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 택한 발달장애인 부모 사연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2.04.26 09:02:38
  • 호수 1372호
  • 댓글 3개

생활고와 암 그리고 불편한 딸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부모가 자식을 죽인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부모가 나쁜 사람이라서’ 사건이 벌어졌다고 단정 지을 수도 없다. 이들은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로 “내가 죽으면 내 자녀를 누가 보살피느냐”고 외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부모들은 스스로 자녀를 죽이는 ‘악마’가 된다. 

지난 20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김영민) 심리로 열린 A씨에 대한 살인 혐의 재판이 열렸다. 살인사건이라고 하면 가해자의 잔혹함을 떠올리기 마련이지만, 이 사건은 다르다. 가해자는 발달장애인 딸을 둔 A씨고, 피해자는 그의 딸이었다. 

상황 비관

A씨는 갑상샘암 말기인 50대다. 남편과는 이혼했고, 가족은 20대 중증 발달장애인 딸 한 명뿐이다. A씨는 딸과 단둘이 살았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청각 ▲언어 ▲간 ▲안면 ▲장루·요루 ▲상지를 제외한 지체 장애 정도를 가지면 중증 발달장애인이다. 이들은 사회에서 홀로서기가 굉장히 어렵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지난해부터 인천에서 40평 남짓한 작은 화원을 운영했다. 그러나 장사가 잘되지 않았다. A씨의 화원에는 전기요금 통지서가 말려서 꽂혀 있었고, 건강상의 이유로 문을 닫는 날이 점점 늘어갔다. 


주변의 이웃들은 A씨를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일한 사람’ ‘이렇게 더운데 매일 움직이며 일하는 독한 사람’이라고 불렀다. 이웃들은 A씨를 향해 “마른 사람이 저 더위에 계속 일을 하더라 아픈데 저러면 안 되는데…”라고 안타까워했다.

상황은 점점 안 좋아져서 장사도 잘되지 않았다. 비단 A씨뿐만은 아니었다. 코로나19 등의 상황이 겹쳐 그곳에 있는 화원 주인은 모두 힘들었다.

결국 A씨는 최악의 상황 속에 화원 운영을 시작한 것이다. 화원은 온도 조절 등이 중요해서 관리비가 많이 든다. 화원을 정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닥쳤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거동이 불편한 A씨는 경제 활동을 할 수 없었고, 중증 발달장애인인 딸은 사회생활이 힘들었다. 결국 A씨에게 주어진 수입은 기초생활보장 수급비와 딸이 가끔 벌어오는 아르바이트비가 전부였다.

병원비를 포함한 모녀의 한 달 생활비는 90만원 정도였다. A씨에게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은 지옥이었다. 주어진 것은 갑상샘암 말기로 언제 심각해질지 모르는 본인의 건강과 나을 길 없는 아픈 딸, 그리고 끝없는 생활고였다. 

이런 상황을 비관해 A씨는 지난달 2일 오전 0~3시 사이 경기 시흥시 신천동 자택에서 딸을 질식해 숨지게 했다. A씨는 이튿날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 만나거라’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기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함께 가려고 했는데…”
살해 후 극단적인 선택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내가 딸을 죽였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다. ‘발달장애 자녀를 질식시켜 살인’이 A씨의 혐의다. 

지난 20일 오전 10시께 그는 옅은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들어섰다. 재판에서 검찰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우울증과 생활고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한 점은 참작 사유지만, 무고한 피해자를 살해한 것은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딸에게 사과하고 싶다. 그 순간 제 몸에 악마가 살아있는 것 같았다. 어떠한 죄를 물어도 달게 받을 것”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어 “제 딸과 같이 가려고 했는데, 이렇게 제가 살아 이 법정 안에 앉아 있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다”며 고개를 떨궜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다음 달 20일 열린다.

슬프게도 이런 유형의 사건은 계속되고 있다.

앞서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는 예비 살인자입니다. 부디 중증 발달장애인에 대한 돌봄 대책을 마련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온 적 있다. 청원 글을 올린 사람은 21세 발달장애인 아들을 둔 50세 가장 B씨였다. B씨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고통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B씨에 따르면 아들 C군은 1세 때부터 병을 앓았다. C군은 증세 완화를 위해 병원과 치료시설을 다니면서 노력했지만, 차도가 없어 현재 집에서 돌보는 실정이다.

B씨는 “아들은 유리창과 문을 수십 번 깼다. 형광등, 가구, 가전제품 등을 집어던지거나 쳐서 집에 있는 물건들이 남아나는 것이 없다”며 “현재 키가 175㎝에 몸무게가 90㎏인데 툭하면 자해하거나 남을 공격한다. 애 엄마와 저는 깨물리거나 얻어맞은 상처가 많다. 괴성에 난리를 하도 피워 동생은 방문을 걸어 잠그고 나오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장애 아동을 자녀로 두지 않은 사람들은 알 수 없는 처참한 현실을 맞닥뜨려야 했다. C군은 차에서도 공격성을 보였다. 결국 안전을 위해 앞자리 좌석과 뒷자리 좌석 사이에 격벽을 설치했다.

살인 혐의 재판
검찰 10년 구형

C군은 차 지붕과 시트, 유리창마저 깨버렸다. 차 문도 여러 번 깨져서 수리했고, 차에서 소변이나 대변을 참지 못했다.

한 달에 한 번 있어도 힘든 일이 하루에 2~3번 이어졌다. 공격적으로 변할 때는 자해 행위도 심해서 유리창에 머리를 박아 깨지기도 했다. 당연히 C군의 얼굴이나 몸에는 자상이 많았는데, 간단한 치료를 위해서도 전신마취를 해야 했다. 


C군은 현재 장애학교 고등과정을 마치고 2년 동안 진행하는 직업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이 과정이 끝나면 개인이 운영하는 장애인 돌봄 시설에 보내고 오후 6~7시 사이 집에 돌아온다.

B씨에게 가장 힘든 날은 휴일과 임시공휴일, 그리고 명절이다. 이 시기에 B씨의 가족들은 지옥 같은 하루를 보낸다.

동생을 위해 C군을 장애인 생활시설에 보낼까 고민도 해봤지만, 기초생활수급자가 아니면 갈 수 없어서 입소의 기회조차 없었다. 특히 C군처럼 공격적인 성향이 짙으면 거부당했다. 

B씨는 “내 건강에 이상이 오거나, 아니면 나이가 들고 힘이 없어서 C군을 감당할 수 없을 때가 오면 나는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 상황으로는 그나마 남은 가족을 위해 C군을 죽이고 나도 죽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절박한 심정을 표현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이하 부모연대)와 경기장애인부모연대는 지난달 8일, 경기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가족에게 죽임을 당한 발달장애인에 대한 추모제’를 개최했다.

부모연대는 부모에 의해 발달장애인 자녀가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을 두고 “이번 사건의 피해자는 20대 발달장애 청년이었다. 이 가정은 한부모 가정이면서 기초생활수급 가정”이라며 “자녀를 살해한 부모들은 평상시에도 생활의 어려움을 여러 차례 이야기했다. 부모가 자녀를 살해하는 극단적인 선택은 단순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 이상은…

이어 “발달장애인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하고 있는 우리 사회의 문제”라며 “더 이상 이 같은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발달장애인 지원에 대한 책임을 국가와 지역사회가 나눠 가지며, 발달장애인 24시간 지원체계 구축을 통해 더 이상 가족에 의한 살해가 발생하지 않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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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