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결합’ 민주당-박지원 동상이몽 내막

성골이 돌아왔다, 하필 이때?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정치 9단’ ‘능구렁이’ ‘마당발’ ‘킹메이커’ 오래된 정치 커리어만큼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게 붙는 수식어는 다채롭기만 하다. 약 6년 만에 더불어민주당으로 돌아온 박 전 원장은 이제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 그동안 그에게 ‘배신자’로 낙인찍던 세력과 대립해야 하고, 새로운 동지가된 세력과 힘을 합쳐야 한다.

지난 한 달간 더불어민주당은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거취를 두고 많은 내부 토론이 오갔다. 과거 민주당을 ‘배신’하며 문을 박차고 나간 그를 버려야 한다는 반대 의견과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복당시켜야 한다는 찬성 의견이 갈리며 물밑 다툼을 펼친 것이다.

민주당
산증인

팽팽한 의견 대립을 이어가던 중 이재명 대표가 찬성 측에 힘을 실어주며 박 전 원장의 복당은 결국 승인으로 일단락됐다. 박 전 원장은 민주당의 흥망성쇄를 함께한 잔뼈 굵은 정치인이다.

사실 그는 정치와는 인연이 크게 없는 사업가 출신이다. 본래 큰 꿈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가 사업에서 크게 성공한 청년 사업가였다. ‘미주 이민 1세대 성공신화’를 써내려가던 박 전 원장을 본격적으로 정계에 끌어들인 인물은 다름 아닌 김대중 전 대통령이다. 

박 전 원장은 1970년대 ‘아메리카 드림’을 품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미국에서 이른바 ‘뷰티서플라이’라 불리는 가발 가게를 오픈해 큰 성공을 거두며 상당한 부를 쌓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흑인을 상대로 하는 뷰티서플라이 사업은 당시 대한민국의 가발 수출을 선도하는 효자 산업이었고, 박 전 원장과 같은 소매점주들은 그 과정에서 생기는 유통 마진 등을 챙기며 돈을 벌었다.

국위선양이라는 이름하에 애국심을 느끼며 일하던 박 전 원장에게 김 전 대통령은 갑자기 찾아온 귀인이었다. 1980년 뉴욕경제인협회장을 지내던 박 전 원장은 <독립신문>이라는 주간지를 발행하던 김경재 전 총재에게 김 전 대통령을 소개받아 인연을 쌓았다.

김 전 대통령은 전두환정권 당시 내란음모 조작 사건으로 군사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후 미국으로 2차 망명을 떠나온 상태였다. 김 전 대통령은 미국에 도착해 한인 교포들과 인권운동을 펼쳤고 이 과정에서 미국 정치인들과 꾸준히 인연을 쌓아나갔다.

이때 인연이 된 미국 정치인 중엔 현재 미국 대통령으로 재임 중인 조 바이든도 있다.

김 전 대통령의 미국 생활 전반과 정치인과의 교류를 바로 옆에서 도왔던 인물이 바로 박 전 원장이다. 두 사람은 뉴욕에서부터 정치적 동질감을 느꼈고, 관계를 한국에서까지 이어나갔다.

1987년 김 전 대통령이 민주화 바람을 타고 사면을 받자, 박 전 원장은 모든 미국 생활을 접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박 전 원장이 비로소 중앙정치 무대를 밟게 된 건 국민의정부 출범 당시였다. 그는 당시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민주당 대선후보로 뛰었던 김 전 대통령 캠프에 들어가 대변인 역할을 시작했다.


김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박 전 원장은 곧바로 청와대의 부름을 받아 공보수석, 문화관광부 장관, 대통령비서실장 등을 거치며 중앙정치 경험을 쌓았다. 명실상부 김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평가받은 박 전 원장은 김 전 대통령의 퇴임 후에도 정치 커리어를 이어나가려 노력했지만, 대북 송금 특검에 휘말리며 한동안 옥살이를 해야 했다.

‘영원한 비서실장’ DJ 발탁 후 승승장구
2016년 분당에 가장 난도질한 주범으로

모두가 그의 커리어가 끝났다고 평가할 때였던 2008년 무렵, 그는 김 전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전남 목표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화려하게 정계복귀에 성공했다. 

이때 그에게 붙은 별명이 ‘정치 9단’이다. 여의도에 입성하게 된 박 전 원장은 재선이지만 과감한 결단력과 정보력, 정치감각 등을 뽐내며 민주당을 휘어잡았고, 곧바로 원내대표로 당선되면서 당의 주류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 기세를 몰아 2012년 3선에 성공했고, 같은 해 민주당 비대위원장까지 역임했다.

