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퍼주고 까인 윤석열정부 후폭풍

수출, 역사, 독도… 다 뺏기나

[일요시사 취재1팀] 남정운 기자 = 분명 ‘가는 말’은 고왔다. 윤석열정부는 ‘오는 말’도 고울 것으로 예상했지만, 아니었다. 일본 정부는 한일 정상회담 이후에도 태도 변화가 없다. 교역 정상화는 요원하다. 역사관과 영유권 인식은 여전히 퇴행적이다. 과거에 멈춘 일본 탓에 난감한 건 “미래로 가자”던 윤정부다. 국민 반발이 거세지는 가운데, 야당도 총공세에 나선 형국이다. 

“한일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전환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됐다는 평가가 한일 양국은 물론이고 국제사회서도 공통되게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가 한일관계서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가 됐고 국제관계서도 주도적 위치를 차지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일본인 마음을 여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지 않았나 생각한다.”

밝은 미래
어디로?

지난달 19일 대통령실은 한일 정상회담 성과에 대해 이같이 자평했다. 대통령실이 그린 ‘밝은 미래’는 불과 아흐레 만에 그 색이 바랬다. 지난달 28일 일본 문부과학성 교과서 검정심의회를 통과한 초등학교 역사 교과서 내용이 알려지면서다.

일본의 한반도 가해 역사에 관한 기술 일부가 개악됐다. 해당 교과서들은 내년부터 사용될 예정이다.

개정 교과서에선 조선·한국인이 겪은 고통에 관한 서술이 대거 삭제됐다. 이를테면 ‘일본문교출판’의 2019년 검정 교과서는 임진왜란을 설명한 대목에서 “조선 국토가 황폐해지고, 많은 조선인이 희생됐다”고 적었다.


반면 이번에는 “천하(일본)통일을 달성한 히데요시는 다음으로 중국(당시 명)을 정복하려고 두 차례에 걸쳐 중국을 따르고 있던 조선에 대군을 보냈다. 그러나 조선서 전쟁이 잘 진행되지 않아 큰 피해가 날 뿐이었다”고 서술했다.

과거엔 ‘피침략자’인 조선의 피해 상황에 주안점을 뒀지만, 이번엔 ‘침략자’인 왜군 피해에 초점을 맞춰 내용을 작성한 셈이다. 가해 사실을 부정·희석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풀이가 나온다. 

한일 강제병합, 태평양전쟁 등 일본의 치부로 여겨지는 근현대사에서는 더 많은 내용이 삭제·변경됐다.

앞서 ‘도쿄서적’은 한일 강제병합 과정을 두고 “식민지가 된 조선의 학교에선 일본어 교육이 시작되는 한편, 조선의 역사는 가르치지 않아 사람들의 자긍심이 깊이 상처받게 됐다”고 기술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일본어 교육이 시작되는 한편, 조선의 문화와 역사를 가르치는 것은 엄격히 제한됐다”고 비교적 간략히 적었다. 조선인의 민족적 상실감을 직접 언급한 부분이 빠졌다. 도쿄서적은 시장 점유율 과반을 차지한 출판사다. 

일 교과서 역사 왜곡 강화…“뒤통수” 비판 
독도 영유권 주장도 한술 더…외교부 항의

일본문교출판은 1923년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 사건에 관한 기술 내용을 삭제했다. 이외에도 출판사들은 전쟁기간 자행된 조선인 징병과 강제징용에 대해서도 순화된 표현을 다수 채택했다.


반면 이들은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해서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담았다. 기존에 독도를 ‘일본 영토’나 ‘일본 고유영토’로 섞어 지칭하던 것을 이번에 ‘일본 고유영토’로 통일했다.

일본문교출판은 6학년 사회 교과서(2019년 검정본)에서 ‘일본 영토’라고 적었지만, 이번에 ‘일본 고유의 영토’라고 수정했다. 이는 ‘독도는 역사상 한 번도 다른 나라 영토였던 적이 없다’는 일본 정부의 억지 주장이 더욱 명확히 관철된 결과다.

