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리법석’ 오송역 동아라이크텐, 무슨 일이…

2년 뒤 팔겠다더니…“방 빼” 으름장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SM그룹 계열사 대한해운이 청주 오송에 ‘오송역 동아라이크텐’ 조기 분양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에 입주민들은 반발하고 나섰다. 터무니없이 높게 책정된 분양가 때문. 입주민들과 협의 한 번 거치지 않고 강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계약갱신청구권 특약 강제, 입주민 길들이기 등의 주장이 제기됐다. 

충북 오송 민간임대아파트 ‘오송역 동아라이크텐’의 조기 매각(분양)과 임대보증금 인상을 두고 시행사인 대한해운과 입주민 간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대한해운은 임차인대표회의단(임대의)과 충분한 사전협의를 거쳐 조기 매각과 보증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하지만, 입주민들은 제대로 된 협의 자리가 한 번도 개최되지 않은 채 이를 강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4억8000만원
“누구 맘대로?

앞서 지난 1월 대한해운은 4년 이후 분양 전환을 안내한 이 아파트 단지의 조기 매각을 결정했다. 분양가는 84㎡ 기준 4억8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원래대로라면 이 아파트의 매각 시점은 2024년 5월이다.

이는 즉각 이곳 입주민(임차인)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비슷한 시기인 2020년 입주한 ‘청주 동남힐데스하임 민간임대아파트’(2025년 확정 분양가 약 3억3000만원) 등 청주 신규 아파트 분양가(3.3㎡당 1050만원)보다 터무니없이 비싸다는 주장이다.

이에 이곳 입주민들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결성해 최근 시행사를 향한 집단 시위를 이어나가고 있다.


갈등이 격화되자 대한해운은 대표이사 날인이 포함된 안내문을 아파트 단지 내 부착했다.

대한해운은 안내문을 통해 “민간임대주택 특별법(민특법)에 따라 건설된 민간임대 아파트로 임차인 모집공고를 통해 ‘분양가격 및 방법은 사업 주체가 결정해 시행한다’는 것을 사전공지한 바 있다”며 “(그런데도)최근 일부 임차인이 지역 언론 및 행정기관 등에 조기 매각 관련 민원을 제기하며 당사가 부당하고 불합리한 행위를 하는 것처럼 왜곡 호도하고 있어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이어 “관계 법령을 준수해 조기 매각 업무를 진행하고 있고, 향후에도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할 것”이라며 “특히 민원을 주도하는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당사가 일방적으로 조기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지난해 12월 말부터 임대의에 조기 매각 추진 설명을 하고 공문, 안내자료도 전달했다”고 강조했다.

민원이 계속될 시 법적 조치도 강구하겠다고 알렸다. 대한해운은 “일부 임차인이 매수 의사를 가진 임차인에게 매수 포기를 강요하고, 매각사무소에 상담 중인 임차인의 상담을 방해하는 등 업무방해 및 임차인 개인의 권리행사를 침해하는 위법행위를 하고 있다”며 “동일 행위가 발생할 경우 부득이하게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입주 2년 만에…SM대한해운 조기 분양 결정
“사전 협의 없이 통보만”입주민들 집단 반발

또 “대한해운은 어떠한 경우에도 안내한 매각가를 임차인대표회의는 물론 비대위와 협의하지 않을 것”이라며 “매각가를 조정할 의사가 전혀 없음을 다시 한번 명확히 말한다”고 선을 그었다.

반면 임대의와 비대위는 대한해운과 정상적인 협의를 이룬 적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대한해운의 ‘안내문에는 근거가 없으니 공고를 즉시 철회하라’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


김재석 비대위원장은 “대한해운은 ‘분양가격 및 방법을 사업주체가 결정해 시행한다’고 안내문에 명시했지만, 모집공고에는 명확히 ‘시장 상황을 고려해 분양가격 및 방법은 사업주체가 결정한다’고 돼있다”며 “즉 임대사업자와 임차인 상호 간에는 계약서상 분양가격, 방법을 정하는 데 있어 시장 상황이 반드시 고려돼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분양가 산정을 어떤 근거로 했는지에 대한 문의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전혀 협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비대위가 민원을 주도하고 매각사무소에서 상담을 방해하는 행위를 했다는 것도 명백한 허위사실”이라며 “대한해운의 근거 없는 의견으로 비대위 및 입주자는 그런 사실이 절대 없다. 민·형사상 법적 조치를 강구한다는 문구는 협박성 발언임이 확실하다. 안내문 철회를 강력히 요청하고 이에 대한 사과문도 게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오는 7월31일 2년 계약갱신 기간이 도래하는 가운데 대한해운이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4.3%의 임대보증금 인상 역시 강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끌시끌
잡음투성이

민특법 제52조(임차인대표회의) 4항 4목에는 ‘임대사업자가 20세대 이상 범위에서 민간임대주택을 공급한 공동주택에선 임대의를 구성할 수 있다’며 ‘임대의가 구성된 경우, 임대사업자는 임대료 증감에 관해 협의해야 한다’고 돼있다.

