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8일,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던 유영하 변호사를 지지하는 영상 메시지를 내는 등 본격 정치행보에 기지개를 켜는 모양새다.
현재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삼성서울병원에서 퇴원 후 대구 달성군 사저에서 머물고 있다. 이날 유 변호사 지지 선언 동영상은 대구 사저로 이전 후 26일 만에 나온 것이다.
그는 유 변호사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언론공지방’에 ‘박근혜 대통령님 인사말’이라는 제목의 5분짜리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제가 이곳으로 돌아오던 날 많은 분이 반갑게 맞아주셨고 따뜻하게 환대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제가 유영하 예비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게 된 것은 유 예비후보의 부탁도 있었지만 이심전심이었다”며 “그는 지난 5년간 제가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시간을 저의 곁에서 함께했다”고 말했다.
이어 “저를 알던 거의 모든 사람이 떠나가고 심지어 저와의 인연을 부정할 때도 흔들림 없이 묵묵히 저의 곁에서 힘든 시간을 함께 참아냈다. 심지어 수술하고 퇴원한 다음날에도 몸을 돌보지 않고 법정에서 저를 위해 변론했다”고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런 사정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로부터 저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저와의 만남을 차단한다는 터무니없는 모함을 받고 질시를 받았음에도 단 한마디 변명도 없이 묵묵히 그 비난을 감내했다”며 “제가 이루고 싶었던 꿈은 다 이루지 못했지만 못다 한 꿈들을 저의 고향이자 유 예비후보의 고향인 이곳 대구서 저를 대신해 이뤄줄 것으로 저는 믿고 있다”고 신뢰를 보냈다.
앞서 유 변호사는 지난 1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찾아 6·1 지방선거에서 대구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출마 기자회견서 “지난 5년 동안 박근혜 전 대통령을 팔아 정치한다는 얘기도 들었고 개인적인 모멸감으로 힘들었지만 제가 당당했기에 견뎌냈다. 남은 경선 기간 동안 대구시민과 국민의힘 당원 동지들께 선택받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4일, 박 전 대통령이 대구 사저로 내려오면서 자신의 주거지도 대구 수성구로 옮겼다.
권영진 현 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서 사퇴 후 출마를 선언하면서 대구시장 경선은 홍준표 의원, 김 전 최고위원, 유 변호사의 3파전 양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이날 박 전 대통령의 유 후보 지지 선언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사면 후 병원에서 머물던 그가 퇴원 후 특정후보 지지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너무 성급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정가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유 변호사 지지 발언이 나왔다고 해서 대구 유권자들이 무조건 그를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박 전 대통령이 언급했던 것처럼 명예회복의 발로가 유 변호사의 당선이라는 결과물로 이어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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