실제로 출판사 측은 수정 배경으로 “(일본 영토란 표현을)아동이 오해할 우려가 있어 ‘고유’란 표현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관련 시각자료의 활용도 늘었다. 독도를 일본 지도에 포함시키는 방식이 주로 활용됐다. 독도를 ‘다케시마(竹島)’로 표기하고,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과 영해에 끼워 넣었다. 울릉도와 독도 사이에 경계선을 긋기도 했다.

자화자찬
열흘 만에…

한국인의 ‘역린’과도 같은 과거사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이 동시에 이뤄졌다. 그간 국내 여론의 포화 속에서 일본을 두둔하는 듯한 자세를 취해왔던 정부도 이번만큼은 달랐다.

이날 오후 외교부는 구마가이 나오키 일본 대사 대리를 초치해 항의했다. 외교부는 “사적·지리적·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의 영토인 독도에 대한 부당한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일본이 또다시 검정 통과시킨 데 대해 강력히 항의한다”며 “독도에 대한 일본의 어떠한 주장도 수용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대통령실도 “대한민국 주권과 영토에 관해서는 한 치도 양보할 수 없다”는 취지의 별도 입장을 냈다.

하지만 여론의 분노는 금세 정부 책임론으로 옮겨붙었다. 윤정부가 ‘통 큰 양보’를 하고도 일본 측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퍼주기만 하고, 받은 건 없다’는 비판이다. 며칠간 외교 성과를 자화자찬하던 여당과 정부 관계자들의 발언도 역풍을 부추겼다.

외교 전문가들의 혹평도 잇따랐다. 강창일 전 주일대사는 지난달 2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일 외교에 대한 소견을 전했다.

강 전 대사는 전날 일본의 행보를 겨냥해 “화답은커녕 우리 뒤통수를 친 꼴”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는 일본에 대해서 제대로 몰라서 잘못을 저질렀다”고 꼬집었다. 일본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면 먼저 양보하는 정부 전략이 적절치 않았다는 주장이다. 

미래·주도 외치던 정부, 명분 실종에 난감
화이트리스트 복원도 요원…실리마저 놓칠라


그는 “일본 사회는 점점 더 우경화되고 있다. 그리고 자민당(일본 여당)도 그 세력들에 의해서 움직이고 있다”며 “우리가 통 크게 대승적 결단을 내렸다고 했을 때, 이 사람들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때렸더니 말 잘 듣는다’ 이런 식으로 인식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들은)‘심하게 욕했더니 말 잘 듣더라’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그런 것(특징)을 면밀히 파악해서 대책을 냈어야 했는데 너무 쉽게 생각하지 않았나, 이런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양보 명분으로 삼은 교역 규제 완화도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당초 양국은 정상회담서 교역 정상화에 뜻을 모았다. 이에 일본은 2019년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한 것을 원상회복 하기로 했다.

한국 역시 같은 해 9월부로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서 배제한 것을 복구하고, 세계무역기구(WTO)에 일본을 제소한 건 역시 취하하기로 했다. 화이트리스트는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명단을 의미한다.

그런데 일본 측은 회담 이후 미온적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일본 경제산업상은 지난달 22일 기자회견서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복원을 신중히 판단하겠다”고 발언했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복원에는 시행령 개정 등 비교적 복잡한 절차가 요구되는데, 일본은 지금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우리 정부는 이미 복구 절차에 돌입했다. WTO 제소는 취하했고,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복귀 관련 고시 개정안은 지난달 23일부터 오는 12일까지 행정예고된 상태다.


