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검찰 ‘10 VS 40’ 증인전쟁 막후

“장군 멍군” 사람으로 시간 끌기?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민주당 지도부 측에 화색이 돌고 있다. 이 대표의 재판이 총선은커녕 다음 대선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이다.  친명계 지도부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치를 준비를 다시 하고 있다. 

검찰은 당초 공언했던 ‘올해 안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판결’이 사실상 불가능해졌음을 인정하고 나섰다. 신문을 끝마쳐야 하는 증인만 50명에 달하는 탓이다. 이 대표가 지난달까지 피고인 신분으로 세 차례나 법정에 출석했지만, 검찰은 아직 첫 번째 증인에 대한 주신문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숫자로 보니
장기화 전망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50명에 관한 신문을 모두 끝내는 데 수개월은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여기에는 2020년 8월 개정된 형사소송법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개정된 형사소송법하에서는 검찰이 피고인 진술조서 확보에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만 한다.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재판 현장에서 조서의 내용을 부인하면 조서의 증거 능력이 상실돼 피고인을 법정서 다시 신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개정 전 형사소송법 제312조에는 ‘검사가 피고인이 된 피의자의 진술을 기재한 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중략)그 조서에 기재된 진술이 특히 신빙할 수 있는 상태하에서 행해졌음이 증명된 때에 한해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명시했다.


형사소송법 개정 전에는 재판부가 피의자 진술 과정에서 위법한 사항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그 진술을 그대로 증거로 인정해줬다. 그러나 이것이 2020년 8월부터 전면 수정돼 피의자가 검찰서 어떤 진술을 했건, 재판장서 뒤집을 수 있는 명분이 생겼다.

개정된 형사소송법 제312조에는 ‘검사가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적법한 절차와 방식에 따라 작성된 것으로서 공판준비, 공판기일에 그 피의자였던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그 내용을 인정할 때에 한정해 증거로 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즉, 피고인 혹은 변호인이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재판부는 해당 진술을 재판의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 따라서 검찰은 보다 많은 사람을 조사해 관련 진술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졌다.

한두 명의 참고인 조사만으로 재판에 임하다가 참고인의 변심으로 증거 능력을 상실하느니 최대한 많은 진술을 확보하려 하는 것이다.

한 법조계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실제 검찰의 신문 시간은 아무리 짧게 잡아도 30분이 넘는다. 개정된 형사소송법하에서는 그 30분도 1시간으로 넘어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법정서 피고인이 조서 내용을 번복할 경우 처음부터 다시 신문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변호인 신문 시간까지 더하면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이 인사는 “이재명 대표의 재판 관련 증인이 수십 명에 달하는 것도 이 때문이고, 이들을 모두 신문하려면 적어도 수개월은 걸린다고 봐야 한다. 증인의 숫자를 본 법조계 사람들은 재판의 장기화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올내 판결’ 물거품…증인 신청만 54명 
개정된 형사소송법, 재판 지연에 한몫


공직선거법상 1심의 심리 기한은 공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개월로 정해져 있다. 또 2심 및 3심 선고도 원심 선고 직후 각각 3개월 이내에 내려져야 한다. 이 대표에 대한 공소가 지난해 9월8일 진행됐으니 1심 선고기일은 지난 지난달 8일까지여야만 했다. 그러나 지켜지고 있지 않는 모양새다.

명목상으로는 해당 선고기일을 강행 규정으로 명시해놓고 있지만, 이번 같이 선고기일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법조계에선 해당 규정을 ‘훈시 규정’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검찰이 증인 신청을 늘리던 지난해 말, 재판부는 “(증인을 이렇게 늘리면)6개월 안에 되겠느냐”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십 명에 달하는 증인에 대한 신문 시간을 고려하면 6개월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재판부의 걱정이 담겨 있던 발언이었다.

법조계에선 50명의 증인 한 명 한 명을 검사가 신문하고, 변호인이 반대 신문한다면 재판부가 판결을 내릴 때까지 지금부터 적어도 4개월 이상 걸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여기에 이 대표 재판 자체가 격주로 금요일마다 열리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재판은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재판은 그가 대선후보 시절인 2021년 12월22일 방송 인터뷰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한 데서 출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방송서 “하위 직원이라 시장 재직 때는 (김 전 처장을)알지 못했다”고 구체적인 이유를 덧붙였다. 

