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록 법무사의 쉬운 경매> 잔금 지급 전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해봐야 하는 이유

[Q] 매매나 임대차계약 잔금 지급 이전에 등기사항증명서를 확인해봐야 하나요?

[A] 등기사항증명서는 매매나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잔금 지급 전에도 반드시 발급 또는 열람을 해봐야 합니다. 

등기에 대해 민법은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해야 그 효력이 생기고(제186조), 다만 상속, 공용징수, 판결, 경매 기타 법률의 규정에 의한 부동산에 관한 물권의 취득은 등기를 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등기를 하지 하지 않으면 이를 처분하지 못한다(제187조)’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편 부동산등기법에서는 등기할 수 있는 권리로 ‘①소유권 ②지상권 ③지역권 ④전세권 ⑤저당권 ⑥권리질권 ⑦채권담보권 ⑧임차권으로 정하고, 이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권리의 보존, 이전, 설정, 변경, 처분의 제한 또는 소멸에 대해 등기한다(제3조)’고 정하고 있습니다.

유치권과 점유권은 부동산의 점유 자체를 공시방법으로 하므로 등기할 수 없고, 임차권이나 환매권은 물권은 아니지만 등기능력이 인정됩니다.

부동산 물권은 아니지만 권리질권(민법 제348조)은 저당권에 의해 담보된 채권을 질권의 목적으로 하는 경우에 그 질권의 효력이 저당권에도 미친다는 것을 공시하기 위해 등기능력을 인정하고, 또 물권은 아니지만 제3자에 대한 대항력을 공시하기 위해 부동산임차권(부동산등기법 제3조), 부동산환매권(부동산등기법 제53조), 신탁(부동산등기법 제81조)에 대해 등기능력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법인 또는 사업자등록을 한 사람이 동산 담보약정에 따라 동산을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와 담보약정에 따라 금전의 지급을 목적으로 하는 지명채권을 담보로 제공하는 경우에는 담보등기를 할 수 있습니다(동산·채권 등의 담보에 관한 법률 제1조).

부동산등기부는 토지등기부와 건물등기부로 구분하고, 각 등기부는 표제부(表題部), 갑구(甲區), 을구(乙區)로 편성돼있습니다. 선박등기부에는 선박관리인에 관한 사항을 기재하기 위한 병구(丙區)가 별도로 있습니다.

토지등기기록 표제부에는 소재지번, 지목, 면적 등을, 건물등기기록의 표제부에는 소재지번 및 건물내역 등이 기재돼있습니다. 갑구는 소유권에 관한 사항을 기록하는 부분입니다. 

을구에는 소유권 외의 권리 즉 지상권·지역권·전세권·저당권·권리질권·채권담보권·임차권 등에 관한 사항을 기록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15조 제2항). 을구에 기록사항이 없을 때에는 이를 두지 않습니다.

그 밖에 법원 또는 관공서 등의 촉탁에 의한 등기로서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 공매공고 등기, 임차권등기명령에 의한 임차권등기, 가등기(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 담보가등기), 가압류등기, 가처분등기,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 등이 있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는 먼저 발행일자를 확인하고(당일 발급한 건지), 표제부, 갑구, 을구의 각 페이지에 결번이 없는지, 을구에 기재사항이 없을 때는 ‘기록사항 없음’이라고 기재돼있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하면 직접 발급받거나 열람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등기소에 가지 않더라도 대법원 인터넷등기소에 로그인해 발급받거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등기사항증명서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때뿐만 아니라 잔금을 지급하기 전에도 반드시 발급 또는 열람을 해봐야 합니다. 임대인이 담보권설정등기 등을 한 경우도 문제지만 임대인도 모르는 경매기입등기, 가압류나 가처분, 체납처분에 의한 압류등기가 돼있을 수도 있습니다.

표제부의 등기는 부동산표시의 등기로서 ‘사실의 등기’라고도 하고, 갑구·을구의 등기는 부동산의 권리관계에 관한 등기로서 ‘권리의 등기’라고도 합니다.