정부는 이번에도 ‘선 조치 후 관찰’ 전략을 택했다. 대통령실은 지난달 27일 “우리 측이 할 수 있는 조치를 우리가 먼저 하고 그다음에 일본 측이 어떤 조치를 할지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지난달 말처럼 또다시 ‘뒤통수’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양보를 고수하는 정부 전략에 대한 불신도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끌까지 
믿을까

정치권에선 한일관계에 대한 공방이 전면전으로 비화되고 있다. 여당은 일본 정부의 행보를 규탄하며 ‘정부 책임 덜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야당은 국정조사까지 꺼내 들며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지난달 28일 국회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이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 교과서 검정에 대한 입장을 내비쳤다. 주 원내대표는 “일본의 잘못”이라며 “그게 무슨 한일정상회담 결과가 잘못돼 그렇다는 것은 인과관계가 전혀 없는 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송언석 원내수석부대표는 회의서 “역사 왜곡은 한일관계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한일 정상회담으로 양국이 관계 정상화에 물꼬를 텄는데, 새로운 변화에 대한 기대에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송 부대표는 “일본은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려는 대한민국 대통령의 역사적 결단을 다시 한번 깊이 되새겨야 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비판에 초점을 맞췄다.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면 즉각 일본에 사과를 촉구해야 한다”는 논리로 정부 압박에 나섰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경남 보궐선거 지원 유세에 참석해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교과서에 쓴다고 해도 ‘지금은 곤란하다’ ‘기다려 달라’고 말했던 대통령이 있었다”며 “이번에도 독도 이야기를 상대방은 했다는데 이쪽은 감감무소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교과서에 싣는다고 하면 ‘무슨 소리하냐’고 박차고 나와야 하는 것이 대한민국 대통령 아니냐”고 반문했다.

여 “일본 규탄” 야 “굴종 외교”
한일 정상회담 성과 다시 도마 위

박홍근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서 “윤 대통령이 피해 당사자, 다수 국민의 반대를 무릅써가며 독단과 오만으로 강행한 강제동원 제3자 배상 굴욕안의 대가가 바로 이것이었느냐”고 따져 물었고, 박성준 대변인은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주장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인가”라고 꼬집었다.

이어 박 대변인은 “여당 지도부는 더욱 한심하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한일정상회담의 결과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의 굴종외교를 감싸기에 급급하다”면서 “윤 대통령은 일본의 적반하장에 대해 어찌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고 논평했다.

민주당은 한일 외교 전반에 걸친 국정조사를 추진하고 있다. 29일 ‘일제 강제동원 굴욕 해법 및 굴종적 한일정상회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했다. 

국정조사 범위로는 ▲제3자 변제안과 구상권 포기 과정 문제 ▲방일 중 독도·위안부 문제 거론 여부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제한 조치 해제 요구 여부 ▲WTO(세계무역기구) 제소 철회 과정 ▲지소미아(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정상화 문제 ▲화이트리스트 복원 이유 등이 거론됐다.

민주당은 국정조사와 동시에 관련 상임위서 개별·합동 청문회도 개최할 계획이다. 안팎으로 수세에 몰린 정부에게, 전문가는 ‘강단 있는 대응’과 ‘새로운 대책 모색’을 돌파구로 제시한다. 

강 전 대사는 “통 큰 양보만 계속하는 정부이니까 (이번에도)아무 문제 안 삼을 줄 알았는데 어저께 초치한 건 잘했다”며 “이것으로 끝나면 안 된다. 윤석열정부가 가다듬고 새로운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 설마∼”
감싸기 급급

그는 윤 대통령이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근린제국조항’ 부활을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린제국조항은 ‘인근 아시아 여러 나라와의 관계에 관한 근현대의 역사적 사실에는 국제 이해와 국제 협조의 견지서 필요한 배려가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일본 문부과학성의 교과서 검정 기준 규정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 자체 검열을 이끌어낼 조항으로 불렸지만, 현재는 일본 강경보수파의 반발로 유명무실화된 상태다. 윤 대통령 요청에 따라 해당 조항이 부활한다면, 성난 국내 여론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jeongun15@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후쿠시마 오염수 이해” 일본 보도 진실은?