김 전 처장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검찰 조사를 받던 2021년 12월21일 경기도 성남시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인물이다. 당시 여권은 “이 대표가 혐의를 벗어나기 위해 그를 기억서 지워버렸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의 혐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김 전 처장 발언으로부터 2개월 전인 10월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경기도 국정감사장에서 “국토교통부가 용도변경을 요청했고,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저희가 응할 수밖에 없었다”고 발언해 국토교통부 관계자들에게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해당 발언은 사실상 “국토부로부터 협박을 받아 어쩔 수 없이 용도변경을 해줬다”고 언론에 보도되며 일파만파로 퍼졌다. 당시 국토부 관계자들은 “선거서 불리하게 작용할 거 같으니 국토부 직원들을 범법자로 만들었다”고 반응하며 이 대표에게 해명을 요구했다.

내년으로
넘어가나

검찰은 이 두 사건을 묶어 이 대표가 재판서 이기기 위해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판단했고, 사건 조사를 마친 뒤 그를 재판부에 넘겼다. 그 관련한 재판을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 

공직선거법 재판이 중요한 이유는 여기에 이 대표의 의원직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서 이 대표가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될 경우, 해당 법률에 따라 의원직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거기에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돼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다만 해당 재판서 유죄를 선고받아도 민주당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다. 민주당 지도부가 이 대표에게 당헌80조 예외 조항을 적용해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내부 목소리가 나왔다. 한 비명(비 이재명)계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명분상 당 대표직은 유지할 수 있겠지만, 비명계로부터의 거센 압박을 견뎌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며 “현재도 이렇다 저렇다 말이 많은데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받아 의원직과 피선거권을 박탈당한 당 대표를 누가 인정하겠느냐”고 주장했다.

이번 공직선거법 재판에 검찰이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징역 11년 이상의 징역형이 선고돼야 하는 중대범죄”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앞서 진행된 세 번째 공판에 출석했다. 이날 재판 출석이 언론에 특히 관심을 끌었던 이유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마주하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유 전 본부장은 지난해 10월 석방된 뒤 지속해서 이 대표에게 불리한 증언을 쏟아내고 있다. 특히 이번 재판과 관련된 김 전 처장과 이 대표와의 관계서 “절대 모를 수 없는 사이”라고 주장하며 검찰 측에 힘을 실어줬다.

현장 취재진에 따르면, 이 대표와 유 전 본부장은 법정서 처음 마주한 뒤 서로 시선을 마주치지 않았다. 이 대표는 유 전 본부장이 법정에 들어서자 고개를 들어 그를 한 번 쳐다본 뒤 시선을 돌렸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를 한 번도 쳐다보지 않고 재판에만 집중했다.

유 전 본부장은 김 전 처장과 이 대표가 오랜 기간 친분을 이어왔다는 취지로 일관된 주장을 펼쳤고, 이 대표는 계속 “모른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유 전 본 부장은 “(이 대표가)궁금한 사항을 물어봐서 (김 전 처장이 이 대표에게)말씀드린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며 “김문기씨가 이재명과 따로 통화한다고 이야기를 들었다. 당시 이 대표가 민주당 부대변인이었기 때문에 자랑거리는 아니었지만 ‘성남시장 나올 이재명씨’라고 이야기해서 김 전 처장이 이 대표를 띄우려고 한다”는 등 구체적인 상황을 증언했다.

재임 중 재판
익숙한 이재명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자 급해진 건 이 대표 측이었다. 이 대표 측은 앞서 “안다, 모른다는 어떤 시기의 인지상태를 말한 것 뿐인데, 검찰은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만나 보고를 받거나 해외출장서 함께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처럼 변형해 기소했다”며 “이상하고 무리한 기소”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만난 사실은 수차례 있었지만 구체적으로 김 전 처장을 기억할 특수한 상황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 측은 “김 전 처장과 같은 성남시 소속 팀장급은 600명이나 된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검찰은 김 전 처장의 휴대폰을 주요 증거로 재판부에 제출하면서 김 전 처장 휴대폰에 이 대표의 연락처가 저장돼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검찰 측은 이날 유 전 본부장에게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피고인(이 대표)이 김씨와 따로 통화한다는 말을 어떤 경위로 들었느냐”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행사에 누가 오냐고 묻길래 이재명씨가 온다고 했더니 (김 전 처장이)나하고도 말을 했다. 세미나 때 봐서 서로 좀 아는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 측이 불리한 재판을 최대한 끌어 다음 선거를 대비하려는 전략을 세운다고 지적한다. 이 대표는 임기 중 공직선거법상으로 재판을 받은 경험이 한 차례 있었다. 2018년 당시 경기도지사직에 부임하고 있던 그는 1심과 2심에서 잇따라 패소하며 지사직 상실 위기에 몰렸다.