그러나 시련은 곧 찾아왔다. 2014년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은 김한길, 안철수 전 대표가 동시 사퇴하고 비대위 체제로 돌아갔다. 박 전 원장은 공석이 된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려 전당대회에 뛰어들었지만,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2위로 밀렸다. 

어수선했던 민주당 분위기 속에 박 전 원장은 큰 결단을 내리게 된다. 2016년 안철수 전 대표가 새로 창당한 국민의당에 전격 합류한 것이다. 당시 국민의당은 호남을 기반으로 출범한 정당이었기에 목포에서 꾸준히 당선된 박 전 원장의 합류는 큰 호재였다. 

반면, 민주당에는 박 전 원장의 합류가 호남의 핵심기반을 잃는 뼈아픈 손실이 됐다. 민주당은 2016년 총선에서 123석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지만, 국민의당이 호남 등에서 38석이라는 의석을 차지하며 ‘캐스팅보트’ 역할을 가져갔다.

사실상 제20대 국회의 주인공 자리를 국민의당에 빼앗긴 셈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은 국민의당의 약진에 박 전 원장이 크게 기여했다고 믿고 있다. 문 전 대통령과의 불화로 민주당을 나온 안 전 대표가 만든 정당이지만 ‘호남 정신’의 산증인인 박 전 원장이 합류해 유권자들의 마음을 샀다고 평가한 것이다.

모든 정치인생을 민주당에서 보냈던 박 전 원장이기에 민주당 지지자들은 그에게 큰 배신감을 느꼈고, 곧이어 ‘배신자’라는 타이틀을 붙였다. 

이때 배신감을 느낀 이들 중에는 현재 민주당의 현역으로 있는 의원들도 상당하다. 대표적인 인물이 정청래 수석최고위원이다.

한 번 배신
두 번 배신? 


정 최고위원은 지난 18일 본인의 SNS에 “지난 16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나의 발인이 왜곡·편집돼 보도되고 박지원 전 원장이 ‘민주당 복당 보류 뒤 정청래에 사과라는 기사가 나왔다”며 “박 전 원장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 역시 사람은 변하지 않는 법”이라고 쏘아붙였다. 

정 최고위원이 문제삼는 부분은 박 전 원장의 탈당 이력이다. 정 최고위원은 박 전 원장이 국민의당에 합류하며 민주당을 탈당한 이력을 두고 “민주당 당헌 84조에 경선불복 탈당자는 10년간 복당을 허용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그의 복당을 적극 반대하고 나섰다.

그는 박 전 원장이 전당대회에서 문 전 대통령에게 지자 이에 불복하고 당을 나갔던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로 박 전 원장은 2017년 대선 당시 문 전 대통령을 과도하게 비판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은 바 있다.

박 전 원장은 문 전 대통령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하자 ’너무 오만하다‘며 그를 맹렬 비판했던 바 있다. 그는 김대중정권 말기 때의 이회창 전 총재에 문 전 대통령을 빗대기도 했다.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그의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계속됐다.

박 전 원장이 대표로 있던 국민의당 측은 매일같이 문 전 대통령의 정책과 인사에 대해 비판했고, 사안에 따라서는 당시 제1야당이었던 새누리당보다 그 수위가 높았다.


이때 정계에 등장했던 말이 ’문모닝‘이다. 매일 아침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으로 아침을 시작한다는 신조어다.

친명(친 이재명)계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아시다시피 ’문모닝‘이란 말을 만들어낸 게 박 전 원장 본인 아닌가”라며 “등에 칼 꼽고 나간 정당에 다시 돌아오는 속내가 뻔히 보인다. 본인 사법 리스크 떄문일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 관계자의 주장대로 많은 이들이 박 전 원장이 민주당에 기어코 돌아오려는 이유로 ’검찰 수사‘가 한몫 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검찰은 현재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관련된 참고인 수십명을 불러 소환조사했고, 이 중 몇몇은 구속 수사 중이다. 

특히,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은 박 전 원장과 함께 사건의 주범으로 인식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2020년 있었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 사망사건 당시 국가안보실이 이씨가 ’자진 월북‘했다고 결론내고 보고서를 만들어 윗선에 전달하게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안보실장
국정원장

즉, 북한군에 의해 억울하게 살해당한 피해자인지, 월북을 하다가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거절당하고 피살당한 월북자인지 아무것도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가안보실과 국정원이 개입해 이씨를 단순 월북자로 몰아갔다는 것이다.