일본의 한 언론이 지난달 17일, 윤석열 대통령이 스가 요시히데 전 일본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했다며 지난달 29일 보도했다.

반면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오보”라면서 논란 차단에 나섰다.

이달 일본 <교도통신>은 한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방일 중이던 윤 대통령과 스가 전 총리의 접견에 동석한 누카가 후키시로 전 일한의원연맹 회장이 한국 정부에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와 2011년 원전 사고 이후 시행해온 일본산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를 철회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보도에서 “윤 대통령이 ‘문재인 전 정권은 이해하는 것을 피해온 것 같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해나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해당 보도가 국내로도 전해지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에 대통령실은 “근거 없는 오보”라고 보도 내용을 일축했다.

지난달 30일 MBC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 지리적으로 가깝고 한일 간 정서적 문제가 있기 때문에 별도의 과학적 조사가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이라며 “국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라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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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단독]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에테르노 압구정 아파트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 차준영이 영화배우 김모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준영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준영이 어떻게 워커힐 카지노 VVIP냐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카지노 출입설’이 단발성 풍문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PM 전문가로 알려진 차준영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준영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에테르노 간 큰 베팅 최근 차준영은 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누어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현재 차준영에게는 DL이앤씨 등과 소송 과정에서 발생한 수천억원 이상의 손해배상 채무가 있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그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준영이다. 압구정의 모 샤브샤브 전문점 사장에 따르면 “최근 연예인 해외원정 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차준영이 식사를 대접했다”고 한다. 미국 영주권자인 차준영은 국내 카지노를 활보하면서 한 연예인의 해외 도박을 제보한 셈이다. <일요시사>가 단독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동종업계 종사자와 나눈 카카오 메시지에서 넥스플랜 차준영의 요청으로 가수 겸 배우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준영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카지노 업계에서 차준영은 “수백억원을 베팅하는 큰 손”이라고 표현했다. MC몽도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차준영은 나에게 10~20억원 정도는 배팅해야 된다며 도박을 권유했던 사람”이라며 “시행사 투자금 들고 카지노 쫓아가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차명 통장으로 분양금 받아 차준영 회사로 황정음·손흥민 에테르노 분양 대금의 행방 다만 대한민국 카지노 출입 기준은 ‘VIP 여부’가 아니라 ‘국적’이다. 현행 관광진흥법상 내국인은 원칙적으로 카지노 출입이 금지되며,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경우는 외국 국적자에 한한다. 카지노 멤버십 등급, VIP·VVIP 여부, 이용 금액, 단골 여부 등은 출입 적법성 판단에 어떠한 법적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따라서 “VVIP의 요청이라서 김씨의 출입을 허용했다”는 설명은 법적으로 성립하지 않는다. 