표제부에 기재된 등기기록이 토지대장, 임야대장, 건축물대장 등에 기재된 것과 다른 경우에는 대장을 첨부해 표시변경등기를 신청하면 변경등기가 됩니다. 

반면 등기부의 갑구·을구에 기재된 권리관계에 관한 사항이 대장에 기재된 사항과 다를 경우에는 등기사항증명서를 대장 소관청에 가져가서 대장에 기재해달라고 신청하면 변동사항을 기재해줍니다. 

같은 부동산에 관해 등기한 권리의 순위는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등기한 순서에 따릅니다. 등기의 순서는 등기기록 중 같은 구에서 한 등기 상호간에는 순위번호에 따르고, 다른 구에서 한 등기 상호간에는 접수번호에 따르며, 부기등기의 순위는 주등기의 순위에 따릅니다.

다만 같은 주등기에 관한 부기등기 상호간의 순위는 그 등기순서에 따릅니다(부동산등기법 제4조, 제5조).

등기신청은 등기신청정보가 전산정보처리조직에 저장된 때 접수된 것으로 보고, 등기관이 등기를 마친 경우 그 등기는 접수한 때부터 효력을 발생합니다(부동산등기법 제6조).

건물 일부에 대한 전세권자에게 건물 전부에 대한 우선변제권은 인정되나(민법 제303조), 건물의 일부에 대해 전세권이 설정돼있는 경우, 전세권자가 전세권의 목적물이 아닌 나머지 건물부분에 대해 경매신청을 할 수 없으므로(대법원 2001마212 결정), 그 부분만을 분할하지 않는 한 건물전부에 대한 경매신청은 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이 같은 전세권자가 경매신청을 위해서는 전세금반환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은 후 강제경매신청을 해야 하고, 그 매각절차에서 전세권에 기해 우선변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전세권은 부동산의 일부에는 설정이 가능하나 이용권으로서의 성질상 지분에는 설정을 할 수 없으므로 집합건물에 있어서 특정 전유 부분의 대지권에 대한 전세권설정등기를 할 수 없어(등기선례 제4-449호), 전세권은 ‘건물만에 관한 것’이라는 부기등기를 하게 되지만(부동산등기규칙 제119조), 전세권자는 대지권의 매각대금에서도 배당을 받습니다(2001다68389). 

다만 대지권의 환가대금에 대한 배당순위에 있어, 위 전세권이 대지사용권이 성립하기 전의 토지에 관해 이미 설정된 저당권보다 우선한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그 이유는 대지사용권에 대한 전세권의 효력은 대지사용권이 성립함으로써 비로소 미치게 되는 것이므로 대지사용권이 성립하기 전에 그 토지에 관해 이미 저당권을 가지고 있는 자의 권리를 해쳐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2001다68389).

토지에 관해 근저당권이나 가압류, 가등기 등의 등기가 있는 상태에서 대지권의 등기를 할 경우 토지등기기록을 폐쇄하지 않고 그대로 둔 다음 집합건물등기기록에 별도등기가 있다는 취지의 등기를 하게 되는데, 이때는 반드시 토지폐쇄등기부를 확인해봐야 합니다. 

근저당권에 관해 채권의 총액이 그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도, 적어도 근저당권자와 채무자 겸 근저당권설정자의 관계에서는 위 채권 전액의 변제가 있을 때까지 근저당권의 효력은 채권최고액과는 관계없이 잔존채무에 여전히 미칩니다(2000다59081).

따라서 매각대금 중 그 최고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있더라도 이는 근저당권설정자에게 반환할 것은 아니고, 근저당권자의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채무의 변제에 충당해야 합니다(2008다4001).