민특법상 대한해운과 임대의가 보증금 인상안에 대한 협의가 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관련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 임대의의 주장이다.

앞서 대한해운은 임대보증금을 ▲84형 1억8900만원~1억9300만원→1억9712만원~2억129만원(약 810만원 인상) ▲77A 1억7400만원~1억7800만원→1억8148만원~1억8565만원(1억8300만원 인상) ▲77B 1억7600만원~1억8000만원→1억8356만원~1억8774만원(765만원 인상)된다고 안내했다.

김 위원장은 “민특법상 협의가 필요한 사안임에도 일방적인 보증금 인상 강행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며 “그러자 대한해운은 ‘임대의 회장과 부회장이 매각사무소에 방문해 협의했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확인해보니 해당 사무실에 아파트 시설 개장을 문의하려 방문한 것이었고 그때 대한해운 직원이 ‘4.3% 보증금이 인상될 테니 알아두시라’고 했던 것”이라며 “이를 충분한 협의라고 하는 시행사의 태도가 당황스럽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한해운 관계자는 “조기 매각을 추진하고 이에 대한 분양가격을 정하는 것은 시행사의 권한”이라며 “위법 사항을 진행하는 것도 아니고, 조기 분양을 원하는 임차인들은 분양계약을 진행하면 된다. 아니라면 계약을 갱신해 4년간 임대권을 보장받으면 된다”고 말했다.

충분한 협의?
“한 번도 없어”


이어 “임대보증금 인상은 국가통계포털 및 렌트홈에서 2020년 5월과 올해 2월 소비자물가지수를 비교해 결정했다”며 “주택 임차료·주거시설 유지보수비·기타 주거 관련 서비스 등을 가중평균한 결과 4.3% 차이가 있어 해당 수치만큼 보증금 인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임차인대표회장에 임대차 재계약 안내문을 전했고, 각 세대와 공용게시판에 이를 안내했다”며 “매각사무실서 임차인대표회의에게 협의를 진행했다”고 부연했다.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와 청주시도 임대사업자가 법령을 위반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임대사업자는 계약서 특약 조건으로 계약갱신청구권을 강제할 수 없다”며 “모든 임대차 계약 체결 내용은 법적 허용범위 내에서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청주시 주택관리팀 관계자도 “계약서 작성 시 특약사항으로 갱신청구권을 강요하는 표준임대차계약서는 법에 위반된다”며 “해당 임대사업자에게 시정명령을 조치한 상태”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대위와 청주시 등에 따르면 대한해운 측은 내부 법률 검토를 통해 청주시와 국토부의 법령 유권 해석이 잘못됐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한해운이 시의 시정명령 조치에 따르지 않아 행정처분이 내려질 경우 소송까지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한해운의 ‘입주민 길들이기’ 주장도 제기됐다. 대한해운이 전세대출 연장 시 요구되는 문서 중 하나인 권리침해유무확인서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는 것.


계약갱신청구권 특약 논란도…엇갈린 해석
권리침해유무확인서 발급 거부…길들이기?

금융권 관계자는 “권리침해유무확인서는 제2금융권 등 일부 은행에서 임대아파트 전세대출 시 제3자 채권자들이 압류나 가압류 사실 여부 등 임대보증금을 담보로 대출받은 사실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문서”라며 “이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으면 대출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대한해운 측이 의무가 없다는 이유로 발급을 거부하고 있으며, 이는 오는 7월31일까지 대출만료(계약만료)가 되는 입주민들에게 압박을 넣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비대위는 “입주민 대부분이 조건 등 개인사정으로 제1금융권에서 대출받을 수 없는 상황에 전략적으로 권리침해유무확인서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계약만료일이 얼마 남지 않은 입주민들을 길들이려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같은 상황이 대출만료일까지 이어진다면 입주민들은 8월부터 약 3개월간 연체료를 납부해야 되고, 그 이후에는 임대사업자가 퇴거 조치를 시킬 것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민원을 접수 받은 청주시는 이날 이범석 청주시장 등이 참석한 입주민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권리침해유무확인서로 빚어진 입주민과 임대사업자 간의 갈등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근복 청주시 주택토지국장은 “권리침해유무확인서 발급 거부는 위법 소지가 없기 때문에 시가 끼어들 수 없는 문제”라며 “다만 입주민들에게 당장 시급한 문제인 만큼 금융권에 보다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하고 임대사업자와 대화를 추진하는 등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양가 근거
묵묵부답 일관