검찰의 이 같은 의심은 당시의ㅐ 정치적 상황과도 맞아 떨어진다. 북한과 관계를 공고히했던 문재인정부는 재임시절 남북정상회담을 세 차례나 개최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현재 여권은 당시 북한과의 관계를 공고히 해온 문재인정부가 이씨의 사망이 ’북한과의 관계를 망칠까봐‘ 일부러 사건을 조작했다고 보고 있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여러 가지 정황으로 볼 때 이씨의 사망은 당시 청와대에 큰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아직 검찰의 수사가 끝나지 않아 조심스럽지만, 그 당시 사건을 조작할 동기는 충분해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서 전 실장처럼 박 전 원장도 구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조작하려면 국가안보실 혼자서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국정원 또한 여기에 협조해야 하고, 그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원장이 책임을 져야 한다면 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법원은 서 전 실장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등의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서 전 실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사건을 맡은 김정민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범죄의 중대성, 피의자의 지위, 관련자들과의 관계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서 전 실장이 구속되자 마음이 급해진 쪽은 박 전 원장이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의 경우처럼 박 전 원장이 이대준씨 사망과 관련된 ’문건 삭제 지시‘와 평범한 시민을 강제로 ’월북몰이‘를 했다고 보고 있다.

교도소보다 당으로 가는 게 낫다?
친명계로? 야당탄압 프레임 필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는 지난 14일 박 전 원장을 소환조사해 그가 이대진씨를 ’자진 월북‘으로 몰아가려 했는지, 또 월북몰이에 불리한 증거들을 강제로 삭제하게 했는지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서 전 실장처럼 박 전 원장도 구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고, 박 전 원장 본인도 이를 알고 있다고 분석한다.

한 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박 전 원장이 최근 복당에 대한 의견을 지도부 쪽에 강력히 어필한 것으로 안다”며 “우연인지 모르겠지만, 그 시기가 검찰이 박 전 원장을 거세게 몰아붙인 시기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박 전 원장이 당 차원에서 그를 보호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보고 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복당을 최종 허가한 이유도 박 전 원장의 이 같은 바람과 전혀 연관 없지 않다. 민주당은 박 전 원장을 당내로 끌어들여 ‘야권탄압’이라는 프레임 안으로 넣으려 하고, 이 대표에 대한 수사와 더불어 검찰에 집단적으로 대응하려 한다.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 수사로 양팔이 진즉에 잘려나간 이 대표가 전격적으로 박 전 원장을 받아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박 전 원장이 정치적 재기를 꿈꾸고 있는 것도 알고, 사법 리스크로부터 민주당 도움을 받으려하는 것도 안다”며 “그런 이해관계가 현재 이 대표의 이해관계와 맞아떨어지는 부분이 아예 없지 않아 보인다”고 <일요시사>에 알렸다.

이 대표도 박 전 원장과 함께 검찰로부터 ‘탄압받는’ 모양새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친명계는 박 전 원장이 전통 민주당 정치인인 만큼 친문계 세력들과의 통합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그에게 기대하고 있다.

비록 지난 탈당 과정에서 친문계에 많은 적을 만들고 떠난 박 전 원장이지만 그는 구심점을 잃은 친문계 의원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있는 데다, 특유의 화술과 리더십으로 각종 협상에서 친문계와 친명계, 양측을 잘 조율할 수 있는 인물이다.

즉, 박 전 원장의 복당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이뤄진 것이다. 박 전 원장은 정치적 재기와 사법 리스크로부터의 보호가 필요하고, 친명계 지도부는 ‘야당탄압’의 프레임과 민주당의 대통합이 필요하다. 정 최고위원을 비롯한 몇몇 인사의 거센 반대가 있었음에도 박 전 원장이 돌아올 수 있었던 이유다.

이해관계
대통합? 

민주당은 두 번의 선거 패배, 계파 갈등 고조 등으로 좋지만은 않았던 한 해를 보냈다. 민주당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박 전 원장의 복귀로 민주당이 내년엔 재도약할 수 있을지 민주당 지지자들은 내심 기대하는 눈치다. 그러나 사법 리스크와 대통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들의 기대가 현실이 되기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ingyun@ilyosisa.co.kr>

 

<기사 속의 기사> 전 정권 수사, 감사원 파고 마무리?

전임 정권을 수사하는 데는 전통적인 방법이 있다.

검찰이 수사를하거나 특검이 임명돼 수사하는 것이 그동안 대한민국 국민이 봐왔던 광경이었다.

그러나 이번 윤석열정권 들어서는 유독 감사원이 활약을 펼친다. 

서훈, 박지원, 서욱 등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관련자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것도 감사원이었으며 ‘탈원전’ 정책에 대한 감사도, 이번에 있었던 통계청의 ‘집값 통계 조작 의혹’도 모두 감사원에서 만들어낸 작품이다.

여의도에선 이것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 출신이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 출신 대통령이라 수사에 부담이 된 것 같다. 검찰이 감사원에게 그 역할을 일임하고, 그 다음 사건을 마무리짓는 게 요즘 관례”라며 “속이 뻔히 보인다. 어차피 목표는 문재인 대통령 구속”이라고 말했다. <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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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