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A뉴스] KBO 퓨처스(2군)리그에 이어 고교야구도 ‘로봇심판’을 도입한다. 이미 시연회까지 마친 상태로 이 추세라면 1군에도 곧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는 지난달 28일,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정시스템(로봇심판)을 전국고교야구대회에 도입하기 위한 시연회를 대전 중구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개최했다. 시연회를 통해 로봇심판의 성능과 신뢰성을 검증했다.
경기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재연한다. 160~190㎝에 이르는 신장의 고교 선수를 실제 경기처럼 다양하게 배치해 투구했다. KBSA 심판진이 참가해 현장 지도자 의견을 수렴해 고교야구에 맞는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했다.
호평
로봇심판은 고정된 위치에 설치된 카메라와 센서를 통해 투구한 공의 위치, 속도, 각도 등을 정확히 측정한다. 판정 결과를 주심에 전달해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정한다.
KBSA는 “이를 통해 사람의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되지 않아 공정한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보장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종훈 KBSA 회장은 “야구 경기서 공정한 심판 판정을 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면서 “로봇심판을 도입함으로써 경기에서 발생하는 논란을 최소화하고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퓨처스리그에 2020년 8월 로봇심판을 처음 도입했다. 심판 판정의 정확성 향상과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해 로봇심판 도입을 추진해온 KBO는 시범운영이 가능한 퓨처스리그 구장을 물색했다. 조사 끝에 NC 다이노스의 2군 홈구장인 마산구장과 LG 트윈스의 2군 홈구장인 이천 챔피언스 파크서 시범 운영이 가능하다고 판단, 2개 구장에 로봇심판 운영 장비와 시스템을 설치했다.
각 구장에 설치된 로봇심판 전용 투구 트래킹 시스템은 총 3대의 카메라가 사전 측정된 마운드, 홈 플레이트, 베이스 등 고정 그라운드 위치 정보를 토대로 경기에서의 모든 투구 궤도를 관측했다. 타자별로 설정된 스트라이크 존 통과 시 해당 투구의 위치를 측정해 자동으로 볼·스트라이크 여부를 판단했다.
퓨처스리그 이어 고교야구도
판정시스템 현장 시험 운영
투구별 판정 결과는 로봇심판 전용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음성으로 변환돼 주심이 착용하고 있는 이어폰을 통해 전달됐다. 로봇심판 경기에 배정된 주심은 음성 수신 결과에 따라 수신호로 볼·스트라이크 판정을 내렸다. 볼·스트라이크 판정 이외 모든 심판 판정 상황은 기존과 동일하게 운영됐다.
일단 선수, 구단들로부터 좋은 호응을 얻었다. 로봇심판 운영 시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상황과 시행착오를 통해 시스템 운영의 안정성과 신속성, 판정의 정확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
로봇심판은 고교야구에도 등장할 예정이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2023년 중점 사업에 대해 설명하면서 로봇심판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대한 공정성과 일관성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다.
협회는 “예산 확보에 따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리는 5개 전국고교야구대회 주요 경기서 로봇 주심을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각 종별 대회 및 다른 구장에도 확대 시행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로봇심판은 지난 3일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야구장서 열리고 있는 2023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부터 공식 도입됐다.
협회는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 16강전부터 로봇심판을 운영한다”며 “입시 비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불공정한 판정으로 발생하는 갈등과 논란을 최소화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16강전 첫날인 3일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시험 운영했다. 시스템 판정을 최종 판정으로 인정해 공식 야구규칙에 따라 볼, 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 제기가 불가능하다.
판정 갈등·논란 최소화
“입시비리 사전 차단 기대”
이날은 주심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며 양 팀 감독은 주심에게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관해 세 차례까지 판독을 요청할 수 있다. 16강전 이틀째인 4일부터 로봇심판의 판정을 최종 판정으로 인정한다. 양 팀 벤치는 공식야구규칙에 의거해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로봇심판의 오류로 경기를 진행할 수 없는 경우 현장에서 복구를 시도하며 30분 이상 지연되면 주심이 볼·스트라이크를 판정하도록 대회 규정을 마련했다. 협회는 로봇심판의 성능과 신뢰성 검증을 위해 지난 3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서 시연회를 진행했으며 현장 지도자와 협회 심판진의 의견을 수렴해 스트라이크존을 설정했다.
로봇심판은 투구한 공이 홈플레이트 앞쪽의 앞면 스트라이크존과 홈플레이트 뒤쪽 뒷면 스트라이크존을 모두 통과해야 스트라이크로 판정한다. 협회는 프로야구 2군 리그인 퓨처스리그에서 설정된 로봇심판 스트라이크존보다 좌우 폭을 공 하나 정도 넓혔다.
또 고교 선수들의 평균 신장을 고려해 스트라이크존 높이는 조금 낮췄다. 아울러 사이드암 투수들의 공 궤적을 반영해 홈플레이트 뒷면 스트라이크존은 앞면보다 공 반개 정도 넓게 운영할 예정이다.
1군은?
심판들도 로봇심판 도입에 크게 반발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이저리그에서도 로봇심판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5년 내에 자동 볼·스트라이크 판독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을 세운 메이저리그는 지난해 독립리그서 로봇심판을 시범 운영한 바 있다. 마이너리그에 로봇심판을 시범 운영하려 했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리그가 열리지 못하면서 계획이 미뤄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