대한해운 측은 “임차인 전세대출 연장 시 금융기관에서 요구하는 권리침해유무확인 사항은 임대인의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대차계약 사실 또는 거주 사실 등 회사가 확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 적극 협조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는 당사가 확인불가한 내용에 대해 실질적으로 법적 보증(민·형사상 책임)의 의미를 갖는 확인을 요구하는 아무런 근거가 없고 과도한 요구로, 동의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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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틈 공략’ 이재명표 동진 정책 막전막후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여야는 저마다 큰 충격을 받았다. 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등 위기 앞에서 다양한 경우의 수를 내던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동진 정책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2월28일 새누리당 이혜훈 전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정부 조직 개편 방안에 따라, 지난 2일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로 분리됐다. 이 지명자가 초대 장관으로 임명된 기획예산처는 예산 편성·재정 기획 기능을 담당한다. 연말 휴일 깜짝 발표 한나라당·새누리당 소속으로 서울 서초갑에서 3선 의원을 지냈던 이 후보자는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지낸 경제통이다. 수려한 언변을 바탕으로 높은 대중적 인지도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명 다음날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예금보험공사로 출근하면서 장관 후보자 지명 소감을 밝혔다. 이 후보자는 “불필요한 지출은 사전에 없애고, 민생과 성장엔 과감하게 투자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기획과 예산을 연동한 중장기 재정 운영을 통해 구조적 위기에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임명하자, 정치권은 발칵 뒤집혔다. 일요일에 이 지명자 임명을 밝힌 것에 대해서도 “다음 날 조간 신문 톱을 노린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 기획조정국은 같은 날 이 후보자를 제명하기로 한 서면 최고의원회의 의결 사항을 발표했다. 기획조정국은 “이 후보자는 국민의힘 서울 중·성동 당협위원장인데도 이재명정부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했다”며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 남기고 국민·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행위를 했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겉으론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을 환영했다. 민주당 김현정 원내대변인은 같은 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를 적재적소에 배치한 탕평인사”라면서 환영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지난해 3월22일 손현보 세계로교회 목사가 주도한 집회에서 이 대통령을 강하게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에선 충격을 받은 듯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윤 어게인을 외쳤던 사람도 통합 대상이 돼야 하느냐”며 “솔직히 쉽사리 동의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윤준병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해 내란 수괴라고 외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을 지지했던 이 전 의원에게 정부 곳간 열쇠를 맡기는 행위는 포용이 아니라 국정 원칙 파기”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선 적진인 국민의힘의 유명 정치인을 핵심 보직에 발탁한 것과 관련해 “당내 영향력이 비교적 약한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견제 목적 충격을 주기 위해 이 후보자를 임명한 것 아니냐”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주장의 바탕엔 예산 편성·재정 기획을 맡는 기획예산처의 특성이 있다. 기획예산처는 쉽게 말해 ‘금고지기’다. 이혜훈 기습 임명에 발칵 뒤집힌 국힘 적진 출신 곳간지기로…민주당 견제?” 일각에선 “국민의힘 내에서 영향력이 줄고 있는 이 후보자를 영입해 금고를 맡긴다는 건 민주당 의원들을 믿을 수 없다는 것 아니냐”며 “이 대통령이 민주당에 강력한 경고를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아울러 “각종 갑질 의혹이 불거져 정치적 입지가 매우 좁아졌던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를 엄호하기 위한 물타기를 강하게 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당내 역학 관계만을 고려한 대응이라고 보긴 어렵다”는 해석도 존재한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은 다양한 정치적 구도와 이슈가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연이은 혼란과 어지러운 합종연횡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중심 축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에 대해 이어지는 반발 속 ‘장동혁 체제’ 종말 가능성 ▲장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갈등 ▲한 전 대표와 개혁신당의 오랜 갈등 ▲한 전 대표와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난해 12월 깜짝 회동 ▲국민의힘·개혁신당의 특검 합의 등이다. 