 당시 조사에서는 하우스푸어의 어려움에 전반적으로 공감하고 동정하면서도, 공적자금을 투입하기보다 개인 스스로가 책임져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2013년 9월 조사에서는 정부가 부동산 거래를 더 활성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64%였으나, 이듬해 대출 규제 완화 후 가계 부채가 급증하자 2016년 다시 규제 강화 기조로 바뀌었다. 여론도 2014년까지는 거래 활성화 쪽이 우세했지만, 2015년과 2016년은 찬반 엇비슷, 2017년 1월에는 추가 활성화할 필요가 없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의 집값 급등은 2022년 급랭했고, 이른바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으는 족)’ 문제가 거론되고 있다. 지난번 침체기보다 속도가 빠르고, 집값이 많이 오른 만큼 하락 기대감도 더 크다.

현 정부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거래 활성화를 도모할 뿐, 10년 전처럼 ‘빚내서 집 사라’는 식의 경기 부양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과거보다 집값은 올랐어도 내 집 마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아졌다. 집값이나 금리가 적정선이 되길 바라며 기다리는 잠재 수요층은 두텁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2014년에는 당시 무주택자 중 45%만 ‘내 집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2022년 11월에는 69%였다.

이번 조사에서 본인 또는 배우자 명의의 집이 있는 사람(유주택자)은 59%였는데 연령별로는 40대 이상에서는 10명 중 7~8명이 집을 소유하지만, 30대에선 10명에 3~4, 20대에서는 한 명 정도가 자신의 집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향후 1년간 집값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51%가 ‘내릴 것’이라고 예상했고 22%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18%는 ‘상승할 것’이라고 답했고 9%는 의견을 유보했다. 실제 집값은 지난해 6월, 3년 만에 하락 전망이 상승 전망을 앞섰고, 이후 11월까지는 조사할 때마다 격차가 커졌으나, 올해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하락론은 10년 내 최다 수준(60%대 후반)서 급감, 상승론은 저점(10%대 초반)서 반등했다.

문정부였던 2017년 6‧9 부동산대책을 필두로 관련 대책 발표 때마다 주요 관심 지역 집값은 일시적 침체 후 폭등·과열 현상이 반복됐다. 이 같은 양상은 집값 전망 조사에도 고스란히 반영돼 ▲2018년 9월 집값 상승 전망 50% ▲2019년 12월 55% ▲2020년 7월 초 61%로 매년 높아졌고 이후 2021년 9월까지 정부가 어떤 대책을 발표하건 등락하지 않았다.

문정부 시절 집값 상승 전망이 가장 낮았던 시기는 2019년 3월(20%)이었다.

윤정부는 출범 후 부동산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했고, 지난 한 해 가파르게 상승한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지난 1~3월 3.5%서 멈춰있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는 지난해12월15일 사상 최고치인 4.34%에 달했고, 이후 하락해 지난달 15일 기준 3.53%다.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65%가 ‘잘못하고 있다’, 27%가 ‘잘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2%는 어느 쪽도 아님, 6%는 응답을 거절했다.

긍정 평가 응답은 국민의힘 지지층(68%), 70대 이상(54%) 등에서, 부정 평가는 더불어민주당 지지층(95%), 30~50대(80% 내외) 등에서 두드러졌다. 지지 성향별 직무 긍정률은 보수층 54%, 중도층 18%, 진보층 7%으로 나타났다.

긍정 평가 응답자 266명에게 이유를 물은 결과 ‘외교’ ‘노조 대응’ ‘결단력/추진력/뚝심’(이상 6%), ‘국방/안보’ ‘공정/정의/원칙’(이상 5%), ‘전 정권 극복’ ‘경제/민생’ ‘열심히 한다/최선을 다 한다’ ‘주관/소신’(이상 4%) 순으로 나타났다.

부정 평가 응답자 650명은 ‘외교’(28%), ‘경제/민생/물가’(10%), ‘일본 관계/강제동원 배상 문제’(9%), ‘독단적/일방적’(7%), ‘경험·자질 부족/무능함’(6%), ‘소통 미흡’(5%), ‘전반적으로 잘못한다’(4%) 등을 이유로 들었다.

지난달 둘째 주부터 지난주까지 대통령 직무 평가서 일본·외교 관계가 최상위를 차지했는데, 이번 주는 공통되게 일본 비중이 줄고 외교 관련 언급이 늘었다. 이는 최근 알려진 미국의 동맹국 도‧감청 정황, 우리 정부의 대응 등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6%, 국민의힘 31%, 지지하는 정당 없는 무당층 29%, 정의당 4%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상은 국민의힘, 40·50대는 민주당, 20대는 무당층이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정치 성향별로는 보수층의 69%가 국민의힘, 진보층의 68%가 민주당을 지지했다. 중도층에서는 국민의힘 19%, 민주당 38%, 특정 정당을 지지하지 않는 응답자도 38%에 달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ARS 무선전화 RDD(유선전화 RDD 5% 포함)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서 ±3.1%p, 응답률은 8.2%(총 통화 1만2251명 중 1002명 응답)였다(더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서 확인할 수 있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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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