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민우 기자 = 인터넷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을 짚어봅니다. 최근 세간의 화제 중에서도 네티즌들이 ‘와글와글’하는 흥미로운 얘깃거리를 꺼냅니다. 이번주는 꿀벌의 경고에 대한 설왕설래입니다.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지난 22일 꿀벌의 개체 수 급감 문제를 분석한 ‘벌집군집붕괴현상(CCD), 꿀벌의 경고에 응답하라’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KB금융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꿀벌 실종 문제에 대한 관심과 동참을 촉구하기 위해 작성했다.
무서운 징조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양봉 농가에서 약 78억마리의 꿀벌이 집단 실종됐다. 한국양봉협회는 지난 3월2일 기준 전국 양봉 농가 약 2만3000가구, 약 227만개 벌통 중 17.2%를 차지하는 4173가구, 약 39만개 벌통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농촌진흥청, 농림축산검역본부, 한국양봉협회, 지방자치단체는 합동조사를 거쳐 해충제, 말벌, 이상기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추정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하버드대학 새뮤얼 마이어스 교수팀은 꿀벌이 사라진다면 연간 142만명이 사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해 이목을 끌었다. 전 세계적으로 과일 생산량 22.9%, 채소 생산량 16.3%, 견과류 생산량 22.9%가 감소해 식량난과 영양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굶어 죽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꿀벌의 경제적 가치는 연간 2350억~5770억달러(약 300조원~739조원)로 추산된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꿀벌은 미국 농업에서 과일, 견과류, 채소 등 130종 이상의 농작물을 수분시켜 150억달러(약 19조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데 기여한다.
1분기 전국서 78억마리 집단 실종
양봉 2만3000가구 39만개 벌통 피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꿀벌의 화분 매개 가치가 벌꿀 생산액(약 4000억원)의 15배 수준이며, 5조8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구소는 벌집군집붕괴현상을 막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법은 건강한 서식지를 조성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밀원식물을 재배하고 밀원숲을 조성하는 데 정부는 물론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고 설명했다. 밀원은 꿀벌의 먹이가 되는 원천, 밀원식물은 꿀벌이 꿀과 꽃가루를 찾아 날아드는 식물, 밀원숲은 밀원식물로 조성되어 꿀벌이 살기 적합한 서식지를 말한다.
기업들은 ESG 경영 차원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숲 가꾸기에 참여하고 있다. 밀원숲 조성은 기존 사업의 연속성을 유지하면서 꿀벌 보호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의 경우 마포구 노을공원, 성동구 서울숲, KB금융과 현대카드 옥상 등에 도시 양봉장이 조성돼있다.
연구소는 “꿀벌 실종 사태가 일회성 관심에 그치지 않고 국민의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을 유도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꿀벌 살리기가 세계적인 모범사례로 평가받게 되기를 기대한다”며 “품종개량, 병충해 예방 등에 과학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국제기구 활동과 연계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등 장기적인 종합 계획 수립과 운영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국내 경제적 가치 5조8000억 이상
밀원식물 재배·밀원숲 조성 시급
그렇다면 이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의 생각은 어떨까. 다양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그만큼 오염되었다는 거지’<yein****> ‘지금은 실감 못 하지만 웃을 일이 아닐 듯’<ghyu****>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는데 벌이 없어 걱정됩니다. 등산 중에도 벌을 찾기 어렵습니다. 무슨 큰 문제가 생긴 것 같습니다’<ssps****> ‘태양광 다 치우고 나무 심어라’<sang****> ‘5G가 꿀벌에게 상당히 안 좋은 것으로 알고 있다. 꿀벌들이 견디기 힘들고 사람에게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런데도 6G도 나온다고 하니 큰일이 아닐 수 없다’<dusd****>
‘요즘 너무 이상해요. 아카시아, 라일락 등 꽃에서 향기가 예전처럼 많이 나지 않아요’<fund****> ‘우선 농약 공중 살포 금지시키자. 그리고 꿀벌들을 체계적으로 조사하는 꿀벌연구소도 만들자’<dund****> ‘자연에서 채취한 꿀을 꿀벌들도 먹어야 하는데, 설탕이랑 항생제 이런 것들로 유지하려니 면역력이 떨어지는 거 아닐까요’<eekd****> ‘드론으로 농약 뿌리는데 벌이 그걸 피하겠냐? 세상만사 등가교환, 편한 만큼 실도 있는 법∼’<jiii****>
‘개발을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하고 환경 보존하고 생태계 보존이 시급합니다. 불편해도 우리 미래를 위해 노력하는데 참여합시다’<cjrf****> ‘인간이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지 않을까?’<0523****> ‘친환경 농법만이 꿀벌을 살릴 수 있다’<edfg****> ‘이제 벌도 수입해야 하나’<doni****>
대책은 없나?
‘꿀벌이 사라지면 농작물이 자라지 못해 흉년이 든다. 식량이 부족해지고, 식량이 부족해지면 침략 전쟁이 시작된다. 전쟁이 시작되면 핵무기를 사용하게 되고, 핵무기를 사용하면 인간을 비롯해 지구는 멸종된다’<ckw9****>
<기사 속 기사> ‘꿀벌 살리기’ 해외에선?
벌집군집붕괴현상 등으로 인한 꿀벌 개체 수 감소가 전 세계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범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2017년 12월 유엔(UN)은 꿀벌 실종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매년 5월20일을 ‘세계 벌의 날’로 지정했다.
미국은 화분 매개자 역할을 하는 하와이 토종벌 등 7종의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들자 생태계 파괴를 우려해 2016년 세계 최초로 꿀벌을 멸종 위기종으로 지정했다.
유럽연합(EU)은 2018년 4월 꿀벌의 생존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것으로 알려진 오니코티노이드 계열 살충제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2013년부터 2년간 한시적 금지).
이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를 사용한 농작물도 수입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영국은 멸종 위기 꿀벌을 살리기 위해 야생화가 서식하거나 또는 서식 가능한 지역을 연결하는 꿀벌 친화적 통로 ‘B-라인’을 조성했다.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