중심축만 해도 이렇게 많다. 이 틈은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의 허를 찌르는 기습을 시도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배경이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자 제명을 언급하더라도, “적진 출신을 주요 부처 수장 후보자로 임명했다”는 압도적인 흐름을 극복하긴 어렵다. 보수 야권 내부에선 지난해 12월26일부터 ‘장한석 연대’라는 표현이 나왔다. ▲장 대표 ▲한 전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등이 연대할 가능성이 거론된 것이다. 국민의힘·개혁신당이 통일교 특검법을 공동 발의하고, 한 전 대표가 장 대표의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것을 근거로 제시된 가능성이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오전부터 다음 날 오전까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반대하는 필리버스터를 24시간 동안 진행했다. 이를 두고, 한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24일 자신의 SNS에 “장 대표가 장장 24시간 동안 온 힘을 쏟아냈고, 노고가 많으셨다”며 “민주당의 폭거가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으니, 모두 함께 싸우고 지켜야 할 때”라면서 장 대표를 추켜세웠다. 하지만 장 대표는 같은 날 “필리버스터의 절박함·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극복 어려운 압도적 흐름 ‘장한석 연대’는 실제로 성사되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단 분석이 나온다. 보수 야권의 대표로 통하는 정치인 3명이 서로 물고 물리는 앙숙 관계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장 대표는 강경 보수를, 한 전 대표는 중·노년 여성을 축으로 한 중도 보수를, 이 대표는 젊은 남성을 축으로 한 개혁 보수를 상징한다. 이들 사이에 연대가 성사되면 사실상의 이념적 보수 대통합이다. 이 연합이 성사되면, 영남·강원 중심 토착 보수를 대표하는 국민의힘 내 언더 찐윤과 대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가능성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12월28일 국회서 진행된 기자간담회 중 “왜 ‘장한석’이란 말이 붙는지 잘 모르겠다”며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것이 정치적으로 무슨 의미를 갖는 것인지, 당내 인사와 연대한다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이해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연대는 국민께서 수긍할 수 있는 명분을 갖고 감동을 줘야 한다”며 “지방선거를 5개월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변화와 쇄신을 위해 더 노력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표와 연대할 가능성을 일축하면서도 이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선 “당내 쇄신 후”라는 전제만 남겨놨다. 장 대표와 이 대표는 통일교 특검 추진이란 특정 이슈를 토대로 제한적 연대를 진행하고 있다. 근본적인 연대 가능성은 장 대표와 이 대표가 바라보는 지지층이 달라서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의문을 남긴다. 장 대표는 강경보수 결집을 위해 당 차원의 장외집회를 추진·주도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특유의 합리성을 토대로 보수 성향 청년을 결집해 개혁신당의 정치적 공간을 일궜다. 정치적 공간 자체가 다르고, 그 공간 사이에 벽도 크게 세워져 있다. 현실적으로 벽을 허물고 손을 잡을 수 있을지 근본적인 회의를 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 집단 사이에 세워진 벽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다. 국민의힘이 12·3 비상계엄에 대한 당 차원 공식 사과와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공식화해 추진하면, 개혁신당은 근본적인 혼란에 처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공간을 더 넓힐 수 있지만, 근본적인 차별화가 어려워진다. 이 경우 개혁신당은 “국민의힘과 별개로 왜 따로 존재해야 하느냐”는 의문에 그대로 노출된다. 장 대표에게도 깊은 딜레마를 안긴다. 강경 보수는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추앙하고 있다. 사과·절연은 강경 보수가 정치적 영역화를 시도하던 장 대표에게 크게 반발하면서 선을 그을 것이다. 하지만 5개월 후 예정된 지방선거는 장 대표에게 외연 확장이란 숙제를 남긴다. 선거는 손 하나라도 더 있어야 수월하다. 그래서 사과나 절연을 하지 않으면, 개혁신당과의 선거 연대는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경우의 수 윤 딜레마 한 전 대표에 대해선 당원 게시판 의혹과 관련된 조사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친한(친 한동훈)계로 분류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선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2년을 권고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 조사 결과가 최종 발표되고,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 권고에 이은 국민의힘 윤리위원회의 확정까지 이어지면,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에서 사실상 축출된다. 그렇다고 신당 창당이란 모험을 하기도 어렵다. 신당 창당이란 실험은 이 대표가 이미 치렀다. 이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국민의힘을 탈당했고, 다음 달 창당해 그로부터 석 달 후 총선을 치러 국회 의석 3석을 확보했다. 