5년 전, 이 대표가 몰린 혐의 역시 ’친형 강제입원‘과 관련된 공직선거법 위반 소송이었다. 

법조계 “신문만 수개월”
길어질수록 웃는 친명계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직을 위해 선거운동을 하던 당시 “친형을 강제 입원시킨 경험이 없다”고 말했고, 검찰은 이것을 ’허위 사실 공표 혐의‘로 판단해 재판부에 넘겼다. 2심서 이 대표가 받은 형은 벌금 300만원으로, 공직선거법에 따라 이 대표는 당선 무효가 될 처지에 놓이게 됐다.

그러나 파기환송심서 극적으로 이기며 이 대표의 정치생명은 다시 날개를 달았다. 대법원이 2심 판결을 뒤집고 이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것이다. 지사직 상실을 넘어 정치생명 위기까지 거론되던 그가 다시 살아나던 순간이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서 “당시도 선거가 끝나자마자 기소됐는데 최종 무죄 판결까지 2년이 넘게 걸렸다. 이 대표는 당시 도지사 임기의 절반 이상을 재판받으며 보냈다”며 “이번 소송 또한 그보다 더 걸렸으면 걸렸지, 덜하진 않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이 대표의 국회의원 임기가 내년 5월까지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의원 임기를 모두 채운 뒤 판결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계 관계자들도 검찰이 ’급하게‘ 재판을 끝내려는 것보다는 최대한 많은 증인을 신문해 ’유죄 확정‘을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고 있다. 증인 50여명 중 40여명이 이 대표 측이 아닌 검찰 측에서 신청한 증인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재판을 끌면 이 대표에게도 좋은 상황”이라며 “(재판부의 유죄판결이 없으면)대표직을 내려놓은 명분이 생기지 않기 때문 아니겠느냐”며 “검찰도 이를 알지만 속도보다는 정교함에 초점을 두고 재판을 준비하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 측과 검찰이 신청한 증인 중에는 김 전 처장의 유족, 유 전 본부장,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정민용 변호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올라가는
입꼬리

법조계 관계자는 “(증인들)대부분이 대장동 위례신도시 개발 특혜 및 성남 FC 의혹 등에도 참고인 조사를 받은 인물들로 주요 증인이기도 하다”며 “재판이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증인들의 출석 스케줄을 조율하는 데도 버거움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나 저렇게나 재판이 길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재판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이 대표의 입꼬리는 올라가고 있다. 재판 관련 뉴스에 여론이 더 이상 동요하지 않는 데다 본인의 임기를 계속 채울 수 있어 영향력을 잃지 않는 탓이기도 하다. 파기환송심까지 염두한다면, 이 대표에 대한 최종 판결을 수년 뒤에나 나올 전망이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재판 패배 시 400억원 물어내야?

재판에 지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만 큰일 나는 것이 아니다. 민주당 입장서도 그의 패소는 중대한 일이다.

만일 이 대표가 벌금 100만원형 이상을 선고받는다면, 민주당이 지난 대선서 보조받은 434억원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뱉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금액은 여의도에 위치한 민주당 당사 건물을 팔아도 마련하기 힘든 금액이다.

중앙선거관리 위원회 관계자는 지난해 언론과의 인터뷰서 “선거법에 당선되지 않은 사람에 대해서도 선거비용을 반환해야 한다는 조항이 있어, 비용을 반환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공공연하게 알린 바 있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와 민주당이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고 주장한다.

대선 비용을 반환했던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이들은 “이미 보전한 선거비용을 반환토록 하는 것에 다양한 법 적용 방법과 해석이 들어가 법정서 다툴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한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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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