이는 면책 사유가 아니라 오히려 카지노 사업자가 출입자 신분 확인 의무를 완화하거나 소홀히 했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발언에 가깝다. “VIP 요청이라 허용했다”는 표현은 김씨의 출입 허용 판단의 기준이 ‘법’이 아니라 고객의 경제적 가치였음을 인정하는 취지로 해석될 수 있다. 그렇다면 차준영의 도박 자금의 출처도 궁금해진다. 차준영은 ‘에테르노 압구정’을 분양하는 과정에서 친형이자 피아크 그룹 차가원 회장 아버지인 차대영의 계좌로 분양계약금 등 수백억원을 받은 뒤, 자신의 회사인 넥스플랜 계좌로 25억원을 입금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통장 이체 내역을 살펴보면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수탁자인 A 신탁에서 차대영의 통장으로 30억원이 이체됐다. 이어 3월24일 오전 10시43분 넥스플랜으로 5억원이 이체되는 방식으로 총 25억원이 넥스플랜으로 직접 흘러갔다. 앞서 차준영은 2024년 9월 DL이앤씨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 패소하면서 5184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통장과 제반 금융에 압류가 설정되자, 차준영은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한다”는 목적으로 차대영이 개설한 통장을 빌렸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대영은 2024년 10월경 “예금채권 압류로 정상적 금융거래가 불가능해졌다”는 사정을 호소한 동생에게 생활비 등 기본 거래용이라며 하나은행 저축예금 계좌 1개를 무상으로 빌려줬다. 그러나 2025년 7월경 거래내역을 확인하자 잔액이 0원이었고, 생활비 용도와 무관한 거액 거래가 다수 발견돼 비밀번호를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받은 뒤 2025년 7월25일 내용증명으로 사용허락 철회를 통지했다는 것이다. 꿀꺽한 ‘셀럽 마케팅’ ‘신탁형 PF’ 구조인 에테르노 압구정은 분양수입금이 신탁계약상 A 신탁사 명의 관리계좌로 수납돼야 하는데 ‘차준영→넥스플랜’으로 직접 받으면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법적으로 납부효력이 문제될 수 있고(미납 취급 위험), 신탁사가 보호해줄 수 없는 영역이 생긴다”는 논리를 제시할 수밖에 없다. 형사상 “업무상 횡령” 및 “자금세탁”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이에 차대영은 동생을 상대로 계약서 위조 및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차준영은 차대영의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계약을 지난 2024년 30억원에 체결하기도 했다. 차준영과 A 신탁사 직원이 공모해 계약명의자인 차대영의 동의 없이 분양계약서를 위조하고 거액을 이체한 정황이 포착되면서 경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차대영은 지난해 12월31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차 회장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총 3명을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금융실명거래법 위반 혐의로 고소했다. 시행사는 차준영의 회사인 넥스플랜, 신탁사는 A 신탁, 시공사는 장학건설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차준영과 넥스플랜 소속 직원, A 신탁 소속 직원 등 3명은 2024년 10월25일께 차대영 명의로 에테르노 압구정 한 채의 공급계약서를 위조했다. 위조계약서를 A 신탁, 장학건설 관계자에게 진정하게 성립한 것처럼 교부했다는 게 차대영 측 주장이다. 이어 2025년 3월12일께 같은 방법으로 차대영 명의의 공급계약 해제합의서를 다시 위조하고 이를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통장 거래내역을 보면 2024년 10월25일 오후 2시39분 차대영 명의의 하나은행 계좌에서 A 신탁 계좌로 30억원이 ‘에테르노 압구정 102호 분양대금 일부’ 명목으로 이체됐다. 오후 2시44분 이 거래는 취소됐고 다시 오후 2시50분 같은 금액을 재이체했다. 이후 2025년 3월20일 오후 5시47분 ‘공급계약 해제에 따른 분양대금 반환’ 명목으로 30억원이 계좌로 반환됐다. 날아간 통일 동산 차대영은 “2024년 10월부터 2025년 7월까지 내 계좌에서 수십억원 규모의 거래가 이뤄졌다”며 “나는 분양계약을 체결한 적도, 그에 대한 동의를 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과정에서 A 신탁이 본인 확인 절차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통상 신탁사가 수십억원대 분양계약을 체결할 때는 계약자 본인의 신분증 확인, 본인 서명 또는 날인, 본인 통장 확인 등의 절차를 거친다. 대리인이 계약하더라도 위임장과 인감증명서는 필수다. 에테르노 압구정은 축구선수 손흥민, 황정음 등 연예인들이 200억원 이상을 쏟아부은 아파트로 관심을 끌었다. 이와 반대로 분양대금은 차준영이 친형에게 빌린 통장으로 입금돼 관리되고 있던 것이다. 