이 대표는 경기 화성을에서 사실상 개인기로 선거를 치러 창당 직후 지역구에서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 하지만 오는 6월엔 지방선거와 몇몇 지역구에 대한 재보궐선거만 진행된다. 정치의 중심지 국회에서 세를 확보하기 위한 선거가 아니다. 게다가 이 대표는 지난 2022년 국민의힘 대표로서 대통령·지방선거 승리를 주도했다. 반면 한 전 대표가 지휘했던 전국 단위 선거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 확보하는 대형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사퇴했다. 한 전 대표가 ‘24시간 필리버스터’를 마친 장 대표를 위로한 한 이유로는 이 같은 현실적 상황이 거론된다. 하지만 장 대표의 반응은 차가웠다. 그는 한 전 대표를 콕 집어서 “당내 인사와 연대라는 표현이 언제부터 사용됐는지 동의하거나 이해하기 어렵다”고 저격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한 전 대표의 항복을 요구하는 메시지로 해석되고 있다. 이 대표 입장에서도 창당된 지 불과 2년이 안 되는 개혁신당만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기 어렵다. 그는 지난해 8월 국회에서 연찬회를 열어 “지방선거 후보자들이 300만원대 비용만으로 선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재보궐선거에서도 최소 2~3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조기 선거 구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개혁신당은 현실적으로 국민의힘과의 연대가 필요하다. 민주당의 세가 막강하므로 최소한 제한적·전략적 빅텐트를 쳐야 제한된 여건에서 최대한 많은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는 탓이다. 연대하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면, 국민의힘이 개혁신당에도 일정 부분 책임론을 전가해 공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한·석 연대 좌충우돌 보수 대표 3인 각양각색 그런데 개혁신당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을 주도하는 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끝에 창당됐다. 친한(친 한동훈)계와도 언론을 통한 상호 공방을 거치면서 “보수의 적자는 누구냐”는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이 정서는 규모는 적지만 당과의 밀착도가 높은 개혁신당 지지자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뚜렷한 명분을 제시하지 않고선 당원·지지자의 비난을 이겨내기는 사실상 어렵다. 소규모 정당 특성상 사비를 모아 유세차를 마련해 선거운동을 할 정도로 열성적인 당원·지지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대표는 이미 개혁신당 창당 도중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연대하려다가 당원·지지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후 이를 취소하는 홍역을 치렀다. 국민의힘과 연대를 추진하려면, 당원·지지자를 설득할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해야 한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나온 강수다. 이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였던 지난 2월 “민주당은 진보가 아닌 중도보수”라면서 보수 공략 의지를 밝혔다. 이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허은아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비서관 ▲새누리당 김용남 전 의원 등이 이 대통령의 권한으로 임명되거나 민주당에 입당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이 대통령이 받아들인 보수 출신 인사 중 가장 중량급이다. 그의 임명은 이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추진했던 이념적 동진 정책을 계속 이어가고 있단 상징적 정치 행위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민주당과 관련해선 강력한 부산시장 후보자로 여겨지던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도 휩쓸려 사퇴하는 등 사건이 발생하자 “통일교 관련 의혹이 민주당에도 스며든 것 아니냐”는 의심이 강하게 제기됐다. 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 관련 의혹도 크게 불거지고 있다. 민주당도 크게 흔들려 정치적 아노미 상태에 놓을 수도 있었다. 이 대통령의 이 후보자 임명은 이런 상황에서 발표됐다. 이 대통령의 강수는 ▲보수 포용 이미지 형성 ▲보수 분열 시도 ▲민주당에 대한 부정적 시선 분산 등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상황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이 이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장담하긴 어렵다. 그러던 중 국민의힘에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해 12월22일부터 3일 동안 전국 성인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발표한 전국 지표 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20%로 집계됐다. 특히 대구·경북 지역 내 국민의힘 지지율도 19%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텃밭서도 고작 19% 현재 국민의힘에 대해선 온갖 혼란·가설이 난무하는 상황에 이어 이 대통령의 강수를 접한 후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것이다. 따라서 “지방선거 승리를 위한 중도 확정은커녕 전통적인 텃밭이나 제대로 사수할 수 있을지 의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다수의 홍이포를 보유한 대군은 성을 포위하고 있다. <남한산성>을 집필한 김훈 작가는 “안에서 무너지는 것이 더 두렵다”고 강조했다. 보수는 밖에서 무너질 것인가, 안에서 무너질 것인가. 아니면 되살아날 것인가?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