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일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검찰총장직을 사임하며 기자들에게 “이 나라를 지탱해온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뿐만 아니다. 윤 당선인은 틈만 나면 헌법정신과 법치를 주장했고 그게 정권교체로 변질돼 급기야 정권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뤘다.
결과론적으로 살피면 윤 당선인의 헌법정신 수호와 법치 주장이 정권 획득의 본질로 작용했다.
그런데 필자가 언급했던 윤 당선인의 실체가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필자는 그를 가리켜 여러 차례에 걸쳐 일련에 딴따라, 즉 우물 안 개구리로 검찰의 일 외에는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실제 여러 차례에 걸쳐 윤 당선인은 무지를 드러낸 바 있다.
같은 맥락에서 윤 당선인은 헌법정신과 법치를 앵무새처럼 외쳐댔지만 정작 헌법정신과 법치의 실체조차도 모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 가지 사례를 들어 다시 그의 무능을 지적하도록 하자.
먼저, 지역구 출신 추경호 의원을 경제부총리, 박진을 외교부 장관에, 그리고 권영세를 통일부 장관에 지명한 일에 대해서다.
동 사안을 헌법정신에 입각해 살펴보자.
일전에 <일요시사>를 통해 우리 헌법은 명백하게 삼권분립을 지향하고 있기에 국회의원의 장관 겸직은 위헌, 나아가 대통령의 국민 우롱행위라 질타하면서 그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헌법 87조 2항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해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한다’를 인용한다. 국무위원은 대통령을 보좌하는, 즉 속된 표현으로 ‘따까리’라는 말이다.
그런데 국회 소속인 추경호, 박진, 권영세를 국무위원으로 지명했다. 이 세 사람은 곧바로 헌법 조항에 따라 대통령의 시녀로 전락하게 된다.
결국 국회의원의 국무위원 겸직은 역시 속된 표현으로 개판에 지나지 않는다.
다음은 윤 당선인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민주당에서 추진 중인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한 부분이다.
이와 관련해 헌법 11조 2항 ‘사회적 특수계급의 제도는 인정되지 않으며, 어떠한 형태로도 이를 창설할 수 없다’를 인용한다.
이 나라 검찰의 실상이다. 수사권과 기소권 모두를 지니고 있는 기형의 권력기관, 즉 헌법 조항에 명시된 특수계급의 권력기관으로 당당하게 존재하고 있다. 그러니 정치적 중립, 독립성 등 헛소리만 지껄이고 있는 것이다.
필자는 검찰개혁과 관련해 지겨울 정도로 여러 차례 언급했었다. 그들이 검찰청을 영어로 Prosecution Service라 표현하듯 수사권을 박탈하고 기소만 전담하는, 즉 기소청으로 만들면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라고.
마지막으로 헌법정신과 법치에 따른 그의 아내 김건희 사건에 대해서다. 이를 위해 헌법 제11조 1항 중 일부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다’를 인용한다.
말인즉 그의 아내에 대해서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처럼 조사받도록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함구하고 있다.
이에 덧붙이자. 도하 모든 언론이 김건희씨를 가리켜 여사로 지칭하고 있는 대목에 대해서다.
한마디로 난센스다. 여사(女史)는 식견이 고매한 여성을 미화해 부르는 칭호로 김건희에 대해서는 당선인 부인 혹은 당선인 아내 정도가 타당하다.
앞서 실례를 들었지만 윤 당선인은 헌법정신과 법치에 대한 개념이 전혀 정립돼있지 않음을 살필 수 있다. 그런데 그는 그를 빙자해 대통령에 당선됐다. 이 경우 혹시 공직선거법에 저촉되는 게 아닌가 싶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