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대한민국 쇼트트랙 활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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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2.02.21 13:28:03
  • 호수 136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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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 뒤 잇단 승전보

[JSA뉴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에 출전 중인 대한민국 선수단(단장 윤홍근)의 황대헌(23·한국체대) 선수가 지난 9일 남자 쇼트트랙 1500m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한민국 선수단의 첫 승전보를 전했다.

남자 쇼트트랙 1000m 경기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던 황대헌 선수는 위기를 이겨내고 2분9초219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함께 결승에 진출한 이준서(22·한국체대) 선수와 박장혁(24·스포츠토토) 선수는 각각 5위, 7위에 올랐다.

강력 항의

지난 7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과 윤홍근 선수단장은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 선수촌 내 대한민국 선수단 사무실에서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얀 다이크마(Jan Dijkema) 회장을 비롯한 대회국장, 경기국장 등과 함께 화상회의를 갖고 남자 쇼트트랙 경기 중 벌어진 편파 판정과 관련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 회장은 남자 쇼트트랙 1000m 준결승 경기 도중 편향된 판정이 있었다는 의견을 밝히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 선수단(KSOC)과 ISU 간 관계가 악화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아울러 국내 여론이 좋지 않은 점 등을 들어 향후 올바른 판정을 해달라 당부했다. 또 편파 판정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이후 쇼트트랙 경기가 펼쳐진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헝가리 올림픽위원회 위원장 및 사무총장이 대한민국 선수단석을 방문해 이 회장과 대담을 가졌다. 위원장은 지난 경기의 불공정한 판정 및 선수단의 상황 등에 공감의 뜻을 전했다. 또 대처 방안을 함께 논의했으며 향후 상호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


대한체육회는 앞으로도 스포츠 외교를 통해 대한민국 선수단이 불의한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남자 1500m 황대헌 첫 금메달 획득
1000m 최민정·여자 계주 은 수확

이 소식에 힘을 얻었을까. 이틀 뒤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황대헌 선수는 2분09초21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준결승에서 어드밴스를 받은 선수가 대거 나오면서 무려 10명이 펼친 레이스에서 황대헌은 독보적인 기량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올림픽 데뷔전이었던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00m 은메달 획득으로 강렬한 데뷔를 알린 황대헌은 베이징에서 메달 색을 금빛으로 바꿨다. 변수가 가득한 레이스에서 황대헌은 일찌감치 치고 나가는 전략을 들고 나왔다. 잠시 후방에서 전력을 탐색하더니 아홉 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뛰쳐나갔다. 

완전히 자리를 잡은 황대헌에게 더 이상 장애물은 없었다. 황대헌은 9명의 선수를 뒤로 둔 채 맘껏 준비한 레이스를 펼쳤다. 수많은 이가 호시탐탐 빈틈을 노렸지만 황대헌은 조금도 여유를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11일 쇼트트랙 여자 1000m에선 최민정이 은메달을 획득했다. 캐피털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000m 결승전에는 최민정뿐만 아니라,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아리아나 폰타나와 수잔 슐팅 등 최고의 선수들이 출발선에 섰다. 

최민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아직까지 메달을 획득하지 못했기에 굳은 다짐으로 나섰을 1000m 레이스. 결승까지 올라가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준결승에서는 3위였지만, 기록에서 앞서 결승에 진출했다.


최민정은 결승전 초반 선두를 내줬지만, 숨을 고르면서 앞으로 치고 나갈 타이밍을 찾았다. 준준결승과 준결승에서 체력 소모가 컸지만, 아웃코스로 승부수를 던졌다.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실격
어려움 딛고 ‘불꽃 질주’

세 바퀴를 남긴 순간부터 바깥쪽으로 상대 선수들을 하나하나 추월하고 나가면서, 마지막 바퀴에는 선두에 있던 수잔 슐팅을 바로 뒤에서 압박했다. 최민정은 마지막 반바퀴를 아웃코스에서 인코스로 파고들며 승부수를 던졌으나 선수 슐팅과 간발의 차이로 1위 자리를 내줬다.

이번 시즌 부상과 논란으로 힘든 시간을 보낸 최민정은 대한민국 여자 쇼트트랙에 첫 메달을 선사했다. 이번 은메달은 아쉬움이 아니라 이번 올림픽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다.

최민정은 레이스를 마친 뒤 “나도 왜 이렇게 눈물이 많이 나는지 모르겠다, 준비하면서 너무 힘들었던 게 많이 생각이 나서 그런 거 같다”고 말했다.

평창 올림픽에서의 메달과 이번 메달이 다른 의미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이번 메달은 내가 힘들었던 시간을 이겨냈다는 증거가 될 것 같아서 보람차고 기쁘다고 생각한다. 엄마와 언니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1000m 경기하면서 어렵게 풀린 부분이 있었는데 다음 경기 때는 자신감을 갖고 침착하게 풀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여자 계주 팀도 은메달을 거머쥐며, 2014 소치 이후 세 대회 연속 메달 행진을 이어갔다.

김아랑, 최민정, 이유빈, 서휘민으로 구성된 계주 팀은 올림픽 대회에서 사상 첫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윤은 결승 A에 출전하지 않았다. 팀 코리아는 2010년 밴쿠버 대회를 제외하고 1994년부터 2018년까지 딴 6개의 금메달에 1개의 은메달을 추가하며 총 7개의 올림픽 여자 계주 메달을 보유하게 됐다.

부상과 논란

수잔 슐팅이 이끄는 네덜란드(수잔 슐팅, 셀마 포츠마, 산드라 벨제보어, 야라 판 케르크호프)가 올림픽 기록(4초03.409)을 세우며, 금메달을 차지했다. 개최국 중국(장유팅, 판커신, 취춘위, 장취통)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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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