배우 출신 황정음의 에테르노 압구정의 수상한 계약도 눈길을 끈다. 2025년 3월20일 황정음은 압구정 모 부동산에서 총 분양금 230억원에 달하는 ‘에테르노 압구정 501호’ 분양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금은 통상 총 분양금에 10%에 달하지만, 황정음의 계약금은 4억원이라는 점도 특혜성 계약이라는 의문을 갖게 한다. 황정음 측은 <일요시사>와 전화 통화에서 “계약금이 아니라 청약금인 줄 알았다”며 “내용증명을 통해 계약 철회 의사를 밝혔으나 현재까지 4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이밖에 에테르노를 분양받은 손흥민 등 일부 유명인사들은 차준영을 직접 만나 거래하기도 했다. 차준영이 친형의 통장을 빌린 결정적인 이유는 파주 통일동산 개발사업의 실패다. 2024년 9월 DL이앤씨는 파주 통일동산 콘도 사업과 관련해 넥스플랜을 상대로 제기한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5000억원대 지급 판결을 받아냈다. 판결 금액, 공사 중단 경위, 청구 내역(공사비·구상금·대여금 등)과 같은 구체 항목까지 드러났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재판장 박준민)은 2024년 9월10일 DL이앤씨가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 시행사이자 차준영이 운영하던 ‘시티원’을 상대로 낸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에서 시티원이 DL이앤씨에 5184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분양가 230억인데···황정음 계약금 4억 어디로? 시티원에서 넥스플랜으로…법인 바꾸고 자금 회수 인용된 청구 채권은 하자보수금을 제외한 기성 공사비 611억원과 구상금 3524억원, 대여금 1000억원, 지연손해금(법정이자) 50억원 등이다. 앞서 DL이앤씨는 ​2020년 8월 공사비 등 이 사업에 투입한 비용 총 5781억원을 정산해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는데, 청구 채권 상당액을 인정한 일부 승소 판결이 나온 셈이다. 소송 당사자인 시티원과 DL이앤씨는 각각 이 사업 시행사와 시공사로, 2006년 12월 공사 기간을 28개월, 공사비를 4125억원, 지체상금을 1일당 공사비 0.1%(최대 5%)로 정하는 공사 도급계약을 맺었다. 공사대금은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맞춰 분할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공정률 33%에서 18년째 멈춰 있다. 결국 DL이앤씨는 2020년 8월 사업비용을 정산해 달라며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된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에서 상계 채권을 제외한 총 578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는 이 사업 시공자로서 공사비를 직접 투입한 것은 물론 시티원 측에 사업비를 직접 대여하거나 연대보증인으로서 시티원이 갚지 못한 사업비 원리금 등을 대신 갚아왔다. 시티원은 오히려 DL이앤씨가 사업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과 사업 손해를 물어내야 한다며 2022년 4월 반소를 제기했다. 양측이 맺은 도급 계약에 따라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까지 공사를 마쳐야 하는데, 별다른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는 것. 공사 현장은 20년 동안 방치돼 흉물이 됐다. 공사 재개에는 2691억원이 필요해 회사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DL이앤씨가 현장을 철거하고,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 5%)과 미래 분양 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도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차준영의 자금 운용 건전성에 적신호는 해소되지 못한 반면, 카지노에선 VVIP로 불렸다. 정작 부동산시장에서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면서 불과 수개월전까지 워커힐 카지노를 출입한 셈이다. 차준영에게 제기된 문제는 초고가 주택 분양 계약의 공정성, 대형 개발사업의 책임 귀속, 그리고 국내외 카지노 출입 논란까지 확장되고 있다. 법인 바꿔 타짜 행세 쟁점 중 하나는 ‘에테르노 압구정 직접 계약’이다. 축구 국가대표 손흥민이 에테르노 압구정과 관련해 시행사 대표와 직접 계약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에 분양 절차의 투명성과 이해상충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통상 초고가 주거상품의 분양은 다층적 심사·중개·검증 절차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축약되거나 개인 간 직거래로 처리됐다면 ‘특혜’ 또는 ‘절차 생략’ 논란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