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이야기에 앞서 사법연수원과 검찰 즉 행정부의 관계에 대해 지적해보자.
물론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한동훈과 관련해서다. 언론을 통해 한동훈이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직책을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을 인지했기 때문에 그렇다.
필자는 지금까지 사법연수원은 대법원 소속 즉 사법부의 한 기관으로 알고 있었다.
아울러 법원조직법 제 20조(사법연수원)도 ‘판사의 연수와 사법연수생의 수습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기 위해 대법원에 사법연수원을 둔다’고 규정돼있다.
한동훈은 검사 즉 법무부의 외청인 검찰청, 명백하게 행정부 소속이다.
그런데 어떻게 그가 사법부의 직책을 맡을 수 있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혹시 법에 문외한인 필자가 오해하고 있는 게 아닌가 할 정도다.
그런 이유로 인터넷을 검색하던 중 신기한 사실을 확인하게 됐다. 사법연수원이 소위 한 시절 잘나가던 검사들의 유배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사실 말이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했던 윤대진 전 수원지검장이 한동훈 직전까지 사법연수원 부원장의 직책을 지니고 있었음을 발견했다.
참으로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주에도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우리 헌법이 지향하고 있는 삼권분립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이라 지적했는데, 이 정도라면 삼권분립의 헌법정신은 개에게나 줄 일로 여겨진다.
각설하고, 이제 제목에서 언급한 한동훈과 나쁜 놈에 대해 이야기를 전개하자.
한동훈은 장관 지명을 받고 기자회견에서 “검찰은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며 “법과 상식에 맞게 진영을 가리지 않고 나쁜 놈들을 잘 잡으면 된다”고 주장했다.
또한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과 관련해 “이 나라의 모든 상식적인 법조인, 언론인, 학계, 시민단체들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며 “법안이 통과되면 국민이 크게 고통받게 될 것이기 때문에 법안 처리 시도가 반드시 저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아찔하다. 한동훈을 살피면 윤 당선인이 무색할 정도 아니, 더 최악이다.
필자는 여러 차례에 걸쳐 윤 당선인에 대해 검찰의 일 외에는 무지하다 했었다. 그런데 한동훈은 검찰의 본연 업무도 모르고 있다.
그 이유를 설명하자. 먼저 나쁜 놈에 대해서다. 한동훈은 검찰이 법과 상식에 따라 나쁜 놈을 잡는 기관이라 했다. 필자가 알고 있는 검찰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필자는 검찰은 상식이 아닌 법에 따라 또 나쁜 놈이 아닌 범죄자를 잡는 기관으로 알고 있다.
무지한 한동훈을 위해 범죄자와 나쁜 놈에 대해 설명해주자. 범죄자는 법규를 어기고 죄를 저지른 자를 지칭한다.
그러나 나쁜 놈은 범죄와 무관할 수 있다. 가령 흡연에 대해서다. 흡연은 좋은 일이 아닌 나쁜 일이다. 또한 지금은 사라진 간통 역시 나쁜 일이다.
한동훈의 논리대로라면 흡연자도, 간통을 범한 자도, 여러 유형의 좋지 않은 일을 행하는 모든 사람을 잡는 게 검찰의 본업이다. 필자가 살필 때 이 정도 수준이라면 한동훈은 법무부가 아니라 정신병원 원장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다음은 이 나라의 상식적인 사람이면 누구나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일관되게 검찰이 지니고 있는 수사권 박탈이 검찰개혁의 본질이라 주장했던, 모든 욕심 내려놓고 사안을 바라보는 필자는 상당히 불쾌하다.
결론적으로 언급하자. 필자가 살필 때 나쁜 놈과 범죄자도 구분 못하는 한동훈은 한마디로 최악이다. 그런 한동훈을 바라보면 손톱만 갖다대도 터질 정도로 팽팽하게 바람을 채운 풍선이 연상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