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여신상의 유래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정의의 여신 디케’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디케는 두 눈을 가린 채 한 손에는 검을 높게 들고 다른 손에는 저울을 들고 서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민국 정의의 여신상은 다른 나라와는 달리 눈가리개로 눈을 가리지 않고 있습니다.
그 이유를 두고 죄인이 누구인지 바라보고 신분을 파악하기 위함이며, 한 손에 들고 있는 책은 사실 법전이 아닌 족보가 아니냐며 풍자되고 있는데요.
어쨌든 우리나라 대법원에 있는 정의의 여신상은 왜 다르게 생겼을까요?
그리스 신화 속 정의의 여신 디케는 처음에 칼과 저울을 들고 있는 모습이었는데요.
당시 그리스에는 법전이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칼을 들고 있었지만 이후 시간이 지나고 법전이 생겨나자 여신의 모습 또한 법전을 들거나 눈을 가리는 등 다양한 모습으로 묘사돼왔습니다.
이는 여러 국가에 존재하는 정의의 여신상을 찾아보면 검만 들고 있거나 대한민국처럼 검 대신 저울과 법전을 들고 있는 모습의 여신상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눈가리개 또한 마찬가지로 눈을 가린 여신상 외에 눈을 감은 여신상, 눈을 뜬 여신상 등 다양하게 있습니다.
그러나 긍정적인 의미만을 갖는 다른 상징들과는 달리 눈가리개에는 상반되는 의미가 담겨있는데요.
1494년 르네상스 시대에 출간된 제바스티안 브란트의 <바보 배>라는 작품 속 삽화를 살펴보면 디케의 뒤에서 눈가리개를 씌어주고 있는 바보의 모습을 그린 삽화가 있습니다.
이 책의 내용을 따르면 ‘수많은 소송이 들끓던 시기에 진실을 꿰뚫어보는 눈을 가진 디케가 진실을 볼 수 없도록 하기 위해 눈가리개를 씌웠다’고 합니다. 이 작품이 바로 디케에게 눈가리개가 사용된 최초의 사례입니다.
그러나 반대로 선입견과 주관 없이 공평하게 판결하겠다는 의미로도 사용돼왔습니다.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정의의 여신상은 박충흠 작가의 작품으로 한국의 정서를 반영해 전형적인 한국인의 얼굴과 전통 의복을 입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요.
눈을 뜨고 있는 이유는 들고 있는 법전을 올바르게 읽겠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의도와는 달리 우리나라의 정의의 여신상이 풍자의 대상이 돼버린 것은 최근 사법부가 보여준 석연치 않은 판결들과 납득할 수 없는 행동들 때문은 아닐까요?
혹은 그 이전부터 국민들의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앞으로 올바른 사법 집행을 통해 더는 정의의 여신상이 지닌 의미가 퇴색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우리나라의 ‘정의의 여신상’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기획: 임동균
구성&편집: 임동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