반면 근저당권설정자가 물상보증인(채무자 아닌 근저당권설정자)이거나 목적부동산에 관해 제3취득자가 생긴 경우에는 위 잔액은 근저당권설정자(물상보증인)나 제3취득자에게 교부돼야 합니다. 근저당권의 물상보증인은 민법 357조에서 말하는 채권의 최고액만을 변제하면 근저당권설정등기의 말소청구를 할 수 있고 채권최고액을 초과하는 부분의 채권액까지 변제할 의무가 있는 것이 아닙니다(74다998).

근저당권 등 담보권 설정의 당사자들이 그 목적이 된 토지 위에 차후 용익권이 설정되거나 건물 또는 공작물이 축조·설치되는 등으로써 그 목적물의 담보가치가 저감하는 것을 막는 것을 주요한 목적으로 해 담보권과 아울러 지상권을 설정한 경우에 담보권이 소멸하면 등기된 지상권의 목적이나 존속기간과 관계없이 지상권도 그 목적을 잃어 함께 소멸합니다(대법원 2012다97871,97888 판결).

집합건물에서 구분소유자의 대지사용권은 규약이나 공정증서로써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유부분과 종속적 일체불가분성이 인정되므로(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제1항, 제2항), 대지소유권을 가진 집합건물의 건축자로부터 전유부분을 매수해 그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매수인은 전유부분의 대지사용권에 해당하는 토지공유지분에 관한 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은 때에도 이에 대한 소유권을 취득합니다.

또 동일인의 소유에 속하는 전유부분과 토지공유지분(이하 ‘대지지분’이라고 한다) 중 전유부분만에 관해 설정된 저당권의 효력은 규약이나 공정증서로써 달리 정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물 내지 종된 권리인 대지지분에까지 미치므로, 전유부분에 관해 설정된 저당권에 기한 경매절차에서 전유부분을 매수한 매수인은 대지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함께 취득하고, 그 경매절차에서 대지에 관한 저당권을 존속시켜 매수인이 인수하게 한다는 특별매각조건이 정해져 있지 않았던 이상, 설사 대지사용권의 성립 이전에 대지에 관해 설정된 저당권이라고 하더라도 대지지분의 범위에서는 민사집행법 제91조 제2항이 정한 ‘매각부동산 위의 저당권’에 해당해 매각으로 소멸하는 것이며, 이러한 대지지분에 대한 소유권의 취득이나 대지에 설정된 저당권의 소멸은 전유부분에 관한 경매절차에서 대지지분에 대한 평가액이 반영되지 않았다거나 대지의 저당권자가 배당받지 못했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2012다103325).

구분소유자는 그가 가지는 전유부분과 분리해 대지사용권을 처분할 수 없습니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0조). 이 경우 대지사용권에 대해 민법 제268조(공유물의 분할청구)는 그 적용이 배제됩니다(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2조).  

등기사항증명서에 ‘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제6조에 의한 목록’이 공장저당권설정의 등기가 된 때에는 이 목록은 등기기록의 일부로 보고 그 기록은 등기로 봅니다(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제6조, 제36조).

위 목록에 기재된 기계, 기구, 기타 공장의 공용물에 대해서는 공장저당 물건인 토지 또는 건물과 일괄해 경매해야 하고(대법원 2001마785 결정), 공장저당의 목적인 동산은 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제8조 제2항에 의해 유체동산집행의 대상이 되지 않는 이른바 압류금지물에 해당하므로, 집행관은 압류해서는 안 됩니다(공장 및 광업재단 저당법 제8조).

다만 양도담보부소비대차 공정증서에 의한 압류신청인 경우 등기사항증명서상의 저당권설정일자와 양도담보부소비대차공정증서의 작성일자를 비교해 공정증서 작성일자가 빠른 경우에는 집행이 가능합니다.

압류금지규정을 어긴 압류의 경우에 집행관이 직권으로 취소할 수는 없고 집행에 관한 이의(민사집행법 제16조)로 다퉈야 합니다.


<02-535-3303 · www.김기록법무사공인중개사.com>

[김기록은?]

법무사·공인중개사
전 수원지방법원 대표집행관(경매·명도집행)
전 서울중앙법원 종합민원실장(공탁·지급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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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